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하늘한 [965897] · MS 2020 (수정됨) · 쪽지

2020-08-31 19: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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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1월 14일로 돌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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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4시 32분, 탐구까지 모두 끝나고

대부분의 학생들이 가방을 챙기고 나갔다.

교실에는 제2외국어 보는 사람만 남아있었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점심을 먹지 못한 나는

제2외국어 시험에 집중을 못했다

아랍어 비슷한 글자 찾기를 하면서 생각했다.

'이거 진짜 인서울은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제2외국어 40분 동안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다.

'마킹을 실수하지는 않았겠지?'

'탐구 그 문제 왜 잘못 풀었지?'

'겨울방학 기간 동안 뭐하지?'


오후 5시 40분,

9개월 재수 생활의 끝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렸고,

나조차도 이해할 수 없는 마음을 갖고

서둘러 밖으로 뛰쳐나왔다.


해는 이미 넘어간 이후였고

그나마 남아있던 태양빛마저

조금씩 사그라들고 있었다.


'아, 드디어 끝났구나'


2019학년도 수능 때처럼 눈물이 나오지는 않았다.

후련한 마음만 남아있을 뿐이었다.


친구들 전화도 다 씹고

허겁지겁 집으로 갔다.

수험표 뒤에 붙였던 가채점 표와 정답을 비교했다.

정말 예상도 못했던 점수가 나왔고

들뜬 마음으로 친구들에게 연락을 돌렸다.


정말 내 인생에서 가장 자유로웠던,

기뻤던, 

후련했던

그 때로 돌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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