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도버섯 [986157] · MS 2020 (수정됨) · 쪽지

2020-09-03 01:56:51
조회수 564

솔직히 힘들고 무거운 짐 지신 분들이 자주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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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분들에게 오르비가 해줄 수 있는게 많이 없어보입니다.


댓글도 잘 안 달아주고.

저격글, 홍보글, 자기PR글, 정치글만이 난무합니다.

(그게 나쁘다는 건 아닙니다.)



그런데 옯창인 제가 롤모델로 삼는 불교의 보살이 계십니다.

지장보살입니다.


지옥 중생들을 구하려고 천상을 버리고 지옥에 스스로 떨어지신 분입니다.


혹시 삶이 전적으로 많이 힘들고 심적으로 아프고 외로움에 찌든 분이 계시면,

하루에도 몇번씩 극단적인 생각과 울화로 밤을 새실 것 같으면,


종교가 어떻든 잠깐만 미쳤다고 생각하며 눈 질끈 감고

밤마다 '지장보살님 저 좀 꺼내주세요' 아니면 

누구에게라도 생각나는 존재나 마음 속의 천사에게라도 

'저 좀 꺼내주세요' 라고 매일 한 마디씩 해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마음 단단히 잡고 평안히 주무시길 바랍니다.


다음날 오르비를 켜서 저에게 쪽지라도 보내주시면,

제가 지장보살의 가피를 빌어 늦은 밤에라도 정성껏 대화해드리겠습니다.


여러분들 중 어떤 분들은,

행복하고 잘나고 예쁘고 멋진 사람들만 보면 

그들이 멀리 있는 뜬구름 위에서 노는 것 같아 보이실겁니다.


뭐라 하지 않겠습니다.

단지 그건 그들의 복락입니다.

그들이 마냥 착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들을 미워하지는 마세요.

당신도 그들 자리에선 그렇게 했을 수 있습니다.


나중에 당신이 그런 자리에 섰을 때 그러지만 않으면 됩니다.


그렇다고 

힘든 사람이 본인 내면만을 들여다보면 우울해지기만 할 것입니다.

그 마음을 알고 있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온전히 이해합니다.



물론 지금은 고된 일들을 스스로 헤쳐 나갔고,

사회에선 귀엽고 우습게 보겠을법한, 

부족하지만 다행스런 이름들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저도 지금은 무한긍정으로 살고 싶습니다.

  

저는 스스로 생각하기에,

뜬구름잡는 자칭 보살입니다.

진리라는 이름의 행복을 좇는 광대입니다.

온실을 박찬 화초입니다.

또한 메마른 영혼을 위해 기도하는,

누군가에겐 하룻강아지만도 못한 남자입니다.

나름 저만의 가시밭길을 헤치고 나온, 

이제는 그대들을 맞잡고 싶은 몇개의 손아귀입니다.

대단하지 않은, 여러분 주위의,

착하지만 모자라고 순진한 형오빠입니다.


힘들어도 우울해도

오르비에 보이는 분들도 

눈에 보이지 않는 스쳐가는 분들도

현실 속에서 놓쳤던 분들도

속으로 울면서 말 한 적 없던 분들도


지쳤을 때 저랑 놉시다.


말이라도 툭툭 걸어주십쇼.


정말 많은 영혼이 극단의 어둠에 몰리고 우울의 코너에 몰리는 것을 두고만 보고 있는 것은

저 자신에게도 항상 가슴이 찢어지게 아픈 일입니다.


제가 약간 사상이 이상하고 많이 부족한 사람이고,

사회적으로 나사가 좀 빠진 사람이지만.

그럴수록 여러분이 걸어주는 대화에

저란 인간은 그 어떤 악의도 비밀한 의도도 없습니다.

인간이기에 안 그런 적도 있었지만,

성격이 성격인지라 자주 악의 없이,

거의 진심을 다한 모습으로만 살아왔다고 자부합니다.


그러니,

심심풀이로도 좋으니,

단 하루라도 여러분에게 기쁨이 될 수 있다면.


제가 공부로 지치고 삶으로 지친 여러분의 친구가 가끔이라도 되어드리고 싶습니다.

제 평생에 하고 싶은 일도 그런 일이라서 그렇습니다.


그냥 그대가 너무 힘들어서 아무도 그대를 위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스칠 때,

그대에게 연락하는 이도 없고, 그대를 위해 기도하는 이도 없을 것 같으면,

저에게 우연히라도 들러주십시오.

무슨무슨 상담전화, 심리상담도 좋습니다만,

마지막으로 떨어질 것 같을 때 당신을 맞잡아 일으켜 세울 수많은 손 중에 제가 있다면,

그것만큼 저 스스로에게 기쁨이 되는 일은 없을겁니다.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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