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破亂국어 [890512] · MS 2019 (수정됨) · 쪽지

2020-04-27 14:0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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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문법 시리즈 제작 후기 + 교재 출판 t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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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지금까지 교재를 만들면서 느꼈던 것들을 써 보려 합니다.


처음에 파란문법을 제작할 땐 100쪽 안으로 가볍게, 심플하면서도 심도 있는, 그러면서도 누구나 쓸 수 있는 무료 PDF 교재를 만들어보겠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PDF로만 만들면 태블릿이나 노트북에 넣어 두고 누구나 쉽게 공부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생각보다 활용도가 높지 않았어요. 교재는 결국 인쇄를 해서 종이로 보는 게 제일 좋다는 걸 금방 깨달았죠. 파란문법은 결국 제본을 해야만 의미 있는 PDF가 되고 말았어요. 인쇄소에 문의하니 제본비는 흑백 7500원, 컬러 15,000원을 부르더군요. (코팅종이 표지까지 포함해서요)


그래서 오르비에 출판 문의를 넣게 되었고, 운좋게 파란문법은 종이책으로 나올 수 있었습니다. 가격도 실구매가 기준 9,900원 정도니까 책의 완성도나 구매의 편의성에서 제본하는 것보다 여러모로 낫다고 생각했어요.


파란문법을 출판하고 나니까 책 속에서 독자들과 약속했던 파란문법익힘책이 다음 과제로 다가왔어요. 파란문법익힘책은 평가원 기출 문법 문제를 담는다는 것 이외에 사실 뚜렷한 계획은 잡혀있지 않았어요. 그래서 고민했죠. 


1. 무료 PDF / 유료 종이책

유료 종이책은 좀 아닌 것 같았어요. 평가원 문제인 만큼 저작권 문제도 있고, 시중에 너무 강력한 교재들이 많았거든요. 해설을 쓴다고 해도 사실 제가 뭐 엄청난 해설을 쓸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게다가 500쪽 1킬로그램 15,000원짜리 종이책(매3문)이 시중에 베스트셀러인데 이 시장을 굳이 파고들 필요가 없어보였어요.


2. 내 교재만의 장점

PDF책을 만들기로 생각하니, 또 파란문법처럼 제본이 필수적인 교재는 만들고 싶지 않았어요. 그래서 제본을 하지 않아도 되는, 오히려 제본하지 않았을 때 더 이익인 교재의 형태는 무엇일까 고민하게 되었죠. 그러던 중에 정X장 에브리타임을 짜 먹고 있는데, 홍삼도 병제품보다 에브리타임이 먹기 편하듯 평가원 기출 문법도 에브리타임처럼 만들 수 없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 장씩 뽑아서 들고 다닐 수 있게끔 하면 세상에 없던 교재가 되겠다 싶었죠.


3. 교재 플랫폼

A4 용지는 생각보다 컸어요. 그대로 들고 다녀야 하면 투명 파일 없이는 찌그러지기 쉬웠어요. 어지간한 책들은 전부 A4보다 작더라고요. A5나 B5는 크기가 적절하긴 한데, 집에서 프린터하기에는 A4가 제일 적절했어요. 그래서 반으로 접어쓰거나 한 번 더 접어서 두 번 접어 다니는 걸로 플랫폼을 정했어요. 해보니 두 번 접는 8 in 1 (A4 한 장에 양면으로 총 8문항) 같은 경우엔 글씨 크기가 너무 작고, 좀 긴 문제들은 들어가기가 어려웠어요. 4 in 1 플랫폼을 적용하니까 그래도 단독으로 출제된 문항은 다 실어지더군요. 그래서 파란문법익힘책1권은 4 in 1 플랫폼으로 만들게 되었습니다. 


4. 네이밍

파란문법은 사실... 제가 근무하고 있는 학교 학생들이 주로 입는 생활복이 파란색인데요, 그 점퍼 색깔에서 따온 것입니다. 보통 '파란잠바' '청운점퍼' 등으로 부르거든요. 음은 '파란'을 따오고 거기에 제 나름대로 한자로 의미를 더했죠. 깰 파에 어지러울 란. 어지러움을 갈파한다는 의미로 썼어요. 그런데 이 이름이 제 교재의 특장점을 잘 드러내지는 못하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구글이 안드로이드 버전별로 이름을 부여하듯이, 저도 파란문법을 출판하면서는 v5,0 espresso라고 교재의 장점을 비유적으로 드러내려고 노력했어요. 교재 이름도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이번에 파란문법익힘책을 만들면서도 이름을 뭘로 할까 고민했는데, 아내가 이전의(ex) 문제를 한 장씩 해결한다는 의미에서 CleanEx클린엑스로 하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주었고 이거다 싶었어요. 교재는 진짜로 각티슈처럼 한 장씩 뽑아 쓰는 컨셉이기도 하고요. 


2019년 4월쯤부터 파란문법 출판을 알아보기 시작했었는데, 2020년 4월이 되어서야 제대로 마무리된 것 같아요. 돌이켜 보면 힘들었던 기억은 거의 없고 업무 틈틈이 취미생활처럼 정말 재미있게 즐겼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이게 정말로 취미생활이 되어서 지금도 사실 문학 교재를 쓰고 있어요. 제가 이런 마음이었다는 걸 꼭 남겨놓고 싶기도 하고, 누군가 책을 출판하고 싶은 사람에게 이런 기록이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글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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