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님에게 감사의 글.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30423857
이건
아까 오후에 소설가가 된 후배에게 선물받은
인증샷을 올리며
감성터진김에 인스타에 썼던 글인데요.
국어강사이면서 글 쓴 게 ‘강사’에만
많이 치우쳐있다보니
오밤중 감성더해 ‘국어’강사스럽게 글 하나 남기고갑니다.
그리 길진 않지만
짧지도 않게 살아보니,
매순간이 입시이고, 매순간이 도전이며
매순간이 위기이고 희망입니다.
막상 저 친구도 퇴사하고나서 불안해하기도 많이하고,
지금은 어엿하게 문학동네 젊은작가상을 수상하자마자
다음해 젊은작가상 대상 받고
하나하나 필모다져가며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데요.
그래도 소설밖에서 그와 둘이 나누는 대화는
그렇게 상처투성이인 자아들의
위로들이 대부분입니다.
여러분들도 항상 괜찮다고 말해도,
괜찮지 않은 것 다 알아요.
그래서 힘이 되어주려 계속 노력하고 있으니까요.
같이 열심히 해봅시다.
열심히 살다보면,
가끔 내가 생각한 내 삶보다
내가 생각한 내 모습보다
더 멋진 일도 일어나기도 하더라고요.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나는 아직도 국어 수업을 하며
첫 시간에 내 꿈은 시인이었다 라고 말하곤 하는데,
그것은 일부는 진실이고 일부는 거짓이다.
진실은 '꿈이 시인이다'라는 사실이고, 거짓은 '-이었다' 정도.
그리고 그 이유에 대해서도 언급한 바 있는데,
소설은 '너무 많은 말을 해야하니까'였다.
"말을 많이 하기 시작하면, 이해받고 싶어질테니까."
세상에 돈이 많고, 일을 엄청나게 잘 하고,
날 때부터 갖고 태어나는
운과 기회들이 모두 갖춰져 있고,
너무 잘 생기고 예쁘고 하는-
여러 남부러운 일들이 많이 있지만
그런 것들을 시샘한 적은 별로 없다.
물론 내가 갖지 못한 것들에 대해
컴플렉스를 느껴본 적은 있지만,
입버릇처럼 되뇌이곤 하는 말들 중
'후회해서 바뀔 일이 아니라면
후회할 시간에 일이나 하자'라는 게
아직까진 내 일상의 좌우명같은 것이라서.
암튼, 그렇게 부러운 게 없는 사람이
하나 부러웠던 것은
'글을 잘 쓰는 능력'이었다.
나는 내 이야기를 꺼내는 것에 능숙하지 못한 사람이었으므로
자신의 감정들과 일화들을 꺼내면서 교묘하게
진실과 허구의 중간즈음을 조율해 나가는 작가라는 것이
과히 대단하고, 시샘이 나 죽겠었다.
후배는 대학 시절 절친은 아니었으나,
내가 알던 몇 안되던 후배의 친구라
건너건너 소식은 듣곤 했었고
그러면서도 그의 글은 몰래 염탐하곤 했다.
몇 안 되는 후배들 소식 중
신기한 것이
누구보다 위태로워 보이던 인생이었던 누구는
말로 세상의 허탈함을 종종 뱉어내곤해서였는지
일찍 사회에서 멀쩡히 자리잡고 잘 살아내고 있고,
누구보다 아름다워 보여 매 순간 화려해보였던 누구는
술로 못다한 말들을 삼켜내서였는지
일찍 사라져버렸다.
그런 허망한 일상들 속에서
그래도 버티고 살다보니 나도 서른이 넘어버렸는데,
내가 시샘하던, 종종 염탐하던 그의 글들이
모여 이제 세상에 보이고,
어엿하게 셀럽이 다 되었다니.
