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L.Inc [418803] · MS 2012 · 쪽지

2012-11-09 16: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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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뻘글,스압주의]내 공부 역사, 독재후기, 수능후기 - part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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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제가 여기 쓰는 공부시간은 진짜 집중한 시간만입니다. 딴 생각까지하면 한두시간 더 올라갈듯요.)

 

그렇게 12월 25일이 됬다.

친구가 기숙을 들어가는 날이었다.

크리스마스날 친구가 학원을 간다고 해서, 그것도 기숙학원을 간다고 해서 애도하는 마음에서 나도 이날 공부를 시작했다. 목표는 서울대로 정했다. 난 갈 수 있다고 생각했고 노력할 준비도 되어있었다.

 

아빠는 재수를 해도 독학은 절대 안 되고 학원만 허락하겠다고 하셨다.

우리 아빠 성격상 후퇴는 없었기에 나도 최후의 전략을 썼다.

학원을 다녀야 하는 이유가 자기관리인데 이 점을 내가 공략했다.

헬스장을 등록해서 아침 6시에 일어나서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고왔다.

아빠는 6시 30분~7시쯤 출근하셔서 이 공략은 딱 맞아 떨어졌던 것 같다.

12월 1월 동안 나의 공략을 계속 됬고 결국 아빠를 설득했다. 내가 20년 동안 최초로 아빠를 설득했던 것 같다.

 

그렇게 독학재수는 시작됬다.

일단 프리패스가 열릴 때까지는 감 잃지 않도록 기출문제를 풀었다.

프리패스는 수리 하사아랑 외국어 가차하를 샀다.

언어는 내 주관대로 나 혼자 한다고 마음 먹었다.

프리패스값 총 80만원 한달생활비 30만원

나의 독학재수 장소는 도서관.

도서관에 칸막이 있는 독서실같은 자리가 있었고

내 고3시절동안 리모델링을 마치고 2월에 재개관을 하는 도서관이었다.

점심때는 집에서 먹고 헬스장을 갔다 그래서 점심시간은 2시간

저녁때는 혼자서 먹고 감자탕 보쌈 청국장 푸드코트 일식등 다양한 메뉴를 섭렵했고, 점심시간에는 1시간이 걸렸다.

화장실은 오전엔 한번도 안가고 점심시간 12시에 밥먹으러 갈 때 한번 그 이후에는 3~4시간 후 그리고 저녁시간, 집에 와서 총 3~4번을 갔다. 화장실 가는 시간도 철저히 통제했다.

 

2월은 8시 개관이었다.

난 아침 일찍 갔다. 그런데 감히 나보다 일찍 온 사람이 있었던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7시 30분에 갔고 7시 20분에 갔고 7시 10분에 갔다.

2월 동안은 내가 거의 맨날 1등으로 가서 개장을 기다렸다.

그렇게 한달 동안 밤 11시까지 하루평균 12~13시간을 공부에 매달렸다.

이때는 언수외 모두 기초 개념을 공부했다.

내가 이전 수능에서 틀린 모든 문제는 모래바닥위에 쌓은 지식 때문이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는 정말 열심히 했다.

공부시간은

언어는 3~4시간

수리는 4~5시간

외궈는 5시간

이렇게 됬다.

 

3월은 7시 개관이었다.

이때는 사실 긴장감이 없었다.

처음 좀 일찍 갔는데 아무도 없어서 경쟁의식이 별로 안 들어서 그냥 7시까지 갔다.

하루 12~13시간씩, 헬스를 하루에 1시간씩 하면서 공부를 했다. 이달도 여전히 개념을 팠다. 6월 모의고사 전까지는 개념만 팔 생각이었기 때문에 개념만 팠고 작년 사탐의 처참한 성적을 만회하기 위해 근현대사와 국사 개념을 인강을 듣기로 시작했다. 사탐은 다크한 강의로 들었다. 좀 양심에 찔렸지만 돈을 아끼기 위해서 어쩔 수 없었다. (근데 지금은 입시 끝나면 선생님께 자필편지와 수강료 전액을 드려야겠다고 계획 중이다. 물론 익명으로 말이다.)

