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 모교(대학교)랑 1:1 맞따이 떠서 이긴 썰 풀어봄 ㅋㅋㅋ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35228967
오르비에는 워낙 고학력자들도 많고, 저보다 더 좋은 대학을 가신 분들이 많기에 제가 다니는 대학교를 명시하기는 좀 부끄러운 관계로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제가 97년 생인데요, 제 나이 또래 비슷한 학생들은 아마 교육부에서 추진하던 "고교 대학 심화 연계 과정"이라는 프로젝트를 참가한 학생들이 꽤 있으실 껍니다.
미국에서는 이미 시행되는 제도로서, 우수한 고등학교 인재들이 미리 대학교 수업(일반 화학, 물리, 컴퓨터 등등)을 미리 이수한 후에 들어가서 학점을 인정받는 것으로 활용됩니다. 일종의 스펙이 되기도 합니다 당연히.
미국에서는 AP 라는 제도로 활발하게 활용되는데, 우리나라도 미국의 스타일을 본 따서 아마 국가적인 사업을 진행한거 아닐까 싶습니다.
저는 당시 고등학교를 포항에 다니고 있었기에, 경북대에서 열리는 기초 생물을 들으러 왕복 2시간에, 수업시간 3시간.....을 방학동안 다녀왔습니다. 저를 데려다주신 부모님이 제일 고생이 많으셨죠.
가는데 연료비 들고, 알아서 밥 먹어야 하고 정말 돈과 시간이 많이 드는 힘든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학생부 스펙에 적을 수 있다는 작은 희망과, 또 대학 진학 시에 인정받아 그 시간동안 또 제가 듣고싶은 다른 수업을 마음대로 들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감수한 것이었죠.
그리고 나서 보니까, 제가 들어간 대학이 이 협약 대학에 포함되어 있더군요.
그런데 문제는 제가 고등학교 3학년일 당시에 터졌습니다. 교육부가 명확한 지침을 내리지 않고, 해당 대학 선이수 과목 수강을 학생부에 적어도 되느냐 마느냐를 가지고 밍기적 거리는 바람에 결국에는 무산이 되어버려서, 스펙으로서 쓸 수 없는 일이 발생하게 됩니다.
전 이때 한번 깊은 빡침을 느꼈습니다. 그렇게 많은 시간과 돈을 들여서 힘들게 대학교에서 수업을 들은걸 학생부에 인정도 못받다니, 어이가 없었습니다. 해당 사업이 내세운 2가지 혜택 중 하나가 날라가버린 것이었죠.
그래서 결국 저는 현재 다니는 모교에 진학했는데, 다행히 협악대학에 우리 학교도 있더군요. 그래서 당당하게 교무처를 찾아가서 제가 이수한 내역을 첨부하여, 제 학점으로 인정을 요청하였습니다.
이렇게 제가 당시 활동에 참가했다는 갖가지 증빙서류들을 챙겨서 제출했는데~~
얼마 후 교무부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인정이 불가하다.
저는 이 말을 듣고 속이 뒤집어지는 줄 알았습니다. 이제 유일하게 남았던 "대학 진학 시 학점으로 인정 가능"이라는 마지막 혜택을 뺏어가버린 것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전 한국의 교육계와 제 대학교에 대해 깊은 증오를 하게 되었고, 이들에게 교육부에 민원을 넣어버렸습니다.
그래서 저는 행정 소송을 불사하고(제가 이길 확률이 높다고 생각해서) 죽창을 들고 민원을 찔러넣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며칠 뒤, 교육부 주무관께서 전화를 해주셨습니다. "저기요 학생, 혹시 그 학교 캠퍼스가 구체적으로 어디지요??(서울대 부산대 연세대 등등 대부분의 대학은 캠퍼스가 멀리 따로 분리가 되어 있습니다) 라길레 "서울 캠퍼스입니다"라고 답변드리고 끊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며칠 있다가 대학교 교무부 총장님이 전화를 하시더군요. 해명을 하시는게, 워낙 학교가 다양한 캠퍼스와 분과로 나뉘어져 있다 보니까 제대로 소통이 안되어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이라고요, 확인 결과 교칙에 따라 충분히 학점 인정을 시켜드릴 수 있다고 하시면서 직접 오라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갔더니 거기 대충 큰 교실에 2인자 정도 되시는 분께서 제게 아주 상세하게 해명을 해주셨습니다. 어떤 착오가 있었고, 교칙에서 어떤 부분이 처음에는 인정이 안됫는데, 같은 항목의 다른 교칙(뭐 이런 외부 사업과 관련된 교칙이겠죠)을 통해 예외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아주 친절하게 해명해주셨습니다.
그래서 일어났더니 이번에는 그 교실의 1인자로 보이는 분도 일어셔서 한참 또 설명을 친절히 해주셨습니다. 다행인게 이 사람들이 이런 사업에 참여 중이었다는 사실을 잘 몰랐더라 하더군요. 보통 국가적으로 이런 사업을 하면 국가로부터 돈을 받고 학생들을 교육시키는데, 잘 모르고 있었다보니 이런 오해가 생겨난 것 같습니다.
하여간 그래서 저도 처음에는 학교를 찌른다 = 평생 문제 학생으로 낙인 찍혀서 갖가지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는 공포를 저울질 하다가, 결국 민원을 넣고 돌격했는데 다행히 성공했습니다.
