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tesman [369340] · MS 2011 · 쪽지

2012-06-05 11:11:54
조회수 10,790

절에서 지내는 재수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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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절에서 지내는 재수생이예요.
2월 말에 들어와서 지금까지 생활하고 있는데 오늘 드디어 터졌네요.

이태까지 있었던 일을 말씀드릴게요.
원래는 집에서 독학재수를 하려했으나 어머니 몸이 안좋으셔서 절에 들어가게 되었구요.
제가 지내는 절은 고시원이 같이 붙어있어서 학생이 최대 18명정도 생활 할 수 있는 절이예요.
절에는 공양간이라고 밥먹는 곳이 있는데 그곳에서 밥 주시는 일을 담당하시는 이모님이 계십니다.
사건은 이모님으로 부터 시작됩니다.

1. 제가 키도 크고 몸무게도 많이 나갑니다. 고3 때 181에 78키로 나가다가 3월엔 93키로 지금은 84키로 정도 몸무게가 나가요.
3월 초 식사시간에 공양간에서 한상에 4명씩 총 4상에 밥을 먹고 있는데 이모님이 저보고 뚱뚱한 학생이라고 부르시는거예요.
솔직히 기분 나쁘고 열폭인거 아는데 그냥 넉살좋게 대답하고 넘어갔습니다.

2. 이모님이 좋아하는 학생들이 몇명 있습니다. 어느날 어떤 애들은 밥을 한그릇 더 먹는다고 하면 그래 누구야 많이 먹고 열심히해 이러시는데
제가 밥을 한공기 더 먹으니까 많이 먹어야 똥만 싸지 라고  하더군요. 그후로 괜한 자격지심에 밥을 줄여 먹었습니다.

3. 제 핸드폰은 정지된 상태라 사용 할수 없습니다. 어머니가 수술을 하셨습니다. 걱정이 되서 수술하신 주에 전화를 3번 했습니다.
이모님은 저에게 핸드폰이 있으면서 왜 그렇게 전화를 하냐고 했고 저는 제 핸드폰이 정지되었고 어머니가 수술하셨다 그래서 걱정되서 전화를 드렸다. 라고 하니까 알겠다고 말씀 하시더라구요.

4. 이모님은 다른 학생이 밥을 먹고 나가면 그 학생에 대해서 안좋은 어감으로 얘기를 많이 하십니다.
예를들어 어떤 학생이 밥을 조금 먹다 나가면, 저애가 밥상이 별로라서 상을 치고 수저를 탁 놓더니 밥도 다안먹고 나가 버리네라고 하시거나
아침밥을 매일 먹으로 오는 두 학생이 있었는데 이모님이 매일 아침 너희 두명은 꼬박꼬박 먹는구나 라고 말씀 하셨는데 두 학생중 한 학생이
이모님 그러면 나중에 맛있는거 주세요~ 이러고 먼저 밥을 다먹고 나갔다고 했습니다. 이모님은 그 학생이 나가고
남아있는 한 학생한테 저년이 나를 간을본다 라고 말했다고 하더군요.
이런식으로 밥을 먹고 나가면 다른 학생들 앞에서 제는 어쩌구저쩌구 저쩌구 저쩌구 안좋은 어감으로 말씀을 자주 하십니다.
위 이야기는 저의 경험과 다른 학생들 입에서 나온 얘기구요.

5. 제 생일에 친구들이 라면을 보내줬습니다. 택배는 공양간(식당)앞으로 가고 저는 식사를 하러 갔다가 밥을 다먹고 택배온걸 확인하고 내려가려고 했습니다. 그때 이모님이 뭐가 왔냐고 해서 제가 라면이 왔다고 했습니다.  (이모님은 택배가 뭐가 왔는지 하나씩 다 확인을 하십니다.)
몇시간뒤 공부를 하고 있는데 다른 학생이 제방 문을 두드리더니 이모님이 스님이랑 라면을 드신다고 라면을 3개만 달라고 하더군요.
스님이 라면을 드신다?.. 그것도 육개장을? 조금 당황스럽지만 드렸습니다.
내가 저분이 맡겨놓은것도 아닌되 왜 달라고 하지 그것도 애들을 시켜서 라는 생각이 들어서 나중에 이모님한테
어림짐작으로 스님이 드셨다고 안하셨는데 왜 거짓말 하셨냐고 하니까 미안하다고 하시더라구요. 스님들이 드셔놓고 체면 차리느라 그런다고 몇번을 반복하시면서요.

저는 제가 잘못 생각 한 줄 알고 음료수도 몇번 가져다 드리고 싹싹하게 대해드렸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알고보니

이모님은 그 라면을 그 라면을 달라고 한 학생이랑 드셨다고 하더군요.
(그 학생은 저한테 자기가 라면 먹은 일은 절대 없다고했는데 ) 이모님이 혼자 다 드셨거나 애들이랑 같이 먹었겟지만
제가 간식거리가 있으면 꼭 혼자 안먹고 챙겨줬는데 뒤통수를 쳤다고 생각하니까 머리가 핑 돌아가네요..

