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破亂국어 [890512] · MS 2019 · 쪽지

2020-07-13 17:22:34
조회수 2,138

[KITKAT] 수능기출문학단어장 연재를 한 달간 쉽니다~ + [박제용] 평가원문학용어해설집 KITKAT - 01 대화체와 독백체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31117135

며칠 전 한 출판사로부터 원고 집필 의뢰를 받게 되었습니다.


집필 기간이 빠듯하게 주어져서 (한 달 정도) 


어쩔 수 없이 KITKAT v2.1은 한 달 뒤에 업로드될 것 같습니다...


쉬지 않고, 소소하게, 꾸준히 올리려고 했었는데, 저자가 되고픈 욕심에


덜컥 큰 작업을 수락하고 말았습니다^^;;;


꾸준히 KITKAT을 응원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리며 


염치없지만 조금만 기다려주시길 부탁드린다는 말씀을 올립니다.




아울러, KITKAT 작업을 하면서 문학개념어에 대한 정리를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학개념어를 정리한 책이 워낙 많고 하다보니


나중에 이를 배포했을 때, 다른 누군가의 아이디어를 도용했다는 비판이 발생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미리 원고의 일부를 올려놓고 박제를 하고자 합니다.


원고 박제도 하고 일종의 칼럼으로서의 기능도 할 수 있게끔 대화와 독백을 주제로 관련 개념어를 모두 업로드합니다.


일전에 말을 건네는 방식(형식)이 대화체냐 아니냐에 대한 의견이 분분해서 이에 관해 정리해두었던 내용입니다.


----------------(이하 원고 내용)---------------------



말을 건네는 방식

  

말을 건넨다는 것은 한 쪽에서 한 쪽으로 말을 건다는 것이지, 서로 주고 받는다는 뜻은 포함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청자가 실제로 화자가의 말을 들을 수 있냐 없냐는 관계가 없으므로, 말을 건네는 방식은 독백의 상황에서도 성립한다. 말을 건네는 방식은 어떤 식으로든 화자가 청자에게 말을 걸기만 하면 성립하는 굉장히 광범위한 개념이다. 이를테면 화자가 누군가를 부르기만 해도 성립한다. 통상적으로 우리가 누구를 부르는 것은 그 대상에게 할 말이 있기 때문이다. 시에서도 마찬가지로 누군가를 부르는 것은 청자를 설정하는 행위이자 누군가에게 말을 건네는 행위로 봐야 한다. 

  

출처: 2005학년도 6월 모의평가 41번

⑤ (나)는 대화를 인용하고 있고, (다)는 말을 건네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 (다) 내 신발은 / 십구문반(十九文半). / 눈과 얼음의 길을 걸어, / 그들 옆에 벗으면 / 육문삼(六文三)의 코가 납짝한 / 귀염둥아 귀염둥아 우리 막내둥아 // 미소하는 내 얼굴을 보아라 (중략) 아랫목에 모인 / 아홉 마리의 강아지야 강아지 같은 것들아. / 굴욕과 굶주림과 추운 길을 걸어 / 내가 왔다. (중략) 미소하는 내 얼굴을 보아라. 

-가정家庭(박목월)

→ 화자는 막내의 신발을 보며 막내를 떠올리고선 ‘귀염둥아’라고 부르며 ‘내 얼굴을 보아라’고 말을 건네고 있다.

  

출처: 2009학년도 9월 모의평가 28번

② 의인화된 청자에게 말을 건네는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 꽃아. 아침마다 개벽하는 꽃아. / 네가 좋기는 제일 좋아도, / 물낯바닥에 얼굴이나 비취는 / 헤엄도 모르는 아이와 같이 / 나는 네 닫힌 문에 기대섰을 뿐이다. / 문 열어라 꽃아문 열어라 꽃아. / 벼락과 해일만이 길일지라도 / 문 열어라 꽃아문 열어라 꽃아.

-꽃밭의 독백-사소(娑蘇) 단장(서정주)

→ 문을 열어 달라고 ‘꽃’에게 말을 건네고 있다.

  

⁋ 너희 왜 모르랴 밝는 날 어깨와 가슴에 / 더 많은 꽃과 열매를 달게 되리라는 걸 / 산바람 바닷바람보다도 짓궂은 이웃들의 / 비웃음과 발길질이 더 아프고 서러워 / 산비알과 바위너설에서 목 움츠린 나무들아 / 다시 고개 들고 절로 터져 나올 잎과 꽃으로 / 숲과 들판에 떼 지어 설 나무들아 –나무를 위하여(신경림)

→ ‘나무들’을 부르며 이 시간이 지나면 더 많은 꽃과 열매를 달게 된다고, ‘너희’들도 알고 있지 않냐며 공감과 연대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

  

⁋ 백구야 날지 마라 너 잡을 내 아니다. / 네 본디 영물이라 내 마음 모를소냐-만언사(안조원)

→ ‘백구’에게 ‘너’는 영물이기에 욕심 없는 ‘내 마음’을 잘 알 것이라며 날지 말라고(도망가지 말라고) 말을 건네고 있다.