이달도 굉장히 열심히했다.

 

4월도 3월과 같았고 나의 행복감은 점점 올라왔다.

가족 이외에는 아무도 나랑 대화할 사람이 없었지만, 내가 이 자리에서 혼자 이렇게 공부를 하고 있다는 게 정말 신기했고 이대로라면 목표대로 서울대를 갈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5,6월도 마찬가지로 3,4월과 같이 열심히 했다.

2~6월 동안 공부는

언어 - 평가원 기출반복

수리 - 개념 강의 7번 수강

외궈 - 구문 책 2권 통암기, 문법 통암기, 어휘 암기, ebs

사탐 - 국사,근현 개념반, 근현 심화반

아랍 - 알파벳 암기

했다.

 

6월 모의고사 성적은

원점수 98 96 91 34 45 39 x (언수외 국사 근현 사문 아랍어-미응시)

백분위 99 97 94 93 96 83 x

 

수능과 비교했을 때 무지막지하게 올랐다

223552에서 112213으로

 

2-6월 기간의 공부는 성공적이었다.

 

7월은 무더위가 시작됬다.

나름 피로도 누적되고 6월 모의고사도 잘봐서, 남들도 그렇듯 좀 나태해지기 시작했고 무엇보다 도서관이 시립이었기 때문에 에어컨을 안켜줘서 땀을 뻘뻘 흘리며 공부했다.

이때부턴 심화개념과 기출문제반복에 돌입했다. 6-9월까지의 계획이 심화개념과 기출반복이었다.

공부가 잘 안되고 나태해졌지만 그래도 하루 평균 9-10시간은 채웠다.

이때까지 하루도 도서관을 빼먹은 적이 없었다.

아픈 날에도 도서관에 와서 공부를 했고, 공부로 아픔을 잊었다.

아무리 더워도 도서관에 와서 공부를 했고, 공부로 더위를 잊었다.

공부하기 싫어도 책상에 앉아서 나의 미래 계획을 세우거나 아이디어 노트를 작성했다.

그렇게 7월도 흘러갔다.

 

8월이 되었다.

드디어 도서관에서 에어컨이 빵빵하게 나왔다.

그래도 시기가 시기인지라 지치기도 하고 7월의 나태함은 계속 유지가 되었다.

또한 논술학원을 다니느라 일요일 공부량이 5-7시간으로 줄었다.

그래도 논술학원 가지 않는 날에는 9-11시간을 유지했다.

7월과 공부내용은 동일했고, 이때쯤 국사도 심화반을 다 듣고, 사회문화 개념반을 시작했다.

언어는 자신감이 붙어서 시간을 조정하여 2시간을 공부했고

수리도 계산실수하지 않으면 돼서 3시간을 공부했다.

외국어는 원래 못해서 1등급 만점을 만들기에 하루 5시간을 투자했다.

사탐은 나머지를 투자했다.

물론 투자한 시간동안 딴 짓이 좀 있어서 공부시간이 9-11시간이다.

이때도 절망적인 생각은 들지 않았다. 단지 서울대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렇게 9월이 됬고

9월 모의고사를 봤다.

결과는 처참했다. 7,8월의 나태함을 성적표가 고스란히 보여줬다.

사실 모의고사 날에 컨디션 조절을 못한 것도 있었다. 공부하느라 욕구해결을 위한 시간이 없었는데 화산이 폭발하고 만 것이다.

 

9월까지의 공부는

언어 - 기출반복

수리 - 심화개념 인강 3회수강, 기출반복

외궈 - ebs, 기출분석

사탐 - 국사심화반, 사문개념반

아랍어 - 수특완강, 단어외우기(수완 단어는 아직 안외워서...)

 

9월 모의고사 성적은 성적표를 안받으러가서 원점수와 등급만 아는데

원점수 96 96 81 48 40 42 34 (언 수 외 국사 근현 사문 아랍어)

등급 213 133 2 (?)

