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 틀린 문제는 수능에서도 또 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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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000문제를 풀고 오답을 '가볍게' 점검하는 게 나을까요?
100문제를 풀고 오답을 '정밀히' 점검하는 게 나을까요?
공부를 시작하는 초기에야 아예 문제를 대하는 감각이 없을 땐
무작정 '많이' 푸는 게 도움이 될진 모르겠습니다.
허나 공부가 어느정도 진행되고, 문제를 대하는 감각이 생겼다면
그 때부터는 '많이' 푸는 것보다는 오답을 '정밀히' 점검하는 게
한 100배는 효율적이라고 봅니다.
왜?
오류를 정정하지 않으면, 오류는 영원히 정정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2.
우리의 모든 행동양식은
오류를 정정하는 과정에서 비롯됩니다.
가령 우리가 아주 어릴 땐 길 가다 넘어지는 일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성인이 되갈수록 길에서 넘어지는 일이 적어지요.
무의식적으로 '이렇게 하면 넘어진다'는 인식이 축적되고,
그에 따라 '넘어질 만한 행동'을 반복하지 않기 때문이죠.
3.
하지만 수능 문제는
이렇게 무의식적으로 '오류 정정'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분석하지 않으면 오류가 무엇인지조차 깨닫기 힘들기 때문이죠.
제가 수능을 볼 때 6모 수나의 30번 문제였습니다. 이 문제만 틀렸었죠.
제가 이 문제를 그냥 '틀렸구나. 해설지 보자. 이렇게 푸는 거구나. 다음에 잘 풀자.'하고 넘겼다면
무의식적으로 오류가 정정되었을까요?
물론 이러한 문제를 10000문제정도 풀면 무의식적으로
오류가 정정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문제는 언제나 효율성입니다. 이 1문제만으로도 충분히 오류는 정정될 수 있습니다.
저는 '대체 왜 틀렸을까'를 고민하고 또 고민했습니다.
결국 고심 끝에 '정직하게 세지 않고 식을 단순화하여 쉽게 처리하려 함'이라는
단순하지만 강력한 오류를 발견했죠.
그리고 이는 '30번 개수세끼세기 문제는 식을 단순화하여 쉽게 처리하려 하지 말고, 정직하게 세자'라는
행동양식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9모에서 이 행동양식을 적용하여
상위호환격인 개수세기 문제를 맞히고 당당히 100점을 얻어냈죠.
고2 수학 4등급을 맞던 제가 오답률이 99%가 넘어가는 이 문제를 맞힐 수 이유는
다름이 아닌 오답 분석에 있었습니다.
왜 틀렸을까? (오답의 원인 분석)
어떻게 해야 안 틀릴까? (구체적이고 실전적인 행동양식 정립)
이 두가지를 고민하고, 고민한 끝에 얻어낸 쾌거이죠.
(그리고 수능 때는 30번에 신유형이 나와 틀린 걸로 기억합니다 개수세기만 대비하다가..
애초에 문과수학 4따리였으니 못했으니 만족했습니당,,)
4.
국어 수업을 하다보면
성적이 빠르게 오르는 학생과
성적이 느리게 오르는 학생의 차이가 확연히 보입니다.
성적이 느리게 오르는 학생은
제가 이렇게 아무리 '오답 분석'을 강조해도
그냥 표면적으로만 오답을 분석합니다. 그리고 또 똑같은 이유로 다른 문제를 틀리죠.
제가 '이봐, 저번에 틀린 거랑 비슷한데 또 틀렸잖아~~~~~' 잔소리를 엄청해야 합니다.
(여기서라도 그걸 받아들이고 행동양식을 수정하면 성적이 느리게라도 오르긴 오르지만
이걸 무시하면 결국 끝까지 성적이 안 오릅니다.)
그러나 성적이 빠르게 오르는 학생은
틀린 문제를 보고 일단 빡쳐합니다.
그게 보입니다. 틀렸다는 걸 보고 '아니, 나 이거 왜 틀렸지? 빡대가린가?'하는 게 보입니다.
그렇게 한 번 빡치고
스스로 또는 제가 '구체적이고 실전적인 행동양식'을 정립해주면
그 다음부턴
비슷한 이유로 틀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5.
틀릴 문제를 틀리지 않게 되는 것이, 곧 성적 상승입니다.
맞힐 문제는 어차피 맞히니까요.
이제 곧 100일입니다.
문제만 많이 풀지 마시고, 오답을 좀 깊게 분석하면서 문제를 풀며
부디 효율적으로 공부하시길 바랍니다.
p.s 감사의 글 (여기부터는 안 보셔도 됩니다^^)
폐관수련을 하는 동안 내년에 낼 전자책을 많이 다듬었습니다. 이번년도에 낸 전자책은 '일단 한 번 써보자!'의 마인드로 내서 아쉬움이 많았어요. 책을 다듬다 보니 목차 구성방식도 조금씩 수정하고 학생 입장에서 추상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부분들을 조금 더 실전적이고 구체적으로 바꿔 하위권부터 상위권까지 책이 전달하는 내용을 직관적으로 알아들을 수 있게 수정하는 중 입니다ㅎㅎ 이제 체화할 시기도 끝났고, 실질적으로 배우기보다는 굳혀야 하는 시기가 다가왔기에 전자책을 내리려 합니다!!
여러분들이 해주신 감사의 쪽지들이 저에겐 너무 감동이었습니다ㅎㅎㅎ 부족한 책이었지만 사랑해주셔서 정말 정말 감사드립니다!!
저도 보답하기 위해 이제 폐관수련을 끝내고! 다시 실전적으로 도움될 파이널 칼럼 많이 많이 열심히 작성해보겠습니다!! (사실 코로나 때문에 대면 개강안해서 시간도 좀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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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출현 알바생김 지원해보까?? 이거 출현하면 나의 헬스로다져진 섹시한어깨라인과...
제가 이렇게 아무리 '오답 분석'을 강조해도
그냥 표면적으로만 오답을 분석합니다. 그리고 또 똑같은 이유로 다른 문제를 틀리죠.
제가 '이봐, 저번에 틀린 거랑 비슷한데 또 틀렸잖아~~~~~' 잔소리를 엄청해야 합니다.
(여기서라도 그걸 받아들이고 행동양식을 수정하면 성적이 느리게라도 오르긴 오르지만
이걸 무시하면 결국 끝까지 성적이 안 오릅니다.)
진짜 가르치다보면 공감함
옛날엔 잔소리 하는 거 별로 안 좋아했는데 결국은 잔소리를 좀 해야 고치더라구요 과외의 숙명인듯..
해도해도 안되는 놈들이 있는디 과외접고싶어짐... ㅋㅋㅋㅋ

유성국어 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