  

출처: 2014학년도 수능B 40번

⑤ (다)는 화자가 혼잣말을 하는 방식으로, <보기>는 화자가 청자에게 말을 건네는 방식으로 자신의 내면을 드러내고 있군.

<보기> 홍진(紅塵)에 뭇친 분네 이 내 생애(生涯엇더ᄒᆞᆫ고 / 녯사ᄅᆞᆷ 풍류(風流)ᄅᆞᆯ 미ᄎᆞᆯ가 ᄆᆞᆺ 미ᄎᆞᆯ가 –상춘곡(정극인)

→ ‘홍진에 묻혀 사는 분’들에게 화자의 삶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고 있으며, 이러한 과시적 질문을 통해 화자의 삶에 대한 자족감과 자부심을 드러내고 있다. 

  

말을 건네는 형식

출처: 2016학년도 6월 모의평가B 33번

⑤ (나)의 ‘전여 쥬렴’과 (다)의 ‘건너 주게’를 보면 작품 내에 청자를 설정하여 말을 건네는 형식이 활용된 것을 알 수 있다.

⁋ (나) 청천(靑天)에 떠서 울고 가는 외기러기 날지 말고  말 들어 / 한양성 내에 잠간 들러 부듸  말 잊지 말고 웨웨텨* 불러 이르기를 월황혼 계워 갈 제 적막 공규(空閨)에 던져진 듯 홀로 안져 님 그려 마 못 살네라 고 부듸 한 말을 여 쥬렴 / 우리도 님 보러 밧비 옵는 길이오매 전동 말동 여라 –작자미상

⁋ (다) 아우라지 뱃사공아 배 좀 건너 주게

→ (나)는 외기러기를, (다)는 뱃사공을 각각 청자로 설정하여 말을 건네고 있다. (나)의 경우 작품 전체를 보면 대화의 형식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를 통해 대화의 형식이란 곧 서로 말을 건네는 형식임을 알 수 있다.

  

대화

  

대화는 마주 대하여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또는 주고받은 그 이야기를 말한다. 따라서 대화의 형식이라고 하려면 화자가 있고, 청자가 있어야 하며, 둘 사이에 의사소통이 이루어져야 한다.

  

대화 형식 / 대화를 나누는 형식

출처: 2018학년도 6월 모의평가 44번 

<보기> (전략) 우선 윤리적 덕목을 실천해야 하는 인물을 화자로 설정하여 대화 형식을 취하는 경우가 있다.

③ <제5수>에서 어머니의 ‘젖’은 어머니의 사랑을 상징하는 표현으로서, ‘형님’과 ‘아우’가 이를 화제로 삼아 대화를 나누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형님 자신 젖을 내 조처 먹나이다 / 어와 우리 아우야 어마님 너 사랑이야 / 형제(兄弟)가 불화(不和)하면 개돼지라 하리라 <제5수>

 -오륜가(주세붕)

→ 동생과 형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나타난다.

동생: 형님 드셨던 어머니의 젖을 내가 뒤이어 먹습니다.

형님: 어와 우리 동생, 어머니께서 너를 사랑하시는구나. 형제가 불화하면 개돼지와 다르겠느냐.

  

대화를 인용 / 대화를 주고받는 상황

출처: 2005학년도 6월 모의평가 41번

⑤ (나)는 대화를 인용하고 있고, (다)는 말을 건네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출처: 2005학년도 6월 모의평가 42번

④ 친구와 대화를 주고받는 상황 설정을 통해 작가의 시대적 상황에 대한 생각을 간접적으로 드러내려고 했을 것이다.

⁋ (나) 아직 아무도 해(害)한 일 없는 새로 뽑은 독 / 벗은 그 무서운 독 그만 흩어버리라 한다 / 나는 그 독이 선뜻 벗도 해할지 모른다 위협하고 / 독 안차고 살아도 머지않아 너 나 마주 가버리면 억만세대(億萬世代)가 그 뒤로 잠자코 흘러가고 나중에 땅덩이 모지라져 모래알이 될 것임을 / ‘허무한듸!’ 독은 차서 무엇하느냐고? / 아! 내 세상에 태어났음을 원망 않고 보낸 / 어느 하루가 있었던가 ‘허무한듸!’ 허나 / 앞뒤로 덤비는 이리 승냥이 바야흐로 내 마음을 노리매 / 내 산채 짐승의 밥이 되어 찢기우고 할퀴우라 내맡긴 신세임을 / 나는 독을 차고 선선히 가리라 / 막음 날 내 외로운 혼(魂) 건지기 위하여 -독(毒)을 차고(김영랑)

→ 화자와 벗과의 대화를 인용함으로써 대화 상황이 설정되고 있다. 

 : 그 무서운 독 그만 흩어버려 / 화자: 헛소리 하다가는 너도 다칠지 몰라. / : 어차피 다 허무한 일이야. 독은 차서 뭐하게? 