 

6월 모의고사와 비교해보니 처참해서 한 숨이 다 나왔다.

언어는 아침일 때문에 영향을 받은 일도 있고 하나 바꾼게 운이 안따랐는지 틀렸고

수리는 만점받을 수 있었는데 30번을 y는 자연수를 생각을 안했고

외국어는 시간이 부족해서 장문을 다틀렸다.

그러나 난 9월 모의고사를 계기로 초심으로 다시 돌아가게 됬다.

 

9-11월 기간은

파이널 위주, 마무리 공부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정말 이때는 하루 평균 14시간 이상씩을 공부했다.

아침 7시30분부터 밤11시까지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집에와서 12시, 12시 30분까지 공부를 더 하고 잤다.

 

10월때는 헬스도 다니지 않고

점심 1시간, 저녁은 도시락으로 30분 먹으면서

공부시간을 최대화 했다. 그렇다고 잠을 줄이진 않았다.

 

이 기간동안에는

언어 - 2시간

수리 - 2시간

외국어 - 5~6시간

사탐,아랍어 - 4~5시간을 투자했다.

 

언어는 기출반복

수리는 파이널 모의고사 하사아 1,2,3탄/포카칩 모의고사/다하라 모의고사 1~4회

외궈는 변태독태 1,2,3,4,5,6탄 5독, EBS 330제 6독, 수능완성 6독

사탐은 국사 근현대사 심화 교재 5독, 사회문화 개념 3독

아랍어 수능완성, 수능특강 어휘 전체 모음, 표현편 전체 통암기

 

그렇게 해서

수능 예비소집일이 다가왔다.

작년과 달리 긴장이 하나도 안됬다.

나는 나를 믿을 수 있을 만큼 공부를 했고 지금 당장 수능을 보더라도 모든 문제를 막힘없이 풀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배정받은 학교는 집에서 택시타고 20분 거리에 있었다.

학교에 수험표를 받으러가니 1년동안 재수한다고 고생한 친구들, 대학 갔으면서 더 높은데 간다고 반수한 친구들, 그냥 수험표를 받으러온 친구들을 봤다. 다 기분이 좋아보였다. 나도 물론 기분이 좋았다. 1년을 보람차게 보냈기 때문에

 

드디어 수능 당일.

잠은 되게 잘잤다.

깨기 몇분 전에 가채점표 잘못 쓰는 꿈을 꿔서 깨긴 했지만 몇일 동안 잠자고 일어나니 기분이 좋고 수능 당일 날도 역시 일어나니 기분이 좋았다.

6시에 일어났다

밥을 먹고 모닝똥을 갈기려고 장전을 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사실 요 몇 달동안 화장실 패턴 통제가 안되서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모닝똥을 시원하게 갈기지 못하고 오발탄만 몇 개 쏘다 시간이 돼서 시험장으로 향했다.

 

택시타고 시험장으로 도착했다.

엄마가 같이 타고 오셨다.

별로 떨리지도 않았다.

응원하러 온 넘들은 뭐가 좋다고 뭘 나눠주고 난리가 아니었다.

난 하나도 안 받았다.

그냥 곧장 들어갔다.

사실 이런 거에 영향을 받는 성격은 아니지만 괜히 모의고사때 안했던 짓을 해서 기분이 이상해지는 일이 없도록 하려고 그냥 들어갔다.

시험장의 내 자리에 앉아도 긴장은 안됬다.

내 머릿속에는 지난 1년 동안 쌓아온 지식이 있었고

도서관에서 약 10개월 동안 내 몸을 썩혀 대학입학이라는 씨앗의 거름이 되어 충분히 녹였기 때문에 긴장은 되지 않았다. 그냥 살짝 실수하지 않기 위한 경각심을 가지고 있었다.

내 자리는 맨 앞자리였고, 이름이 빠른 번호라 맨 앞자리에 앉던 나에겐 선생님이 있던 교탁이 있던 상관이 없었다.

