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립국" [835356] · MS 2018 · 쪽지

2020-10-18 14:41:59
조회수 4,597

제가 재수하게된 다이나믹한 썰을 풀어보려 합니다. (2부)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32700108

도저히 믿을 수 없었습니다.

아니, 꿈인 줄 알았습니다. 꿈이어야만 했습니다

수능끝나고 이 이야기 다시 쓰면서 싹 다 인증 하겠지만,

수능 성적표엔 21223이 적혀있었습니다. 

초라한 성적이지만, 분명히 내가 채점했던것과는 달랐습니다.


고3내내 공부는 도대체 언제하냐는 부모님의 물음(수능전날도 노래방에 피시방이었으니...)에

"아무리 망하고져맹장이 터져도 시립대는 갑니다^^" 하며 웃음으로 넘어에던 탓에,

수능 후에 너무나도 부끄러웠고 자괴감이 들었었습니다.

그부분의 있어서의 명예가 회복되었다는 안도감이 잠시,


아.

가천대에 적성을 응시했다는 사실을 떠올렸습니다.


여기까지의 상황이 수능 성적표를 받은 직후 1분의 상황입니다. 


"에잇~씻팔!!!"


소리를 지르며 복도로 뛰어나갔습니다.

도저히 가만히 서있을 자신이 없었습니다. 


정신나갈것같아정신나갈것같아정신나갈것같아정신나갈것같아


왜 점수가 올랐는지에 대한 생각의 겨를이 없었습니다.

멘탈이 탈탈 털린채로 이과친구들(고2친구들)에게 신나게 이 이야기를 했습니다.

다들 어떡하냐ㅠㅠ 이런반응이었고... 저는 다시금 우울감에 휩싸였습니다.


왜 나에게 이런일이 일어난거지? 왜 하필 나지? 라는 생각과 식음을 전폐하며 유튜브만 봤었죠...


더불어, 가천대에 응시한것이 떨어지기를 간절히, 너무나도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한양대 상경논술은 계산실수로 틀렸기에 당연히 떨어질 줄 알고 있었기 때문이죠.


사실, 인과응보였습니다.

가천대를 저는 매우 만만하게 봤고, 적성 전날까지 브롤즈타즈를 하며 밤을새고, 

당일날에도 시험 30분전에 일찍가서 몬스터를 마시며 브롤스타즈를 하고,

10분일찍 문제를 다 풀고 엎드려 잔, 다른 수험생들의 멘탈을 터트릴만한 짓을 많이 했기 때문입니다.

혹시 작년에 일요일 1시에 적성 보셨던분 계신다면 이 자리를 빌어 사죄드립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당연히 한양대는 떨어졌고, 가천대에 합격한다면 끌려가야만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가천대학교 수시 적수우수자 전형 합격결과 발표일.

드립이 아니라 손발이 벌벌 떨렸습니다. 진짜로요.

합격자 발표 시간보다 일부로 한시간 늦게들어갔습니다.

제발 아니길 바라는 마음으로...

 제 수험번호와 이름을 입력하고, 조회버튼을 눌렀습니다.

일단은 최초합만 아니었으면 좋겠단 생각이었습니다. 

전화만 안받는다면, 정시를 쓸 수 있을 줄 알았거든요...


"축하합니다. 적성우수자 전형에 합격하셨습니다."


억장이 무너졌습니다.


솔직히, 아버지탓을 너무 하고싶었습니다.

내 탓이 아니었으면 좋겠단 생각이 가득했습니다.

아무리 고등학교때 공부를 안했다지만, 나의 찬란해던 모의고사 성적(제 기준)들이 가천대로 귀결되는것은 원치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미 던져진 주사위.

이미 나온 결과. 

제가 할 수 있는것은 후회밖애 없었습니다.

진지하게 "가천대 이 총장에게 전화테러를 하면 불경죄로 입학취소를 시킬수도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그렇게 모든것이 결정되고나니, 

수능점수가 왜 이렇게 변했는지가 궁금해졌습니다.


저는 항상 문제를 다 푼 후에 omr카드에 옮겨 적습니다.

그렇다보니, 45번부터 1번까지 항상 거꾸로 옮겨적는데요,

omr에는 똑바로 기입했지만

가채점표에는

45번부터 41번의 답을, 41번부터 45번 순서대로 적은 것이었습니다.

이런식으로 국어 10문제, 수학 10문제, 영어 10문제를 잘못 옮기고 채점을 했던것죠었죠. 

다행히 사탐은 제대로 옮겼더라구요...


남들은 자기 인스타에 어디 어디 합격했다 자랑도 하고 그러는데, 전 도저히 그럴 수 없었습니다.

그저 오르비와 수갤에 수능성적표와 가천대 합격화면을 캡쳐해서 인증이나 하며 나의 불쌍한 처지를 위로받고 싶었습니다.


대충 생각이 정리된 후로, 사실 전 아무런 고민없이 재수를 하려고 했었습니다. 

고민하고 있던 것은 이과로 가느냐 문과로 가느냐였습니다. 

 

하지만 그러기엔, 아버지가 그냥 가천대를 다니면 사주시겠다던 컴퓨터 본체와, 지금 쓰고있는 이 아이패드의 유혹이 너무 컸습니다.

전 전자기기 광이거든요...


한참을 고민하다가 

"에라모르겠다 나정도면 가천대에서 무휴학반수 할 수있겠지!" 라는 오만한 생각과 함께 컴퓨터를 자릅니다...ㅋㅋㅋㅋ


그렇게 에타도 가입하고, 전체톡방에도 들어가고,

새로 산 컴퓨터의 시피유와 램을 오버클럭하며 평화롭게 살던 어느날...


"카톡!"

"가천대학교 20학번 수시생 환영회 일정입니다!"


아.


인생최고의 고민이었습니다.

저는 남들과 어울리고 노는것을 무진장 좋아하는 성격입니다. 

술을 안먹어도 친구들의 만취 텐션으로 인생을 사는 사람입니다.


"여기에 나가서 사람들을 사귀게되면 과연 내가 반수를 하게될까...?"

"사람들을 안사귀면 내가 대학생활을 버틸 수 있을까..?"

라는 두가지 생각이 계속 충돌했습니다.


한참을 고민하던중,


"카톡!"

"오늘 x시까지 참석여부알려주세요~!"


트와이스 나연과 정연 중 누구를 더 좋아할 지의 고민보다 더 힘들었습니다. 


한참후,


"토도도독 토도도도독" (대충 타자치는소리) 


"20 소프트 중립국 ???합니다"




-2부마침-  


3부에서 이어집니다.


좋아요와~ 팔로우!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