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짜파게티 [604985] · MS 2015 (수정됨) · 쪽지

2020-08-28 22: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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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글) 의대에 오게된 이야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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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초딩 시절 부모님을 난처하게했던 몇가지 질문이 있다

-천왕성이 갑자기 사라지면 어떻게 돼?

-dna가 우리 몸의 암호를 담고있다는데 어떻게 그 암호가 우리 몸이 돼? (애매한 질문이었지만 이런 단어를 썼던것같다)

-I have a cold를 ‘감기를 가지고 있다’라고 해석하면 왜 안돼?감기라는 그런걸 가지고있다는거잖아. 


어린아이같은 질문이었다 하지만 나는 이러한 질문을 했던 모습을 떠올리며 20년에 가까운 시간이 지난 뒤에 큰 해답을 얻게된다.


  —



생각해보면 이미 중학생 시절부터 내가 이과로 갈것이라는 것은 당연했다.

학교 시험을 볼 때 국어와 사회에 전체 공부시간의 절반을 투자해도 전과목중 가장 낮은 점수는 저 두과목이었다.


특목고 자사고는 내가 가기 싫다고해서

부모님은 대신 비평준 지역에서 성적 가장 높은 학교를 가라고하셨다.


지역의 날고긴다는 애들, 특히 어디 영재고를 떨어진 애들이 죄다 모인 학교라느니 하는 소문에 걸맞게 

친구들 사이에서 당연히 나의 내신은 딱 중간이었다.

그에 따라 공부에 대한 흥미도 아마 대한민국 전체에서 중간쯤까지 혹은 더 떨어졌을것이다.


I have a cold를 지나 bye bye Zeeto를 외치며 재밌었던 영어도 점점 흥미가 떨어져갔다. 그당시 짧았던 중졸수준의 영어실력으로 해석이 되는 지문만 읽었다. 


중간에 어려운 빈칸이나 그런 문제를 풀땐 나보고 신기하다고했다


사람들은 내가 어려운건 잘하는데 쉬운건 잘 못한다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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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중에 나는 수학은 너무 좋았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내가 문제를 푸는 방식에 태클을 거는 사람은 없었고 오히려 더 재밌는 풀이를 알려주는 사람만 있었다.


아마 지금 생각해보면 순수수학적인 그런걸 좋아했던건 아닌것같다.

이 세상 것들을 잘 표현할 수 있는 것에 엄청난 매력을 느낀 것같다.



고등학교 2학년이 되기 직전

공부와는 권태기였다.


수업은 대충 알아듣고 들을땐 이해가되니 집 가서 롤하고(그당시엔 시즌4였다) 던파하고(그땐 정공겜 아님) 친구들이랑 놀고 그랬던것같다.



그와중에 나를 공부로 끌어들인 요소가 있다.

수능 수학을 제대로 준비해본 것과 물리1 물리2 또 더 지나서 물리논술을 배우기 시작한것이다.


그땐 오만하지만 정말 이 세상을 모두 공식으로 표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공부하는데에 있어서 자유로움은 아주 잘 보장되었다.


바로 거대한 첫번째 권태를 극복했고

이때가 인생의 첫번째 터닝포인트이다.


————


어찌저찌하여 수능을 볼 나이가 되었고

설날쯤하여 이제 진정한 예비고3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에는 수능이 매우 쉽게내는 기조였다.


국수영 1컷이 100 100 100에 거의 근접했고

과탐 타임어택이 막 시작하던 시기라 대부분 고난도는 과탐이 담당하고있었다.



제일 큰 문제는 중2 이후 정떨어진 문학과

영어 해석능력이었다. (아직까지 하는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해석만 완벽하게 된다면 논리는 어렵지 않은것같다. 해석이 젤 중요한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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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평은 잘봤지만 그 이후로 영어를 9평말고 한글자도 안본 나머지 수능 영어는 말 그대로 조졌다.

처음에 ebs에 45번까지 넣고 채점 돌렸는데 짝수홀수 바꿨는지 세번은 채크했다.

근데 망한게 맞았다


난생처음으로 듣기를 3개틀렸는데 그것만 다맞았아도 3등급이라며 친구들한테 자조적인 말로 풀었다 ㅋㅋㅋㅋ


당연히 재수행 열차를 탔고 재수를 끝내고

간혹 나오던 의대 성적이 수능에 나오고부터 인생 최대의 고민을했다

————

1편 끝


2편에선 학교에 진학하기까지의 과정과 그 이후 해결까지 싸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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