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시25분 [305197] · MS 2009 · 쪽지

2013-01-23 20:56:31
조회수 1,283

EBM이란 무엇이고 RCT란 무엇인가요? 한의학계가 이것에 대해 비판받는 이유에 대한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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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은 제마나인에 먼저 올린글이고,
올리고나니 
문득 오르비에도 올려도 될까 고민하다가 (워낙 논쟁이 격렬하다보니)
용기를 내어 올려봅니다.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비꼬는 식의 비난/비판"은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밥그릇 싸움"이라는 식의 "원천봉쇄"를 하거나 "냉소"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자본주의의 논리를 뛰어넘어 "사람을 치료하는 직업"을 가진 혹은 가질 사람으로 써 답변을 달아 주셨으면 합니다.

그럼 글을 옮겨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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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시작하기 전에 저는 올해 한의대를 지원한 학생이고

한의학을 깎아내리려는 의도는 없으며, 불필요한 비난을 하려는 의도는 없음을 먼저 밝힙니다



올해 한의대에 입학하길 바라고있는 한 학생입니다.

아무래도 희망하는 학교/학과에 대한 정보를 찾다보니 현재의 한의학이 어떤 상황에 있으며, 어떤 비판을 받고 어떤 장점이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한 여러 글을 읽게 되는데요.


그 중 가장 궁금했던 질문을 하려합니다.


1. 주로 한의학이 EBM이 부실하여 비판받는 다는 글을 읽었습니다. 한국의 한의학은 EBM이 취약 및 부실 하다는 비판인데요


1)여기서 EBM이란 무엇인가요?


2)그리고 제마나인에 계신 현재 한의대 재학생분들이나, 현직 한의사분들은 한국의 한의학EBM(표현이 맞을지 모르겠습니다;)이 부실한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3)그리고 이것을 극복하기 위한 한의사 및 한의대 재학생들이 해야하는 것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2.EBM이야기가 나오면  자주 같이 나오는 이야기중 하나가, 일본의 의료일원화 모델과 한국의 의료이원화 모델을 비교하는 글인데요


일본의 경우 한약처방(천연신물약 이라는 말도 쓰더군요)을 철저한 EBM에 근거하여 쓰고있고, 

시스템이 의료일원화이기 때문에 일본의한의학(표현이 옳은가요?)은 주류의학의 형태가아닌 대체의학의 형태로 인식된다고 합니다.


이에비해 한국의 경우 1차 진료를 한의사들이 하는 과정에서, (본인은 의료이원화인 시스템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심각한 맹점을 드러낸다고 비판받더군요.

이 비판과정에서 EBM과 RCT는 부실한데 1차진료를 하는 즉, 주류의학의로써의 자격에 대한 의문이 생기는걸로 보입니다.


또한가지 흥미를 가지고 읽었던 것은 일본에서의 한의학이 EBM을 근거로 하는 역할을 (실질적으로)한국에서는 복수면허자이신 분들이 한다는 주장입니다.


지금부터 질문입니다.


1)일본의 의료일원화 모델의 경우 의대 졸업후 일반의>전문의 넘어가는 과정에서 내과/외과 등을 선택하는 것처럼 한의학을 선택한다는 글을 읽었는데요. 이것이 사실인지 궁금하고

1)-ㄱ현재 한국의 의료이원화 모델과 일본의 의료일원화 모델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이며 그로인해 생기는 결과가 궁금합니다.
2)예전에 제마나인에서 읽었던 글중에서 "현재 한국은 일본의 의료일원화 모델을 따라갈것이다"라는 글귀를 읽었는데요.

이를 위해 실질적으로 어떤 조취가 취해지고 있으며(현재), 앞으로 한의대/의대의 모델이 어떻게 바뀔지가 궁금합니다.

3) (주관적인 견해/질문 입니다.) 저는 한명의 한의사로써 환자를 고치는데 필요하다면 의학(현대의학)을 당연히 공부해야한다는 생각을 가진 학생인데요.(설령 돈벌이를 늦게 시작한다 하더라도)

몇몇 한의학을 비판하는 의사들의 주장이 사실이고 그것이 약점이라면 저는 의전원에 들어가서 복수면허자로써 정확한 1차진료후>양학/한의학의 치료방법을 택하는 한의사(의사)가 되고싶습니다.

