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인생은 정시? [866752] · MS 2018 (수정됨) · 쪽지

2021-01-16 18:17:46
조회수 21,044

설의 정시 면접 질문과 자세한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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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고의 의과대학!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정시 면접 후기 시작하겠습니다.


서울대 의대 면접은 지원자 전체가 응시해야 하며, P/F 방식이므로 수능 점수에 반영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답변이나 태도가 과도하게 부적절하다면 F를 받을 수도 있으므로 면접에는 성실하게 참여해야 합니다. 면접에서 떨어진 사례는 거의 없다고 들었습니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면접은 대학로에 위치한 서울대학교 연건캠퍼스 의과대학 교육관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접수번호 순으로 조를 5개로 나누어서 면접을 봅니다. 12시부터 5시 40분까지 면접이 진행되는데, 면접을 마치고 빨리 가고 싶다면 접수를 빨리하면 되겠죠? 11시 30분까지 입실한 후 별도의 대기실에서 대기하게 되며, 외투, 휴대폰 등 모든 소지품을 다 걷어갑니다. 심지어 수험표와 신분증도 본인 확인이 끝난 후 가져갑니다.

* 인적성 면접 요강에 공지되지 않은 구체적인 건물 내 동선, 면접 장소, 면접장 내 배치도 등은 생략하였습니다.


면접은 2분 간 제시문을 숙지한 후, 18분 간 제시문을 기반으로 면접관 두 분과 학생 한 명이 칸막이를 사이에 두고 대면 면접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그럼 이제 본격적인 질문과 저의 답변을 설명하겠습니다.

제시문의 정확한 수치와 구체적인 내용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전반적인 내용은 거의 정확할 거예요!


[제시문]

(가) 1960년대 말 다국적 기업에 종사하는 세계 여러 나라의 사람들의 개인주의 지수를 조사해보니, 미국 91점, 영국 78점, 프랑스 71점, 일본 49점, 우리나라 18점이었다.

(나) 다음은 1960년대 말 주요 국가별 개인주의 지수와 1인당 평균 GDP를 나타낸 그래프이다.

 


Q1. (가) 제시문에 대해 설명해 보세요.


A. 1960년대 말을 기준으로, 세계 여러 나라의 다국적 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개인주의적 성향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습니다. 또한 (나) 그래프를 봤을 때 개인주의적 성향이 높을수록 대체로 GDP가 높음을 보여줍니다.


Q1-1. (나) 그래프를 제외하고 (가) 제시문 기반으로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A. 1960년대 말을 기준으로 보면 주로 서구권 국가들의 개인주의 지수가 동양권에 속한 한국, 일본에 비해 높음을 알 수 있습니다.


Q2. 그럼 (나) 지문에 대해 설명해 보세요.


A. 우선, 추세선과 여러 국가들의 GDP, 개인주의 지수를 보았을 때 대체적으로 개인주의 지수가 높을수록 GDP가 높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처럼 개인주의 지수가 그다지 높지 않지만 GDP가 상당히 높은 경우도 있습니다.


Q3. 전체적인 경향성에서 벗어나는 예외에 대해서 말했는데, 일본의 경우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A. 일본의 개인주의 지수가 그렇게 높지 않음에도 GDP가 높은 이유는 1960년대 말 당시의 국제적 정세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일본은 동양권의 집단주의적 성향을 유지하면서도, 동아시아에서 가장 빠르게 서양의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고, 발전한 나라입니다. 따라서 1960년대 말 개인주의적 성향이 적었음에도 GDP가 높을 수 있었습니다.


Q4. 1960년대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개인주의 지수가 18점이라고 되어 있는데, 그럼 오늘날에는 우리나라의 개인주의 지수가 몇 점 정도일 거라고 예상하나요?


A. 저는 70점 정도라고 예상합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1인당 GDP는 프랑스와 비슷하므로 개인주의 지수가 높아졌다고 추측할 수 있고, 각종 매체를 통해서도 오늘날에는 이전보다 개인주의적 성향이 많아졌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Q5.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개인주의 지수가 높아졌다고 예측한 구체적인 근거를 들어보세요.


A. 이전에는 여러 가정이 대가족을 이루어 살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살아간다는 인식이 적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대부분의 가정이 핵가족을 이루었고, 심지어 명절 때 제사도 안 지내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개인주의 지수가 높아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Q6. 제시문 종이 뒷면을 넘겨보실래요? 그 그림을 보고, 수평적 개인주의와 수직적 개인주의의 차이점을 설명해보세요. 1분 정도 생각하신 다음 저를 쳐다보시면서 말씀하시면 됩니다.

 

[추가 제시문 1]

면접관: 네 1분 다 됐습니다. 답변해주세요.


A. 한 연구 프로젝트를 시행한다고 가정해 봤습니다. 수직적 개인주의는 한 목표를 향해서 성취를 중시한 방향으로 약간의 위계질서를 가지고 연구를 진행하면서도, 개인의 자율성 또한 중시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수평적 개인주의는 수직적 개인주의보다 더 위계가 없이, 여러 개의 비슷한 지위를 가지고 업무를 분담한 팀으로 구성되어 좀 더 평등한 개인주의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외에 위의 4가지 분류에 대한 질문이 조금 더 있었으나 기억이 안 나네요)


Q7. 그럼 옆에 있는 종이도 넘겨보시겠어요? 자신이 1번부터 16번까지 중 어느 곳에 해당하는지 선택해주세요. 30초 정도 드리겠습니다.


