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소장 [385090] · MS 2011 · 쪽지

2012-06-11 21:52:48
조회수 924

2012 연대 논술 인문계열 2번 문항 오류 가능성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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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학년도 연대논술(인문계열) 분석

2번문제와 관련해서는 논란이 많았다. 일단 새로운 유형의 논제라서 그런지 작년에 연고대 기출논제중에서
가장 어렵다는 반응이 나왔고 현재까지 어떤 입시기관, 논술강사도 해제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연대에서
제공한 해제는 정말 고대와 비교해 볼 때 너무 부실해 이걸로 제시문, 논제분석을 하거나 모범답안을 재구성
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여진다.

필자 역시 논술관련 업무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연대 논술 문제를 분석하게 되었는데 2번문제의 경우 아무리
분석해 보아도 도무지 논제해결의 실마리가 잡히지 않았다. 주위 동료들과 머리를 맞대어 보아도 진척이 없고
연대 관계자에게 이 문제에 대해 문의해 보아도 뾰족한 해답을 들을 수 없었다. 


특히 제시문(라)의 실험해설 자체가 이해되지 않아 학교측 해제의 출제의도, 제시문 분석, 논제 분석을 읽어 보고 역으로
제시문(라)를 차근차근 분석해 보아도 도무지 제시문(라)의 실험을 통해 학교측의 주장을 추론해 낼 수 없었다.

그러던 중 제시문(라)의 내용이 원래의 실험내용을 일부 변형한 것이라는 문구가 눈에 띄어 원 실험내용을
확인해 보기로 하였다. 구글에서 1964년 Science 144호(424-425페이지) Bruner & Potter의 시각적 인지에
관한 실험 논문을 검색해 보았다.

유명한 논문이라서 그런지 인용은 많이 되었지만 원문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그래서 Sceince 誌를 검색해서
마침내 찾아 낼 수 있었지만 유료라서 (15$) 잠시 고민 후 구글의 바다를 헤맨 끝에 http://www.jstor.org 라는
곳에서 원문을 찾아 낼 수 있었다.


원문을 자세히 읽어 보고 내린 결론은 원문과 비교해 볼 때 제시문(라)의 내용이 원래의 실험내용을 잘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연대논술을 응시한 수험생 중 이 제시문을 읽고 실험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한 학생은 거의
없었을 것이라 생각된다. 이 논제에 대한 해설강의를 준비중인 논술강사들도 실험에 대한 해석이 안되어 고민 많이
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면 제시문(라)와 원래의 실험 내용을 비교해 보면서 문제점을 제시해 보겠다.

제시문 (라)

한 대학의 연구소에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시각적 인지에 관한 실험을 실시했다. 실험진은 피실험자들에게 한 번에 하나씩 총 8장의 컬러 슬라이드 사진을 보여주고 각각이 무엇에 대한 사진인지 식별하도록 했다. 실험진은 각각의 사진을 초점이 희미한 상태에서 스크린을 통해 피실험자들에게 공개했고 연속적으로 점차 선명하게 보이도록 조작했다. 한편 실험진은 사진을 피실험자들에게 최초로 보여줄 때 사진의 희미한 정도와 공개 시간의 길이를 다양하게 설정했다. 최초 공개시 희미한 정도는 상, 중, 하의 3단계로, 공개 시간은 122초, 35초, 13초의 3단계로 구분했다.

이 실험에는 정상적인 (교정)시력을 갖고 있는 총 90명의 대학생들이 피실험자로 참여했다. 이들은 10명씩 9개 집단에 배정되었다. 이들 중 첫 번째 3개 집단은 희미한 정도가 ‘상’인 상태로 사진을 보기 시작했고, 각각 122초, 35초, 13초 동안 총 8장의 사진을 보았다. 또 다른 3개 집단은 희미한 정도가 ‘중’인 상태에서 사진을 보기 시작했고, 역시 각각 122초, 35초,13초 동안 총 8장의 사진을 보았다. 마지막 3개 집단은 희미한 정도가 ‘하’인 상태에서 사진을 보기 시작했고, 각각 122초, 35초, 13초 동안 총 8장의 사진을 보았다. 그런데 이 실험에서는 최초 공개시 희미한 정도의 차이, 그리고 공개 시간의 차이에 상관없이 미리 정해 놓은 수준까지 선명도가 높아지면 사진이 자동적으로 꺼지도록 프로젝터를 조작했다. 사진이 꺼질 때 각 집단의 피실험자들은 무엇에 대한 사진인지 미리 준비된 별도의 용지에 바로 기록했는데, 그 결과를 정리하면 아래의 표와 같다.

<표> 정확히 인지된 사진의 비율(단위: %)

공개 시간(초)

최초 공개시 희미한 정도

평균

122

25.3

50.7

72.9

49.6

35

25.2

44.4

63.8

44.5

13

19.4

39.1

42.7

33.7

평균

23.3

44.7

59.8

 

 



처음에 제시문(라)를 분석하면서 이해가 되지 않았던 부분은 아래와 같다. 수험생들도 동일한 의문을 가졌는지 궁금하다.