실제로 한의대에서 의전원 진학률이 어느정도이며, 시간은 얼마나 걸리는지 (년단위) 궁금합니다.


3.EBM에대한 이야기가나오면 같이 나오는 용어중 "RCT" , "기전"이라는 것이 있던데요.

1)RCT란 무엇인가요?

2)또 한가지 '기전' 이라는 용어를 쓰던데 기전이란 무엇인가요.

3)의사들이 한의학에 대해 비판을 할때 EBM,RCT,기전 등을 지나칠(?)정도로 강조하는걸 보았습니다.

그리고 "한의학에 대해 지식은 없지만 EBM,RCT,기전 등을 보면 한의학이 주류의학으로써 자격이 있는지를 알 수 있는데, 현재 한국의 한의학은 이부분이 취약 및 부실 하기때문에 비판받아야한다."라는 주장을 보았습니다.(" " 안에 있는내용은 본인이 요약했습니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현재 한의대 재학생 분들과 현직 한의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 지 궁금하고

마찬가지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조취를 취해야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듣고싶습니다.


<글을 마치면서>

일단, 인터넷에 돌아다니면서 최대한 중립적이고 "사람을 치료한다는 신념을 가진 학생"의 자세로 보려다보니

몇몇 분들에겐 "이 학생이 한의사가 되겠다는 건지, 지금 뭘 하겠다는건지" 라고 보여질 수도 있겠지만 그러한 것은 감수해야된다고 생각했기에 이렇게 주저리 주저리 질문해 봅니다.

(다소 공격적으로 들렸다면 제 글재주가 부족함이니 양해를 부탁합니다)


글의 짜임새가 없더라도 관심 기울여주시고 답변해주시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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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시25분 · 305197 · 13/01/23 21:06 · MS 2009

    3) (주관적인 견해/질문 입니다.) 저는 한명의 한의사로써 환자를 고치는데 필요하다면 의학(현대의학)을 당연히 공부해야한다는 생각을 가진 학생인데요.(설령 돈벌이를 늦게 시작한다 하더라도)

    이부분에서 졸업후 개원하시는 분들에 대한 비판할 생각은 없습니다.

    3)의사들이 한의학에 대해 비판을 할때 EBM,RCT,기전 등을 지나칠(?)정도로 강조하는걸 보았습니다.
    그리고 "한의학에 대해 지식은 없지만 EBM,RCT,기전 등을 보면 한의학이 주류의학으로써 자격이 있는지를 알 수 있는데, 현재 한국의 한의학은 이부분이 취약 및 부실 하기때문에 비판받아야한다."라는 주장을 보았습니다.(" " 안에 있는내용은 본인이 요약했습니다.)

    또한 이부분에서 저는 한의학이 주류의학이냐 대체의학이냐에 대해 논쟁하고싶은 생각이 없음을 밝힙니다.
    (저는 아직은 순수하게 어떻게하는 것이 많은 사람들에게 정확하고 효과적인 의료혜택을 줄수있느냐가 궁금할 뿐입니다)

  • painkiller · 439174 · 13/01/23 21:44 · MS 2012

    EBM은 Evidence Based Medicine의 약자로 근거 중심 의학입니다. 주 내용은 통계적 근거를 바탕으로 한 의학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의학이 EBM이 아직 미진한 이유는 우선 필요성이 수면 위로 드러난 지가 얼마되지 않았고 국가적인 지원도 부족합니다. 그리고 한의학 자체가 수량화할 수 있는 것을 대상으로 삼는다기 보다는 환자의 자각적인 증상 위주로 병을 관찰해왔고 발전했기 때문에 어떻게 접근해야할 지가 애매하죠. 요약하면 필요성이 제기된 지 얼마되지 않았고 인프라도 부족하고 학문 특성상 접근이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라... EBM보다는 정통 한의학을 지키고 개개인의 한의사가 역량을 더 높혀 임상에서 보여줘야된다는 생각, 일원화가 점진적으로 이뤄져야 된다는 생각, 다른 학문과 소통할 수 있는 틀을 만들어나가야 한다는 생각 등 사람마다 추구하는 가치에 따라 다릅니다.

