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 실시 고1 전국연합학력평가 언어영역 시..문제 중 시 독해 매뉴얼로 살펴 본 <바위>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2919675
이번 6/7일에는 2012학년도 6월 고1 전국연합학력평가를 실시했습니다.
이번 학력평가 언어영역에는 현대시 3편(유치환의 <바위>, 김남조 <설일>, 안도현의 <우리가
눈발이라면>) 이 출제되었습니다.
대입 수능에는 시가 3편 가량 제시되고, 그와 관련된 문제가 5~6문제
출제됩니다.
제시된 시는 학생들이 익히 아는 시도 있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이 한 번도 읽어본 적이 없는 시가 한 편 이상 포함됩니다.
수험생들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시를 읽어 보고 시험을 볼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 처음 보는 시를 읽고 이해하여 문제를 풀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합니다.
김배균 쌤(서울 성남고등학교)이 만든 시어를 뜯어 모아 엮고, 시어로 시어를
독해하는
<시 독해 매뉴얼>이 수험생들의 시 독해 능력 향상에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번에 출제된 시 가운데 유치환의 <바위>를
<시 독해 매뉴얼>의 방법으로 풀이한 김배균 선생님의 원고를
게시합니다.
======================================
유치환의 <바위>
내 죽으면 한 개 바위가 되리라.
아예 애련(愛憐)에 물들지 않고
희로(喜怒)에 움직이지 않고
비와 바람에 깎이는 대로
억년(億年) 비정(非情)의 함묵(緘黙)에
안으로 안으로만 채찍질하여
드디어 생명도 망각하고
흐르는 구름
머언 원뢰(遠雷)
꿈 꾸어도 노래하지 않고
두 쪽으로 깨뜨려져도
소리하지 않는 바위가 되리라.
****
화자 자신에 대한 정서(소망)를 중심으로 이야기한 시이다.
‘내 죽으면 한 개 바위가 되리라’는
화자인 ‘나’의 ‘정서(소망)’가
표현된 시구이다.
‘바위가 되리라’는
첫 행과 마지막 행에 2번 반복되었다.
대체로 반복되는 시구는 주제가 표현된 시구이다.
‘나’는
‘애련에 물들지 않고’, ‘희로에 움직이지 않고’,
‘함묵하고’, ‘생명도 망각하고’,
‘노래하지 않고’, ‘소리하지 않는’
‘바위’가 되고자
한다.
‘안으로 안으로만 채찍질하여’는
‘나’의 ‘행위’가
표현된 시구이다.
소망을 이루기 위한 행위이다.
‘소망’과
소망을 이루기 위한 ‘행위’가 표현된 시구를
뜯어 모아 엮어
‘안으로 안으로만 채찍질하여
내 죽으면 한 개 바위가 되리라.’
라고 이 시의 중심 내용을 파악할 수 있다.
왜, ‘나’는
‘죽으면’ 이런 ‘바위’가
되고자 하는 것일까?
지금, 현재,
이루지, 얻지, 하지 못한 것들이 소망이 된다.
즉, 현재 ‘나’는
‘애련에 물들고’,
‘희로에 움직이고’,
‘비정의 함묵을 못하고’,
‘생명을 집착하고’,
‘노래하고’,
‘소리하며’
살아가고 있으므로
‘바위’가 되기를
소망한다.
화자는
살아서
안으로 안으로만 채찍질하여,
바위와 점점 더 같아져,
마침내 죽으면
바위가 되는,
바위를 닮은 삶을 살고자 한다.
‘드디어 생명도 망각하고 / 흐르는 구름 / 머언 원뢰’를
어떻게 독해할 것인가?
‘비와 바람에 깎이는 대로 / 억년 비정의 함묵에’ 로
독해할 수 있다.
‘비’와
‘바람’이 ‘바위’를 깎아도
바위는 함묵한다. 침묵한다.
비와 바람은 바위의 함묵을, 침묵을 깨뜨리지 못한다.
즉, 생명을 망각한 바위는
‘구름’이
흘러도
‘원뢰’가
쳐도
함묵한다.
구름은 ‘그저’ 흘러갈 뿐이고,
원뢰는 ‘그저’ 칠뿐이고,
바위는 ‘그저’ 함묵할 뿐이다.
애련에 물들고
희로에 움직이며 살아가므로
그저 흘러가고 함묵하는
바위 같은 삶을 소망하는
화자의 정서가 표현된 시이다.
====================================
김배균 쌤이 개발한 시 독해 매뉴얼이 무엇인지 살펴보겠습니다.
===========================
<시 독해 매뉴얼>은
시험 문제를 풀이하고
시를 깊이 있게 감상하는 출발점이다.
시를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 읽어 본 뒤
시인이
시 곳곳에 배치해 놓은
정서와 행위, 시공간을 표현하는
시어나 시구들을
뜯어 모아 엮어서
시인이 말하고자 하는 바,
즉, 시의 중심 내용을 파악할 수 있다.
