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471에서 중앙대까지의 기록-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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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5년전이라 기억도 잘 안날 고3 시절에서 하나 분명히 기억나는 점은 9월 모의평가날에 천둥을 동반한 강한 폭우가 몰아쳤다는 것이다. 덕분에 창가자리에 않았던 필자는 영어듣기 2문제를 틀렸다.
이과 기준으로만 본다면 2016학년도 9월 모의평가는 6평보다도 더 쉬웠다. 국어A형, 수학B형, 영어가 모두 1등급컷이 100점을 찍었고 과탐도 1컷 50점이 쏟아져(물론 괴물들이 서식 중인 생명과학II, 화학II, 물리II등은 어렵건 쉽건 항상 1컷이 50이긴 했다) 굉장히 쉬웠으니 만약 9평이 아니라 수능이었다면 언론과 학부모들이 ‘역대급 물수능’ 운운하며 교육부 장관부터 그야말로 융단폭격을 당했을 것이다. 하지만 문과는 조금 달랐다. 국어B형은 6평보다 더 어려웠고, 수학A형은 늘 그렇듯이 21번, 30번 싸움, 무엇보다 사탐이 기존에 비해 굉장히 어려웠던 시험이었다 물론 이건 이과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쉬웠던 것뿐이지 절대적으로 볼 때 문과 역시 쉬웠던 9평이었다. 물론 공부 하나도 안했던 필자에게는 다 어려웠던 시험이었지만, 실제로 대치동 S급 자율형사립고였던 필자의 모교는 역대급 물모의고사라는 말이 선생님들도 아닌 모의고사를 직접 쳤던 고3 학생들(특히 이과)에게서부터 나왔을 정도였으니, 그 난이도를 대충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44127, 필자의 9월 모의평가 성적이다(국영수사탐순). 21번을 찍어 맞춰서 수학에서 1등급을 맞았지만 영어에서 1등급 더 떨어졌으니 의미는 없었고, 세계지리는 여전히 공부를 안했음에도 무려 4점이나 더 올라서 21점이었다, 당연히 7등급. 늘 꾸준했던 국어와 영어 점수는 필자를 실망시킨 적이 없었다.
9평 시험이 끝난 날 밤, 필자는 친구들과 잠실대교로 가서 깡소주 9병을 깠다(*절대 따라하지 마세요). 잠실대교 옆의 잠실야구장에선 관중들의 환호성이 들려오고 있었다. 탄천의 굴다리 밑은 너무나도 어두웠고, 소주는 너무나도 썼다. 이미 6평이 끝난 순간 필자는 게임을 던져 버렸고, 그 순간 게임은 이미 졌다는 생각이 떠오를 뿐이었다. 9평 점수는 부모님에게 숨겼다. 도저히 말할 자신감이 없었고, 들키면 바로 친구네 집으로 도망갈 계획도 짰을 정도다. 부모님은 성적에 대해 캐묻진 않았지만 대충 눈치를 채신 게 분명했다.
부모님, 담임선생님, 학원선생님, 친구, 친척 가릴 것 없이 9평이 끝나고 모두가 필자를 포기했다. 그 해 추석에 필자는 부모님과 함께 친척집으로 내려갔고 그 4일은 필자 인생 중 최악의 추석날이었다. 새벽 1시쯤 잠에서 깼던 필자는 화장실을 가려고 방에서 나왔다 부모님과 친척들이 술을 마시고 서로 하던 자식 이야기가 들려왔다. 당시 자식들 중에 유일한 고3이었던 필자에 대해 무슨 말이 오고갔는지는 수능 9등급도 예측할 수 있으니 생략하고 자존감은 낮았지만 자존심만 높았던 필자는 대화를 몰래 듣고 조용히 집을 나와 두 시간 동안 정처 없이 걸어다니기도 했다.
이쯤 되면 정신을 차리고 남은 2달이라고 공부를 했을 만도한데 필자는 어처구니없게도 재수를 준비하고 있었다. 끝까지 포기라는 두 단어를 고3 생활 내내 떨쳐내지 못했던 필자였다. 9월이 끝난 후 필자는 열심히 세계지리만 공부했는데, 그 이유는 일단 성적표에 7은 뜨게 할 수 없으니 당연히 해야 했고, 다음 해인 2017학년도(학년도기 때문에 2016년)에는 한국사가 필수절대평가로 빠지는 첫 해였다.(영어는 마지막 상평) 재수를 하면 사탐을 새로 하나를 더 준비했어야 하기 때문에 사탐 하나라도 확실하게 잡아야 다음 해에 편할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기출, 모의고사를 30회를 하루에 한 회씩 돌렸고, 그 문제가 맞았건 틀렸건 상관없이 모든 문제의 5개의 보기를 정답인 이유와 오답인 이유를 썼다. ebs도 하루에 수특 수완 한강씩 기출과 똑같은 방식으로 진행했고, 변태마냥 세계지리만 미친 듯이 파던 와중에 D-수능은 어느덧 한 자릿수로 넘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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