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onkyung [398742] · MS 2017 · 쪽지

2012-12-13 16:49:32
조회수 902

요즘같은 입시 판국에 재수가 잘하는 일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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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갈수록 입시와 대학은 안드로메다로 떠나가는 느낌이 들어요

올해 수능 성적으로는 건동홍 정도 밖에 못가는데 정시는 또 누구도 모르니 건동홍도 안될 수 있겠네요

솔직히 말해서 6월 9월 평가원이랑 수능이랑 크게 달라진 것도 없고 그냥 딱 평소처럼 나왔습니다 즉 평소에 제가 건동홍 급이었다는거죠

이걸 왜 이제야 깨달았는지 참 .. 외고에 다녀서 그런걸까요 항상 주변 친구들보면서 그래 나도 수능이 가까워질수록 성적도 올라갈꺼야 수능땐 잘나오겠지

이런 어이없는 생각으로만 가득찼으니. 오히려 전 평소처럼 나온 것만 해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시험장에서도 언수외합쳐서 실수한걸 5개는 발견했고 고쳐서 다 맞으니 말이죠. 하나만 더 맞았으면 하는 생각보다는 하나라도 덜 틀려서 다행이다라고 보는 게 맞겠죠ㅎㅎ

그리고 수능장을 걸어나오면서 "ㅅㅂ 내가 이짓을 또하면 사람이 아니다 난 할만큼 한거야" 라는 생각이 절로 들더군요.

근데 망할 사람 마음이라는게 수능이 끝난지 한 달이 넘어가는 상황에 있는 저는 지금 누구의 말을 빌리자면 거의 붕어수준입니다. 갓 고등학교에 입학한 새내기의 기분이에요ㅋㅋ

분명 나름 최선을 다했고 점수도 정직하게 나왔다는 걸 알면서도 그래도 재수하면 현역때 내가 원했던 대학에 갈 수 있지 않을까?

올해는 언어가 물이었잖아! 다음해는 우선선발 맞출 수 있겠지! 이런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평상시에는 생각도 안하던 건동홍을 막상 지원하고 똥줄타고 있자니 가기도 싫구요. 무엇보다도 잘나가는 외고 친구들에 비해 뒤쳐졌다는 느낌, 외고 나와서 비싼 학비들여가며

다녔는데 결과가 이정도 라는 점 , 가족의 기대, 친척의 기대, 상상해왔던 이상적인 진로, 이런 것들이 절 가로막고 1년만 더 하자고 유혹합니다

즉 요약하자면 시험이 끝나고 스스로 다짐했던 겸손함, 뼈저리게 느낀 현실. 이런것들과  한번 더 도전하려는 희망 , 꿈 , 추상적인 뭔가 같은 것들이 대치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재수생 또는 n수생 분들이 저와 같은 상황에서 갈등하다가 1년 더 하는 것을 선택했겠죠... ?

그래서 재수 선배분들의 의견을 들으려고 합니다.  요즘 같은 입시 판국에 건동홍이라는 대학을 현실로 받아들이고 들어가서 1년이라도 빠른 취업준비를 하는게 나을까요?

혹시라도 학교가 제 진로를 결정하는데 있어서 발목을 잡는일이 생기진 않을까요? 제가 너무 눈이 높은건가요?

아니면 그냥 1년 더 도박판에 뛰어드는게 희망적일까요? 저와 비슷한 상황을 겪으신분들의 조언을 구합니다 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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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대생명13 · 384617 · 12/12/13 16:52 · MS 2011

    하고 싶으면 하세요 그래야 나중에 후회 안합니다. 그런데 개인적으론 수시 꼭 최대한 노력해보세요...수시에서 끝내실수잇도록...제친구도 수능 완전히 망햇는데 한양대 수시 붙었네요~

  • yeonkyung · 398742 · 12/12/13 16:55 · MS 2017

    근데 n수생 분들이 자기도 재수만 생각했지 n수까지 할줄은 몰랐다고 하시더라구요 혹시라도 재수 실패하게 된다면 그 후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 서울대생명13 · 384617 · 12/12/13 17:06 · MS 2011

    재수 실패이후부턴 하더라도 무조건 대학 거세요.....

  • 쥬스데스크 · 302817 · 12/12/13 17:00 · MS 2009

    승부수 띄우세요. 저 작년에 서강경 8% 펑크에도 못 끼는 성적이었는데 재수 때 죽어라 공부해서 연고중하위 만들어냈습니다...

  • yeonkyung · 398742 · 12/12/13 17:04 · MS 2017

    재수를 하게 되면 정말 죽어라 할 자신은 있는데 두려운건 열심히 한만큼에 비례하지 않는 입시 구멍이네요ㅜ 운적인 요소가 개입된 사실이 불안하게 만들어요 ㅜ

  • 쥬스데스크 · 302817 · 12/12/13 17:08 · MS 2009

    진인사대천명.
    저는 수학 2문제를 눈 뜨고 틀려서 연고중상위를 날린 것도 실수가 아닌 실력으로, 그리고 그 실력 펑크의 원인은 공부에만 집중해야 할 때 지나친 걱정으로 시간을 날렸기에라고 생각합니다.
    운적인 요소도 있지만 님이 최고점에 수렴하시면 충분히 극복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아 물론 저도 3반수 때(연상경 스나 안 된다면 할 것 같네요...)에는 재수 때의 성과 패를 피드백해서 전국 순위에 수렴해야죠...

  • llacrii · 365139 · 12/12/13 17:10 · MS 2011

    님이 절실하다면 꼭 하세요....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하지마세요....지금 재수고민하죠?? 일년후에 실패하면요?? 삼수는 거의 고민도 안합니다....사수는요?? 결정하기 더 쉽습니다....자기꿈을 향해 달려가는거 정말 좋다고 봅니다...하지만 지금은 냉정하게 볼필요도 있습니다...어쩌면 재수해도 아쉬움이 남을수도 있거든요

  • yeonkyung · 398742 · 12/12/13 17:48 · MS 2017

    삼수부터는.. 정말 제가 봐도 대학 걸치지 않는 이상 못할것 같네요 ㅜ 많은 분들이 재수까지는 해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하시던데 아무래도 1년 더 해보고 다시 생각해봐야할 것 같아요ㅎ

  • 프레타포르테 · 427849 · 12/12/13 18:04 · MS 2012

    쥬스데스크님하고 같은 의견입니다. 남자라면 한번더.....
    저는 현역때 국숭세단 비비지도 못하는 점수에서 재수해서 중경외시 비빌점수 만들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