  

※주의※ 대화의 형식이 아닌 사례

출처: 2014학년도 9월 모의평가B 31번

② 대화의 형식을 통해 대상과의 친밀감을 나타내고 있다. (X)

 빙자옥질(氷姿玉質)*이여 눈 속에 네로구나

 가만이 향기(香氣) 노아 황혼월(黃昏月)을 기약(期約)니

 아마도 아치고절(雅致高節)*은 너인가 노라 <제3수> 

-매화사(안민영)

→ 청자가 설정되어 있는 것만으로는 대화의 형식이 될 수 없다. 위의 작품에는 청자인 ‘너’(매화)가 명확히 등장하고 있지만 말을 주고 받는 행위가 이루어지지는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대화상대자

출처: 2004학년도 9월 모의평가 42번

④ ㉣ : 정신적, 물질적인 여유를 지닌 대화 상대자이다. (X)

 어와 보리가을 맥풍(麥風)이 서늘하다 / 앞산 뒷산에 황금을 펼쳤으니 / 지게를 벗어놓고 앞 산을 굽어보며 / ㉣한가히 베는 농부 묻노라 저 농부야 / 밥 위에 보리 단술 몇 그릇 먹었느냐 / 청풍에 취한 얼굴 깨본들 무엇하리 / 연년(年年)이 풍년 드니 해마다 보리 베어 / 마당에 두드리고 용정(舂精)에 쓸어내니 / 일분(一分)은 밥쌀하고 일분(一分)은 술쌀하여 / 밥 먹어 배부르고 술 먹어 취한 후에 / 함포고복(含哺鼓腹)하고 격양가(擊壤歌)를 부르는 양 / 농가의 좋은 흥미 저런 줄 알았다면 / 공명을 탐치 말고 농사에 힘쓸 것을 / 백운(白雲)이 즐기는 줄 청운(靑雲)이 알 양이면 / 꽃 탐하는 벌나비 그물에 걸렸으랴 –만언사(안조원)

→ 청자와 대화 상대자는 다른 것인가? 다르다. 평가원은 이 둘을 확실히 다르게 취급하고 있다. 대화 상대자는 말 그대로 대화의 상황에서 화자의 말을 듣는 대상이다. 다음의 사례에 드러난 ‘농부’는 청자이기는 하지만 대화 상대자가 아니라서 틀린 선택지로 제시되고 있다. 즉 누군가를 불러 일방적으로 말을 건네는 형식은 대화의 상황이나 형식으로 인정될 수 없음을 명확히 하고 있다.

문답

  

문답은 말 그대로 묻고 답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누군가가 묻고 다른 누군가가 대답한다면 그것은 일종의 대화로 볼 수 있다. 그런데 묻고 답하는 것은 혼자서도 할 수 있다. 스스로 의문을 제기하고, 그에 대한 답을 헤아려볼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자문자답의 형식은 결코 대화로 볼 수 없으며 그저 독백으로 봐야 한다. 아래의 사례를 통해 확인하자. 

  

문답(의) 형식

출처: 2019학년도 수능 45번

<보기> 사행 가사인 「일동장유가」에는 화자와 일본인 문인 사이의 필담 장면이 기술되어 있는데, 필담을 통한 문답 형식은 일종의 대화의 성격을 지닌다.

③ [B]의 ‘필담으로 써서 뵈되’와 [C]의 ‘내 웃고 써서 뵈되’를 통해, 문답의 형식을 활용하여 의사소통 장면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군.

필담(筆談)으로 써서 뵈되 전문(傳聞)에 퇴석(退石) 선생 / 쉬 짓기가 유명(有名)터니 선생의 빠른 재주 / 일생 처음 보았으니 엎디어 묻잡나니 / 필연코 귀한 별호(別號) 퇴석인가 하나이다 / 내 웃고 써서 뵈되 늙고 병든 둔한 글을 / 포장(褒獎)을 과히 하니 수괴(羞愧)키 가이 없다

→ 문답의 형식은 대화의 한 종류라고 할 수 있는데, 글을 통한 문답 형식까지도 대화의 형식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원은 말하고 있다. 글을 통한 것이든 무엇이든 화자는 물었고(스바라시 작문 스피도... 퇴석선생 데스까?) 청자가 대답했으니(칭찬이 과해서 부끄^^럽다) 의사소통이 이루어진 것으로 봐야 하고, 이러한 문답은 대화의 일종으로 봐야 한다. 

  

묻고 답하는 방식

출처: 2005학년도 수능 39번

② 묻고 답하는 방식으로 글쓴이의 생각을 드러내고 있다.

다시 왜 사는가. 문득 한 줄기 바람에 마른 잎이 날아간다. 유위전변(有爲轉變)―바로 그것을 위해서 모든 것이 사나 보다. -멋 설(조지훈)

→ 왜 사는지 스스로 묻고, ‘유위전변’을 위해 모든 것이 사는 것 같다는 대답을 내어 놓고 있다. 자문자답도 묻고 답하는 형식의 일부이다.

