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eeticS [463916] · MS 2013 · 쪽지

2020-05-19 23: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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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수능 6월모의평가 언어 11번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30201344



 이런 문제가 다시 나올 것 같지는 않지만 문제의 해설이 워낙 ??? 스러워서 고민을 많이 하게 되는 문제입니다



 먼저 보조사 '는'은 어떤 주제나 화제를 밝히거나 대조의 의미를 부여하는 조사로 익히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흔히 이 문제의 정답을 해설할 때는 4번 선지에 대해 할바시가 남들과는 다르게 '말썽꾸러기 돼지'를 데리고 있기 때문에 '는'을 써야한다고 합니다



 일견 타당한 해설이지만 문제를 틀려서 해설을 보는 8할 정도는 'ㅅㅂ 그래서 어쩌라고'가 생각나게 됩니다


 틀린 말은 아닌데 뭔가 '는'과 '도' 중에 둘 중 하나를 골라야할 것 같은 느낌이거든요



 하지만 문제의 질문이 '조사 선택의 기준'에 대해서 토의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 문제의 초점은 '는'과 '도' 중에 하나를 고르라에 있지 않습니다


 일단 <보기>에서 조사는 다 적절하게 골라냈습니다. 문제가 요구한 바는 그 많고많은 두 개의 선택지 중에서 하필 왜 그걸 골랐는지에 대한 이유입니다


 그러므로 '는'과 '도' 중에 '는'을 선택했다면 거기에 반드시 '는'이 와야하는 당위성을 밝혀야 합니다


 4번 선지가 오답인 이유도 여기에 근거합니다. '할아버지가 돼지를 싫어한다는 사실'을 밝히는 것은 '는'이나 '도' 모두 할 수 있기 때문에 그 기준으로는 '는'을 써야한다는 걸 정당화하지는 못하거든요



 이 문제는 지금 기준에서는 어려운 문제가 아니지만 당시에만 해도 정말 어려운 문제 중 하나였습니다


 그때는 문법 과목이 거의 듣보잡 수준이었던데다가 이런 문제가 나오면 어떻게 풀라고 명확하게 말해줄 수 있는 사람도 드물었기 때문입니다


 일례로 그 당시 ebs 문제풀이 강사해설은 이 문제의 정답에 대해 '도'를 써야하기 때문에 4번이 정답이라고 하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상상도 못할 호감행위를 했죠



 지금도 문제 질문의 요지를 제대로 읽어내지 못하는 학생들의 경우엔 이 문제가 정말 어렵게 느껴졌을 것입니다


 비단 언어 파트 문제뿐만 아니라, 이 문제처럼 질문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 틀릴 수 있는 문제에 대비하기 위해선 문제의 핵심 요구를 읽어내는 연습을 평소에 열심히 하는 게 중요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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