    

1.첫 단락에서 “피실험자들에게 한 번에 하나씩 총 8장의 컬러 슬라이드 사진을 보여주고 각각이 무엇에 대한 사진인지 식별하도록
 했다.” 했는데 두 번째 단락에서는 “122초, 35초, 13초 동안 총 8장의 사진을 보았다.” 라고 했다. 그러면 도대체 한 장당 122초, 35초, 13초의
시간이 할당되어 총 8장을 보았다는 것인지 122초 동안 8장, 35초 동안 8장, 13초 동안 8장의 사진을 한꺼번에 보았다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2.최초 공개시 사진의 희미한 정도를 상, 중, 하로 설정했다고 했고 미리 정해 놓은 수준까지 선명도가 높아지면 사진이 자동적으로 꺼지도록
프로젝터를 조작했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선명도 상, 중, 하의 수준과 사진이 꺼지는 선명도의 수준은 어느 정도 인지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었다.
선명도 상, 중, 하가 20%, 40%, 60% 수준이고 사진이 꺼지는 선명도의 수준이 80%의 수준인지 아니면 다른 기준이 있는지에 설명이 전혀 없으니
실험에 대한 이해가 제대로 될 리 없었다.

    

3.가장 이해가 되지 않았던 부분으로 두 번째 단락 아래의 단서 부분이다. “그런데 이 실험에서는 최초 공개시 희미한 정도의 차이, 그리고 공개
시간의 차이에 상관없이 미리 정해 놓은 수준까지 선명도가 높아지면 사진이 자동적으로 꺼지도록 프로젝터를 조작했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 설명대로 하면 공개 시간의 차이를 구분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라는 의문이 생긴다. 즉, 122초 공개시간에 배정된 실험집단의 사진이 25초에
미리 정해 놓은 수준까지 선명도가 높아지면 사진이 자동적으로 꺼진다고 이해해도 위 설명대로 하면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공개시간을 122초, 35초, 13초로 구분해서 실험하는 이유가 성립하지 않는다.

    

이제 원래 논문을 제시하여 제시문(라)의 아쉬운 부분을 지적해 보고자 한다. (본인은 출제오류라고 주장하고 싶지만
이 실험의 핵심 결과 ( 최초 인식)를 파악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고 연대 측이 우기면 어찌할 도리가 없다.
출제 오류인지 여부는 독자들의 판단에 맡기고자 한다. 그래서 표현을 아쉽다고 했으니 이해해 주기 바란다.)

    

원래 실험과 제시문(라)의 실험을 비교해 보면 (원문과 번역문은 첨부파일로 제공하겠다.)

    

첫째, 제시문(라)와 달리 원문을 살펴보면 총 2번의 실험이 수행되었다. 실험1에서는 사진의 공개 시간과 최초 공개시 희미한 정도를
정하기 위해서 13명의 피실험자를 가지고 기본적인 실험을 하였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공개시간 13초, 35초, 122초와 최초 공개시
 희미한 정도 상, 중, 하를 결정하였다. 실험2에서는 90명의 피실험자를 대상으로 첫 번째 실험에서 결정된 공개시간과 최초 공개시
희미한 정도를 가지고 ’시각적 인지‘에 대한 실험을 수행하였다. 따라서 제시문(라)는 원문에서의 실험2의 내용만 설명하고 있다.

    

둘째, 원래 실험에서는 최초 공개시 희미한 정도가 단순하게 ‘상, ’중‘, ’하‘가 아니라 13명의 표준시험집단의 사전테스트를
통해 VB, MB, LB라는 희미한 정도를 도출하고 사진이 꺼지는 시점의 선명도도 FQ라는 값을 구해서 제시한다.
그런데 제시문(라)에서는 사진이 꺼지는 시점의 선명도 FQ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

    

셋째, 제시문(라)에서 실험을 설명하면서 단서조항으로 “그런데 이 실험에서는 최초 공개시 희미한 정도의 차이, 그리고
공개 시간의 차이에 상관없이 미리 정해 놓은 수준까지 선명도가 높아지면 사진이 자동적으로 꺼지도록 프로젝터를
조작했다.”
라고 제시하고 있다. 원래의 실험내용과 비교해 보면 제시문(라)에서는 실험2의 내용만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이 단서조항의
내용은 원래의 실험에서 실험2가 아니라 실험1의 내용이다. 실험2에서는 위와 같은 조작을 전혀 하지 않는다. 피실험자는 배정된 대로
122초, 35초, 13초 동안 사진을 보게 되지 선명도가 높아졌다고 사진이 자동적으로 꺼지는 경우는 없다.
위의 단서조항은 실험1에서 122초, 35초, 13초의 공개시간을 결정하기 위한 실험의 일부분에서 사용된 조작내용이다.
즉, 제시문(라)에서는 전혀 필요없는 내용이고 이 단서조항으로 인해 수험생이 실험내용을 완전히 잘못 이해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문제점을 고려하여 원문을 바탕으로 제시문(라)의 내용을 수정하여 제시해 보겠다.

