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영 박사님이 재수 실패한 아들에게 해주신 말씀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30536083
저라고 아이 키울 때 왜 고민이 없었겠어요? 하지만 단 한가지, 이것만은 지키려고 노력했어요. 소리 지르지 않고, 화 내지 않고, 때리지 않고 키웠어요. 제가 이렇게 말하면 ‘그게 가능해요?’ 라고들 해요. 저도 정말 힘들고 때론 고통스러웠죠. 하지만, 소리 지르고 화 내고 때리는 게 아이한테 얼마나 해로운지 아니까, 또 밖에서는 늘 그러면 안 된다고 강조하면서 정작 내가 집에서 그러면 안되니까 굉장히 노력한 거죠. 아이가 마음이 편안한 사람으로 크는 게 목표였거든요.”
그러면서 그가 들려준 일화 하나가 마음에 남았다. 아들이 재수를 하겠다고 했을 때, 그리고 이듬해 재수를 하고도 만족할만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때 그가 해줬다는 말이다.
“저는 아이에게 선행학습을 시키지 않았어요. 저는 적기(適期) 교육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거든요. ‘이 나이에는 이걸 배워야 한다’는, 기라성 같은 학자, 전문가들이 협의 끝에 만들어낸 게 적기 교육이거든요. 그런데 우리는 이걸 거스르죠. 선행을 해서 이를 앞서야만 자녀를 잘 키우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제 가치관 때문에 강남에서 학교 다니는 아이한테 선행학습도 안 시켜서 점수가 잘 안 나온 건 아닌가 속으로 혼자 후회하기도 했죠. 그래도 아이한테 늘 ‘우리가 공부를 하는 이유는 실력을 늘리기 위함이다. 점수를 잘 받기 위해서가 아니다’라고 했어요. 아들이 재수하겠다고 할 때도 ‘그래, 네가 하고 싶으니 하거라. 또 1년 더 공부하면 네 실력이 1년만큼 늘 거 아니겠니. 그리고 인생에는 후회가 없어야 한다. 그러니 하거라’라고 해줬죠.”
-재수한 뒤 결과는 어땠나요?
“생각만큼 잘 나오지 않았죠. (성적을 받고 나서) 어느 날 아들이 옆에 와서 그러더라고요. ‘엄마, 제가 정말 열심히 했는데 결과가 그만큼 좋지 않아요.’ 그래서 제가 그랬죠. ‘열심히 한 것 엄마가 다 알지. 하지만, 실력과 결과가 꼭 비례하는 건 아니야.’ 그랬더니 아들이 또 그래요. ‘그래도 점수가 안 좋으니 내가 최선을 다 한 것도 소용이 없잖아요.’ 이번엔 이렇게 말해줬죠. ‘최선을 다한다는 건 결과에 따른 감정까지도 겪어 내는 것까지야. 경우에 따라선 좌절도 하고 마음도 아프겠지. 그것까지도 끝까지 겪어보렴. 얻는 게 있을 거야.’ 그 뒤로는 아이가 실망이나 실패 같은 얘기를 않더라고요.”
교육에서 더 중요한 게 있는데! 예를 들어 자녀가 문제 열 개 중에 아홉 개를 틀리고 하나만 맞혀도 ‘이거 하나는 알았네’라고 할 수 있어야 해요. 그래야 자기 신뢰와 확신이 생겨요. 그런데 우리는 ‘아홉 개나 왜 틀렸어!’, ‘이거 어제도 알려준 거잖아!’ 하면서 아이를 잡아 먹을 듯한 눈으로 바라보죠. 생각해보세요. 모든 걸 한번에 제대로 배우는 경우도 물론 있긴 하지만 대개 실수 하고 틀리면서 배워요. 그런데 부모들은 그런 시행착오에 자비가 없죠. 아이들에게는 매 순간이 새날이에요. 매 상황마다 새날이 열리는 거죠. 그걸 알아야 해요.”
-굉장히 중요한 얘기네요. 그런데 보통 자녀에게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죠.
“맞아요. 우리 부모들은 보통 그런 ‘자비’가 없어요. 그런데 부모가 자녀 마음을 제일 잘 알아주고 그 마음을 공격하지 않으면서 키우는 건 굉장히 중요한 일이거든요.”
-부모의 그런 인내심, 자비가 왜 그토록 중요한 건가요?
