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 [966253] · MS 2020 · 쪽지

2020-11-10 01:58:09
조회수 1,005

죽음과 가장 유사한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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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 전신마취 경력 4번인데

어렸을 때지만 호흡기로 하는거 2번 주사로 하는거 2번 이였던 것 같음 호흡기 3 주사 1 일 수도 있는데 사실 잘 모르겠고 하여튼 


전신마취를 호흡기로 하게되면 어떤 느낌이냐면


일단 너무 무서워요


수술실 들어가기 전 부터 서술하자면

사형집행을 앞둔 사형수의 착잡한 심정이 느껴집니다


수술 받는 것도 서러운데 수술 당일날은 걸어가질 못합니다


사형수가 마지막 식사 받는 것 마냥 침대로 데려다주거나 휠체어로 데려다줍니다


앞에 서서 무슨 종이들 작성하고 부모님과 인사 나누고 문 열리면 유유히 그렇게 들어갑니다 이때가 ㄹㅇ 만감이 교차함


아.. 안되는데 조금만 천천히 가주지.. 왤캐 추움.. etc


수술방 입성하면 의사 선생님들이 분주히 움직이는데 가만히 수술대에 누워서 천장을 바라보고 있으면 마치시한부 선거받고 죽음을 기다리는 심정입니다


이제 올게 왔구나 아 의사쌤들 조금만 느리게 해줬으면 좋겠다


는 무슨 추운 수술대 위에서 춥지말라고 담요도 덮어주고 긴장하지말라고 말도 걸어줍니다 여기까진 좋은데


이제 호흡기 마스크? 그런걸 씌워줍니다


마취를 시키는 기체같은걸로 호흡 몇번하면 바로 잠자버리는 구조인데


이게 진짜 ㄹㅇ 죽는 것 같아요


마스크쓰고 이제 숨 크게 들이쉬고 내쉬면 된다고 말하기 전까지 아 나 죽는거 아니겠지 마취 안먹하면 어떡하지 이런 별의 별생각 다 하다가


숨 들이마쉬고 내쉬라고 하면 너무 무서워서 괜히 숨도 조금 참아보고 기침도 콜록콜록 하면서 잠시만요 잠시만요 ㅠㅠ 하는데


그 짧은 순간 몇번의 호흡만으로 눈이 스르륵 감깁니다


마치 내 임종을 누군가와 함께하는 느낌이랄까요

죽기 직전 임종 직전인 사람들은 몸이 마음을 따라주지 않아서 살고싶다는 표현을 못하겠지만


전신마취를 하기 직전까지 멀쩡한 환자들은 마치 죽음을 미리 접해보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답니다


물론 그렇게 눈이 스르륵 감기고나서


읭? 하고 눈 뜨면 회복실


입은 바짝바짝 마르고 소변줄 으악 기도삽관 당해버려서 그런지목도 찢어질듯이 아프고 아픈 목소리로 엄마를 불러보는데 애꿎은 간호사님이 오고


회복실에서 회복하고싶은데 병실로 보내버리고 ㅠㅠ


마취약 빼야한다고 숨은 계속 쉬라고하는데 토 나올 것 같고

머리는 어지럽고 마취약 냄새는 구리고 잠을 다시 자면 안된다고 자꾸 말걸으라해서 아파죽겠는데 엄마아빠가 말거는거 다 대답해주고


그래도 살아서 천장을 다시볼 수 있고 부모님을 닷 볼 수 있어서안도합니다


어릴 때 기억인데도 생생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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