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bu대표(김형모) [403909] · MS 2012 (수정됨) · 쪽지

2020-05-17 16: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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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 공부 꿀팁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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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산이 복잡하거나 지나치게 긴 문제는 걸러라.

(꼭 내가 낸 문제가 좋다는 건 아님)


기출을 보면 알겠지만, 역학 문제는 정말로 논리나 계산이 간단하다.

문제 상황을 관통하는 식을 한두 개 세우는 것이 핵심이고, 나머지 계산은 암산으로도 될 정도다.

(거칠게 말해) 평가 문항은 "평가하고자 하는 항목 하나를 통과했으면, 맞추도록" 설계되어 있다.

괜히 기출 문제가 가장 좋은 예제인 게 아니다.


그렇지만 전문 출제자가 처음부터 끝까지 설계하지 않은 교재나 모의고사는 "학생들이 틀리도록" 만들어진다.

새로운 조건/자료의 해석 능력을 묻는 것이 아니라 "특수한 상황을 빠르게 푸는 기술"을 때려넣는다.

혹은 "강사가 특별하게 가르친 내용"을 풀면서 희열을 느끼도록 디자인된다.

그렇다보니 학생들이 "배우는 것이 많은 교재"라고 하는 것이 대부분 실제로 배우는 게 많은 교재인지는 알 수 없다.


지나치게 복잡한 사설 문제는 풀면 풀수록 나쁜 습관만 들게 된다.

이상한 문제 양치기하다가 mental set 망가뜨린 학생들은 안타깝지만 돌이키기가 힘들다.

※ 재활치료는 내 전공이 아니다.


1. 문제를 end-to-end로 조망하는 능력을 잃어버린다.

문제 호흡이 한 스텝 안에 들어오지 않는 문제를 계속 풀게 되면, 고난도 문제에 처음 접근할 때의 접근 방식이 일단 단서를 수집하는 것으로 고정된다. 발상이 중요한 문제일 수록 그런 태도는 독이 된다.


2. 모르는 문제에 접근하는 방법론을 체득하지 못한다.

흐접한 문제는 그냥 이것저것 붙여서 기워 만들었기 때문에, "모든 고난도 문제는 기본 유형의 조합이"라는 식으로 학습이 이루어지게 된다. 하지만 그런 문제도 있고, 그렇지 않은 문제도 있으며, 평가원은 후자를 좋아한다. 전자에 집중할 수록, 후자에 대한 면역력이 약해진다.


3. 풀이 도구에 집착하게 된다.

푸는 문제들이 복잡하다보니까 시간 내로 풀기 위해서 그래프니 뭐니 누구의 무슨 풀이니에 굉장히 집착하게 되는데, 사실 풀이 도구 사용은 다른 공부 마치고 실전 모의고사 풀면서 다듬어가는 게 제일 좋다.


출제자 입장에서 이야기하자면 역학 쉬운거 2개 + 비역학 겁나 빨리 풀고, 준킬러+킬러를 남는 시간에 충분히 생각해서 풀도록 시험지를 구성한다. 그리고 풀이 자체는 무조건 짧게 해서 특정 풀이 방식이 유리하지 않도록 조절한다. (부연 설명이 길어질 수는 있어도, 수식 자체는 간결하게)


무슨 관점 무슨 관점 해봐야 몇 초 차이 안난다. 어차피 펜 놓고 멍때리는 시간이 훨씬 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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