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뉴스데스크> 시간대 변경에 관한 단상...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3125414
MBC의 메인 뉴스 프로그램인 <뉴스데스크>가 기존 오후 9시 방송에서 1시간 앞당겨진 8시 방송을 눈앞에 두고 있다. 김재철 MBC 사장의 지시 때문이다. 김재철 사장은 지난 15일 있었던 임원회의에서 다음 달인 11월 5일부터 평일 <뉴스데스크>의 방송시간을 오후 9시에서 8시로 옮기라고 지시했다. 변경이 확정된다면 평일 <뉴스데스크>의 시간대 변경은 MBC 창사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시간대 변경의 이유는 <뉴스데스크>의 경쟁력 제고. 작년부터 떨어지기 시작한 <뉴스데스크>의 시청률이 파업을 계기로 바닥까지 추락해 버린 탓이다.
파업기간에는 저조한 시청률을 파업 탓으로 돌릴 수 있었다. 뉴스를 만드는 기자들이 거리로 나갔고, 그 때문에 방송시간은 터무니없이 단축됐다. 파업 초반 ‘10분 방송’이라는 굴욕을 맛 본 MBC는 부랴부랴 대체인력으로 시용기자를 채용해 뉴스 제작에 투입시켰다. 그러나 이는 보도 자체의 질적인 하락을 불러와 방송시간이 정상으로 회복된 이후에도 시청률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한 번 떨어진 시청률은 파업이 끝난 뒤에도 오를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파업이 한창이던 5월과 6월 평일 <뉴스데스크>의 시청률은 각각 5.5%와 4.8%(AGB닐슨미디어리서치 수도권 기준). 그러나 파업이 끝나고 방송이 정상으로 돌아온 8월과 9월 시청률은 각각 7.2%와 6.9%로 파업 때와 비교하면 거의 똑같은 수준이다.
타 방송사 뉴스 프로그램과 비교하면 <뉴스데스크>의 시청률이 얼마나 참담한지 더욱 잘 드러난다. 8월과 9월 동시간대 경쟁 프로인 KBS <9시 뉴스>의 시청률은 각각 21.7%와 21.4%로 <뉴스데스크>와는 무려 3배 이상의 격차가 났고, 1시간 일찍 방송되는 SBS <8 뉴스>의 시청률은 각각 12.9%와 12.8%로 이 또한 2배의 차이가 났다. 이쯤 되면 창사 이래 최대의 굴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셈.
그러나 당장의 낮은 시청률보다 더 큰 문제는 현재의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고 올바른 해법을 내놓아야 할 MBC 내부에서 딴 소리만 늘어놓고 있다는 점이다. 그것이 여실히 드러난 것이 바로 이번 김재철 사장의 <뉴스데스크>의 시간대 변경 지시. MBC 노보에 따르면 김재철 사장은 지난주 워크숍에 참석해 “시청자들의 뉴스 시청 패턴이 많이 달라졌다. 8시로 옮기는 방안을 생각해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재철 사장의 이 발언이 얼토당토않다는 건 위에서 언급한 KBS와 SBS 뉴스의 시청률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시청자들의 뉴스 시청 패턴이 변화했다면 MBC 뉴스의 시청률만 내려갈 게 아니라 지상파 방송 3사 모두가 그래야 할 터. 그러나 KBS와 SBS의 뉴스들은 여전히 안정적인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오히려 KBS와 SBS의 뉴스 시청률은 전년도 같은 기간 대비 소폭 상승한 것으로, 2011년 8월과 9월 KBS의 <9시 뉴스> 시청률은 각각 17.2%와 18.5%로 1년 사이 4.5%와 2.9%의 시청률 상승이 있었고, SBS <8 뉴스>의 시청률은 10.6%와 11.3%로 1년 사이 2.3%와 1.5%의 시청률 상승이 있었다. 반면 2011년 8월과 9월 MBC <뉴스데스크>의 시청률은 각각 11.4%와 11.5%로 1년 사이 4.2%와 4.6%의 시청률 하락이 있었다.
1년 동안 KBS와 SBS의 뉴스 시청률은 적게는 1%에서 많게는 4%까지 오른 반면 MBC 뉴스의 시청률은 4% 이상 떨어졌다. 이를 제대로 해석하면 ‘시청자들은 MBC 뉴스를 외면하고 대신 KBS와 SBS 뉴스를 선택한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시청자의 시청 패턴이 변한 게 결코 아니라는 소리다.
그렇다면 어째서 시청자들은 MBC 뉴스를 외면했을까? 원인은 ‘신뢰도’에 있다. MBC의 뉴스가 주는 정보를 믿을 수 없다는 생각이 시청자로 하여금 채널을 돌리게 만든 것이다.
시사주간지 <시사IN>은 266호에서 창간 5주년을 맞아 주요 대선 후보와 언론매체의 신뢰도를 조사했다. 이 결과에서 흥미로운 것은 MBC의 신뢰도 하락인데, 2년 전인 2010년 조사에서 ‘MBC를 신뢰한다’는 질문에 응답률 18.0%로 KBS에 이어 전체 언론매체 가운데 2위의 신뢰도를 보였던 MBC는 이번 조사에서는 응답률 6.1%를 기록하여 KBS와 한겨레, 조선일보와 YTN에 이은 5위로 내려앉았다.
