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닌데 [318496] · MS 2009 · 쪽지

2012-12-13 07:3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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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4번 치고 나서 수시 추합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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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이 끝나고 잉여롭네요. 수시 끝나고 정시철인데 저는 정시원서는 쓰지도 못하는 4반수생입니다. 
다만 수시 추합 하나 바라보고 있네요.

고1 배치고사를 전교 80등쯤 했었습니다. (400명이 안되는 평준화일반고) 사실은 영어문제가 언어랑 같이있는줄 몰라서 찍었거든요 ㅋㅋ

그러고 고1 1학기를 내신, 모의고사 할것없이 평균 2.5정도 받았던것 같네요. (언어는 항상 1이었는데도?)
그래서 고1때 담임선생님이 여름방학때 제 중학교 졸업성적과 비교해서 성적이 안나온다고 교무실에 앉혀서 공부를 시키셨어요. 그래서 진짜 선생님 앞에서 가장 안되는 수학공부만 했습니다. 수학의 정석 10-가 그책을 여름 내내 보니까 그 겉에 딱딱한 부분이 떨어져버렸던 기억이..
그러고 2학기때는 성적이 많이 올라서 9월모평에서 언수외 112를 처음받고 11월에 가서는 반에서 1등도 하게 되었습니다. 
이미 내신을 조진터라 내신은 1주일정도만 준비했고, 모평에서 오른 성적빨인지 1학년 내신을 2.초반에서 받았네요

고2가 되자 반1등으로 문과반에 올라갔고 1년 중 1학기 중간고사 한번 빼고는 내신, 모평, 사설 전부다 반1등을 못해본적은 없었어요.
그래서 자신감이 붙었고 이때까지만 해도 정말 잘될줄 알았습니다. 항상 111이 아니어도 외국어를 좀 못쳐도 수리가 워낙 받쳐주니까 성적이 떨어질 수가 없었거든요. 어쨌든 종로학평에서 전국50등안에 들었을때는 진짜 해냈구나 하는 성취감을 느꼈습니다

고3이 되자 09수능 불수리와 6,9평 불언어, 외국어 평이로 인해 외국어 호구인 저는 꽤 유리하다고 생각했습니다. 3월 학평이 그 증거쯤 될거같네요. 그 이후에 학교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대놓고 그냥 내비두면 성대 공부 좀 하면 스카이는 갈거다 라고 말했고 저는 뭐 자신감이 아니라 자만이 된거죠. 그리고 여름방학때 인강을 처음 접했고, 김기훈 리딩스킬, 신승범 약점체크 같은 강의를 처음 보면서 우와.. 하고 외국어까지 올려서 서울대에 쐐기를 박아야된다고 ㅋㅋㅋ 그랬습니다.
수능이 되자 언어, 수리가 막상 풀어보니 너무 쉽고 외국어는 점점 어려워진거 같고 진짜 ㅈ망느낌 나서 집까지 차타고 30분거리를 걸어갔었어요. 결국 한양대쯤 갈 성적 받고 원서실패로 다 떨어지고 112 11 가지고 지방재종에 장학금받고 가게 되었습니다.

재수동안은 자취하면서 힘들게 보냈습니다. 처음은 반지하에 살다가 나중에는 고시원으로 옮겨서 살았는데 아직도 좁은 공간에 가면 마음이 텁텁한게 고시원때문인거 같아요. 학원에 매일 7시에 도착해서 11시 까지 자습하고 집에가고 그랬고, 월례나 사설에서 전국100등이내에 5번쯤 들고, 9평에서 메가기준 0.01%도 찍었습니다. 그동안 외국어를 기형적으로 못했던걸 많이 보강했죠. 그래도 외국어는 90점대 중반이었습니다. 그래서 외국어 인강을 하나 소개받고 외국어를 집중적으로 팠는데 인강중독처럼 인강을 9월부터 4개나 들었고, 결국 수능에서는 113 11을 받고, 그래도 언, 수는 거의 다맞아 현재 다니는 대학에 다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5월부터 학교를 나가지 않고 삼수준비를 했습니다. 출퇴근하는 군복무를 하는터라 훈련소를 갔다오니 9월이었고 9,10,11 석달을 공부했는데 미통기가 문제였습니다. 미통기를 3달안에 끝내는게 진짜 너무 힘들어가지고 결국 그 물수리에도 수리 88점을 받고 원점수 286이 되니 작년에 썼던 대학도 못가는 상황이 왔었네요.

그리고 올해 5시에 마치면 매일 독서실에 가서 공부를 했습니다. 친구는 한달에 한번, 술은 평가원 치고 한번씩만 이라고 생각하고 진짜 한눈팔지 않고 공부만 했습니다. 제가 가장 일탈했던 하루라고 치면 노래가 듣고싶어서 노래 찾는다고 스마트폰 뒤진 한시간 정도라고 말할수 있을거 같네요. 담배도 밥먹을때만 딱 피고 안피웠습니다. 그렇게 공부하다 보니 내가 올해 설령 못치더라도 나는 내 과정에 만족한다는 마음이 들더라구요, 그렇게 9평도 출근해야해서 못치고, 수능을 보러 갔는데 언어가 생각보다 어렵고, 수리, 외국어 어느하나 만만한게 없었습니다. 그래서 아 불수능이구나.. 했는데 메가스터디 언어 컷이 떨어질 생각을 안하는 겁니다. 언어를 1년동안 EBS하나 안보고 기출 딱 한번 풀고 만게 94점으로 이끌었던거죠 (3점2개) 수리는 다행히 잘쳤고, 외국어는 정말 세종대왕님이 저 사랑하시는거 같이 점수를 주셨네요. 그러고 주말 이용해서 논술보고. 올해는 수능 망치고 나서도 안타까운 마음 보다는 이제 안쳐도 되니까 기쁜마음이 더 많았던것 같아요. 그리고 수시발표가 났는데 가능성이 한 30%정도 있는 추합번호를 받았네요. 

4수를 했지만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아쉬운게 있다면 20대의 그 열정을 오직 공부에만 부어서, 연애도, 친구와의 우정도 다 없어진듯한게 정말 아쉽네요.
내년에 군복무를 마치고 학교에 돌아가든 새 학교에 가든 2학기부터 시작하겠지만 어떻게든 잘 헤쳐나가야죠. 
수능으로 좌절은 하되 자신을 버리진 마세요. 어느정도 성적이면 세상으로 스스로를 놓으세요. 그럼 오늘 저녁이나 내일 아침 1차추합..보고...ㅋㅋㅋㅋ화이팅하고 다 잘 되실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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