  

묻고 답하는 방식

출처: 2013학년도 수능 49번

 <보기> (나)는 작자가 문관(文官) 등과 남산에 놀이 가기로 약속했으나 그들이 모두 약속을 지키지 않자 결국 혼자 가게 된 경위와 심정을 노래한 것이다. 제1수부터 제5수까지 ‘작자-문관-작자-또 다른 인물-작자’ 순으로 인물이 달리 등장하고 있다. 희곡에서 등장인물들이 대화를 주고받는 것처럼 각각 자신의 생각과 입장을 묻고 답하는 방식을 활용하고 있으며, 일상적 시어를 사용하여 당시의 생활상을 사실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① 제1수에서 제5수까지 화자를 바꿔 가며 극적 요소를 가미하여 시상을 전개하고 있다.

→ 화자가 바뀌는 것은 희곡에서 대사를 말하는 인물이 바뀌는 것과 유사하다. 이렇게 여러 인물이 등장하여 묻고 답하는 형식의 작품은 극적 요소가 가미되었다고 볼 수 있다. 

  

② 제1수의 요청과 제2수의 불응, 제3수의 요청과 제4수의 불응이 반복되어 서로의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벗님네 남산에 가세 좋은 기약 잊지 마오 / 익은 술 점점 쉬고 지진 화전 상해 가네 / 자네가 아니 간다면 내 혼자인들 어떠리 

<제1수>

 어허 이 미친 사람아 날마다 흥동(興動)*일까 / 어제 곡성 보고 또 어디를 가자는 말인고 / 우리는 중시(重試급제하고 좋은 일 하여 보려네

<제2수>

 저 사람 믿을 형세 없다 우리끼리 놀아 보자 / 복건 망혜(幞巾芒鞋)로 실컷 다니다가 / 돌아와 승유편(勝遊篇)* 지어 후세 유전(後世流傳)하리라

<제3수>

 우리도 갈 힘 없다 숨차고 오금 아파 / 창 닫고 더운 방에 마음껏 퍼져 있어 / 배 위에 아기들을 치켜 올리며 사랑해 보려 하노라

<제4수>

 벗이야 있고 없고 남들이 웃거나 말거나 / 양신 미경(良辰美景)*을 남이 말한다고 아니 보랴 / 평생의 이 좋은 회포를 실컷 펼치고 오리라

<제5수>

- 권섭, 「독자왕유희유오영(獨自往遊戱有五詠)」-

*흥동 : 흥에 겨워 다님. *승유편 : 즐겁게 잘 놀았던 일을 적은 글.

*양신 미경 : 좋은 시절과 아름다운 경치.

→ 겉으로 드러난 문장의 형식은 비록 의문문이 아니지만, 내용으로 미루어 볼 때 청자의 생각과 입장을 묻고 있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비록 문장의 형식이 의문문이 아닐지라도 문맥적으로 청자의 생각이나 의견을 구하고 답하는 형식도 묻고 답하는 방식으로 볼 수 있다는 평가원의 해석이 드러난다. 사실 이러한 내용은 판단하기 좀 애매할 수 있는데, 이러한 애매함을 해소하기 위해 평가원은 <보기> 박스로 해당 작품이 ‘묻고 답하는 방식’임을 먼저 확정짓고, 선택지에서는 ‘요청’과 ‘불응’이라는 용어를 활용하여 진술하고 있다. 평가원은 결코 애매한 것들에 대해 묻지 않으며, 애매하게 해석될 수 있게끔 용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묻고 답하는 방식

출처: 2016학년도 6월 모의평가B 32번

③ [C] : 묻고 답하는 방식을 빌려 여성의 고단한 삶을 표현하고 있어.

[C] 성님 성님 사촌 성님 시집살이가 어떻던가 / 삼단 같은 요 내 머리 비사리춤 다 되었네 -정선 아리랑 중에서

→ 화자는 ‘사촌 성(형)님’에게 시집살이에 대해 물었고, ‘사촌 성님’은 머리카락이 싸리 껍질(빗자루 재료)처럼 되었노라고 하며 시집살이의 어려움에 대해 간접적으로 대답하고 있다.

  

묻고 답하는 형식

출처: 2003학년도 9월 모의평가 21번

⑤ 묻고 답하는 형식을 사용하여 정서 전달의 효과를 높이고 있다.

⁋ 형님 형님 사촌 형님 시집살이 어떱데까 / 고추 당추 맵다 해도 시집보다 더 매울까 / 시집 삼 년 살고 나면 / 미나리꽃이 다 펴나고 장다리꽃이 다 펴나네 / 미나리는 사철이요 장다리는 한철일세 / 형님 형님 사촌 형님 시집살이 어떱데까 / 시집간 지 사흘 만에 / 부엌문을 열어 보니 거미줄이 가뜩하고 (중략) 들며 나며 나며 들며 눈물 씻기 다 썩었네 -시집살이요(양주 지방)

→ 화자는 ‘사촌 형님’에게 시집살이에 대해 물었고, 이에 대해 ‘사촌 형님’은 ‘맵다’라든지 ‘눈물’이라든지의 단어를 활용하여 시집살이가 어렵다고 답하고 있다.

