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al H [735914] · MS 2017 · 쪽지

2020-12-04 00: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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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족스러운 결과를 받지 못하신 분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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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동안 단 한 번도 만족스럽지 못했던 수능을 봤던 사람의 생각이기에 수능을 잘 보신 분들은 그냥 지나가시면 됩니다. 노력에 상응하는 보상을 받으신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축하의 박수를 보냅니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지금 제가 여러분들께 내가 무슨 말을 해도 들어오지 않을 것을 알고 있습니다. 엄청난 절망감과 자괴감 틈에 있는 희미한 해방감을 느끼는 순간마저도 금새 자괴감으로 뒤바뀌는 순간일 겁니다. 저도 3번이나 그랬었기 때문에 여러분들 각각의 감정을 전부 이해하지는 못하겠지만 어느 정도는 알고 있습니다. 


우선 여러분들께 가장 드리고 싶은 말씀은 남은 입시를 잘 마무리하라는 것입니다. 물론 결과의 만족도에서 그러니까 목표와 현실의 차이가 아주 크신 분들도 있으실 겁니다. 하지만 지금 여러분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은 벌써 포기하지 말고 남아있는 기회가 만족스러워 보이지 않을 지라도 논술을 보시든, 원서전략을 짜시든 본인들의 방법으로 최선을 다하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수능을 준비할 당시의 부족했음보다도, 수능장에서의 판단이 어리석었음보다도 이 때 최선을 다하지 않고 절망감과 무력함에 패배했다는 것이 가장 크게 후회가 되었기 때문에 이 말씀을 꼭 드리고 싶었습니다.


입시를 잘 마무리하신 뒤에는 꼭 꼭 휴식을 취하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아예, 당신이 원하는 방식대로 휴식을 취했으면 좋겠습니다. 하고 싶었던 공부를 하든 읽고 싶었던 책을 읽든 그냥 말 그대로 쉬든, 그냥 본인이 하고 싶었지만 하지 못했던 것들을 꼭 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지금의 마인드 컨트롤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결과의 불만족스러움에 혹시 그동안 해왔던 노력들을 스스로가 부정하고 폄하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행동은 없습니다. 그 누구도 당신에게 그렇게 말할 자격이 없습니다. 최소한 라플라스 카페까지 가입하셔서 명작이나 다른 컨텐츠들을 학습하고 체화하는 과정을 거치신 여러분들이 들이셨을 노력을 제가 감히 재단하고 판단할 수는 없겠지만, 결코 헛되지는 않았다는 것을 본인 스스로가 사실 그대로를 받아들이셨으면 좋겠습니다.


결코 당신의 시간은 아무 의미없던 시간이 아닐 겁니다. 타고남은 재마저 자신을 스스럼없이 불태웠다는 하나의 증명이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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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플라스 클럽에 제가 방금 썼던 글입니다. 그냥 많은 분들이 보셨으면 좋겠어서 가져왔습니다. 모두 정말..정말 고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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