제시문(라)

한 대학의 연구소에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시각적 인지에 관한 실험을 실시했다. 우선 실험진은 13명의 대학생을 선발하여 한 번에 하나씩 총 8장의 컬러 슬라이드 사진을 보여주고 각각이 무엇에 대한 사진인지 식별하여 적도록 했다. 이 사진들은 최초에 희미한 상태에서 점점 초점이 맞추어 지도록 조작되었다. 이 실험을 통해 실험진은 다음 실험에 사용될 사진의 흐릿한 수준(상, 중, 하)과 공통 정지 수준(common stop focus point), 평균 공개시간(122초, 35초, 13초)을 결정하였다.

다음으로 실험진은 정상적인 (교정)시력을 갖고 있는 총 90명의 대학생들을 선발하여 이들을 10명씩 9개 집단에 배정하였다. 이들 중 첫 번째 3개 집단 중 한 집단은 사진의 희미한 정도가 ‘상’인 상태에서 공통 정지 수준까지 사진 하나당 122초 동안 사진을 본다. 다음 집단은 35초 동안 보고 마지막 집단은 13초 동안 사진을 본다. 각각의 집단은 총 8장의 사진을 보게 된다. 두 번째 3개 집단은 희미한 정도가 ‘중’인 상태에서 공통 정지 수준까지 동일한 과정을 거친다. 세 번째 3개 집단은 희미한 정도가 ‘하’인 상태에서 공통 정지 수준까지 동일한 과정을 거친다. 사진이 꺼질 때 각 집단의 피실험자들은 무엇에 대한 사진인지 미리 준비된 별도의 용지에 바로 기록했는데, 그 결과를 정리하면 아래의 표와 같다.

<표> 정확히 인지된 사진의 비율(%)

사진당 평균

공개시간 (초)

사진의 초점 범위

평균

상→정지 수준

중→정지 수준

하→정지 수준

122

25.0

50.7

72.9

49.5

35

25.4

44.4

63.8

44.5

13

19.4

39.1

42.7

33.7

평균

23.3

44.7

59.8

※ 상, 중, 하 : 최초 공개시 희미한 정도


마지막으로 이 실험의 핵심내용은 “수준이하의 시각자료에의 노출은 차후의 인식에 간섭효과를 가지고 노출시간이 길고
시각자료의 질이 나쁠수록 그 효과는 더욱 커진다”는 것이다.( 이 내용이 해제에서는 “최초 정보의 질이 인식의 정확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라고 되어 있다.)

사진당 평균

공개시간 (초)

사진의 초점 범위

평균

상→정지 수준

중→정지 수준

하→정지 수준

122

①25.0

50.7

②72.9

49.5

35

③25.4

44.4

④63.8

44.5

13

19.4

39.1

42.7

33.7

평균

23.3

44.7

59.8


실험결과 표에서 보면 ①구간에서 25%의 인식률만 보이고 있는데 반해 ②에서는 72.9%로 3배 가까운 인식률을 보이고 있다.
왜 이런 인식률의 차이가 나타나는 것일까?

희미한 정도가 ‘상’에서 ‘정지 수준’의 선명도까지 35초 동안 변하는 경우의 인식률이 ③25.4%로 122초 동안 노출되는 ①의 25%와
별반 차이가 없는 것은 또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

논문에서는 이 현상을 다음과 같이 해석하였다.

희미한 정도가 ‘상’에서 ‘정지 수준’의 선명도까지 122초 동안 사진은 일정한 속도로 선명도가 변해간다.
즉, 희미한 정도가 ‘상’에서 ‘중’으로 변하고 ‘하’의 수준을 거쳐 ‘정지 수준’까지 변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비록 희미한 정도가 ‘상’에서 시작하였을지라도 이 희미한 정도는 일정한 속도로 상→중→하 로 변해 감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적어도 122초 동안 노출되는 경우에 희미한 정도 ‘하’에서 ‘정지 수준’까지 부여되는 시간은 35초 정도는 될 것이라고
가정할 수 있고 실험에서 나타난 결과와 비교해 보면 상식적으로 ④의 63.8% 정도의 인식률을 보여야 할 것이다.

이렇게 최초 정보의 질이 인식의 정확성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를 논문에서는 최초 선택을 ‘수정’하기를 거부하는 심리적 상태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만약에 처음에 흐릿한 사진을 보고 그 사진이 ‘고양이’라고 판단했을 경우 향후 선명도가 향상되어
(희미한 정도가 상→중→하) 그 사진이 ‘개’에 가깝다고 인지하더라도 최초의 선택을 잘 바꾸려고 하지 않고 ‘고양이’를 고수한다는 것이다.

written by 주말논술 연구소장 (주말논술연구소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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