선물로 받은 책을 보며
사실 이것이 소설이 아닌 에세이라는 것에
그는 웃으라고 쓴 것같은 내용들에
나는 내내 슬픔을 삼켰지만,
그래도 그는 이제 이렇게 허탈함을 뱉어냈으니
앞으로 더 잘 살아내리라 믿는다.
나도 아직 배우지 못한
인생을 꺼내는 법을 벌써 깨달아
타인을 위로하기까지 하는 삶에 경의를 표하며.
- 오늘 밤은 치맥이 그대와 함께하길.
항상 행복한 소설가가 되시길.
마음을 담아.
Love유현주선배.
박상영 작가도 많이 사랑해 주세요 ^^
덩치만 크지
속은 말랑한 청년입니다 :)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저라면 이 시점에서, 41
안녕하세요 션티입니다. 첫 외출을 나왔습니다. 오랜만에 삼겹살을 먹고... 피방에서...
-
감사합니다. 36
안녕하세요,션티입니다.저는 지금 전문사관 기초군사훈련 중에 있고,드디어 폰을...
-
도와주면 무슨 젤? 엔젤!-수능 마무리 조언 부탁드려요(모든 멘토 소환!) 30
제가 고3때 공부를 안 했어서 어떻게 마무리를 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좀...
-
선생님 문제로 이비에스 변형대비를 하려고 하는데요!! 저는 2등급...
-
[Shean.T] 워마하이퍼+EBS1800 해석 셤지 배포 35
§ 헬로내 이름은 션티서울시티 강남구로 이사갈거야~ (고시텔 ㅎㅎ)§ 수능...
-
§ 헬로내 이름은 션티서울시티 관악구에 살아그 이상은 프라이버시...(한동안 공식...
-
KISS EBS + 고퀄 서술형 변형 뿌림 (수특영어 13강~26강) 33
§ 헬로내 이름은 션티서울시티 관악구에 살아그 이상은...
-
§ 안녕하세요, 오르비 교대 영어 강사,KISS EBS 저자, 션입니다.어제...
-
그니까 나처럼 박스A는 딴 곳에 씌웠어야지 평가원 ㅡㅡ 19
왠지 29번에 대해 글을 꼭 써야할 거 같은 의무감에허세부려봤습니다 ㅋㅋㅋ인강...
-
[Shean.T] 해석 시 영어를 영어로? 한국어로? 그것이 문제로다. (feat. 6평, 경보쌤) 80
§ 안녕하세요, 오르비 교대 영어 강사,KISS EBS 저자, 션입니다.오늘도...
-
[Shean.T] 6평 오답률 1위 38번의 영어적, 논리적 해설 + 써머 단과 홍보! 30
* 출처: EBSi § 안녕하세요, 오르비 교대 영어 강사이자, KISS EBS...
-
§KISS EBS 유형까지 똑같 + 영어 전체 연계리스트§ 10
* 출처: EBSi§ 안녕하세요, 오르비 교대 영어 강사이자 KISS EBS 저자,...
-
[Shean.T] 방금 직접 푼 따끈따근한 셤지 올림. 32
§ 션입니다.연계 목록, 난이도, 특징 등등은 수많은 일반적 해설은,훌륭한 쌤들이...
-
수특영어 직연 2개 KISS EBS랑 비교 좀요!!!! 0
직접 연계에서는 영독이 많이 나왔군요 ㅠㅠ많이 아쉽습니다...그래도 직접연계의...
-
1~12강까지 (test 제외)한 번 예상 목록 적어봄.참고 ㅎㅎㅎ올해 경향이 나랑...
-
[Shean.T] 6.5, 6평 공개 '혜자' 특강. 16
§ 안녕하세요, 오르비 교대 영어 강사, KISS EBS 저자, Shean입니다....
-
§ 안녕하세요, 오르비 교대 영어 강사 션입니다. (오늘 글 길어요 ㅎ)교대 관련...
-
Teaser 5. '장문은 이케 변형(feat.슬램덩크)' 3
§ 안녕하세요, 션입니다. 혹시 지겨우시면 죄송...계속 작업하는데 제가 너무...
