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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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의 방황이란 나쁜 것만은 아니다. 그 노이즈는 결코 잡음으로 끝나지 않는다. 심정성과 이해라는 존재양식으로 세계에 의미를 부여하며(Bedeutsamkeit), 매 순간, 한 가능성에로 몸을 던지는 기획투사(Entwurf)는 결코 쓸모없는 관념이 아니다. 자신이, 자신만의 가능성을 이 세계에서 선취하고, 그를 해석하면서 본래적으로 존재한다는 것은 오히려 주체적인 것이라 하겠다. 끝없이 자신의 존재를 고민하고, 그의 가능성을 고민하는 것에 우선하는, 의무란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요즘 '삶' 전반에 물음을 던지고 있다. 즉, 어떤 궁극목적들이 내게 가장 어울리는가를 고민하고 있다는 것. 젊음을 살아가면, 살아갈수록 인생의 밝은 빛이 내게 찾아와 나를 무한히 비추어줄 줄 알았다. 한데, 그게 도대체 아니더라. 빛이 나를 비추기는 커녕, 오히려 젊음의 어둠이 내 피부에 스며들며 삶의 제반에 실존적 의문을 던지도록 했다. 무서움과 불안, 그리고 홀로-있음. 이것이 실상 삶을 이루고 있다는 본질임을 욕된 내게 열어 밝히며. 슬픈 얘기이지만, 이른바 "공황 장애"를 왜 사람들이 겪게 되는지를 알게 된다. 내가 세계에 던져짐으로 말미암아 자연스레 갖게 된 무한한 의무의 크기를 가늠하면 가늠할수록.
한데, 삶이 진짜 웃긴건, 이 피투성 앞에 최고의 권리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것을, 결단이라고 하자. 이 결단이라는 이름 앞에 젊음의 고민, 방황, 의심, 좌절은 정당화될 수도 있다. 또, 이런 어두움 속에서 자신만의 빛을 찾아 나설수도 있다. 세계의 비본래성 속에서 자신의 본래성을 회복할 수 있다. 비극적인 삶 속에서 밝은 빛을 찾아나서는 의무 그리고 권리. 그것이 인간의 운명을 구성하는 틀이라고 한다면 맞을 것이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에 있기에, 도무지 '존재성'이라는 고민 앞에서 도망칠 수 없다. 허나, 이 억압이 곧 자유를 낳고, 이 자유가 곧 나를 이룬다. 그래서 존재론적 두려움은 곧 본래적 이해를 가능케하는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그러기에 이 두려움으로 말미암아 내게 파생된 방황이란, 결코 나쁜 것만은 아니라하겠다. 가능하면, 이 두려움을, 이 불안을, 이 방황을, 나의 벗으로 삼아 진정한 의미의 행복을 찾아나서는 젊음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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