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예비시행 국어 동일자 식별 불가능성 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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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개 오랜만에 국어칼럼
쓴 이유 : 과외 학생이 이 지문 물어봤는데, 읽어보니 마지막 파트가 논리전개가 잠깐 이해가 안가서 좀 정리해보고 결론 얻은거 공유
일단 지문 아래.
다른 파트는 많이들 다른 칼럼에서 설명 하셔서 패스하고, 마지막에 다산/정약용, 동일자 식별 불가능성 원리의 적용 범위 관련 내용을 정리 해 보려고 함. 사실 여기 읽으면서 ???했던 학생들 좀 있을거임. 근데
이 파트 관련된 문제가 8번인데, 단어만 도치시키면 풀리도록 쉽게 나와서 그냥 패스하고 넘어갈 수는 있지만., 좀 짚어보고자함.
우선 라이프니츠의 동일자 식별 불가능성 원리는 이거임
"A와 B가 동일하다면, A와 B의 특성은 구분할 수 없다."
근데 마지막 문단에서 동일자 식별 불가능성 원리를 쓸 때 사용되는 특성이 의심이나 생각을 포함하는 경우 동일자 식별 불가능성 원리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하는데, 그 논증이 다음과 같음
"다산과 정약용은 동일한데, 목민심서를 정약용이 썼다고 생각해도 다산이 썼다는 것을 의심하는것은 가능하다."
이거만 보면 무슨 개소리인가 싶은데, 이건 동일자 식별 불가능성 원리의 '진짜 사용방법'에서 기인함
사실 "A와 B가 동일하다면, A와 B의 특성은 구분할 수 없다." 이 명제 자체는 너무 당연해서 어따 써먹나 싶지만 이 명제의 대우를 취하면 다음과 같음
"A와 B의 특성이 다르다면 A와 B는 동일하지 않다"
지문의 윗 부분에서, "어떠한 물리적 대상도 갖지 못할 특성을 정신이 갖는다면, 정신은 육체와 구분된다"라고 서술한 부분이 동일자 식별 불가능성 원리의 진짜 사용방법의 힌트를 제시함. 사실은 대우를 써먹는거임.
A랑 B가 무언가 속성이 다르므로, A와 B는 다르다. 이게 동일자 식별 불가능성 원리를 이용한 실제 논증인거
여기서 다산/정약용을 쓴 논증을 깊게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순서를 가짐.
0. 정약용=다산을 우선 모른다고 생각하자. 또 목민심서의 저자는 정약용/다산임이 알려져 있다.
1. 나는 목민심서를 정약용이 썼다고 생각한다.
2. 나는 목민심서를 정약용이 쓰지 않았다고 의심한다.
3. 1.과 2.는 논리적으로 모순이다.
4. 나는 목민심서를 다산이 쓰지 않았다고 의심한다.
5. 1.과 4.는 논리적으로 모순이지 않다.
6. 따라서 "정약용"은 "내가 목민심서의 저자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속성을 가지고, "다산"은 "내가 목민심서의 저자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속성을 가지는 것이 가능하다.
7. 따라서 동일자 식별 불가능성 원리를 6.에 적용하면 다산은 정약용과 다르다.
8. 하지만 다산은 정약용과 같다. 따라서 동일자 식별 불가능성 원리에 의심이나 생각은 적용할 수 없다.
결론적으로 지문에서 하고싶은 말은 생각/의심은 동일자 식별 불가능성 원리에 적용 안되니, 데카르트가 "의심"을 통해 정신과 육체가 다르다고 논증한 것은 문제가 있다는것. 철학에서 이런식으로 반박하는 경우가 많음. 대충
"님 논증과정중 하나 반례있으니 틀렸다" 이런식
여튼 이 지문은 흐름 따라가기가 많이 어려운 대신, 문제가 꽤 쉬운편. 흐름만 캐치해서 동일론/이원론 대비만 하면 풀 수 있었음. 다만 가능세계 같은거 처럼 흐름만 잡아서 안 풀리는 지문이 나올 수도 있으니 대비는 철저히 하는걸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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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뭔 소리고
올린지 30초도안됐는데
관리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결국은 수능에 논리학이..
사실 2문단이 '동일자 식별 불가능성 원리' 자체가 아니라 그 명제의 대우를 사용한다는 점을 파악을 못하면 3,4문단 중에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없죠 ㅋㅋ
그러게요. 이렇게까지 꼬아낸 지문은 수능 기출에선 처음본 것 같네요. 콰인포퍼정도가 비슷하려나
오..혹시 logistics 개정은 언제쯤 될까용 잘보고있습니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