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르릉 [747228] · MS 2017 (수정됨) · 쪽지

2020-10-12 02:4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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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반수생 20수능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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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 빡쳐서 한번 써봄

저도 예전에 남의 수능후기 보면서 재밌었던거 같아서...

기억이 가물가물


재수로 간 지방교대 다니다가 반수를 결심함

이유는 공무원 하고싶지 않음 + 뭔가 알수없는 암울한 분위기 + 시골 싫음 + 임용 노답 등등


반수 할까말까 고민하다 78월을 날려먹고 9월부터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함

혹시 반수가 망했을 경우 다시 교대를 다녀야 하는데, 임용 1년 안밀리게 하려고 무휴학 결정

동기들 모르게 반수하려고 공부하는 티 1도 안냄

강의 끝나고 자취방 와서 저녁먹고 공부 시작, 새벽 늦게까지 공부하거나 자주 밤 새고 강의실 가서 잠

강의 가서 공부하면 개꿀일거 같았지만 진짜 아무도 모르게 하고싶었음

그래서 공부하는 티를 내면 안된다는 핑계로 수능 한달 전까지 술자리 여기저기 다나가서 재밌게 놈ㅎㅎ

진짜 친한친구 두명한테만 말했었는데, 나중에 물어보니 아무도 내가 진짜 자퇴할거라고 생각 못했다고 함


수능 일주일 전

본가로 돌아옴

이건 교대였어서 아무 타격없이 가능했음

교대 분위기가 원래 그렇고, 특히 우리과가 좀 심했는데 학점 신경 안쓰는 사람들은 3결 채워서 놀으려고 (4번 결석부터 F) 종종 이렇게 장기간 수업 안나오면서 잠적하기도 함

이때 일주일동안 집에서 한발짝도 안나가고 거의 탐구만 ㅈㄴ 팠음

국수에 자신있었던게 아니고, 일주일 더해서 결과가 약간이라도 달라질법한게 탐구뿐이라고 생각함


수능 전날

수험표 받으러 고등학교 갔는데, 뭔가 민망해서 선생님들 안뵙고 행정실만 숨어들어가서 조용히 받아옴

세번이나 같은학교 걸림. 처음으로 짝수형 걸려서 신기했음


수능 당일

세번째고 그렇게 열심히 안한걸 알아서 안떨릴줄 알았는데

역시 수능은 수능임. 개떨렸음

엄마한텐 세번이나 부탁하기 죄송해서, 그냥 소화 잘 안될거같아서 밥 안먹겠다하고 바나나 두개 챙겨감

삼수생들은 같은반에 몰아넣는건지, 중학교때부터 얼굴만 알고지낸 애들 몇명 보여서 속으로 와 쟤도..? 생각하면서 자리에 앉음. 왠지모를 동질감에 반가웠음. 쟤들도 날 보고 그랬을까

8시 10분 핸드폰 걷기 전까지 에어팟끼고 친구들이랑 카톡으로 와 ㅅㅂ 존나떨린다 ㅜ 하고 응원받으면서 인스타보고 그랬음 인스타 스토리 올릴까 하다가 너무 관종같아서 관둠. 탁월한 판단이었음.

주변에 애들 열심히 예열지문? 같은거 보고있던데, 난 전에 두번 수능 보면서 별로 효과 없다고 생각했기에 걍 놀았음.


국어 시작함. 뭔가 스무스했음. 평소 국어가 가장 자신없었고, 국어때문에 재수를 말아먹었고, 삼수라고 특별히 국어에 노력을 쏟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전 국어보다 스무스하게 풀리는게 느껴졌음. 와 진짜 열심히 삼수 준비한 친구들은 개잘볼 수 있겠다 는 생각이 한가득 들었음. 그말은즉슨 난 아니라는 얘기였고 역시나 아니였음 ㅎ


수학은 약간 부담 없는 과목이었음. 개잘해서 부담 없다는게 아니라 어떤 평가원 시험을 봐도 92점이었음. 사실 100점 맞아본적 있긴 함. 근데 그거 한번뿐이었고 18수능 19수능 둘다 92점이라 딱히 기대는 안했음.

근데 뭔가 이상했음. 평소 치루던 템포보다 15분정도 느리게 풀고있었고 ㅈ됐음을 직감함. 시험이 어렵다기보단 내가 준비가 부족해서 판단력이 부족하고, 계산감각이 둔해서 그런거라고 생각했음. 2130 패스하고 4문제 별표쳐져있는데 40분 남았나. 막막했음. 진짜 이때 교대 정문이 아른거리면서 진짜 좋은 선생님이 될거라고 다짐함.

다시 돌아와서 하나하나 해결하니 다 어찌어찌 불안하지만 풀리긴 했고 2130 깔짝대다가 끝.


나 20번 ㄱㄴㄷ 고르는문제였나 그 제곱근 조건에서 미분가능성 조사하는거 맞나...? 그거 눈풀로 딱 찍고 말았는데 점심시간에 현역 아이들 얘기하는거 듣다가 내 생각이랑 달라서 그거 한문제 + 틀린거같은 한문제 + 2130 해서 84점 예상함 걍 때려치고 집갈까 진지하게 고민

근데 나중에 보니 20번 내가 맞는거였음 이새끼들

근데 그거 현우진이 적중했다 말 많았는데 그거 2018년도 10월교육청 30번 소재였어서 삼수생이라면 짬바로 찍을 수 있는거였음


점심시간에 바나나먹고 탐구좀 볼까 싶었지만 역시나 부질없는 것 같아서 걍 엎드려서 멍때림


영어 기억안남

재수 삼수 하는동안 걍 2등급 맞을생각으로 공부 하나도안함

듣기랑 심경추론 19번 틀림... 물론 다른것도 많이틀림


사탐은 걍 스무스했음.  생윤 한지였는데 사탐은 그냥 짬바가 장땡인듯. 솔직히 풀고 아이건 만점이다 싶었음






집옴

엄마한테 나그냥 선생님 하려고 ㅎ 쿨한척하고 방 들어와서 누워있다가 심장 부여잡고 떨리는 맘으로 국수영 채점

국87 수92 영87

국어영어는 뭐 생각했던만큼 나온 것 같은데 수학이 변수였음

84 예상했던 내가 92점인것도 놀랐는데, 예상 1컷이 84였음

태세전환 개오져서 아까 ㅈ된줄알고 의기소침했었으면서 

애들 개빡대가린가..? 생각하고 헤벌쭉

사탐만 생각했던대로 나오면 경희대쯤 갈 수 있을 것 같았음

그리고 생각했던대로 5050 나온거 확인하고 나름 만족스러워하며 마지막 수능 끝


근데 생각보다 1컷84의 영향은 대단했음

경희대쯤 갈줄 알았는데

실제로 해보니 한양대 상경 씹안정이었고 서강대 상경 전화추합돼서 여기옴

여기 오르비에서 컨설팅? 조언? 해주시는 분중에 나한테 서강경 가망 없다고 찔러볼거면 성대 찔러보라고 하셨던분 있는데 걍 내 판단대로 밀고나갔다가 건짐. 그분들의 말이 꼭 절대는 아니니까 나중에 원서쓸때 참고하세요!


3년 수능보는 동안 학벌에 대한 아쉬움 싹다 없어졌고 지금 굉장히 만족스러움 ㅎㅎ

뭐가될진 모르겠지만 열심히 살아봐야지!


코로나 조심하시고 화이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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