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하사심탕 [590817] · MS 2015 (수정됨) · 쪽지

2020-04-09 16: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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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와 사상] EBS 수능특강 정오표(61p 6번)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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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와 사상] EBS 수능특강 정오표(61p 6번)에 관하여


윤리와 사상 영양만점 모의평가저자 임재원


- 서론 

   2월에 수능특강을 분석하다 문제 하나가 눈에 띄어 EBS 홈페이지에 교재 정정 신청을 올렸습니다. 답변이 오면 문자를 주겠다고 해서 한 달이 넘도록 기다렸지만 문자가 안 오길래 이 사람들, 씹었군.’ 이라고 생각하면서 실망한 마음으로 교재 정정 신청 페이지에 들어가 보았는데, 알고 보니 다음날 답변은 달렸는데 문자가 안 와서 제가 확인을 못 한 것이더라고요 ㅠㅠ 확인해 보니, 제가 올린 정정 신청이 받아들여져서, 교재가 수정되었어요! 그래서 이 문제가 어떤 문제인지, 그리고 이 문제가 왜 문제였는지에 대해 설명해 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


  먼저, 2021 수능 대비 윤리와 사상 수능특강 61p 6번 문제와 해설은 다음과 같습니다. 다들 풀어 보신 문제일 테니, 다시 한 번 풀어 보시면서 어디에 문제가 있는지 찾아보세요


  혹시, 이 문제를 푸시면서 이상한 점을 느끼지 못하셨다고요? 괜찮아요! 사실, 수험생이 문제 하나하나 의심하면서 푸는 것은 쉽지 않으니까요 ㅎㅎ 그럼 이제, 정오표를 보여드릴 테니, 이제 어디에 문제가 있었는지를 다시 생각해 보세요!

수정 전

수정 후

⑤ 성인은 백성들이 도덕적인 삶을 살도록 돕는다.

⑤ 성인은 백성들이 도덕규범을 실천하도록 돕는다.

⑤ 공자는 성인이 백성들로 하여금 도덕적 삶을 살도록 돕는다고 주장하였다.

⑤ 공자는 성인이 백성들로 하여금 도덕규범을 실천하도록 돕는다고 주장하였다.

 * 아래 내용이 꽤 어려워 수능 윤리와 사상 공부에는 가성비가 안 좋으니 우선 아래의 요약을 읽어 보신 다음 궁금한 내용이 있으면 그 부분만 본론 및 결론을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 요약

 1. 윤리와 사상 수특 61p 6번 문제, 5번 선택지 수정되었으니, 내용 확인하자.

 2. 장자에게 있어 도덕적 삶이라는 표현은 문제가 없다. 장자는 도덕적 삶을 살아야 한다고 볼 뿐 아니라, 장자는 道德이라는 개념어를 인위적 도덕규범으로 사용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 문제의 출제 의도가 성취되기 위해서는 도덕이 아닌 도덕 규범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적절하며, 이러한 측면에서 문제의 수정 사항은 적절하다.

 3. 장자에게 있어, ‘도덕적 삶을 살도록 돕는다.’는 표현도 문제가 없다. 장자는 도덕적 삶을 살도록 돕는다는 것은 인위적인 것으로 보지 않기 때문이다

 4. 불안해하지 말자. 윤리와 사상 수능 문제는 애매하게안 나온다.


- 본론

 5번 선택지는, 벤 다이어그램의 C에 들어갈 선택지로 옳은선택지여야 합니다. 이 문제의 정답은 4번이고, 규범을 인위적인 것으로서 사회 혼란의 원인이라고 보는 장자가 규범을 가르쳐야 한다는 내용을 부정할 것이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수정 전 5번 선택지의 내용은 장자의 입장으로 틀렸다고 보기 어려운 내용입니다. 선택지를 천천히 뜯어보면서, 왜 그런지 설명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⑤ 성인은 백성들이 도덕적인 삶을 살도록 돕는다.


 이 선택지를 보고 이 선택지는 장자의 입장이 아니라고 생각한 학생들의 생각들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장자는 도덕적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을 부정한다.

 2. 장자는 도덕적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을 부정하지는 않으나, ‘도덕적 삶을 살도록 돕는다 것은 인위적인 것이므로 부정한다.