 

1교시가 시작됬다

언어영역 시험지를 받고 듣기방송이 나온다

듣기는 2번이 헷갈릴뻔 하다가 안헷갈렸고

오르비에 어떤 자식이 쓰기 8번이 몇 년간 답이 4번이라고 해서 4번부터 봤다가 ‘애잇 ㅅㅂ 그럼 그렇지 독립시행인데’ 라고 생각했다. (그런 글을 올린 오르비언이 보라고 썻다. 사랑해요.)

작년에 쓰기 신 유형에 당황했던 나는 이미 충분한 준비를 했다.

쓰기는 신유형이 없어서 무난하게 넘어갔다. 5분정도 풀었나 그랬다.

쓰기 푸니까 문학이 연속으로 두 개가 나왔다. ‘평가원이 돌았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문학문학문학문학 비문학비문학비문학비문학비문학비문학 이렇게 안 풀어서 정말 짜증났다. 시험지 배치도 난이도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배치한 게 맘에 안 들었고, 또 너무 쉬워서 맘에 안 들었다.

다른 지문들도 EBS를 거의 안본 나에게도 너무 쉬워서 검토까지 하면서 넘어갔는데도 시간이 부족하지 않았다. 언어시간에는 마치 기출문제를 분석하듯 풀었는데도 시간은 부족하지 않았다.

그래도 1교시 끝난 쉬는 시간에는 긴장이 되었다. ‘작년처럼 되면 안될텐데.’라는 생각이 들긴 했다. 몸이 긴장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정신은 긴장하지 않았다. 느낌상 만점같았다.

 

2교시가 시작됬다.

수리영역, 개념 7번이라는 막강한 무기가 나에게 엄청난 도움이 되었다.

1-29까지 막힘이 없었다.

사실 30번도 막힘이 없었는데 규칙이 좀 어이없어서 당황한데다가 시그마 30항까지 했는데 답이 천 몇이 나와서 당황했다. 근데 알고보니 실수였다.

30번까지 풀었는데 시간이 10분인가 남았다

30번에서 30분을 투자해서 전체검토를 하진 못했지만

남은 10분 동안 ㄱㄴㄷ 문제와 주관식만 검토했다.

9월 모의고사때 주관식 검토 중에 계산실수를 4개나 발견한 나였기에 주관식은 꼭 검토를 했다.

사실 30번답이 573으로 너무 크게 나와서 살짝 당황했지만 그래도 느낌상 만점이었기에 아쉬움은 없었다.

 

점심시간엔

밥이 잘 안 넘어갔다.

정신은 그대론데 몸이 말을 안들었다

밥먹으니까 목이 꽉 막혀서 밥도 겨우 먹었다.

근데 또 갑자기 속이 뒤틀리기 시작했다. 그래서 화장실에 앉아있었는데 종이 쳐서 아직 배가 아픈 채로 교실로 후다닥닥 들어왔다.

 

외국어영역이 시작됬다.

집중하니까 배 아픈줄은 몰랐다.

난 평소에 시간이 부족했지만

EBS를 엄청나게 봤기 때문에 자신은 있었다.

그리고 듣기를 풀면서 일치와 도표를 풀려고 준비를 싹 했다.

듣기 풀면서 일치와 도표를 푸는데

그 덕분에 듣기 1번을 놓쳤다. (채점해보니 듣기, 일치 총 3개 틀림 거저주는건데 ;;)

근데 상관하지 않았다. 어차피 뒤에서 다 맞을꺼니까

18번부터 빈칸 이전까지 풀고 장문을 풀었다.

장문 첫 번째 지문은 EBS에서 봤던거라 걍 안 읽고 풀었다. 장문 두 번째까지도 수월하게 풀었다. 그러고 빈칸 이후 먼저 푸는데 잘 풀었다. 밑줄어휘 빼곤 다 괜찮게 풀었다. 그러고 나서 빈칸도 풀었는데 괜찮았다.

외국어를 풀면서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어? 왜 이렇게 쉽지.’

