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립국" [835356] · MS 2018 · 쪽지

2020-10-18 11:3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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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재수하게된 다이나믹한 썰을 풀어보려 합니다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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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01년생이구요, 공부 좀 하는 지역 소재의 ㅈ반고를 졸업했습니다. 중학교는 자칭 세계명문이라 하는, 공부 잘한다는, 그런 중학교를 졸업했고, 고등학교 들어가면서 내신 1점대가 아니면 죽음을! 이라는 마인드로 첫 시험을 봤습니다... 애초에 게으른 제 천성탓인지, 공부를 충분히 하지 못했고, 1학기 평균 내신 2.8이라는 놀라운 성적표를 받음과 동시에 1학년 6평을 11122 (탐구는 하나도 안한 상태였)을 받게되며 "내가 말로만 듣던 정시파이턴가?" 라는 생각을 하며 학교 생활을 하게 됩니다. 그래도 당시의 오만한 마음으로는 내가 맘잡고 공부하면 1점대 내신은 껌이라는 생각에 "수시좀 챙겨서 한양대 가고 수능보는 친구들 놀려야지 히히" 라는, 상당히 오만한 생각을 하며 내신을 준비합니다. 그ㅓㄴ 맘으로 공부하니 열심히 공부했을도 없고요... 11평도 국수영은 올1을 맞으며 내신 3.0으로 1학년을 마무리 하게 됩니다.


그리고, 


겨울방학때

서든어택을 시작하게 됩니다


2학년1학기 내신 : "3.8" (자연계)


아... 내신으론 내가 대학에 갈 수 없다는 것을 성적표를 받은 그 날 직감했습니다.


대입 상담하던날, 담임선생님은 가천대를 저에게 권했습니다. 1학년 모의고사 성적으로 모의지원을 넣어봤던 저로써는 콧방귀만 나왔습니다. 당당하게 전 서울대에 가야하니 정시로 돌리겠다고 말합니다. 이번에는 콧방귀를 선생님이 뀌시더군요... 모의고사 성적으로 심화반을 들어가서 생기부는 나름 챙겼던 저였기에 선생님은 학종이 아쉬웠었나봅니다. 결국 아무런 결론도 도달하지 않은채로 교무실을 나오고, 그날 전 바로 서점에 가서 수능특강 지구과학을 구매했습니다.


(당시 저희 학교는 자연계를 지원한 학생 중 지구과학을 신청한 학생이 없었기에, 물화생만 가르치고 있었고, 저는 물리화학만 듣는 반이었습니다. 이거보고 누군지 알것같아도 아는척하지말아주세요 제발^^)


"지구과학은 한달컷이다!"를 연창하며 같은반 친구들에게 영업을 하며 7주동안 수특을 ebs로 다 듣고 모의고사 몇개를 풀어봅니다.

45,47,42. 생각보다 너무 잘봤습니다. 고3걸 풀었는데? 나 천잰가? 라는 생각과 함께 놀아재끼기 시작했습니다. 수업시간엔 그 과목의 수능특강을 펴고 수업을 안들으며 수특을 주구장창 풀고, 수능때 선택을 안할거란 핑계로 화학시간엔 꿀잠을 자고...


그러다가 9월즈음에 일이 터졌습니다. 교무실에선 이미 저에대한 안좋은 이야기가 돌고있었습니다(정시한다고 심화반에서 쫓겨났기에 알 사람은 다 알고있었을겁니다) 여느 영어 수업시간과 동일하게 영독 수특을 풀고있던 수업시간에 영어선생님께서 맨 앞자리 학생과 자리를 바꾸라고 하시더니 수업 프린트를 주셨습니다. 