 만약, 1번이라고 생각했다면 기본적으로는 동양 윤리 사상 공부가 미진한 학생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동양 윤리 사상에서는 그 글자는 같다 하더라도, 의미가 다른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으로 격물(格物)과 치지(致知)에 대한 주희와 왕수인의 입장 차이와, 여기서 다룰 도덕(道德)에 대한 유가와 도가의 입장 차이가 있지요. 유가와 도가 모두 도덕적 삶을 살아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다만 유가에서 이야기하는 도덕적 삶이란 인의에 바탕을 둔 것이고, 도가에서 이야기하는 도덕적 삶이란 자연스러움에 바탕을 둔 것이라는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아래의 원문들을 통해 장자가 도덕적 삶을 긍정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장자 원문 

 - 夫虛靜恬淡寂漠無爲者, 天地之本, 而道德之至 : 텅 비고 고요하며 적막하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하늘과 땅의 기준이며 도덕의 본질이다.

 - 道德不廢 安取仁義 : 도덕을 폐하지 않고 어떻게 인의를 취할 것인가?

 - 外內韄者 道德不能持 : 밖이나 안으로 얽매여 있는 자는 도덕을 지닐 수 없을 것이다.

 - 士有道德不能行, 憊也 : 선비에게는 도덕이 있는데 그것을 실행하지 못하는 것이 곤경에 빠지는 것이다

 위의 내용을 모두 알고 있지만 5번 선택지의 도덕을 도덕규범으로 해석한다면 5번 선택지가 맞는 것이 아니냐고 말하는 학생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장자 전문을 뒤져봐도, 道德을 유가의 도덕규범으로 해석하는 구절은 없음을 알 수 있습니다. 다만, 원문을 번역하는 과정에서 유가에서 주장하는, 인위적 도덕규범이라는 의미로 어떤 단어를 '도덕'이라는 글자로 번역할 수 있는 경우는 있습니다. 그래서 평가원 기출문제에서는 도덕 규범이라는 명확한 표현을 제시함으로써, 본 문제에서 일어날 수 있는 논란의 여지를 없애는 것이지요.


기출 선택지

 - 가치의 얽매임에서 벗어나기 위해 도덕규범을 확립해야 한다. (14학년도 수능 10)

 - 인의(仁義)는 사람다움을 해치는 인위적 도덕 규범이다. (16학년도 6월 모의평가 12)


 종합하면 장자에게 있어 도덕적 삶이라는 표현은 문제가 없으며, 장자는 도덕이라는 개념어를 인위적 도덕규범으로 사용한 적이 없으므로 본 문제의 출제 의도가 성취되기 위해서는 도덕이 아닌도덕 규범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적절하며, 이러한 측면에서 문제의 수정 사항은 적절합니다


 이제 2번이라고 생각한 학생들에 대해 간단히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2번이라고 생각한 학생은무위의 의미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노자와 장자 모두 무위를 무인위’, 즉 인위적인 것을 하지 않는 것으로 보지 아무것도하지 않는 것으로 보지 않습니다. 해설지를 보면 출제자도 도덕적인 삶을 사는 것을 돕는다는 내용에는 이상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을 알 수 있습니다.


수정 전 해설

 5. 장자는 성인은 백성들이 자연에 따라 주어진 수명을 살게 만든다고 주장하였다.


교재 정정 신청문 中

 해설을 보면, 출제자는 '도덕적 삶'은 유가에서 주장하는 것이므로, 장자의 입장이 아니다는 것을 의도하고 6번의 5번 선택지를 장자의 입장이 아니라고 생각한 것으로 보입니다. "장자는 성인은 백성이 '자연에 따라' 주어진 수명을 '살게 만든다'고 주장한다."라고 쓰여 있는 해설지 내용을 보면 이를 알 수 있습니다. 선택지의 내용과 해설지의 내용을 비교해 보았을 때, '살게 만든다'와 '돕는다'를 바꾼다고 해서 선지의 정오가 바뀌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또한, 장자가 돕는다는 표현을 긍정함은 다음 구절들을 통해서도 알 수 있습니다. 원문을 전부 가져 오는 것은 수능 공부와는 벗어나는 것 같아 하지 않았습니다. 수험생이라면, 아래의 문장들을 통해 장자가 도덕적 삶을 살게 돕는다는 표현을 긍정한다는 사실만 알고 넘어가면 됩니다. 혹시 심화된 학습을 하고 싶은 학생(이거로 윤리와 사상 세특을 쓸 친구들..?)은 장자 칙양편 非相助以德’, ‘장자 내편 相爲於無相爲이라고 검색하시면 전후 맥락을 파악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장자 원문

 - 非相助以德 : 그와 접촉하면 덕으로써 서로를 돕게 되지 않고.. (장자, 칙양편)

 - 相爲於無相爲 : 서로 돕는 것이 아니면서도 도울 수 있을까... (장자, 내편)


 종합하면 장자에게 있어 도덕적 삶을 살도록 돕는 것은 인위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에 도덕적 삶을 살도록 돕는다는 표현도 문제가 없으므로 5번 선택지는 장자의 입장으로 적절합니다.