  

  

  

  

  

  

스스로 묻고 답하는 형식

출처: 2004학년도 수능 52번

③ (다)와 달리, (나)는 스스로 묻고 답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나) 일곡(一曲)은 어드매오 관암(冠巖)에 해 비친다 / 평무(平蕪)에 내 걷히니 원근(遠近)이 그림이로다 / 송간(松間)에 녹준(綠樽)을 놓고 벗 오는 양 보노라 –고산구곡가(이이)

 (다) (전략), 소부 허유(巢父許由) 문답하던 기산 영수(箕山潁水)가 예 아니냐. -유산가(遊山歌)

→ (나)에서는 ‘일곡은 어드매오’라고 묻고 ‘관암’임을 스스로 답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반면 (다)에는 유일한 의문문이 ‘기산 영수가 예 아니냐’인데 뒤따르는 답변이 없으므로 결코 묻고 답하는 형식으로 볼 수 없다. 설의적 표현이므로 대답이 내재된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것은 ‘내용’까지 고려한 것이지 ‘형식’만 보면 결코 ‘스스로 묻고 답하는 형식’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일상적 대화의 말투

  

일상적 대화의 말투는 얼핏 보기에 대화체와 유사해보이지만 서로 다른 것이다. 일상적 대화의 말투는 구어체에 해당하는 것으로 구어체의 사전적 정의는 ‘일상적인 대화에서 쓰는 말투’라고 되어 있다. 반면 대화체는 문장 하나 하나에서 드러나는 말투라기보다는 대화라는 의사소통 형식으로 서술되는 작품의 양식을 뜻한다고 이해하면 좋겠다. 글쓴이의 생각으로는 ‘말을 건네는 형식’까지 대화체로 보는 시각은 구어체와 대화체를 혼동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아래의 사례는 평가원이 생각하는 운문 속 ‘일상적 대화의 말투’(구어체)를 보여준다. 여기에 더해 뒷장에서 보게 될 ‘구어적 성격’이나 ‘구어적 표현’도 구어체의 성격을 가지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일상적 대화의 말투

출처: 1997학년도 수능 53번

④ 일상적 대화의 말투를 구사함으로써 시적 상황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 뭐락카노, 저 편 강기슭에서 / 니 뭐락카노, 바람에 불려서 // 이승 아니믄 저승으로 떠나는 뱃머리에서 / 나의 목소리도 바람에 날려서 // 뭐락카노 뭐락카노 / 썩어서 동아밧줄은 삭아 내리는데 // 하직을 말자 하직 말자 / 인연은 갈밭을 건너는 바람 // 뭐락카노 뭐락카노 뭐락카노 / 니 흰옷자라기만 펄럭거리고…… // 오냐오냐오냐. / 아니믄 저승에서라도…… // 이승 아니믄 저승에서라도 / 인연은 갈밭을 건너는 바람//뭐락카노, 저 편 강기슭에서 / 니 음성은 바람에 불려서 // 오냐오냐오냐. / 나의 목소리도 바람에 날려서. -이별가(박목월)

→ 화자는 이미 죽어 이 세상에 없는 청자(너)에게 말을 건네고 있다. 그러나 비록 청자가 죽었다고 하더라도 대화 상황을 가정하고 말을 하면 마땅히 일상적 대화의 말투가 드러나게 마련일 것이다. 밑줄 친 구절들은 그중에서도 이러한 구어체적 표현이 잘 드러나는 부분이다. 

  

 덧붙임: 대화 상황을 가정하는 것과 대화 상황인 것은 서로 다른 것이니 위의 작품을 대화체 또는 대화의 상황이라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구어적 성격

출처: 2009학년도 6월 모의평가 [40~42]본문

 (전략) 조선 시대에 쓰인 옛 한글 편지를 ‘언간(諺簡)’이라 한다. (중략) 언간은 특정 청자와의 대화 상황을 전제하기 때문에 어느 자료보다 구어적 성격이 강하다. 

자내 여고 아려 내 살 셰 업니 수이 자내 가고져 니 날 려 가소 자내 향   니 주리 업니

 (자네 여의고 아무래도 내 살 수가 없으니 빨리 자네한테 가고자 하니 날 데려 가소자네 향한 마음을 이승에서 잊을 줄이 없으니)

→ 화자는 이미 죽어 이 세상에 없는 청자(자네)이지만 편지로 서로 대화할 수 있다고 가정하고 서술하고 있다.(말을 건네는 형식에 해당함) 따라서 언간의 내용 전체가 구어체에 해당한다. 밑줄 친 구절들은 그러한 특징이 잘 드러나는 부분이다.

  

구어적 표현

출처: 2003학년도 9월 모의평가 21번

④ 문어적 표현보다는 구어적 표현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 형님 형님 사촌 형님 시집살이 어떱데까 고추 당추 맵다 해도 시집보다 더 매울까 / 시집 삼 년 살고 나면 / 미나리꽃이 다 펴나고 장다리꽃이 다 펴나네 / 미나리는 사철이요 장다리는 한철일세 형님 형님 사촌 형님 시집살이 어떱데까 / (후략) -시집살이요(양주 지방)

→ 시집살이노래는 대화의 형식으로 서술되는 작품이다. 사촌 형님과 사촌 동생이 만나 서로 대화를 하는 형식이니 당연히 구어적 표현이 많이 드러나게 마련일 것이다.

