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수능 국어와 그 나비효과를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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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수능 1주일 전 오르비에 18수능 전날 새벽에 잠 안온다는 글 읽고
나는 당연히 잠 잘 잔다고 코웃음쳤다가 전날 저도 잠이 안와서 미치는줄 알았어요
전날 잠을 잘 수 있을지 없을지는 아무도 모르므로 밤을 새고 시험을 본다는
가정을 해 놓고 실모로 그 상황에서의 연습을 해 놔야 해요
* 현역일 경우 대부분 잠을 잘 자고 N수생들이 불안한 경우가 많아요
시험장에 들어와서는 제 의자가 삐걱거려서 아직 안 온 사람 의자랑 바꾸고 창문도 열었어요
대충 '남들은 다 쫄아있어서 내가 뭘 해도 아무도 뭐라하지 않는다' 라고 생각하니까
좀 부담감이 줄어들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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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세가 19수능의 첫 번째이자 가장 중요한 난관이었는데 그 이전 화작에서는 볼 수 없었던
치밀한 논증을 필요로 했던 선지들이 나왔기 때문이에요
근데 여기서 대참사가 났던 것은 심리적 요인도 상당히 컸는데
1. 화작을 틀리는 것을 상상해 본 적이 없는 사람들
2. 화작 문제가 달라졌다고 생각하지 못하고 쉬운 문제인데 내가 못 찾았다고 생각함
3. 결국 시간을 많이 갉아먹고 어느정도 공포심을 느끼게 됨 -> 나중에 비문학에서 이 공포심이
터지게 되는데 시험 당시에는 비문학 킬러만 욕을 얻어먹고
공포심의 원인이었던 화작은 시험 몇 개월이 지나서부터 재조명되기 시작했어요
11번 문제도 개인적으로는 좀 황당했는데 어렵지는 않은데 실수하지 않고 여러번을 세어야 하는게
시간을 잡아먹으려고 만든 의도가 보였기 때문이에요
15번 바투 문제
지난 글에 문법이 시험범위로 들어온지 얼마 안 돼서 그동안 어느정도의 선을 지키고 있었다고 했는데
그 선을 넘은 문제에요
힌트가 별로 없어서 평가원의 선을 믿고 문법 공부를 대강 한 사람들
(그때는 문법도 기출 풀 수 있을 정도만 공부한 경우가 많았어요) 은 밭... 밭... 거리다가 가불기에 당할 수 밖에 없었어요
오발탄+천변풍경 지문
한페이지를 가득 채운 지문에 놀랐었어요
개인적으로는 EBS연계작품들은 날려읽고 푸는 편이었는데 연극 대본을 붙여서 각 Scene의 상황을 자세히 모르면 못 풀게 만들어 놓은 거 보고 정말 시간끌기에 환장한 XX놈들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제 체감상으로는 옛날 문제에는 이렇게 시간을 갉아먹는 문제는 별로 없었거든요 사설에서나 할 법한 짓거리인데...
31번 우주론 문제
사실 저는 구각정리를 이미 알고 있어서 빨리 넘어가긴 했는데
일반물리학에 나오는, 따로 1개 지문으로 만들어도 충분한 소재인 구각정리를
이렇게 보기에 우겨넣어서 낸게 뜬금없었어요
감히 사설에서도 이렇게 문제를 내지는 못하는데...
그리고 아니나다를까 2018년의 MVP 문제가 됐어요
이 문제에 대해 물리나 지구과학을 한 이과가 유리하고 문과가 불리하다는 주장도 많이 나왔었는데
고등학교 물리에서는 문제 보기의 논리처럼 각부분을 쪼갠 뒤 적분하여 구하는 건 안 나오기 때문에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과였더라도 고등학교 수준에서의 배경지식이 문제를 푸는 데는 거의
도움이 안 됐을 거라고 봐요
가능세계 지문
오르비의 이해황 선생님이 이 지문에 대한 반론을 제시하시고 다시 유명해지셨죠
논리학 수준에서 자세히 뜯어보면 문제가 있다는 것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은 했는데
그때 저는 이 문제를 맞은 상태여서 제발 기각당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ㅋㅋㅋ
일동장유가
5분 남짓 남은 시간에 일동장유가까지 왔는데 이 지문에서 누가 한국사람이고 누가 일본사람인지
구별이 가지 않았어요. 그러다가 "소국의 천한 선비"를 보고 평가원이 이걸 한국사람으로 낼 리가 없지
(한국사람이 일본사람한테 자기를 마구 낮추는 내용을 출제하면 이상하죠?)
그 생각이 딱 들어서 풀었어요.