[추가 제시문 2]

A. 저는 제가 4번에 해당한다고 생각합니다. 1번, 6번, 11번, 16번처럼 어느 한 쪽에 극단적으로 치우쳐 있기보다는 4가지 성격을 모두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도 수평적 집단주의에 가장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Q8. 자신의 수평적 집단주의에 해당하는 성격이 드러난 사례가 있나요?


A. 제가 전에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했을 때, 한 가지 목표와 성취를 위해 제가 이끌어 가면서 주도한 적이 있어서 집단주의에 가깝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저는 발표를 맡고, 다른 친구는 보고서를 작성하고, 또 다른 친구는 준비물을 가져오는 식으로 누군가가 일을 많이 하기보다는 일 분배를 공평하게 하려고 노력한 점에서 수평적인 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Q9. 어느 정도 개인주의적 성향이 드러난 것 같기도 한데, 개인주의적 성향이 드러난 사례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A. 제가 영어 연극에 참여할 때, 오페라를 주제로 연극을 하기로 했었는데 영화를 기반으로 하는 게 더 낫다고 의견을 제시했고, 그렇게 되도록 팀원들을 설득한 부분에서 개인주의적 성향이 드러났다고 봅니다.


Q10. 만약 자신과 반대되는 성향의 수직적 개인주의 집단을 이끌게 된다면 어떻게 하실건가요? (가장 어려운 질문)


A. 저는 우선 수직적 개인주의 집단의 성취, 자율성에 해당하는 성향을 존중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나친 개인주의는 분명히 평등의 가치와 일체감을 이루어 목표를 달성하는 데에 있어서 한계를 보이므로 저는 수평적 집단주의의 장점을 바탕으로 팀원들이 다양한 성품을 갖고 일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리더로서 도울 것 같습니다.


Q11. 의사한테 필요한 성격은 개인주의적 성격인가요, 집단주의적 성격인가요?


A. 의사의 자질을 크게 2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한 환자가 보통 여러 가지 질병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여러 의사가 환자의 병을 치료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단합해야 할 때에는 집단주의적 성격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의학 연구를 진행할 때에는 집단의, 기존의 관념에서 벗어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개인주의적 성격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11-1. 두 성격 중에 더 필요한 성격이 무엇일까요?


A. 대부분의 의사가 임상 관련 일을 한다고 알고 있기 때문에, 환자를 치료하는 목표를 성취하는 것에 집중하는 집단주의적 성향이 좀 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부터 제시문 무관 질문--------------------------


Q12. 학생은 어떤 의사가 되고 싶나요?


A. 의사는 다른 자연과학자가 개별적인 연구를 통해 성과를 내는 것과는 다르게 사회와 소통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저는 의학적 지식을 기반으로 인류와 사회를 이해할 줄 아는 의사가 되고 싶습니다.


Q13. 학생이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해소하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나요?


A. 제가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은 친구들이 좋아하는 음악을 듣고 밖에서 산책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 나가서 노는 것은 요즘 하기 힘들기 때문에 친구들과 게임을 하거나, 여러 방법으로 소통해서 스트레스를 해소했습니다.


Q14. 학생이 공부하면서 겪은 어려움이 있었나요?


A. 저는 수능 국어 비문학에서 법, 경제 파트를 어려워했습니다.


Q15. 그럼 학업에서 겪은 어려움을 해소하는 방법은 어떤 것이었나요?


A. 일단 기출문제를 기반으로 지문의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는 훈련을 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가지고 있는 능력 내에서 지문을 완벽히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지문을 읽으면서 동시에 문제를 푸는 훈련을 통해 시간을 단축하고자 노력했습니다.


Q16. 학생의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입니까?


A. 저는 가족이라고 생각합니다. 태어날 때부터 제가 이 자리에 오기까지 도움을 준 부모님, 평생 저와 함께할 형제는 앞으로 제가 어떤 일을 하더라도 제게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할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면접관: 수고하셨습니다. 이제 나가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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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제시문 기반 면접은 상당히 까다로웠다고 생각합니다. 추가 지문이 더 있을 줄은 몰랐고, 생각보다 제시문의 비중이 면접에서 상당히 컸습니다. 작년 설의 정시 면접 문제를 기반으로 혼자 준비를 좀 했었는데, 어떤 의사가 되고 싶은지 빼고는 전혀 예측하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면접관분들이 정말로 친절하셔서 면접하면서 부담이 정말 적었습니다. 하지만 20분 동안 면접을 진행하니 입안이 바싹 마르고 긴장되었습니다. 정시 면접이라 합불에 영향은 거의 없지만, 역시 설의는 면접까지 설의 수준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면접 본 분들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저도 3월에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신입생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아요 많이 눌러줘요 ㅎㅎ 힘들게 썼는데 묻히면 슬프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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