시를 읽고,
정서,
행위,
행위를 구체적으로 서술하는
누가, 무엇을(누구를), 어떻게, 왜(이유),
조건과
시공간(언제, 어디서)이 표현된 시어나
시구를
뜯어 모아 엮어
중심 내용을 파악하라.
한편,
독해가 잘 안되는 시어나 시구가 있으면
시인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파악할 수 없는가?
물론 아니다.
독해가 되는 시어나 시구로
독해가 어려운 시어나 시구를 독해하여
시인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파악할 수
있다.
한 편의 시 속에서
시어들은
서로 충돌하거나
모순되는 의미를 품고 있지 않다.
시어들은
같은 맥락의 의미를 품고 있다.
따라서
시어로 시어를 독해할 수 있다.
====================================
(김배균 쌤이 쓴 <시 독해 매뉴얼> 구입처 : 인터넷 교보문고, 알라딘, YES 24
)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그건 바로 저였구요 ㅎㅎ 오르비에 온 지 넉 달이 다 되어가네요 제 칼럼 읽어주시는...
-
1.돈의 가치가 낮고 and 물가가 낮다 부정형은 2.돈의 가치가 높다 or 물가가...
-
4덮 경제 뭐임 0
서바급인데 3모 10분컷 50점 3덮 45점인데 4덮 - 1장 간신히 풂ㅋ
-
“‘학생은 왕’ 여기며 학교를 놀이판으로… 내가 더 설레더라”[데스크가 만난 사람] 2
이길여 가천대 총장이 경기 성남시 본교 교정의 광장에 자리한 학교 상징 캐릭터...
-
아예 사실과 추론적 사고를 묶어서 성취기준으로 밝힘 0
내용파악(사실적) + 추론적 사고가 엮여있는걸 보니 사실과 추론을 나눠서 생각하지 말라는 뜻인듯
-
한의대가 가고싶어져서 나이 먹고 다시 도전하려고 하는데 확통 사탐이 맞는지 미적...
-
갈때가 얼마 안남은것 같은 느낌임
-
44?
-
이명은 "슈퍼맥스급 고시감옥"
-
와서 내일 과외 두 개 준비
-
어제 30분박고 못풀었던게 5분컷이나네 뭔 생각하고 푼거냐ㅜ어제 ㅋㅋ
-
금풀강 0
으흐흐
-
큐브 풍년이네 1
너무 좋다
-
"식당서 물고 빨고, 눈치 줬더니 화장실로…문 부서질 정도 애정행각" 4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공공장소인 식당에서 중년 남녀가 진한 애정 행각을...
-
서버 터졌나
-
열품타 왜이럼 0
와이파이 잡혀있는데 서버연결 실패했다고하네
-
레버기 0
부지런행
-
다이어트 1일차 2
ㅇ
-
처음에 어떤 직원이 100만원주고 어떤 회사의 물품을 샀다 그 회사는 반을 저축하고...
-
군대 가기 싫어지네
-
혹시 개별 문제 난이도는 좀 올라갔다고 느끼시나요? 수학 못하는 허수라 잘 모르겠어요..
-
근데 수업시간 이슈로 40분/40분 나눠서 풀듯
-
20 만원 플렉스
-
피곤함이 온 몸을 감싸고 도네..
-
족같다 하
-
병원 가봐야하나 하루이틀이아닌데 침대 맨날 축축하게 다 젖음
-
사문이랑 화학 시작하면 되나요?
-
원래 물1지1이었다가 25수능보고 생1지1으로 바꿈 생1은 아직 유전부분 개념도...
-
4덮 미적 92 2
무보정 1뜨나요..?
-
83점인줄.. 0
81점 이였노 시발
-
5시간 자다가 7시간 자니까 정신이 말똥함
-
토막 글귀4 0
산문시 같은 느낌이 있습니다
-
국어: 90점 독서 2개 문학 2개 가나형 7번 경제 11번 문학 3점 두 개 국어...
-
오늘의 아침밥 2
음역시맛있군
-
삼페 등록 안했는데 점심 어떻게 먹죠...... 계좌이체도 받아주시려나........
-
수학 예시문항 현 미적분과정 문제들 뭔지 좀 알려줄수있음? 4
기하하는데 현 공통과정만 풀려고 겉보기로는 구별 안되서
-
문항공모는 하던데..
-
진짜 개빡치네
-
일물 물2 질문 0
이거 가속도 계산할 때 관성모멘트 안 쓰고 하는 법 있을까뇨?ㅠㅠ 이채연 4덮
-
https://orbi.kr/00072866211 투표 결과가 별로면 명품 얘기 좀 줄이겠습니다
-
재수생까지 해서 20만명 예정이라는데 작년 꿀 영향보고 오는 것 같아서 상위권 표본...
-
길 웰케 막히지 0
진짜 좀만 늦게 출발했어도 늦을 뻔
-
4덮 언미영생지 72 85 100 42 33
-
제곧내
-
문제 중복 되는거 많나요...?
-
메가패스 하나 있습니다 시험지 난도와 상관없이 만년 70후반~80초반 나옵니다 제...
-
ㅈㄱㄴ
첫번째 댓글의 주인공이 되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