이밖에도 MBC에 대한 시청자의 신뢰도 하락의 징후는 여러 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지난 8일 김경협 민주통합당 의원이 발표한 여론조사 자료에 따르면 MBC <뉴스데스크>의 시청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50.2%가 “시청했으나 현재는 잘 안 봄”이라고 응답했다. “계속 시청”하고 있다는 응답은 37.5%, “잘 안 봤지만 현재는 보고 있다”는 응답은 전체의 4%에 불과했다. 기존 시청자의 절반은 떠나고, 신규 유입은 미미한 상황.
도종환 민주통합당 의원이 지난 5일 조사한 여론조사 자료에서도 ‘방송 3사 중 가장 공정한 방송사’를 묻는 질문에 MBC는 응답률 19.3%를 기록, KBS(32.0%)와 SBS(24.7%)에 이은 꼴찌를 차지했다. 신경민 민주통합당 의원이 지난 4일 발표한 여론조사 자료에서는 ‘MB 정부 들어 공정성이 가장 저하된 지상파’라는 질문에 응답자 절반에 가까운 43.9%가 MBC를 지목하여 1위의 불명예를 안았다.
김재철 사장 체제 이후 정권의 입맛에 맞춘 편파 보도와 그에 대한 자성을 촉구하는 회사 내부의 목소리를 보복성 인사, 방송 폐지 등을 통해 철저하게 묵살하는 비민주적인 경영 태도에 따른 시청자들의 신뢰도 하락은 꾸준히 있어 왔다. 그리고 그것은 2010년과 올해 두 차례 벌어진 대규모 파업에서 가속도를 얻어 더욱 가파르게 곤두박질 쳤다.
파업이 끝난 뒤 MBC에게는 분명 한 번의 기회가 있었다. 잃어버린 시청자의 신뢰를 복구할 기회 말이다. 그러나 MBC는 그마저도 발로 뻥 차버렸다. 김재철 사장은 MBC 노조가 파업을 끝내고 업무에 복귀하자마자 대규모 인사 조치를 단행했다. 방송을 만드는 기자와 PD, 아나운서 등에게 드라마 세트장 관리, 신사옥 건설 업무 등 방송 제작과는 상관없는 일을 맡기는가 하면 명확한 사유도 없이 대기발령을 남발했다.
그 영향은 곧바로 유례없는 광고수익의 폭락으로 나타났다. 전병헌 민주통합당 의원이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2년 현재 MBC의 광고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1082억원이 떨어졌다. 그런데 흥미로운 지점은, 약 6개월에 이르는 파업기간에는 698억원이 떨어진 반면, 파업이 끝난 후 두 달 동안에만 무려 384억원이 감소했다는 것이다.
파업이 끝난 후 어떻게든 회사를 정상으로 돌리려 하는 대신 공영방송의 책무를 내팽개치고 더욱 철저하게 친 정권화 되어 가려는 경영진의 태도 앞에서 시청자는 시청률로, 시장은 광고수익으로 냉정하게 MBC의 현실을 판단한 것이다.
알맹이는 그대론데 시간대만 바꾼다고 시청률이 오를 거라는 기대는 도무지 공영방송사의 사장이 할 만한 생각이 아니다. 더군다나 평일 8시부터 9시 사이는 전통적으로 KBS의 일일드라마가 30%를 넘나드는 높은 시청률로 시청자들을 꽉 잡고 있는 상황. 옮겼다가 오히려 지금보다 더 떨어질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그렇다면 그 때는 무슨 핑계를 댈 것인가? 시청자의 시청 패턴이 다시 변했다고 말할 셈인가? 이만 하면 현실을 직시할 때도 됐건만, 어디까지 떨어져야 정신을 차릴 셈인가?
마지막으로 한마디 더. 그 ‘시청자들의 시청 패턴 변화’를 고려해 이미 2년 전 방송 시간대를 8시로 옮긴 MBC 주말 <뉴스데스크>는 지금 어떤 꼴을 하고 있을까? 지난 8월과 9월 주말 <뉴스데스크>의 시청률은 각각 6.3%와 5.1%로 동시간대 경쟁 프로인 SBS <8 뉴스>의 9.6%, 10.2%의 딱 절반이다. 각각 19.1%와 15.6%를 기록한 KBS <9시 뉴스>에 비하면 1/3 수준인데, 이러고도 8시로 옮기라는 소리가 나온다니, 이쯤 되면 대체 그 머릿속에는 뭐가 들어있는지 참 궁금해진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연예인이랑 합성해달라고 한건데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네요 외모 9등급이라서 연애를 해...
-
전원버튼하나 바꾸는데 5만원 넘게 받는게 맞니? 근데 수리하다가 기사님이 액정...
-
난이도 : 씹/10 1. f(f(x))인 경우를 알아보면 f(x)=x거나...
-
ㅗㅗ 0
-
수학 1등급이신 분들 올해 n제 계획 어떻게 되나요? 4
안녕하세요, 수학 1등급 목표로 하시는 분들이나 수학 올해 1등급이셔서 높1 목표로...