  

구어적인 말투

출처: 2009학년도 6월 모의평가 41번

② ⓑ는 오늘날에도 구어적인 말투에 더 잘 쓰이는 경향이 있다.

⁋ 십 년 전을 떠올리며 자네한테 걸었던 기대를 다시 생각해 보았네.

→ ‘한테’ 같은 조사는 문어체에 잘 쓰이지 않고 구어체에 주로 쓰인다. 논술 답안지에 ‘A에게’라고 쓰지 않고 ‘A한테’라고 썼다고 생각해보자. 무언가 비전문적이고 비학술적 표현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 것이다. ‘한테’라는 조사가 일상 생활에서 주로 사용되는 구어체 표현이기 때문에 그러한 것이다. 

  

대화체 (≠대화의 말투, ≠구어체)

  

대화체는 대화의 형식으로 서술하는 문체를 말한다. 따라서 위의 대화(의) 형식으로 서술된 작품은 당연히 모두 대화체로 볼 수 있다. 대화체와 관련하여 주로 논란이 되는 것은 말을 건네는 방식도 대화체로 볼 수 있느냐이다. 시중의 참고서는 대화체를 칼같이 ‘대화의 형식’ 요건을 갖추었을 때만 인정하는 계열과 ‘대화의 형식’에서 나타나는 어투나 말투를 갖추면 폭넓게 인정하는 계열로 양분되어 있다. 이렇게 의견이 갈리는 이유는 평가원 기출에서 ‘대화체’가 나타난 모든 선택지가 적절하지 않은 선택지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해당 선택지가 ‘대화체’는 맞는데 다른 부분이 틀린 것인지, ‘대화체’도 틀린 것인지 알 수 없어 판단 근거가 부족한 상황이다. 

  

출처: 2006학년도 9월 모의평가

20. (나)와 (다)에 나타난 표현상의 공통점으로 적절한 것은?

① 대화체를 활용하여 현실감을 높이고 있다. (X)

출처: 2009학년도 6월 모의평가 

20. (가)~다)의 공통점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④ 대화체를 사용하여 독자를 시 속으로 깊숙이 끌어들인다. (X)

출처: 2013학년도 6월 모의평가

13. (가)~(다)의 공통점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② 대화체와 독백체를 교차하여 극적 효과를 높이고 있다. (X)

  

‘대화체’라는 용어는 수능에는 출제된 적이 없다. 모평마저도 2013학년도 6평 이후에는 쓰이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끊임없이 논란이 되는 이유는 해당 기출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대화체’ 적용 여부를 시도함에 따른 것인데, 결론적으로 어느 쪽을 따라도 기출을 분석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다만, 대화체를 대화의 형식에서만 성립하는 것으로 보게 되면 문제가 훨씬 더 간단명료해지는 장점이 있다. 글쓴이 또한 정신건강을 위해 ‘대화체’를 대화 상황에서만 성립하는 것으로 보려 한다. 대화 상황에 해당하는 사례는 교재의 ‘대화’ 관련 용어 사례와 ‘문답’ 관련 용어 사례(자문자답 제외)를 살펴보자.

  

※참고※ 지금까지 평가원에서 출제된 기출문제를 바탕으로, 대화와 독백에 관련된 문학용어의 분포 영역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화자]<       >[청자]

[화자]<       //[청자]

[화자]<  ((청자))

청자

(청자 불명확)

대화 상대자

  

대화(의 형식)

독백

말을 건네는 방식/형식

  

묻고 답하는 형식

(스스로)

묻고 답하는 형식

일상적 대화의 말투 (구어체)

  

독백의/독백적 어조

 

대화체와 독백체는 적절한 선택지로 제시된 바가 없으므로 기출을 바탕으로는 무어라 단정하기 어렵다. 그러나 대화체의 사전적 의미가 ‘대화의 형식으로 서술되는 문체’이므로, 사전에 나타난 그대로 ‘대화의 형식’에 초점을 두어 다음과 같이 이해하면 좋겠다.

  

 

[화자]<       >[청자]

[화자]<       //[청자]

[화자]<  ((청자))

대화체

독백체

 대화체는 화자의 말투에 관한 문체가 아니라 작품의 서술 형식에 관련된 문체이다. 따라서 대화의 형식만이 그 판단 기준이 된다. 대화가 이루어지면 대화체, 아니면 독백체인 것이다. 대화체를 위와 같이 사전적 의미에 부합하게 규정하면 대화나 독백과 관련된 문학용어를 훨씬 더 쉽게 받아들이고 판단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독백

  

「1」혼자서 중얼거림. ⁋나는 그의 독백을 엿들었다. ⁋그는 해가 저물도록 그 자리를 떠나지 않고 명상과 독백을 연거푸 했다.≪이기영, 신개지≫「2」『연기』배우가 상대역 없이 혼자 말하는 행위. 또는 그런 대사. 관객에게 인물의 심리 상태를 전달하는 데 효과적이다. 