교육부 측에서는 대단히 원론적인 답변이 왔는데요, 뭐 결국 당사자들끼리 잘 해결되고 전 학점인정을 받게 되어 헤피엔딩으로 끝난 이야기입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반어(아이러니): 상황이나 표현에 있어서 사람들이 예상 또는 연상하는 의미와...
-
오랜만에 풀어보려는데
-
나 씹허수라 거기서인하면 안될거같은데 ㅈㅂ!!!
-
아 어싸 미친놈 0
아 아 시발 아!!!! 개처어려워
-
사람들 사탐런할때도 개념 다시 듣기 싫고 귀찮으니까 ‘사탐도 별로 안쉬울거야 그거도...
-
논술 보는게 맞을까?
-
미적분 커리질문 0
겨울방학때 개념원리+쎈 돌렸는데 적분개념 좀 까먹은 것도 있고 그래프 파트 좀...
-
잘 볶음
-
시스템적으로 문제가 있는 걸 흐린 눈 하고 다니는게 꽤 힘듦 성격 자체가 좀 그런듯
-
우리도 박살났으니 너희도 박살나야 한다는 다 같이 자멸하는 짓이긴 해.다 같이 잘...
-
소수정예 재종 ㅂㄹ임? 대치나 목동쪽에서 알아볼라는데 0
다녀본사람잇나
-
이 ㅅㄲ뭐냐 원래 2-3 왓다갓다 국어만 고정1이엿는데 공부한거아니고 걍...
-
영어 1이라고 가정하고 수학 탐구 어느 정도해야지 가나요?
-
현재 고1 학생들이 1학기때는 공통수학1 2학기때는 공통수학2 를 배우는건 알겠는데...
-
현역인데 이번5모쳤을때 독서론+가나형+과학기술까지 20분정도걸리길래 실수하면...
-
USB보다는 하드를 사는 게 훨씬 나음 USB 작아서 맨날 잃어버리는데 하드는...
-
문관데 내신이 이과였어서 미적만 해보고 확통을 안해봐서 걍 무지성 미적...
-
닉값 ㅈㄴ 확실히함… 풀다가 내가 지금 ㅈㄴ 어려운 수1 수열문제를 풀고있는건지...
-
여럿이서 의미없이 잘못도 없는 사람 사이버블링 하는거 도저히 그냥 보고...
-
현우진 킬캠 1,2회차(완료) 장영진 작년 6평대비 꿀모 1,2회차 서프 수학 작년 퀄모 6평 대비
-
제곧내 알여주셈요 ㅈㄴ 고민 중
-
독서 (2문제 버림) 독서론 4:06 가나형 16:01 과학기술 8:09...
-
학교 1등급 역대급으로 많이나옴
-
뭐해야되나요 지금 학원에서 기출변형엔제 푸는데 다시 기출이나 볼까요?
-
선거 전에 나오는 지지율은 여론조사 기반일텐데 어떻게 신뢰할 수 있지? 다른 통계 방법이 있나?
-
아 0
수업 째끼려고했는데 교수님한테 들킴 ㅠㅠ
-
개념이 제시됏을때(~은~이다)꼴 혹시 어떻게 처리하고 넘겨야 될까요...자꾸 까먹게 되서요ㅠㅠ
-
사탐 현강 고민 0
지금따지 인강으로 사문은 윤성훈으로 생윤은 김종익으로 했고 실모시즌인 7월달부터...
-
지금 독서를 연필통만 하루에 세지문씩 풀고있는데 부족할까요? 다른것도 같이 풀어봐야 할까요?
-
의사 연봉 의문인게 39
뭐가 대우를 못받는단거야 ㅅㅂ 이정도 돈을 받는 직업군이 사창가말고 존재하긴 함?
-
갓생사는법 2
아는사람
-
인강안보고 무식하게 마더텅만 무한반복해서 국숭세단왔는데 인강이나 학원다니면 더...
-
들었지만 수강률 0% ㅅㅂ 롤백하면 안 되나
-
더프 국어 2
나만 철학개빡셌음?? 나머진 무난한데 철학에 시간을 넘 버렸다 철학땜에 문학 빠르게...
-
애니는 인트로부터 아웃트로까지 무조건 1.0으로 풀시청
-
나만 이런거임???
-
독서 약간 빡셈( 내가 원래 독서 못 풂) 문학 무난 화작 무난
-
처음으로 지문 안날리고 다 풀엇는데 제가 실력이 는건지 시험이 괜찮게 나온건지..
-
연속된번호 많이 나옴
-
그... 정치 처음 보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서 왜 이준석의 대선 출마가 필요했나 간략히 써드림 0
1. 이준석 개인의 존재감에 비해 정당의 존재감이 매우 낮은 여건이었음. 사실 이건...
-
쉬웠던것같기도하고 모르겠다
-
덮국어 ㅇㄸ음? 3
개빡센데 ㅅㅂ
-
심찬우 쌤 교재 2
심찬우 쌤 기출로만 하는데 그냥 프린트 해서 해도 되나요?
-
다들 5덮 화이팅
-
어떤 세상일지 궁금함
-
이 시점에서 문과에서 이과로 돌리는 거 얼마나 미친짓인가요 17
별 생각없이 대학이나 가야겠다 하고 시작한 재수가 이 시기 되니 수의대라는 목표...
-
[속보] 윤석열 전 대통령, 오늘 전한길 초대로 영화 '부정선거' 관람 3
윤석열 전 대통령이 21일 다큐멘터리 영화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를 관람한다....
-
러셀이 더프를 안봐잉
이왜진?
오
첫사진이름나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