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어트 [404935] · MS 2012 · 쪽지

2012-07-07 05:55:19
조회수 396

눈치보는 생활(판톡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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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후반 남입니다.


 


직장다니고 있죠...


 


제 성격자체가 기분나쁜말 듣고 속상해도 내색하지 않고 그냥 쌓아둡니다.


 


직장 상사, 선배 말 고분고분 잘 듣고 저보다 어린 직장 선배(남자는 어린 분이 없습니다. 다 여자)들에게도 존댓말 쓰면서 네 네 하면서 잘 따릅니다.


 


그러다 보니 주위에선 사회생활 잘 한다는 소리를 듣곤 합니다.


 


사실 저도 먹고 사려니 어쩔 수 없이 그럴 수 밖에요. 그런데 요샌 집에 들어가서도 눈치를 봐야하네요.


 


어릴 적 부터 집이 파산하고 주변 친척들은 유산 상속때문에 싸우고, 빌려준 돈 떼먹고 갚지도 않는 사람들을 보면서 사람에 대한 불신이 심했던 저는 말을 잘 안해서 과묵하단 소리를 좀 많이 들었습니다.


 


물론 거부감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신체에 터치하는것도 그렇게 좋아하지 않습니다. (콩글리쉬로 스킨십이라고 하죠. 없어져야 할 존재하지도 않는 말이지만... 외래어도 아닌...)


 


그러다 보니 연애 시절에도 좀 진도도 많이 늦었었고... 결혼하고도 그렇게 많은 관계를 갖지 않았습니다.


 


결혼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회사 업무 강도가 훨씬 심해졌습니다.


 


업무강도가 심해짐에 따라 조금씩 일이 버거워지기 시작했고, 꾸중을 많이 듣게 됬습니다. 속으로 삭히고 삭히면서 스트레스가 심해졌고 누군가 저에게 접근한다는거 자체가 싫어지기 시작했죠.


 


그런데...


 


저희 집에 와이프라는 동물이 살고계십니다.


(저희 남자 인간보다 훨씬 월등한 여자인간이라는 동물입니다.)


 


지금은 쉬고 계시지만 곧 다시 강사로 돌아가실 듯 싶고요.


 


간단히 말해 지금은 전업주부란거죠.


 


아침은 거르는 편이고 점심은 동료들이랑 먹고 저녁은 꼭 먹습니다.


 


그래서 와이프한테 저녁을 부탁했죠. 그런데 와이프가 게을러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잘 안해주더군요. 요새 주로 대낮에 하시는 일은 인터넷 쇼핑몰에서 찜리스트 만들고 그런 일 하시구요.


 


뭐 제가 벌어온 돈을 다시 환원시켜주는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를 완성시켜주는 분이시기도 합니다.


 


그러신 분인데 조금 해주면 좋겠다고... 했는데도 안해주더라고요.


 


그래도 음식할 때 힘들거 생각하고 혹시 와이프 칼질 잘못해서 손이라도 베이면 어떡하나 싶어 괜찮다고 안해줘도 된다고 그랬습니다.


 


그래서 밖에서 밥먹고 들어갑니다. 혼자 먹을때보단 동료들과 같이 먹는 편이 많지요. 술자리를 갖는 경우도 있지만 원래 술 담배를 안해서 술을 마시지 않습니다. 그래서 취할 일도 없구요. 늦으면 와이프 뭐라 할것 같아서 최대한 빠르게 들어갑니다. (회사에서 일찍 퇴근하면 술자리 가져도 9시 안으론 들어갑니다. 회식때는 어쩔 수 없지만요.)


 


그런데 와이프는 밖에서 밥먹고 오는걸 못마땅해 하더군요. 집에 와서 밥을 먹으라고요. 생활비 많이 나간다고. 솔직히 저녁비용으로 좀 나가긴 합니다. 만원정도 선으로 해결하지만요.(술자리에선 더치합니다. 그래도 만원 보단 더나가긴 하지만요.)


 


와이프 말이 일리도 있고 그래서 얼마동안은 집에 일찍 들어갔죠. 역시 국은 커녕 김치 김 빼고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와이프 눈치도 보이고 해서 얼마동안은 참치캔 사서 터먹고 그랬습니다. 안해주더라고요. 그래서 직접 요리를 시도했지만 제 손은 정말 신이 저주한듯 요리가 다 맛이 없더군요... 결국 두세번 해먹다 그만 둬버렸죠. 결국 한솥 도시락을 사가지고 집에 들어왔습니다. 평소 저에게 관심도 없는 와이프는 여전히 TV를 보면서 저를 개무시해주셨고 저는 터벅터벅 옷을 벗고 식탁에 앉아 도시락을 깠습니다.


 


그리고 입에 넣는 순간 맛의 향연이 펼쳐졌습니다.


 


여러분! 배고프고 출출할땐 한솥도시락!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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