-
KISS EBS Teaser 4. '한국지리 잘하시는 분 좀 알려주세요!!' 15
§ 안녕하세요, 션입니다. 고2 때 한지 열심히 했으나수능을 치진 않아서가물가물한...
-
KISS EBS Teaser 3. '국수영탐 공부는 따로가 아니다2' 11
§ 안녕하세요, 션입니다. Shean's KISS EBS 수특영어가오늘이나 내일...
-
KISS EBS Teaser 2. '순서 변형 관사 쓰임의 끝판왕' 4
§ 안녕하세요, 션입니다. Shean's KISS EBS 수특영어가오늘이나 내일...
-
KISS EBS Teaser 1. '국수영탐 공부는 따로가 아니다' 3
§ 안녕하세요, 션입니다. Shean's KISS EBS 수특영어가오늘이나 내일...
-
Shean's KISS EBS 표지 투표 부탁! / EBS 적중에 대해. 36
§ 안녕하세요, 션입니다. 6평이 10여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저도 덩달아 뭔가...
-
[Shean.T] 워마2000 문장 시험지 29~50 배포 182
§ 안녕하세요, 오르비 교대 영어강사 션입니다. 오르비 교대점에서 다 나갔기에,워마...
-
[Shean.T] 성적이 오를지는 딱 보면 안다. 119
§ 저번주 토요일, 교대 현강이 5시에 공식적인 수업은 끝나고 애들 남겨서 ebs...
-
[Shean.T] 오랜만입니다. 워드마스터 day1~28 문장 시험지 선물 및 근황, 잡설. 399
§ 안녕하세요, 오르비 교대 영어강사 션입니다. 오랜만입니다. 보니까 두 달 전에...
-
[Shean.T] 그래서 EBS 영어, 공부해 말어, 그것이 문제로다. 151
§ 안녕하세요, 션입니다. 메리 설날들 했는지요 ㅎㅎ 수능 전 거의 마지막 휴식기...
-
[Shean.T] 영어는, '철저히 노력형 암기 과목'이다. 177
§ 안녕하세요, 션입니다. 요즘은 교대 현강 수업 준비(2월 중순에 교대점 설명회도...
-
[Shean.T] § 무료 온라인 구문 피드백 프로젝트 § 8
§ 안녕하세요, 션입니다. 뭔가 오랜만이네요. 마지막 글이 2주 전인가 새벽에 아재...
-
[Shean.T] 원어민이 못 푸는 수능 영어는 문제가 있는 것인가. 6
안녕하세요, 션쌤입니다.어제 오르비 교대점에서 첫 강의를 했네요.많지 않은...
-
[Shean.T] 상위권을 위한 영어 교재, 이런 교재 어떤가요?? 0
§ 안녕하세요, 영어 강사 션쌤입니다. 약간은 오랜만에 인사드리는 것 같기도 하네요...
-
[Shean.T] [교대점 설명회 미리보기] 구문 학습 후, 해석의 다음 단계는? 14
§ 안녕하세요, 영어 강사 션쌤입니다. 어제 원서질이 마무리되었죠.2, 3일 전에는...
-
[Shean.T] [학과 선택] 영어는 기본 아닌가요? 굳이 전공을 해야 하나? 10
§ 라는 질문에 답을 드리기 위해 좋은 글 하나 퍼왔어요. 안녕하세요션쌤입니다. §...
-
[Shean.T] 5년전 클스마스에 쓴 삼수 수기 (스압 주의) 22
§ 모두메리메리 크리스마스하고 있나요. 클스마스 이브에 카페에서 옆구리 부여잡으며...
-
[오르비 교대점 Shean.T] 반기문 사무총장님의 발음은 좋은 건가 안 좋은 건가. 15
§ 안녕하세요 오르비 교대점 영어강사 션쌤입니다. 제목부터 반기문 사무총장님을...