그리고 종이 쳐서 시험지를 덮었는데 책상 위에 정오표가 있었어요. 그게 있었다는 걸 생각도 못한거죠.
저는 이 시험에서 5개를 찍었는데 다 맞았어요 (5개중에 1개를 찍은게 아니라 몇개 쳐내고 2개 중 1개를 찍은거에요)
그래서 평소에도 찍는 연습을 많이 해서 찍기의 감을 올리는게 좋다고 생각해요. 찍기도 실력이니까요.
국어 시험이 끝난 후 제가 있었던 교실에서는 이런 시험임에도 불구하고
복도에서 쉬웠다고 말하고 다니는 기만자 개새끼 들이 많았어요
비록 소리가 새어 들어왔긴 하지만 멘탈을 보존하려면 시험이 끝나자마자 귀마개를 끼는 게 제일 좋아요
그래서 이 시험은 어떤 효과를 만들었을까요?
이 중에서는 80점대로 고득점을 맞아놓고선 나중에 후회하는 사람도 있었어요
또 화작서부터 생긴 멘탈의 문제로 자기 실력에 맞지 않게 무너지는 상위권들도 많이 있었어요
이 때 욕을 바가지로 먹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1. 성기선씨 - 소송도 건다고 하고 거의 사퇴할 뻔 했어요
2. 입만 산 인강 강사들 - 다들 쥐구멍으로 들어가서 코빼기도 안 보이는데
3월쯤에 다시 슬금슬금 이미지메이킹하면서 나올거라고 생각하니 기가 차더라고요
*발표 전에 대형 사이트에서 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표점 최고점을 발표하는데 보통 실제값은 이보다 낮게 나와요
그런데 희한하게 이때는 가채점때의 148보다 실제값이 더 높게 나왔어요.
설명회에서도 수능을 망쳤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입력을 하지 않아 자료가 잘 안 모인다고 한 얘기를 들은거 같기도 하고 아닌거 같기도 하고...
저는 이 때 국어를 1개 틀려서 처음에는 원하는 대학에 못 가서 우울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지원할 수 있는 대학이 올라가는 이상한 경험을 했어요.
상위권 입시에서는 국어를 잘 본 사람/못 본 사람이 넣을 수 있는 대학이 딱 갈려서 빡빡하지는 않았어요.
의치한을 예로 들면 국어를 잘 본 사람은 표점을 보는 대학을 넣고 잘 못 본 사람은 백분위를 보는 대학을 넣었는데
만점부터 자기 점수까지 백분위 차이가 표점 차이보다 적었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아무래도 국어를 못 본 사람이 더 많다보니 조선대같은 백분위대학들이 입결이 올라갔어요.
국어 공부법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요?
지금 대세가 된 공부법이 이때 많이 정립됐어요
그동안의 기출만 풀던 사람들은 변기에 물내려가듯이 사라지고
바뀐 수능에 대처하기 위한 사설이 인기를 끌기 시작했어요
또한 복잡한 논리구조와 타임어택이 심해지며 "재능충" 논란이 이 때부터 큰 떡밥이 됐어요
'어릴때부터 독서를 한 사람을을 따라잡을 수 없다'라는 말이 나왔죠
그러면 그렇게 하지 않았던 수험생과 그런 수험생을 받아야 할 강사들은 ...?
그래서 이게 결론이 날 수 있는 사안도 아니고 평가원이 다시 손바닥 뒤집듯 재능의 영향을 줄이는
출제를 할 수도 있어서 저는 재능쪽이 좀 더 맞는거 같긴 한데 노력하면 못 할건 없다고 생각해요.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문학 EBS연계를 꼼꼼히 공부하거나
배경지식으로 이를 극복하려는 시도도 생겼어요
그래서 작년에는 뭔가 부탁하는 책이 큰 인기를 끌었는데 평가원의 저격으로
한 해만에 그 단점이 크게 드러나 버렸어요.
배경지식 공부법은 현재진행형인데 저는 배경지식이 도움을 준다는 점에 찬성해요.
그런데 이게 수능에 도움이 되는 수준까지 쌓기에는 내공이 많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는거 같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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ㄹㅇ 옯 그렇게 활활타는거 첨봄
수능 끝나고 분위기 암울했죠.. https://orbi.kr/00019169387 당시 분위기가 어땠는진 이 글로 설명 가능 저때 저 글 보면서 되게 먹먹한 기분 들었네요
저도 들어가서 읽어보니 그 심정이 느껴져요...
이 글 읽고 울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수능치고 울지않기 위해서 공부하러갑니다 다들 화이팅ㅇ
???: 내 점수 98이다 쉐킷쉐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