"립국아 여기 빈칸은 뭐가 들어가야돼요~?^^"

"립국이가 이 지문 해석해볼까아~~?^^" 


대략 머리가 띵하고 손발이 벌벌 떨리ㄱ


아 이젠 나를 대놓고 싫어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수능공부한다고 미리 말씀을 안드린 제 잘못이 크지만 반 친구들이 알아서 홍보해주었고, 말해주어서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던 분위기였습니다. 당시 어린마음의 저는 "이쯤되면 해보자는 거지?" 하는 사가지 없는 마음으로 영어시간엔 특히 더 열심히 수능공부를 하게됩니다. (사실 다른 시간은 잔 시간이 더 많은듯 합니다ㅠㅠ) 


그러던 어느날,

수업이 일찍 끝나서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선생님과 반친구들 간에 "선생님 내년에도 저희반 들어오ㅔ요?" 라는 질문이 나옵니다.

그 영어 선생님 왈, "전 제가 싫어하는 학생 있는 반은 안들어가요^^ 내년엔 못보지 않을까요?^^"

갑분싸.

모든시선이 저에게로 향했습니다


"저도 선생님 싫어서 좋은데요? ^^" 

"뭐"

"저도 선생님 싫다구여^^"


친구들이 제 팔을 묶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그 이후 제 학교 생활은 '광기' 그 자체였습니다.

대부분은, 선생님들은 저를 탐탁치 않아하셨고 저도 그에 부응하여 학교생활을 밥먹고다친구들과 노가리만 까는 삶을 살았습니다.

그때 부모님과의 관계도 너무 안좋아지고, 우을증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진짜 너무 힘들었습니다. 이과공부로 대학을 못갈것같았습니다. 도피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문과로 도망가게됩니다.

와, 너무 행복했습니다.

고2 11평이 13233인가 그랬는데

고3 3평이 11214가 나왔습니다. 그 1컷 75였던 국어를 94점을 맞았습니다

"이과에선 중위권인 내가 이과에선 잠재적 최상위권?"

지금부터 사탐공부만 한다면, 서울대? 너무 쉬워보였습니다. 현역병이라고 하죠 보통...

그리고, 자만의 정점을 찍게된 4월.

100 96 1 2 3(사탐은 원점수가 기억이..ㅠㅠ) "이러다 수능 때 만점받는거 아냐?"

라는 생각을 하며 가3나1을 외치며, "서연고부터 대학아니냐?"라는 망언을(죄송합니다ㅠㅠ 그런생각 추호도 없습니다 지금은) 하며 

망나니같이 수업도 째고, 나는 정시파이터니까 모평만 잘보면 돼! 라며 신나게 놀았습니다.

6평? 21223

9평? 31243

뭔가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수능치기 한달전에만 빡세게 하면 3월,4월 성적이 나올거라 철석같이 믿었습니다.


수시는 아버지 말씀대로 안전빵으로 "가천대 소프트 적성" 하나와 서성한중외 5논술을 썼습니다.


수능날.

국어? 만점.

수학? 30번 답 두개 고민하다 찍었으니까 96점

영어? 2등급은 나오겠지 무ㅏ

한국사? 당연히 1아니야?

사탐? 좀 어렵긴 했는데 하나1 하나2는 될거 같은데?


결과는

국어? 70점 중반 3등급 

수학? 70점대 3등급

영어? 3등급 

사탐? 2,3


경악할만한 점수였고, 그날 가족들과 초밥뷔페를 갔는데 우느라 거의 먹지를 못했습니다.

최저를 맞춘게 없으니 한양대 논술 제발 붙어라ㅜㅜㅜㅜㅜㅜㅜㅜ 라는 마음으로 논술을 봤고,

가천대 적성? 내가 아무리 몰락해도 이걸 준비하는건 수치다! 라는 생각에 하나도 불안하지 않은 마음으로 응시를 했습니다.


그리고.

대망의 12월6일. 수능 성적표 발급날. 

3으로 가득할 시험지가 두려워 받자마자 보지도 않고 구기려는 저에게 담임선생님이 "나쁘지는 않게 봤네?" 라는 말과 함께

성적표를 주셨습니다. 이상한 마음에 성적표를 보던 전, 소리를 지르며 오열했습니다.



-1부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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