-
[오르비 교대점 Shean.T] 설명회 때 배포한 2016 수능 영어 one-paper 분석자료 2
§ 안녕하세요 Shean입니다. 저번 토요일, 교대점에서 설명회를 무사히...
-
[Shean.T] 내일 교대점 설명회에 오시는 분들은, 4
2016학년도 수능 영어 1페이지 분석 자료를 드리는데, 사실 이거는 어딜 가서도...
-
[Shean.T] 영어 단어 why, what, how and 관련 질의응답 24
§ 안녕하세요 Shean입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영어 공부 방법에 관한 칼럼들을...
-
[Shean.T] 오랜만입니다. 오르비 선생님으로 컴백했습니다. 28
§ 안녕하세요 Shean입니다. 수능 당일에 연계리스트를 올리고 처음으로 글을...
-
[Shean] KISS EBS 179제 연계 리스트 40
§ 안녕하세요 Shean입니다. 수능 보느라 다들, 정말, 진심으로...
-
[Shean] KISS EBS 정오표(11.10수정) & 수정통합본 발송 127
§ 안녕하세요. Shean입니다. 일요일 아침에 수완실전편을 올리고 오류 보고를...
-
[Shean] 수완실전 선별29제 & Final Message for You 70
§ 안녕하세요. Shean입니다. 이미 아까 점심 쯤에 아톰에 올렸기 때문에...
-
[Shean] 수완유형 선별24제 & 어법 쩌는 꿀팁 131
§ 안녕하세요. Shean입니다. 수완유형 선별24제 아톰 전자책 거래소에...
-
§ 인수2 선별34제 아톰 지식거래소 전자책 부문에 올렸습니다. 언제 나오는 지...
-
[Shean] 인수1 선별29제 & 남은기간 영어 공부전략, 마음가짐 96
§ 인수1부터 검토까지 마무리하고 먼저 올렸습니다. 죄송합니다. 약간의 변명을...
-
[Shean] 수특 선별 64제 아톰에 올렸습니다. 10월, 수고하셨습니다. 40
§ 10월 모평 보느라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이것만 명심하세요. 'ebs...
-
[Shean] 수특 64제 오류 하나 정정합니다. (일요일 정오까지 댓글 주신 분들) 8
§ Test2 20번 지문의 아래 어휘부분이 다른 지문의 어휘가 들어가있네요....
-
[Shean] 10월 교육청을 앞두고, 영어 유형별 실전 풀이 tips 39
§ 안녕하세요 Shean입니다. 우선 수능특강 선별 64제를 많이들 호응해주셔서...
-
[Shean] §선별하고 선별하여 분석한 수능특강 영어 64제 무료배포§ ☆전송완료☆ 812
★ 오르비에 처음으로 올린 글이 이리 호응이 폭발적일지 예상치 못했던터라... 우선...

글 잘 쓰시는 선배님 두 분
나는 아니구 ㅋㅋ이 글만 봐도 쌤은 잘 쓰는 분이에여

멋져요박상영 작가님 역사저널 그날에 나오시는 그분인가요??

네 맞아요 ^^헐 저 분 혹시 대도시의 사랑법 작가님이신가요...? 그 책 잘 읽었었는데,,,wow

맞아요 대도시의 사랑법^^
헐 워크맨에 나오신 그 분이신가어제까지만해도 문학을 왜 배우는거지 ;;짜증난다 그냥 비문학만 배웠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했는데
선생님 말하시는것을보면 세상에 문학이 꼭 필요하고 배울만한 가치가 있어보인다,,,
그냥 시인이 지금도 꿈이야 이렇게 말해도되는걸
저렇게 가슴에 확 다가오게 말하시네
헐!!! 저 저 작가님 책 다읽었는데!! 완전 신기해요
와.. 익숙한 이름인가 했더니 지금 제 책장에 있는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의 저자시군요.. 저에겐 나름 충격(?)적으로 다가온 책 중 하나인데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