근데 끝나고 나니 교실에서 ‘야, 쉽라 종내 어려웠어 쉽라.’

‘응????????? 나 캐잘봤나보네ㅋ ㅋㅋㅋ ㅋㅋㅋ ㅋㅋㅋ 아싸 서울대 가겠다.’

하면서 사탐 보기 전 쉬는 시간에 놀았다!

 

사회탐구영역이 시작됬다.

국사는 파이널과 심화교재에서 본 게 꾀 많았고 오르비 감나무모의고사에서 본 일본문제 털리고 일본 외웠는데 그 덕분에 잘 풀었다. 그런데 좀 아리까리한게 몇 개 있어서 자신은 없었다.

근현은 그냥 좀 헷갈리는 게 많았다 3번문제와 광무내각 문제랑 아직도 기억나는데 이건 더 자신이 없었다.

사문은 그냥 무난했다. 시간이 모자라서 표풀이 한문제 찍었지만 그래도 잘 본 느낌이었다.

 

마지막

제2외국어영역이 시작됬다.

버스타고 오다가다 밥 먹을 때, 열심히 외운 아랍어였다.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나름 쉬웠다 9월처럼 나오길 빌었으나 6월처럼 나온 것 같았다.

 

드디어 내 기나긴 재수생활에 종지부를 찍었다..

 

채점결과는

원점수 98 100 72~76 42 37 45 44 (언수외 국사 근현 사문 아랍어)

등급 1 1 3~4 2 3 1 2 (?)

 

외국어가 미쳤다

내가 쉽게 풀어서

안하던 듣기시간에 일치풀기를 해서

EBS에 나왔던거라고 막 읽어서 털렸다.

변명은 하지 않겠다. 난 1년 동안 열심히 했지만 저 점수 받은걸 후회하거나 그렇진 않다. 다만 좀 아쉬울 뿐이다.

점심시간 이후 내가 언수 느낌 좋은 걸 자제를 못했다

난 원래 감정표현 솔직해서 기분 좋다고 다녀서 그랬긴 했나보다.

 

그러나

재수를 하면서 얻은 건 따로 있었다.

바로 ‘자신감과 가능성’

나는 예비소집일날 엄마 핸드폰을 가져갔다.

근데 작년 이맘때쯤 엄마한테 보낸 문자가 있었다.

번호는 분명히 내 번혼데 내용은 정말 비관주의의 극치였다.

대충 문자 내용을 말해보자면

‘할 줄 아는 건 하나 밖에 없는데 그 하나마저 못하니까 인생이 막막하네요.’

이런 문자가 몇통씩이나 있었다.

그 문자를 읽고 든 생각은 엄마한테 정말 죄송하단 생각이었다.

내가 봐도 충격적이었는데 그 당시 엄마가 봤을땐 얼마나 마음이 찢어지셨을지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지금 쓰고 있는데도 눈물이 난다. 죄송해서...

그러나

1년의 재수기간을 통해서 나는 완전히 달라졌다.

자신감을 얻었고 가능성을 얻었고 희망을 얻었다

나는 뭔가 할 수 있는 놈이었고 단지 내가 하지 않아서 아무 것도 못하는 놈으로 있었던 것이었다.

 

마지막으로 지금 수능을 망쳤다고,

오르비에서 점수 자랑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난 왜 이럴까 생각하는 글들을 보고 자괴감을 가진 아이들에게 한마디 하고 싶다.

정말 치열하게 살아왔는가 생각해봐라 물론 치열하게 살아왔던 아이들도 이 아래 쓰는 글은 명심했으면 좋겠다.

난 단지 1년 동안만 내 모든 걸 다 던진 노력을 했고, 결과가 비록 완전히 좋진 않을 지라도 얻은 것이 훨씬 많은 1년이었다.

내가 보기엔 오르비에는 1년 이상의 노력, 어쩌면 학창시절의 평생을 다 바친 노력을 했을 것이다. 근데 단 한 번의 숫자에 불가능한 수능 성적 앞에서 좌절할 것인가 아님 그 좌절을 극복하고 더 큰 내일, 더 큰 희망, 더 큰 미래와 가능성을 얻을 것이냐.