  • painkiller · 439174 · 13/01/23 21:54 · MS 2012

    일본의 의료일원화 모델은 한약을 쓰는 모든 사람이 '의사'라는 겁니다. 한의사라는 직종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의사가 한방을 배워서 활용하는 거죠.
    한국과 다르게 일본은 치료 수단을 누가 활용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논쟁이 없겠죠. 한방 전문의도 따로 있다고 들었는데 의사들도 한약 처방을 종종 쓰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일본 의사 대다수가 한약을 처방해본 경험이 있다는 걸 어디서 본 것 같네요
    아직 일원화를 위한 뚜렷한 조치는 드러나지 않고 있습니다. 일원화라는 말이 나온지도 워낙 오래되었고 유일한 이원화 체계를 지닌 나라라서 어떻게 될 지도 모르겠네요
    한의대 졸업하고 의전 진학을 한다면 최대한 빠르다면 한의대 6년에 의전 4년으로 10년이겠네요. 남자라면 공보의까지 해서 13년. 근데 의전이 점점 없어지는 추세라 진학이 가능할지 잘 모르겠네요. 의전 진학률은 2~3% 정도 일것 같네요(학교마다 달라서 정확히는 모르겠고. 저희학교 기준으로)

  • painkiller · 439174 · 13/01/23 22:05 · MS 2012

    RCT는 Randomize Controlled Trial의 약자(맞나?)로 표본을 무작위추출하여 시행하는 실험을 말합니다. 오스틴 브래드퍼드 힐이라는 사람에 의해 고안되었다고 알고 있고 연구 과정에서 실험자의 주관의 개입을 막기 위해 활용되는 방법입니다.
    기전은 예를 들어 약이 어떤 효과를 낸다고 하면 그렇게 효과를 내는 과정을 설명한 것입니다.
    제 생각엔 RCT라는 방법도 현재로서는 주류를 이루는 방법이지만 한계도 많은 방법입니다. 결과적으로 수많은 독성실험과 임상실험을 거쳐 시판되는 신약들도 나중에 가보면 부작용이 밝혀서 시장에서 사라지는 약이 많죠. 그에 비해 한약은 오랜 기간 실제로 사람에게 쓰여온 방대한 데이터를 안전성의 근거로 둡니다.
    뭐가 옳고 더 정확하다고는 속단하기 힘듦니다.(이건 제 주관)

  • painkiller · 439174 · 13/01/23 22:09 · MS 2012

    공부하면서 많이 고민해왔던 문제라 생각도 한번 정리해볼겸 끄적여봤는데 귀찮아서 생략한 부분도 있네요. 더 궁금한거 있으면 쪽지를 보내시던지 댓글을 남기시던지 하셔요.

  • 7시25분 · 305197 · 13/01/23 22:27 · MS 2009

    성의있는답변 감사합니다~

  • forhereodtogo · 282484 · 13/01/24 01:44 · MS 2009

    제마나인에 제가 댓글단거 옮겨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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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황의원 같은 인간이 한의학이 EBM이 부족하다고 비난하지는 않습니다. SBM자체가 취약하다고 비난하고 있죠. 즉 근거중심이 가능하긴 하지만 과학적 근거가 없다 라는 것이죠....한의학도 EBM이 충분히 가능하고 진행중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한의학적인 변증을 어떻게 ebm 연구에 녹아내냐 입니다. 일본에 경우 한의학적인 증에 맞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RCT를 진행한다고 밝히고 있더군요. 이게 상당히 중요한 겁니다.

    방풍통성산을 가지고 다이어트 실험을 한다고 했을때 아무나 데리고 무작위 실험을 할 것인가 방풍통성산 증에 부합하는 사람중 무작위 실험을 할 것인가에 따라 결과는 판이하게 나오죠......