≒모놀로그. (모놀로그 ↔ 다이얼로그)

수능 문학에서의 독백은 화자(인물)가 혼자 말하는 것이다. 따라서 청자가 딱히 나타나지 않거나, 작품에 청자가 설정되어 있더라도 청자가 화자의 말을 들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 독백으로 간주한다.

  

CASE1 – 희곡에서

  

독백

출처: 2001학년도 수능 56번

① 독백을 통해 인물의 내적 갈등을 드러내고 있다.

⁋ 송달지줄까말까 줄까 말까 줄까 말까줄까……안 됐어다시 한번말까줄까 말까줄까줄까헛 그럴 테지이름 석 자 빌려 줄 수야 있나어디 다시 한번……줄까 말까줄까 말까 줄까어렵쇼? (하연, 하수로 등장.) 

 하연:형부, 혼자 무슨 장난이셔요? -살아 있는 이중생 각하(오영진)

→ 자신의 이름을 빌려줄지 말지 고민하는 내적 갈등을 혼잣말로 드러내고 있다. 바로 아래 ‘혼자’ 무슨 장난을 하느냐는 하연의 말도 이를 뒷받침한다.

  

독백

출처: 2002학년도 수능 55번

② 철호의 심정을 좀 더 명확하게 표현하기 위해 인상적인 독백을 하나 집어넣도록 한다.

⁋ (가) S# 66. 철호의 집 앞 / 철호가 뜨락에 들어서는데 “가자!” 하는 어머니의 소리. / 철호 한 대 맞은 사람 모양 우두커니 한동안 서 있더니 되돌아서 터벅터벅 걷는다. / 여기에 덮이는 철호의 소리 - “어머니어디로 가자시는 말씀입니까?

→ 어머니를 청자로 설정하고 있지만, 철호가 실제로 어머니를 앞에 두고 말한 것은 아님을 알 수 있다. 

  

  

CASE2 – 시에서

  

독백

출처: 2003학년도 수능 15번

②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듣는 사람도 있어야 하는데, 청자도 비교적 명확해. ‘당신은 행인’이라고 했으니까. 그러나 현재 화자 앞에 청자가 없으니까 이 시는 독백이라고 봐야 할 거야.

⁋ 나는 나룻배 / 당신은 행인 // 당신은 흙발로 나를 짓밟습니다 / 나는 당신을 안고 물을 건너갑니다 / 나는 당신을 안으면 깊으나 옅으나 급한 여울이나 건너갑니다 // 만일 당신이 아니 오시면 나는 바람을 쐬고 눈비를 맞으며 / 밤에서 낮까지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 당신은 물만 건너면 나를 돌아보지도 않고 가십니다그려 / 그러나 당신이 언제든지 오실 줄만은 알아요 / 나는 당신을 기다리면서 날마다 날마다 낡아 갑니다 // 나는 나룻배 / 당신은 행인 -나룻배와 행인(한용운)

→ 그렇다. 이 시는 독백이다. 현재 화자 앞에 청자가 없으면 독백이다.

  

독백

출처: 2002학년도 수능 14번

④ ⓓ:‘너’를 구체적인 청자로 한정하고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화자의 독백이라는 느낌을 준다.

⁋ (가)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 눈 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데. / 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 / 두 점을 치는 소리, / 방범대원의 호각 소리, 메밀묵 사려 소리에 / 눈을 뜨면 멀리 육중한 기계 굴러가는 소리. / 가난하다고 해서 그리움을 버렸겠는가, / 어머님 보고 싶소 수없이 뇌어 보지만, / 집 뒤 감나무에 까치밥으로 하나 남았을 / 새빨간 감 바람소리도 그려 보지만. /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 내 볼에 와 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 /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 / 돌아서는 내 등 뒤에 터지던 네 울음. / 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 / 가난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 이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가난한 사랑 노래-이웃의 한 젊은이를 위하여(신경림)

→ 그렇다. 2인칭의 구체적인 청자가 나타나더라도, 대화 상황으로 볼 수 없으므로 독백이라고 봐야 한다.

  

독백적 발화

출처: 2012학년도 9월 모의평가 13번

① 대화와 독백적 발화를 통해 인물의 심리를 생생하게 드러내고 있다.

⁋ 그러나 두칠이는 연방 얼굴을 실룩거리며, / 머 보통이지보통이지…….” / 하고 중얼거렸다. 그러나 그의 하나 남은 눈에도 눈물은 어리어 있었다. -나룻배 이야기(하근찬)

→ 독백적 발화는 독백과 거의 같은 개념으로 볼 수 있다. 두칠이는 천달이의 죽음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독백으로 드러내고 있다.

  

독백적 진술

출처: 2019학년도 6월 모의평가 43번

① 독백적 진술을 중심으로 인물의 내면 심리를 드러낸다.

