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로운 이 작품의 지은이 [799225] · MS 2018 · 쪽지

2020-05-16 23:5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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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앞으로 나아가도 미래의 불확실성은 조금도 줄어들지 않았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만 커졌다. 모든 사람이 내 적이고 경쟁자였고, 나에게 거는 기대는 내가 실패하는 동시에 조롱과 동정으로 바뀔 거라고 믿었다. 그 미래를 마주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는 것이 너무 무섭고 불안했다. 자기 전에 누워서 앞으로 어떻게 될지만 생각하면 그냥 눈물이 났다. 아무리 공부를 해도 그 불안은 없어지지 않았다. 여기서 그만두면 불안을 느끼지 않을 수 있을까. 저녁을 먹고 다시 학교로 돌아오는 길에 도로에 뛰어들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런 날들의 연속이었다. 아무리 해도 나의 피해의식으로부터 나온 두려움은 없어지지 않았고 항상 그 두려움을 안고 살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계속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던 것은, 내가 느끼는 불안함이 없어지든 없어지지 않든 내가 할 수 있는 행동이 계속 공부하는 것 외에는 없다는 걸 뼈저리게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지금 죽으면 지금 당장 느끼는 불안은 없어지겠지만 세상은 나를 패배자로 기억할 것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되고 싶지 않았다. 내가 도로에 뛰어들고 싶다고 생각한 이유는 역설적으로 내가 성공하고 싶어서였는데, 정작 죽으면 그렇게 되지 못한다. 그렇게 죽지 못해 계속 살아왔다. 원하는 학교에 합격했을 때도 기쁘다기보다는 더 이상 불안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만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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