    한의학이 ebm적인 측면에서 부실하다는 것은 이제는 무지한 주장이라고 생각됩니다.
    일본애들은 대다수 고방과 일부 빈용 후세방에 대한 EBM연구가 진행되어있고 쯔무라제약에서 진행중인 연구등을 통해 연구와 검증이 동시에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다만 일본애들은 자국 저널에서만 활발하다는 특성이 정보의 공유를 어렵게 하고 있을 뿐이죠 .....

    2.
    1) 사실입니다. 일본 한의학은 보통 황한의학이라고 불리어 지는데 메이지유신때 공식적으로 사라진이후 대총경절, 시수도명등등의 일부 의사에 의해 명맥을 유지하다가 서양의학의 한계를 보완하려는 목적에 의하여 그 수요가 증가하였습니다. 그러던 중 증을 무시한 일부 무지한 의사들에 의한 무분별한 한약사용이 문제가 되면서(한약에 의한 사망사고 발생) 80년대 후반에 이르러 한방 전문의 제도가 신설됩니다.

    논지와는 관계없지만 우리가 흔히 말하는 한방이라는 용어도 일본식 표현입니다. 밑에서 부터는 일본에 한하여 한방이라는 용어를 쓰겠습니다.

    1)-ㄱ 일본에 경우 모든 의사들이 한방처방을 할 수는 있으나 의대를 졸업한 후 좀 더 전문적인 한방전문의 수련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한국에 경우 의사들은 원칙적으로는 한약 저방을 사용할 수 없고 한의사, 한약사, 한약조제약사 만이 한약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한의대를 나오면 한의사가 되고 의대를 나오면 의사가 되죠. 다만 한국에서는 한의대를 나오면 침구와 한약에 대하여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게 되지만 일본에서는 한방전문의가 된다고 해서 침구에 대하여 전문적 지식을 갖추는 것은 아닙니다.

    비교를 위해 북한식 모델도 소개합니다. 원칙적으로 본다면 북한도 이원화 체계이지만 어떻게 본다면 우리나라에 조금더 적합한 모델인것 같습니다. 북한의 한의학은 고려의학이라고 불리는데 한국의 한의사는 북한의 고려의사 정도가 됩니다. 일반적인 의대를 졸업하면 의사와 고려의사의 자격을 모두 얻습니다. 반면 고려의대를 나오면 오직 고려의사를 할 수있죠. 물론 의대에서는 고려의학에 관한 수업이 진행됩니다.(북한의 경우 따로 수련의 제도가 없습니다.)

    2)- 대한의사협회 산하단체에서 공식적으로 주장하는 일원화의 최종 목적은 한의학 말살입니다. 양한방을 일원화하면 자연적으로 한의학은 도태될 것이라는 추측에 기반을 한 것이죠.

    3)-양의학적 진단을 바탕으로 한의학적 치료를 하는것을 양진한치라고 하죠

    동양의학계에 지금의 현대의학적인 기틀을 갖춘 그나마 의학다운 서양의학이 소개된지 100년 이상이 흘렀습니다.

    그런데 양진한치가 성공했을까요????????
    지금까지의 결론은 실패입니다. 양의학적 진단을 내린다면 양의학적 치료를 실시하면 됩니다. 한의학적 진단을 내린다면 한의학적 치료를 실시해야 합니다. 일본의 한방전문의도 대다수는 한의학적 변증을 통해 한방치료를 실시 합니다. 양한방 협진이 실패하는 이유가 먼 곳에 있는게 아니죠...
    질문에 답을 드리자면 이번 의전원 수시모집에 경북대 치과,한의사등 자격증소지자 전형에 1명모집에 6명이 지원하였고, 동국대 치과,한의사 전형에 1명모집에 3명이 지원하였네요. 말씀드릴수 있는건 여기 까지입니다.

  • 7시25분 · 305197 · 13/01/25 01:34 · MS 2009

    자세한 답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