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가 시한부판정을 받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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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엄청 자기 주장도 강하시고, 말도 거침없이 하시던 분이셨어요. 무서우신 분이지만 저한테는 따뜻하게 대해 주셨고, 특히 할아버지 댁에 놀러갈 때마다 한자와 역사 공부에 대해 이야기 해 주셨어요.
할아버지는 여태껏 자기관리를 엄청 철저히 하셨고 올해 86세신데, 1950년도에 대학교 들어가셔서 저희 지역의 건설회사 부사장까지 하실만큼 무서우시지만 존경하실만한 분이라 생각했어요.
그랬던 할아버지가 2년 전부터 치매 증상이 점차 심해지시더니 몸도 급격하게 안좋아지셔서 잘 걷지도 못하시고 작년부터는 할머니 없이는 혼자서는 일상생활이 불가능해졌네요...
원래 오늘 토요일은 할머니 생신파티를 하려고 가족들과 친척들이 할머니 댁에서 모이기로 한 날이에요. 그런데 어제 새벽에 의식 잃으시고 쓰러지셔서 다들 병원 응급실에 모였네요. 갑자기 폐렴이 심해져서 가래가 기도를 계속 막는대요.
아까전에 할아버지 뵙고 오는 길이에요. 이제 할아버지는 중환자실로 옮겨지셔서 어쩌면 이제 못 뵐 수도 있대요. 이제 목을 뚫어서 호스를 꽂아 연명치료를 진행한다고 들었어요. 길어도 두 달 정도 남았다네요.
할머니께서 일주일전부터 할아버지가 저를 계속 찾으셨대요. 그리고 어릴 때 제가 공부를 참 잘했다는 말씀을 계속 되뇌이셨대요. 저는 아직 할아버지께 제가 잘하는 모습을 보여드리지도 못했는데 말이에요. 엄청나게 무기력함을 느꼈어요.
오르비를 고등학생 때 처음 알게되고 이제 24살이 됐네요. 24살이면 어른이다 생각했는데 아직도 많이 생각이 어린가봐요. 감정을 컨트롤 하는게 생각보단 쉽지 않네요. 2년전에 외할머니를 갑작스럽게 떠나보내고, 이제는 덤덤하겠지 싶었는데 그게 어려운 것 같아요.
앞으로 제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제가 할 수 있는 일이겠죠? 앞으로 잘 하는 모습들만 주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요. 오늘은 몸은 따뜻한데 마음이 추운 날이네요.
마지막으로 말하고 싶은건 의사, 간호사 선생님들이 계속 왔다갔다 하시면서 건강 체크 하시더라구요. 힘들겠다는 생각과 존경스러운 마음이 들었네요. 지금 이 순간에도 최선을 다해주시는 모든 의료인분들과 올해 입학하게 될 예비 의료인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 전하고 싶어요.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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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기적이 일어나길 빌겠습니다... 기운내세요
올해는 여러모로 힘든 해인 것 같네요. 감사합니다.
코로나라서 들어가는 것도 어렵긴하지만 시간 될 때마다 뵈러 가야겠어요.
감사합니다.

힘내세요 ㅠㅠ감사해요.
진짜 위로 안 되겠지만 힘내세요ㅠㅠ 기적이 일어나길 기도할게요
좋은 일이 생기면 좋겠네요. 감사합니다

힘내십쇼 ㅠ감사합니다.
건강이란 게.... 참 ㅠㅠㅠㅠ
그래도 마음 따뜻하게 하셨으면 좋겠네요..
감사합니다.
저도 수능 6개월전에 할머니께서 시한부판정 받으시고, 수능 2개월전에 세상 뜨셨거든요.. 그동안 최대한 많이 추억만드세요!
감사합니다.
진짜로 힘내세요. 저도 최근에 할아버지께서 안좋은 일 당하셨는데. 태어난 이후로 가족 앞에서 처음 울어봤슺니다. 처음엔 힘들고 받아들이기 쉽지 않으실거예요. 꼭 극복하시고 힘내시길 바랍니다.
이별의 순간이 눈 앞으로 다가온 것 같지만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힘내보려구요. 감사합니다.
기도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힘내시길 바랍니다
감사해요
기적이 일어나길 기도하겠습니다.. 힘나실지 모르겠지만 힘내세요
감사합니다.
기도드리겠습니다
감사해요.

