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범 [901821] · MS 2019 · 쪽지

2020-11-30 20:3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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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인사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33407238

[수능 전 이거는 꼭 보고 가세요] 시리즈


11/18 1. 수학Ⅰ-삼각함수의 이론: https://orbi.kr/00033148831    


11/19 2. 수학Ⅰ-삼각함수의 각변환+사인,코사인 법칙: https://orbi.kr/00033176826


11/21 3. 수학Ⅰ-지수,로그함수: https://orbi.kr/00033207581


11/22 4. 수학Ⅱ-미분법: https://orbi.kr/00033229419


11/23 5. 수학Ⅱ-적분법: https://orbi.kr/00033252712


11/24 6. 확률과 통계-통계: https://orbi.kr/00033270491


11/25 7. 수학Ⅰ-수열: https://orbi.kr/00033291959


[호외요 호외!] 시리즈


11/28 1. 초월함수의 적분: https://orbi.kr/00033353087


11/29 2. 순열, 조합, 중복조합의 활용: https://orbi.kr/00033390535




안녕하세요. 오늘이 마지막 자료 업로드 예정일이네요. 


하룻동안 생각을 해본 결과로는 제가 수능 직전에 드릴 수 있는 효율적인 자료는 지금까지 업로드한 것들이 전부라고 생각하고 완벽하지 못한 자료를 이 시점에 올리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생각하여 어제(11/29)부로 2021학년도 수능 대비 자료 업로드를 끝내겠습니다. 


위에 올려둔 자료 옆에 날짜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제가 오르비에 자료를 업로드한지는 겨우 2주정도 밖에 안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너무나 큰 사랑을 받았고 덕분에 제 인생에 활력을 되찾았다고도 생각합니다. 매일매일  자료를 업로드하는 것이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엄청난 부담이었고 가끔씩은 하루는 조용히 넘어갈까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러나 자료글마다 달리는 댓글들과 팔로우하시는 분들을 보며 책임감을 받았고 결국 수능 D-4인 어제까지 마무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자료가 없고 수능이 진짜 코앞에 다가왔기에 수능을 보실 분들께 2020년의 제 이야기를 들려드리고자 합니다.





흔히 제 프로필에 있는 연대뱃지를 보시고 연대 다니면서 기만한다는 개그성 댓글을 다시는 분들이 있는데 저는 명지대학교에 다니는 평범한 한 학생입니다. 연대뱃지는 현역 시절 합격한 연세대학교 원주캠퍼스 덕분에 받은 것이죠.


저 역시도 작년에 오르비에 상주했기에 학벌에 대한 강박이 강했습니다. 무조건 명문대에 가야 사람 취급을 받고 성적표에 찍힌 점수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였죠.


그랬던 제가 지방대라고 봐야하는 명지대에 붙은 후 했던 생각은 안봐도 너무 뻔하죠. 저는 올해 1월을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으며 지냈습니다. 남들의 명문대 합격 소식이 나를 짓눌렀고 그것을 견디기에는 너무 약했던 것이죠.


그러면서 2019년에 여러 강사들을 보면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동경했던 저는 수학을 가르치는 일에는 자신이 있다고 느껴서 과외시장에 발을 들이게 됩니다. 


하지만 모두 아시다시피 과외시장에는 엄청난 학벌을 가진 사람들이 수두룩하고 저 같이 학벌이 좋지 못한 사람은 사실상 디딜 자리가 없습니다. 그런 이유때문에 시급을 낮게 설정하는 식으로 이 시장에 뛰어들었고 어떤 28살의 직장인분이 연락을 주셨고 그 시절 학벌에 신경쓰던 저는 "제가 입시에 성공한 사람이 아닌지라 성공을 장담해드릴 수 없다"라는 말을 전합니다. 지금 시점에서는 솔직히 가르치는 사람이 하면 안되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이 분은 "저도 28살에 수능 도전하는데 그게 뭐 어때서요" 라는 답장을 주셨고 큰 힘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 분은 오르비에서 흔히 말하는 '노베'였고 수능 1번 문제를 푸는데도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했었습니다. 2020학년도 수능은 4등급 후반대라고 하시기도 했죠. 6개월간 수업을 한 이후에 본 6월 평가원에서는 2등급이기는 하지만 88점을 맞아오셨습니다.  하지만 외국대학 졸업자를 위한 입시 제도가 사라지면서 그 분과의 수업은 멈추게 되었고 그 분은 마지막 인사로 문자와 이러한 말을 건네셨습니다. 

"선생님은 전문 과외 선생은 안하셨으면 좋겠어요."


그 말이 아직도 머리에 맴돌고 제가 오르비에 다시 돌아온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 후에도 여러 학생들을 맡아 수업을 했고 항상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래서 현재는 과외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나름 지닌 선생이 되었고 학벌에 대한 스트레스도 많이 줄었습니다.


이러한 경험으로 곧 사회로 나가실 여러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은 우선 

학벌은 젊은이들에게 여전히 가장 강한 무기입니다. 


좋은 학교를 가신 분들은 그만한 노력을 들였기에 어찌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저는 입시가 끝난 후에 자기 자신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시고 내가 정말로 잘할 수 있고 내가 흥미로워하는 것에 대한 도전을 많이 하셨으면 좋겠어요. 제가 수학을 가르치는 일을 시작한 것처럼 말이죠.


물론 정말 어렵습니다. 저도 학벌 때문에 면전에서 무시당한 적도 있을 정도니까요. 하지만 이번 입시에서 실패하시더라도 당신의 인생은 끝이 아닙니다. 


학벌이 좋지 못하다는 것은 단순히 시작점이 낮을 뿐이지 당신은 충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고 입시에서의 능력과 실제 일에서의 능력은 차이가 있기에 20살의 당신은 자신을 잘 모르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입시가 끝난 후의 여유 시간에는 당신 그 자체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남들에 의한 평가 말고 순전히 내가 어떤 존재인지를 말이죠. 


이 글을 쓰고 있는 사람도 아직 자신을 잘 모릅니다. 그럼에도 이 길이 맞다고 확신합니다.


수능 잘 보시고 수능 끝난 후에 여러가지 Q&A나 잡담을 할테니 그때 봅시다.


-당신을 항상 응원하는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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