뮌헨 [998976] · MS 2020 · 쪽지

2020-10-21 18:5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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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초에 쿠팡 계약직으로 일한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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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1월에 공무원 불합격 통보 받고, 일단 몇달 빡세게 일하고 그 돈으로 연말까지 공부하자 이 생각으로 들어감.


(왜냐면 3수,4수까지는 몰라도 5수 나이 이상으로 공부한답시고 부모님한테 용돈받으며 시험 준비하는거 전 좋게는 생각 안함)


마침 아르바이트로 쿠팡 몇주 나가봤겠다 뭐 할만하겠죠...? 하고 들어간 계약직, 


첫 출근날 공정배정받았을때 대부분 많이 투입되는 피킹이나 포장 리배치 같은게 아니라 PS(Problem Solve)라는 좀 독특한 직책으로 들어감.


이게 간단하게 말하면 그냥 전산보면서 물건 파손된거나 운송장 잘못붙인거 해결해주고, 마감때 관리자들 도와서 전산상 물량 처리해주는겐데


피킹처럼 오래 걷는것도 아니고 리배치처럼 허리 아작나는건 것도 아니고 몸은 확실히 편함.  그래서 처음엔 솔직히 좋았는데(보는 입장에선 컴퓨터 앞에서 뭐 두들기기만 하니깐 편해보임)


와...진짜 세상에.. 차라리 그냥 하루에 2만보 걸으면서 피킹하는게 몇수십배는 더 낫겠다 이 생각 듬.


가장 힘든건 관리자급 상사들한테 갈굼먹는거였는데, 아무리 쿠팡이 표면적으로는 사원간 수평적 관계를 표방한다지만 마감 앞에선 그런거 없음.


'야 왜 몇번셀 물건 아직도 안빠졌냐고!!' 

'물량 몇천개 남았는데 니들 워크플로우 확인안해???'

'ps사원님!! 빨리 원바코드 xxxx사원님 찾으시라구요!!!' 


등등 9시 마감, 12시 마감, 1시 50분 마감 등등 갈굼이 미친듯이 내려옴. (그놈의 로켓배송^^)


그 와중에 포장이나 집품하시는 분들이 물건을 깨뜨렸다던가 잃어버렸으면 그거 절차대로 파손카드 작성하고 전산에 올리고 등등.. 하ㅜ 


제가 홀서빙이나 서비스직 너무 싫었던게, 정신없으면 머리속이 팽-하고 하얘지는것 때문에 그랬는데(그래서 전 그냥 쿠팡이나 이베이같은데서 아무 생각없이 걸으면서 피킹하는게 오히려 좋음) 이건 그 강도가 더했으면 더했지 덜하진 않았음.


+업무 외적으로 전산보는 사람이 없으면 센터자체가 안굴러가기 때문에 쉬는것마저 제약있음.. 다른 계약직들 크리스마스랑 설날때 전부 유급휴가 가는데 난 아침부터 찬공기 마시며 출근^^


아무튼, 수능 끝나고 혹시 쿠팡가시려는 분들 계약직은 절대하지 마세요ㅋㅋ 거기다 특근 안한다는 가정하에 4대보험 떼면 아르바이트보다 돈을 엄청 많이받는것도 아님...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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