힘내세용 ..!감사해요
감사합니다
기적이 일어나길 진심으로 기도하겠습니다 힘내세요
감사해요
힘내세요.... 진심으로 좋은 소식 들려오길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힘내세요ㅜㅜ 꼭 좋은일 있을겁니다!!
그러면 좋겠네요 감사합니다.
Life is life 란 말이 있습니다. 냉혹하게 들리실진 몰라도 받아들이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어쩌면 체념이란 말하고도 비슷할 수 있겠네요.. 저도 암 말기이신 가족이 현재 두명이나 있어서 받아들이려 합니다.
의연하게 받아들이는게 어렵지만 해야겠죠. 댓글 감사합니다. lokid님 가족분들에게도 좋은 일이 생기셨으몀 좋겠네요.
8월 첫날에 외조부님을 급하게 보내드린 1인으로서;;; 또한 환속한 신학생 출신으로서 도움이 될진 모르겠지만 기도 드리겠습니다...
기도 감사합니다
꼭 힘내시고, 기적이 일어나길 기도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2 고대 합격 하시길 응원합니다.
외할머니께서 돌아가신지 이제 한달이 되어가네요...설날에는 건강하셨는데 추석 전에 갑자기 안 좋아지셨어요...결국 11월달에 돌아가셨는데 받아들이기 힘들었어요. 그럴때는 그냥 멀리 여행을 가셨다! 좋은 곳에 여행을 가셔서 볼 수 없다는 식으로 생각을 하니 좀 괜찮아졌습니다. 무엇보다 부모님께서 많이 힘들어하실텐데 옆에서 잘 위로해드리고 마음 잘 추스리셨으면 합니다. 힘내세요!
저라도 힘든 모습 안보이려구요. 감사합니다.
2달전에 정말 좋아하고 친한 고모부 폐암으로 돌아가셨는데..그때 생각나네요 힘내요!
댓글 감사합니다
저희 할머니도 병원에 계셔서 공감이 가네요.. 할아버지와 저희 할머니 모두 최대한 오래 우리 곁에 계시다가 가시길 바랄게요 기적이 일어나길 기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위로가 안 되겠지만 힘내셨으면 좋겠고 좋은 소식만 들리길 바라겠습니다
글 쓰신 분께서 멋진 손자이셨던 만큼 기적이 일어나길 기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제 상황과 너무나도 비슷해서 너무 공감이 갑니다. 제 할아버지 께서도 폐암 4기 투병 하시다가 수능날, 12월 3일 저녁에 폐렴으로 인한 호흡곤란으로 소생실에 실려가셨거든요. 지금은 의식을 찾으시긴 했지만 할아버지와 함께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게 참 착잡하고 그러네요.
저도 같은 상황에 놓여있기 때문에, 어떤 위로도 잘 다가오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쉽게 힘내라는 말도 못해드리겠습니다.
다만, 글쓴이 분도. 저도. 언젠가는 할아버지와 헤어져야 할 때가 오겠죠? 그 때까지 두 분 할아버지가 조금이라도 덜 아프시길, 우리 둘 다 단단해지길, 그래서 마지막을 아름답게 마무리하길, 그러길 기도하겠습니다.
남은 소중한 시간, 소중하게 보내길. 다시 한번 기도합니다.
공감이 많이 되는 글이네요.
이제 현실이 눈앞으로 다가 온 순간인 것 같아요. 당신을 떠나보내야 한다면 아름다운 이별이 돼야겠죠.
Hi_High님 게시글 봤어요. 올해 원하시는 학교와 학과 붙으시길 응원할게요. 그리고 할아버지께서도 부디 건강하셨으면 좋겠네요.
새벽에 따뜻한 말 감사합니다.
글이 너무 공감이 됩니다. 현재 제가 간호를 온 계기가 외할아버지 입니다.대학 가는거 보고 눈감으시겠다고 하셨는데 2016년 부터 치매가 오시더니 2017년에는 병세가 악화되셔서 요양병원에 입양하시고 (전 당시 고3이았는데 2019년 9월모의평가 끝난 후 3일 뒤에 임종하셨어요.임종하시는 날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도 의견을 내지 못한 과거의 제가 후회되더라구요. 학교를 등교하고 현강들으러가고 오후 10시에 소식을 들었고 급히 장례식장에 갔지만 이미 눈을 감으셨더라구요.. 가시기전에 엄청 찾으셨다는데 앞에 있지 못해서 죄송할따름이에요.. 코로나로 병문안이 많이 제한이되겠지만 최대한 얼굴많이 비추어드리고 손 많이 잡아드려요.)
제 글을 보고 많은 분들이 자신들의 경험을 이야기 해 주시네요. lny31318님도 멋진 간호사가 되실거라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