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해도고경22 [946073] · MS 2020 · 쪽지

2021-01-07 21:23:46
조회수 16,011

재수 전 비중격만곡증 교정술(비염 수술)한 후기, 하실 분들께 조언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34864224

사실 이 수술 자체가 저한텐 악몽이고 질리도록 스트레스받은터라 수술에 대한 기억을 끄집어낸다는 자체가 딱히 좋진 않습니다만, 삼수하시고 라식,라식 후기글 올리신 분의 고통이 너무 공감되어 이 분의 후기에서 영감을 받기도 했고 비염을 앓고 계시는 수험생분들 혹은 지인분,가족분들이 혹하기 쉬운 수술이라 무분별한 수술을 막기 위해 글을 써봅니다. 


많은 분들이 보기 위해 좋아요 눌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는 수술을 2020년 2월 14일 정확하게 기억합니다. 이때 받았습니다

저는 하비갑개 축소술(후술할거지만 이게 제일 조심해야 할 수술), 비중격 만곡증 교정술을 받았습니다.

외적인 성형안했습니다.


수술 계기

고3이 끝날무렵 원래 비염이 있었지만 갑자기 악화된건지 잘때만 코가 한쪽은 무조건 막히고 두쪽 다 막히는 경우가 있어서 자고 일어나면 머리가 아팠습니다. 이비인후과에 가보니 이거 수술해야할 코네~ 이래서 전 혹하게 되고 수술을 하게 됐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후회됩니다.. 코 막히는 원인이 코 가운데 연골인 비중격이 한쪽으로 휘었기에 코가 막힌다는 것이었는데 물론 어느정도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코막힘의 원인은 비염이 갑자기 심해져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고3말에 비중격이 갑자기 휜것도 아닌데 코막힘이 갑자기 심해진건 비중격이 휘었다는 게 이 원인이 되기 힘들죠.


병원

수능이 끝나고 재수 시작 전 1월쯤에 다시 수술할 병원을 알아보았는데 유튜브에 추천영상이 뜨더군요. 후기를 보니  괜찮은 것 같고 설명을 잘해주시길래 가서 상담받고 다른 병원 가지도 않고 수술은 간단히 15분정도면 끝난다 하길래 수술예약 하고 왔습니다. 부작용도 물어봤지만 딱히 없다고 답변받았고요. 순진한 저는 이걸 믿고 수술동의서는 읽지도 않고 싸인했습니다. 제일 염려되는 부분이 부작용인데 의사 자기 입으로 간단한 수술이고 부작용이 거의 없다고 했으니까요. 제가 이 부분은 첫 수술이라 미흡했던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간단한 수술이던 여러 병원을 가세요.. 그리고 성형이 아닌이상 대학병원을 가는걸 추천해요.


부작용 발생 후

수술 3주 후 3월쯤 부작용이 발생했습니다. 수술 직후에만 자주 가고 주에 한번씩 한달정도 왔다갔다하면서 경과를 보기로 하였는데요, 천공이 생겼지만 일상생활에 전혀 지장이 없고 크기도 커지지 않는다 하여 안심하고 집에 왔습니다. 그러나 점점 지내다보니 천공은 점점 커지고(코 안에 후레쉬 비추고 보면 보임) 빈코증후군이라는 증상도 같이 찾아왔습니다. 빈코증후군 증상은 다양하지만 저는 극심한 안면통, 코가 너무 건조해져서 공기가 오히려 코 내부를 때려서 통증이 심하게 생기는 증상을 얻게 되었습니다. 6월쯤 다시 이 부분에 대해 찾아갔으나 지켜보잔 말뿐이었습니다. 어이없는건 부작용 원인이 제 관리 탓이라고 하신 것 이었습니다. 전 이런 관리부분에 있어선 의사 말 토씨 하나 안 틀리고 기억해내서 꼼꼼히 관리하는 사람인데 어이가 없었죠. 