“우리는 성적으로 살지 않아요. 꼴등을 하더라도 최선을 다해보는 것, 또 틀려도 한번 더 풀어볼 용기로 평생 살아갈 태도를 배우는 거예요. 학교 다닐 때 공부 좀 했던 사람이라도 중학교 1학년 첫 학기 중간고사 수학 점수 기억할까요? 못해요. 그 때 밤늦게까지 열심히 공부했던 그 기억으로 살아가는 거예요. 학습에만 몰두된 자녀와 부모 관계는 사상누각이죠. 그걸로 모든 게 다 흔들려요. 부모가 ‘네가 어디서도 꿀리지 않게 하려고 허리띠 졸라 매고 야근하며 과외비 댔고, 평생 너를 위해 희생하며 사랑했다’고 말하지만, 정작 자녀는 뭘 원했을까요? 아이들은, 그리고 우리는 ‘내가 정말 힘들었던 그때 우리 엄마가 나를 꽉 안아줬어’ 하는 부모가 준 좋은 기억으로 삶을 버텨내요.”
-그것이 결국 사회 생활이나 대인관계에도 영향을 미치겠군요.
“공부는 결국 배신해요. (웃음) 매일 새벽까지 수학, 과학 문제만 풀어서 과학고에 가도 행복의 열쇠는 거기 있지 않거든요. 그럼 소위 명문대 나온 사람은 다 행복해야죠. 사람은 결국 가까운 사람들과 좋은 시간을 보낼 때 행복해해요. 가까운 사람이 나를 위로해줬을 때, 그와 함께 재미있었을 때, 그런 기억으로 힘든 시간을 버텨가요. 자녀한테는 그 가장 가까운 사람이 부모예요. 부모와의 관계는 결국 개인의 행복, 사회의 행복과 연결돼있는 거죠. 자기 마음이 편안한 아이가 커서도 남과 좋은 관계를 맺으려 노력하고, 남이 힘들 때 등도 두드려줄 줄 알고, 남의 아픔에 공감할 줄 아는 법이거든요. 인간관계를 풀어가는 상식은 교과서가 아니라 부모와의 관계에 있어요.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를 볼 줄 아는 눈이 떠져야 해요.”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19 패스 ㅈㄴ쓰레기인듯 7 3
18살 미소녀가 19패스를 사면 바로 20살이 되는거잔음 1년먼저상해버려
-
개인적으로 정말 고민 많이 했던 사람으로서 지금 와서 드는 생각은.. 서울대 학생,...
-
감튀는 역시 맥날이야 0 1
허겁지겁 먹느라 사진이 없네
-
그걸로는 까도 할말이 없긴해... 구라 이지랄하는게 선넘는거지
-
할거없다 1 0
오랜만에 메디스태프나 구경할까
-
하 죽뎃다 진짜 2 3
약도 안 듣는데 어캄 냉방병 때문에 콧물이 안 멈춤
-
국어과외시급 3 0
연고대생은 1시간 당 얼마 받는지 아시는 분
-
범바오 0 0
범바오 현강듣는 지방러인데 허들링 종강했고 대인라도 나온김에 시간도 아끼고 권현석...
-
귀찮다 1 0
안받을래
-
또 햄부기 3 3
젤 빨리 먹을수있어...
-
기말 끝나고부터 영어학원 끊으려고 합니다 혼자 하는 영어 공부커리 추천해주시면...
-
인터넷보면 막 다 이해원엔제도 쉽다하고 그러던데 난 설맞이까진 괜찮있는데 이해원...
-
19패스 괜히 끊음 3 2
19패스 자체는 엄청 좋은데 나의 의지력이 ㅈㄴ 부족해서 강의를 안듣는 다는 거임
-
오랜만에 켑밥 먹을까나 3 1
가보자고
-
일부로 오류내서 나 틀리게 하고 잇는거 아님? 나 견제할라고 일부로 이렇게 내놓고 그러는건가
-
담임샘이 좌파인데 1 1
수학 대인라랑 시대라이브 둘 다 듣는사람 많나요?? 강k랑 서바 둘다 풀게보는게...
-
생윤 사문으로 사탐런 5 1
했는데 개념공부할때 인강 안보고 수능특강으로 해도 되나요 ? 개념공부 어떻게 할지...
-
코어운동을 해야하는데 7 2
하체상체 하고나면 하기싫음
-
실수를 줄여야 하는데
-
화작선택자입니다. 화작 첫번째로 푸는게 저랑 안 맞는거같고, 평소에도 아침에 바로...