-
26수능 봅니다 2
도전
-
이번 3모 수학 4입니다. (미적은 27부터 보지도 못함) 학교 내신 범위에...
-
개정시발점 완강했고 시발점 워크북이랑 쎈, 학원에서 뽑아준 기출 풀었어요 뉴런...
-
※신천지, JMS는 개신교가 아니라 기타에 투표할 것
-
6평은 잘봐 4
그래 6평은 잘봐 수능은...
-
도로주행 3
붙고올게~
-
안녕하세요 본론만 빠르게 얘기하면 50일 수학 다 끝낸 뒤로 개념원리를 볼지 아니면...
-
그런가
-
축구 배워볼걸... 나도 축구선수 되보고싶다...
-
수분감 난이도가 어떻게 됨? 쉬운4점 정도는 겨우 푸는데 할만할까요 수1수2 다...
-
6모 신청 후기 0
졸업한지 3년 돼서 그런지 아는 쌤이 한분도 안계심 멍미
-
특정완료 비밀
-
애초에 지역과 상관없이 절대적으로 돈이 부족하고 가정환경이 불안정할수록 학업에...
-
수학과외하시는분 2
여쭤볼게 있는데 쪽지 가능하신 분ㅠㅠㅠ 간절합미다...
-
세지 질문 1
매년 통계나 수치가 조금씩 바뀌는걸로 알고있는데 마더텅같은거 풀어도 되나요..?...
-
영어 노베 커리 1
영어 완전 쌩노베라서 이명학t 신택스 들어봤는데 살짝 어려운 것 같은데 유베가는 길...
-
근데 오르비 과외시장 사이트에서 과외구하면 옯만추가능성있지않나 3
방금 떠오른 생각이다.
-
오른쪽이 나(남자)
-
안 풀리는 3점문제 고민시간 몇 분정도로 하는게 적당할까요?
-
하트브레이커 4
난도 도랏네..
-
종착점 0
경한 26 설인문 26 고언어 26 연국문 26 한파경 26 성글경 26 공사 78
-
너무 듣기 볼륨 커서 듣기 힘들지만 깐 거 수1은 계속 이어가고 친구가 한완수 안...
-
과외알바를 생각하시는 분들을 위한 매뉴얼&팁입니다. 5천원 커피값에 미리 하나...
-
아닌가 좀 쌀쌀한거 같기도
-
야 야 야 5
뭐하냐 너가 나보다 미드라인에 대해서 관리 잘해? 왜 와서 밀고 가는 거야
-
'내란죄의 구성과 성립요건' 예시: 계엄 판례: 20250404 출제위원: 리짜이밍 주석
-
인스타에 자꾸 장력 내분이라는 희한한 단어를 팔아먹으려는 사람이 있는데 6
대체 저런 게시물이 왜 좋아요 600 ㅋㅋㅋ
-
나 설산데 뿌지직뽕뿌지직 소리를 들려줄 순 없는거잖아 살려줘
-
할x스 0
할리스커피 신메뉴 몬스터 아메리카노 <<<<< 사지마셈 개노맛
-
빨리수능보고싶다 2
-
다시는 안산다
-
abc 과목이고 수능도 물지러라 시간을 많이 쓰긴 좀 그런데 그래도 A는 받아야...
-
뻘소리긴한데 6
ㄹㅇ 좀비아포칼립스(과학적으로 영양실조~~제외) 뛰어다니는 좀비같은거로 나라...
-
전공과 관련해서 내가 존경하는 인물을 쓰는 과제.. 내가 존경하는 사람들은 딱히 내...
-
작년 이맘때쯤엔 0
이쁜이랑 석촌호수에 갔더라죠 올해는 수학이랑 데이트 오히려좋ㅇㅏ ㅋㅋ
-
차단 4
-
지브리 ㅇㅈ 4
나 왜이렇게 ㅈ같이 나옴 ㅠㅠ
-
커여운 새끼 참새도 보고 벚꽃도 보고 예쁜 목소리로 얼음 적게 달라하는 여성분도 있었어 낭만이다
-
ㄹㅇ왜지 이제 기억남
-
날씨 진짜 좋다 한강공원이 근처인데 놀러갈까
-
서울/인접 수도권 지역에서 추천부탁드려요
-
어땠음?
-
뭔 이때 사설킬러들이 지옥수준이냐
-
옛날 백성민자가 이마에 문신 새겨진 노비였다는데 저 또한 똥글을 쓴 죄로 이름에...
-
학교다니기 개싫고 걍 때려치고싶은데논술반수 어떻게 생각하시나요숭실공대쪽이고 이번...
오히려 자긴 2014년까지 임기 다 채울 거라고 했죠.
ㅠㅠ
헣헝 예전에 시청에서 MBC 파업콘서트 햇을때 노회찬의원이사퇴안하면 2014년까지 MBC
지하창고에서 임기채우게 해준다고 햇는데 그게 생각나는군요 ㅠ 어떻게 된건지...
적어도 사진관에서는.
진즉 내쫓았겠죠.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