출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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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글을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네요.
그냥 늙은 노인네 주저리주저리 하는거라 생각하고 지나가셔도 괜찮습니다.
너무 오랜만에 오르비에 들어와보니 변한 것도 많고, 잊어버린 것도 많고(내 옛날 오르비 계정....), 뭐 그렇습니다.
현역 입시를 처참히 말아먹고 눈물 흘리며 밤을 지새던 날들도 떠오르고, 반수를 하겠다고 무턱대고 독학기숙학원에 들어갔다가 적응 못한 채 일주일만에 짐 바리바리 싸들고 집으로 돌아오던 기억도 납니다. 그 덜컹거리는 봉고차 안에서 들었던 데미안 라이스의 노래도 어렴풋이 떠오르구요. 퀴퀴한 냄새 나는 독서실 제일 구석에서 끄적이던 플래너, 스티커가 덕지덕지 붙은 스탑워치, 두 번째 수능을 마치고 저린 손을 만지작 거리며 운동장을 가로지르다 교문 앞에 서 계시던 부모님께 안겼을 때 느꼈던 그 차가운 늦가을 온도까지. 마치 어제처럼 생생합니다. 우여곡절 끝에 입성한 서울, 4학년 1학기까지의 대학생활, 썩 나쁘지 않은 경험이었습니다. 많은 사람을 만나고, 치열하게 공부하고, 저 자신과 부모님께 부끄럽지 않은 결과들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근데 마음 한 켠이 자꾸 간질간질 하더라구요.
그렇게 졸업 전 마지막 학기를 앞두고 군대에 가게 되었고, 운 좋게 남들보다 조금 더 주어진 2년의 시간을 어떻게 하면 후회없이 보낼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했습니다. 공무원 시험이나 준비하는 게 좋으려나 했는데 마음 한 켠에 있던 미련이 자꾸 저를 보챕디다. 마지막 기회라고, 너를 내던져볼 기회이자 네가 바라던 삶에 가까워 질 기회라고.
그래서 조금 무모할 수도 있겠지만 부딪혀 보려고 합니다.
스물 다섯, 인생 세 번째이자 마지막 수능, 높은 고지를 향해서 달려보고자 합니다.
공부할 수 있는 시간도 여기 계시는 분들에 비해서 턱없이 부족하고, 이번에도 외롭게 공부를 해야하고, 처음 공부하는 이과 과목들이 많이 낯설지만,
그래도 겁 없이 도전하려 합니다. 후회하기 싫어서요.
오르비에서 유익한 정보 많이 얻어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다들 결승선에서 웃으면서 봅시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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