-
외행탐 특수상황 작도 2 2
어케함 시발
-
김동하 대기 0 0
평일에 수업듣다가 주말로 옮기려고 대기하는 중엔데 100번대...
-
망갤테스트 5 2
-
진짜 현타 오는 게 3 2
알바할 때 개고생하면서 번 돈 몇십 만원 새 아파트로 이사 오고 숨만 쉬었는데 오른...
-
물2 수완 ㄹㅈㄷ 지엽 8 2
학생 C ㅅㅂ
-
공전주기 4 1
각 행성은 케플러 운동을 한다고 가정할 때, 공전 주기가 같은 행성 쌍으로 옳은...
-
캐치볼할거면 안면보호구 무조건 착용하고 하라고하네 ㅋㅋ
-
국어만년80 2 0
안녕하세요 계속 국어 3등급에서 못 벗어나고 있습니다 독서는 독서론 가나 지문까지는...
-
4규 비슷한 난이도 n제 2 0
4규랑 비슷한 난이도 엔제 뭐있을까여 엔티켓은 풀엇고 설맞이랑 이해원은 4규보다 좀...
-
이동준t 어텐션 확통 어때요? 0 0
수12 주문했는데 확통은 어떤가요? 정승제t 확통 들었는데 확통은 원래 커리에...
-
ㅈ국 ㅈ같네.. 1 4
입시비리범이 정치계에서 나대는 거 보면 꼴받음 국힘제로 ㅇㅈㄹ하다가 국힘에 헌납한게 개꼬심ㅋㅋ
-
'바다의 로또' 참다랑어 풍년인데…한숨 깊어진 어민들 5 4
[앵커] 비싸고 인기가 많아서 이른바 '바다의 로또'로 불리는 참다랑어가...
-
아무래도..
-
생윤 수특 0 0
생윤 잘하시는 분들 수트 풀어보고 있는데 생명 윤리 파트랑 성? 그거 나오는...
-
오늘진짜열공해야지 3 1
진짜임 30분내러 시작안하면 내가 사람이아님
-
화학 선생이 의심해서 자기가 낸 화학 서술형 답안에 일부러 오류를 냈는데 그 문제를...
-
오늘 키스데이라던데 11 2
-
ㄷㄷ.. 4 2
병원 입원했는데 병원에서 코드블루 방송 2번이나들음 뭔가 다큐에서만 봤는뎁.....
-
N제? 기출? 0 0
6모 수학 15 21 22 28 30 틀리고 80 떳습니다 기출 한바퀴 더 돌릴까요...
-
하루씩 오르다 책 어떤가요?? 4 1
이제 풀 것도 없고 먼가 강사진리뷰에 유대종쌤 적혀있어서 사고싶어욥 대종쌤 조아
-
독재에 자꾸 또각또각 소리 내면서 걷는 사람 있는데 1 1
쌤한테 말해도 되나 너무 예민한가
-
안녕하세요 ㅎㅎ 2025 규토 라이트 N제 기하를 리마스터하여 전자책을 출시하게...
-
너무 학교를 옮기고싶은데 메타인지 잘돼서 내가 그만큼 노력할 수도 없고 이제 나이가...
-
김종익 잘잘잘 0 0
김종익 잘잘잘 2027 아직 개강 안 한 거 맞나요???엔제 문제집 자체는 파는 거...
-
참교육 드라마가 현실화된다면? 1 1
아마 현역 정파들은 전치 x주로 그 해 수능 못 볼수도
-
사실 공교육만으로도 좋은 대학을 갈 수 있어야지 0 5
그런데 순수하게 학교 나가는 것 만으로 수능만점받고 하게 할 수 있는가? 애들마다...
-
아 ㅆㅂ 오늘키스데이임 6 2
근데 오늘d7이라 키스는좀그럼 ㅎ,,
-
킁이면 트랩 맞죠? 2 0
잘모름 사실
아드님 지방대의대 가셨답니다 글 내려주세요ㅠㅠ
그 실패가 지방대의댄가오...
오르비식 실패 ㅋㅋㅋ
진짜에요? 아님 드립이에요?
실패가 지방의대인거는 개애반데..시ㅂ
지방대 의대가 실패면 한강물 온도 체크하러 가야겠네
지방의대가 실패라고?아니 의대갈성적에서 연고공간정도면 그래 자기입장에서는 실패겠구나...하겠는데 저건 너무 기만이자너
만족할 성적이 안나왔다 라고 했으니..만족의 기준이 너무 높으셨던거일수도
않이 의대생이 실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