인생의 변수는 수도 없이 많다.

에디슨은 초등학교를 중퇴했고

스티브 잡스는 전문대도 자퇴했고

오바마는 흑인이고 마약도 했었지만 대통령 재선에 성공했다.

그것도 우리나라 같은 조그만한 나라도 아니고 세계 최강국 미국에서 말이다.

이 세 가지 예 말고도 지금 좌절해있는 아이들이 될 수 있는 예는 정말 많다.

좌절에 허우적대면서 여지껏 투자해온 시간들을 그 좌절이란 주머니 속에 쓸어 담아버리거나

좌절이라는 한때의 사진을 액자에 고이 보관해서 나중에 돌아볼 수 있는 추억으로 만들거나

그건 너한테 달린거다.

 

좌절하지 마라.

 

일주일 자고 일어나면 기분이 괜찮아 진다.

 

일단 푹 쉬고 천천히 생각해보자

 

수고 많았다.

 

그리고 혼자 재수하고 이렇게 긴 글 쓰느라 나도 수고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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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ozi · 382030 · 12/11/09 16:47 · MS 2011

    흐잉.. 위로가 되기도 하고 그렇네요,,,
    님이 올려주신 아랍어 단어 정말 큰 도움이 됬어요!!
    사실 9월보고 포기할까 생각도 많이 했는데 그래도 지금까지 한 게 있는데,, 아쉬워하면서 조금씩 더 했거든요!
    그래서 아랍어는(ㅋㅋㅋ) 잘봤습니다...
    아휴.. 저는 현역인데요,, 한번도 재수를 생각해본적은 없었는데 수리랑 국사가 완전 나가서 수시 떨어지면 강제 재수해야 될것같습니다....ㅠㅠ
    저도 좀 꾀부리며 살았어서 이번에 정말 크게 반성했어요,,
    즈는 100 71 98 31 44 45 49 (국사 법사 정치 아랍) 입니다..
    정시 넣을 수 있는데가 있을련지 그냥 막막하네요ㅠㅠ 한숨만 나옵니다...

  • BAL.Inc · 418803 · 12/11/09 16:53 · MS 2012

    수... 수리가 제 외국어랑 똑같으네요.....
    논술 열심히 하셔서 꼭 논술 붙길 빌께요
    저도 논술 붙어야지요 ㅠㅠ

  • 흐류흐류 · 417907 · 12/11/09 18:39 · MS 2012

    잘 읽었습니다... 정말 의지가 대단하시네요.... 독재생각중인 현역이였습니다..ㅜ

  • BAL.Inc · 418803 · 12/11/09 18:45 · MS 2012

    제가 다닌 도서관에 초반에 독재가 약 30명 정도 파악됬는데
    마지막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다닌 사람은 약5명도 안되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전 매일 갔으니 대충 누가 매일 오는지 안오는지 파악할수있었어요.

    방법은 정말 고민해보셔야합니다.
    학원 다니실꺼면 등록하고 친구만들지 마시고
    독재하실꺼면 독서실말고 도서관으로 가서 하세요

    친목질은 어딜가나 하면 안됩니다.

  • 윈펌킨 · 423164 · 12/12/07 23:54 · MS 2012

    팬할께요.ㄷㄷ
    전 이번에 수능을 친 고3 현역입니다.
    저두 님과같이 외국어를 조져서 114123이라는 성적이 나왔네요. 지금 이시점에서 보면 수시에 다 떨여졌지만 남은 정시도 있고하니 열심히 살아보렵니다!

  • 스테디어 · 366875 · 13/02/03 13:56 · MS 2017

    저기 수리 하사아랑 외국어 가차하가 뭔가요???

  • BAL.Inc · 418803 · 13/02/03 19:37 · MS 2012

    한석원 김찬휘요
    실명거론 안하길래
    초성만 따서 ㅏ 붙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