- 결론

  이 글을 다 읽고 나면, ‘연계교재에 오류가 있어? 이거 때문에 수능에서 틀리면 어떡해?’라는 불안감이 들 수도 있고, 더 나아가 아 윤리와 사상 개 애매해! 버릴까?’ 라는 생각이 드실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제가 본론 첫 번째에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평가원 문제는 학생들이 문제를 풀면서 이런 생각을 하지 않도록. ‘애매하지 않게출제하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수험생이라면 서론에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본론 내용을 읽어 보는 것도 과하고, ‘.. 문제 하나 수정됐네 ㅋㅋ하고 요약 부분만 가볍게 읽고 넘어가시면 됩니다! 본론 내용은 요약 부분에 대한 근거고, 학생들은 요약 부분만 알면 되니까요


 이번 칼럼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벚꽃이 지고, 저의 중간고사도 끝나고 영양만점 모의고사가 나올 쯤에 제가 오랫동안 생각했던 칼럼인 윤리와 사상 킬러, 지엽이 아닌 사고라는 칼럼을 올려 보도록 하겠습니다 :)


- 좋아요 눌러 주시고.. 댓글.. 질문 및 내용 수정 제안 모두 환영합니다 :)

- pdf 파일은 https://cafe.naver.com/spreadeffect  -> 피스티스 윤리와 사상 게시글 아카이브에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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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이제너뿐야 · 946239 · 04/09 16:15 · MS 2020

  • 반하사심탕 · 590817 · 04/09 18:20 · MS 2015

    이륙 ㄱㅈㅇ
  • 태성빌딩부엉이 · 739499 · 04/09 16:17 · MS 2017

  • 반하사심탕 · 590817 · 04/09 18:21 · MS 2015

    감사합니다 :)

  • asdni · 916304 · 04/09 18:06 · MS 2019

  • 반하사심탕 · 590817 · 04/09 18:21 · MS 2015

    감사합니다 :)

  • 자공 · 858004 · 04/09 20:58 · MS 2018 (수정됨)

    다른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할 생각이 없고,

    "제가 본론 첫 번째에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평가원 문제는 학생들이 문제를 풀면서 이런 생각을 하지 않도록. ‘애매하지 않게’ 출제하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이 부분에 동의할 수 없어서,

    하나만 링크해드리겠습니다.

    https://orbi.kr/00024490162

    평가원은 최근 4년간 어림잡아 20문항 정도의 오류를 범했다고 봅니다(물론 여러분도 같이 그게 오류인 줄 모르는 것들). 그럼 '애매한 것'은 그보다 더 많겠죠? 히쭈구리한 거 정말 많습니다. 물론 인강강사들은 그게 애매하다거나 히쭈구리하다는 것도 모릅니다. 그래서 열심히 설명하려고 애를 씁니다.

    '애매하다'거나 '히쭈구리하다'고 말했다가 실은 그게 아니라는 게 드러날까봐 두려운 거죠. 그래서 어차피 잘 모르겠으면, 평가원 선지대로 가는 게 안전하다고 느끼는 거죠. 나중에 그게 오류이거나 히쭈구리하다는 게 밝혀지더라도, "평가원이 깡패야. 평가원과 다르게 설명해서 여러분에게 좋을 거 있어?"라고 변명할 수도 있고요(어느 인강강사의 단골 레파토리인 것으로 압니다 ㅎㅎㅎ).

    그게 오류이거나 히쭈구리하거나 애매하다는 걸 '알고서' 설명하고 넘어가는 거하고, 그게 그렇다는 걸 '모르고서' 평가원 선지 그대로 설명하는 건, 천지 차이죠. 그리고 이렇게 설명하다 보면(오류이거나 애매한데 그러한 사실을 모르고 설명하다 보면), 오개념을 남발하거나 삼천포로 빠지거나, 대충 얼버무리고 넘어가게 되죠. 이건 필연적입니다.

  • 별고 · 959593 · 04/09 21:09 · MS 2020

    이지.........

  • 윤리에미치고싶어 · 912366 · 04/09 21:40 · MS 2019

  • 비밀의 화원 · 743476 · 04/10 01:45 · MS 2017 (수정됨)

    이의제기 글과 답변 온 글 전체를 본문에 넣어주시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