망가진 재수생활

 제 부작용정리하자면 천공(와류가 발생해 운동 후 숨을 크게 쉬어도 갑갑함, 천공이 얼마나 커질지 두려움-천공이 커지면 코가 내려앉습니다. 발생직후 의사말에 의하면 천공이 커지지 않는다 했지만 초반에 비하면 거의 2배는 커져서 현재도 심란합니다.), 빈코증후군(코가 매우 건조해져서 공기가 코 내부를 때려 숨을 쉬는거 자체가 고통임. 코 옆 극심한 안면통)입니다. 


 사실 재수를 망치게 된 주 원인이죠.. 사실 겪어보지 않으시면 공감하기 어려우실겁니다. 천공은 맨날 커져만 가서 심한 건강 염려증, 불안증세까지 보였습니다. 이 천공을 메꾸는 수술 성공률 자체가 4~60%로 낮은 편에 속해 절망감에 빠져 살았습니다. 천공이 커질수록 수술이 힘들어지는데 날마다 조금씩 커지는 것을 보면 정말 환장합니다. 계속 코만 들여다보게 돼요. 또, 빈코증후군이 도지면 진통제도 거의 안들었기에 공부 집중이 전혀 안됐습니다. 참을만한 정도가 아니라서요. 뭐든 집중이 안됩니다.


아무 걱정거리 없던 20살에 '앞으로 난 어떻게 살지?'  '내가 왜 이런 꼴을 당해야하지?' 라고 계속 혼자 되물으며 스트레스를 정말 많이 받았어요. 무엇보다 저는 성격 자체가 무엇을 당하면 그에 비슷하게 되갚아주거나 정당하게 보상을 받아내는 성격인데 당장 의료소송 자체가 환자가 승소하기 힘든 싸움이고  의사가 보상해줄 생각을 안하니 무기력한 제 모습이 너무나도 짜증났습니다. 이렇게 맨날 희망없는 같은 질문만 스스로에게 하고 소송절차도 한달동안 알아보고 우울함의 극치였습니다. 사람이 미친다는게 뭔지 깨달았어요.


7월까지 증상도 심하고 정신적으로도 피폐해진 상태에서 점점 안면통은 완화가 되어갔습니다. 그런데 여태 공부한거라곤 개념인강 몇개 끄적한거 뿐.. 재수 초반 고려대 경영을 목표로 하고 세운 계획은 아예 뒤틀려버렸습니다. 8월9월인데 계획 상 3월에 있는걸 하고 있으니 정말 하기 싫더라고요. 그래서 그 이후론 공부를 거의 안했어요. 제 눈높이와 현실과의 괴리에 멘탈이 아예 나갔습니다. 사실 이건 멘탈이 약한 제 잘못입니다. 결국 2021 수능은 현역보다 못보게 됩니다.


현재 천공과 코 내부 건조감은 그대로지만 안면통은 다행히 시간이 지나며 자연스레 80퍼센트 완화됐습니다. 천공과 건조감때문에 여전히 신경이 쓰이지만.. 안면통이 완화된걸 감사하며 삼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진짜 마지막인데 좋은 결과 나오면 좋겠네요.


드리고 싶은 말(비염 수술 받으실 분들)

 이 수술을 했다고 해서 무조건 이렇게 되는건 아닙니다만, 수술을 만약 받으신다면 부작용에 대해 정확히 인지하시고 리스크와 이익을 계산했을 때 더 큰 쪽을 생각해 결정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적어도 두달정도는 지켜보시고 코가 막혀 일상생활에 너무나도 지장이 있다 싶으면 수술 추천드립니다. 저는 '불편한데?' 이 생각으로 수술해서 후회중입니다.


 간단한 수술이라고 할텐데 부작용을 겪으시면 전혀 간단하지 않다는 걸 느끼실거에요.  그리고 수술 중 하비갑개 축소술 혹은 절제술이라고 있는데 이거 신중히 하세요. 하비갑개라는 콧 속 살의 부피를 줄여 코막힘을 완화해주는 수술인데 줄여놓은 것은 다시 커지게 하는 것이 매우 힘듭니다. 그래서 제가 더 힘들었던거고요..  빈코증후군이 이 하비갑개 축소와 관련이 있는데 빈코증후군이라는 것은 이비인후과 의사 다수가 모릅니다. 그래서 무분별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수술이고요.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