⁋ (전략) 일요일 낮 동안 나는 전화 곁을 떠나지 못하였다. 이제 은자는 가시 돋친 음성으로 나의 무심함을 탓할 것이었다. 그녀의 질책을 나는 고스란히 받아들일 작정이었다. 나는 그 애가 던져 올 말들을 하나하나 상상해 보면서 전화를 기다렸다. 오전에는 그러나 한 번도 전화벨이 울리지 않았다. -한계령(양귀자)

→ 1인칭 서술자인 ‘나’는 딱히 청자를 설정하지 않고 혼잣말을 하듯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서술자의 내면에서 이루어지는 독백이므로 ‘발화’라고 할 수는 없으니 ‘진술’이라는 용어를 쓴 것으로 보인다.  

  

독백체

독백체가 출제된 바는 다음의 한 차례뿐인데, 이마저도 틀린 선택지라서 큰 의미가 없다. 다만 글쓴이의 생각을 제시하자면, 대화체가 대화의 형식이 포인트이듯, 독백체도 독백의 형식(혼자서 중얼거리는 식)이라면 모두 독백체라고 본다. 

  

출처: 2013학년도 6월 모의평가

13. (가)~(다)의 공통점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② 대화체와 독백체를 교차하여 극적 효과를 높이고 있다. (X)

  

  

독백의 어조

출처: 2014학년도 수능A 31번

③ 영탄과 독백의 어조를 통해 화자의 심정을 드러내고 있다. 

⁋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 봄 한철 / 격정을 인내한 /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 분분한 낙화 ······ /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 지금은 가야 할 때, //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 머지않아 열매 맺는 / 가을을 향하여 //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 헤어지자 /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 나의 사랑, 나의 결별, / 샘터에 물 고이듯 성숙하는 / 내 영혼의 슬픈 눈. -낙화(이형기)

→ 화자는 청자를 염두에 두지 않고, 혼자 중얼거리듯 말하고 있다. 어조란 말하는 억양이나 톤tone이다. ‘남이 알아듣지 못할 정도의 작고 낮은 목소리로 혼잣말을 자꾸 하다’가 중얼거리다의 사전적 의미임을 참고하면, 독백의 어조란 작고 낮은 목소리로 혼잣말을 하는 톤이라고 이해할 수 있겠다.

  

독백적 어조

출처: 2011학년도 6월 모의평가 20번

① (가)에서는 독백적 어조로 화자의 내면을 드러내고 있다.

⁋ (가) 조금 전까지는 거기 있었는데 / 어디로 갔나, / 밥상은 차려놓고 어디로 갔나, / 넙치지지미 맵싸한 냄새가 / 코를 맵싸하게 하는데 / 어디로 갔나, / 이 사람이 갑자기 왜 말이 없나, / 내 목소리는 메아리가 되어 / 되돌아온다. / 내 목소리만 내 귀에 들린다. / 이 사람이 어디 가서 잠시 누웠나, / 옆구리 담괴가 다시 도졌나, 아니 아니 / 이번에는 그게 아닌가 보다. / 한 뼘 두 뼘 어둠을 적시며 비가 온다. / 혹시나 하고 나는 밖을 기웃거린다. / 나는 풀이 죽는다. / 빗발은 한 치 앞을 못 보게 한다. / 왠지 느닷없이 그렇게 퍼붓는다. / 지금은 어쩔 수가 없다고, - 강우降雨(김춘수)

→ 화자는 보이지 않는 ‘이 사람’(아내)을 찾아 헤매고 있는데, 혼자 중얼거리는 듯한 어조로 말을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참고※ 독백적 어조는 이러한 중얼거리는 억양 및 톤을 말하는데, 어조는 말의 가락이므로 실제 발화 상황이 독백이냐 아니냐와는 사실 별 관계가 없다. 기출에서 선택지로 명확히 등장한 적은 없지만 대화 상황에서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는 어조로 말하는 인물의 모습을 우리는 충분히 상상할 수 있다. 아래는 그러한 사례이다.

  

출처: 2009학년도 9월 모의평가 [47~50] 본문

⁋ 그는 순간 며칠 전 집을 나갈 때 간신히 입을 열고 중얼거리던 어머니 말씀이 눈앞에 또렷이 아로새긴 것처럼 떠오르는 것이었다. 

 “언제 돌아오냐?”

 “오늘은 못 돌아올 것 같아요. 저 옆집 아주머니한테 부탁을 했어요. 그리고 좀 돌봐 달라고 돈도 드렸으니까 근심 마세요. 의사도 이따 저녁에 다시 한번 들를 거예요.”

 “오냐.”

 그리고 나서 어머니는 잠시 멍하니 허공에 눈 주고 있다가 혼잣말처럼 이렇게 중얼거리는 것이었다.

 어머니는 아들만을 위해서 있단다나이 들면 들어 갈수록……그러나 아들이야 그럴 수 있겠니제 할 일이 더 중한데…….”

 그 말을 듣는 순간 노쇠한 어머니의 애틋한 기대를 깨닫지 못하는 바 아니었으나 그는 자리에서 일어섰던 것이었다.

→ 밑줄 친 발화는 어머니가 독백을 한 것이라기보다는 아들에게 직접적으로 말하기가 어려우니, 독백처럼 작게 중얼거리는 것이라고 봐야 한다. 즉, 상황에 따라서는 대화의 상황에서도 독백을 하듯 말하는 어조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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