6. 이모님이 특정학생을 좋아합니다. 저는 그중에 별로 좋아하지 않는 학생에 속했구요.
제가 인사하면 잘 받아 주시지도 않고 다른학생은 먼저 인사하지 않아도 먼저 인사하더라구요. 밥먹고 잘먹었습니다. 라고 해도 묵묵부답
매번 그러니 속상했지만 가만히 있었습니다.

7. 식당앞 냉장고에 먹을것을 넣어두면 학생들한테 그거 언제먹냐고 자꾸 눈치를 주십니다.
너 그거 안먹니 라는 말을 2주 넘게 하셨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저는 뒤에 냉장고에 먹을걸 넣어 두었는데 그마져도 한두개 없어지더라구요.ㅋㅋ
그 냉장고를쓰시는 분은 이모님 밖에 없는데요.

그러던 중 제가 답답해서 집에 이런일이 있었ㄷ다고 얘기를 하니까 어머니가 니가 들어온 사람이니까 참으라고 하셔서 아무말 없이 지냈습니다.

이 외에도 저와 관련되거나 다른 학생에게 관련된 일화가 여럿 있습니다.

제가 고시원을 옮길까 여기 계속있을까.. 물론 위에 문제들도 연관이 있겠지만 절에서 밥먹는게 조금 힘들었습니다.
어이됐든 사장님과 이 얘기를 하다가 위에 일을 다 얘기했고 스님들도 이런 사실을 알게되었습니다.

스님들도 화가 많이 나셨고 사장님도 이런 사실을 몰랐는데 알게됐다고 다른애들이 아무얘기도 안하니까 몰랐다고 미안하다고
하셨습니다. 그 후 이모님은 특별히 아무 말도안하시고 계시더군요. 공부하는 학생들이니 상치우는거 신경말고 지내라고 사장님이 시키셔도 몇몇 분들은 치우시더라구요. 사장님 앞에 계실땐 다른 학생이 치워도 아무말 안하시지만 사장님이 옆에 계시면 이모님이 직접 나와서 치우시더라구요.
몇몇 학생들은 제가 사장님한테 말씀 드린후 이모님이 뒤에서 학생을 흉보거나 눈치주는일이 없고 여러가지로 편해졌다고 말했지만 총대를 맨
니가 불쌍하다 라고 얘기하더라구요.

또 잘못한것 같다는 마음에 살갑게 굴어도 잘 아드리지 않으셨고  과자도 사드리고 해도 탐탁치 않아 하셨습니다.

그후 아예 신경을 꺼버리자 라는 생각으로 살았는데.

또 이러한 일이 있다는걸 아는 학생들은 제가 밥상을 치워든 말든 이래서 그렇구나 하는데
또 모르시는 분은 밥먹고 밥상도 안치우고 . 라는 시선으로 저를 바라 볼것 같아 마음이 별로엿습니다.

그래서 스님에게 그후에 내가 잘해도 계속 저러시는데 어쩌냐 하니까 스님이 신경을 꺼버리라고 하더군요.

시험은 2일 3일 남았고 정신은 산만하고 마음이 안잡히고 대웅전에 가서 108배를 3~4번 해도 마음이 좋지 않더라구요.
사실 팬을 잡아도 1~2시간 이후로 다시 집중이 안되고 온전히 이모님 관련 일에 신경이 쓰이게 됐습니다.

스님이 저에게 신경을 꺼버리라고 말씀해주시고 2일이 지난 오늘 드디어 그나마 신경을 덜쓰게 되고 공부를 할수 잇는 상태가 되었고
스님에게 이제 신경을 쓰지 않겠다 라고 얘기 하시니 저분 성품이 원래 저러고 내가 아무리 얘기해도 인정을 하지 않는다 라고 하시더라구요.
(스님들 사이에서도 이모님의 성품이 좋지 않다는 얘기가 많았다고 하시더라구요. 이것도 여러가지 일화가 있지만 생략할께요.)

그리고 스님이 저에게 이런점이 서운했다 라고 이모님에게 말하라고 하시더군요. 그만큼 얘기했으면 이제 그러지 않으시곘지 하구요.

제가 이모님에게 다시가서 말씀을 드리니 저에게 소리를 지르시면서
난 그런말을 한 적이없고 내가 무슨 그런 거짓말을 했냐 니가 이상한 애다 쪼잔하다 어쩌구 저쩌구
아주 안좋은 말을 계속 하시더라구요.

이모님이 소리지르는걸 보고 스님이 오셔서 왜 계속 그러냐 라고 말하니까 일부 인정 하시다가 저한테 또 니가 잘못을 헀다
무슨 집에다가 전화를 했냐 친구한테 일주일 내내 전화를 한걸 내가 다 들었다 등등(부모님한테 존댓말 쓰는데..) ... 말도 안되는 얘기를 하시더라구요.

모평 보고 다시 돌아와야 할 절인데..
아예집으로 가버릴까 별의 별 생각이 다드네요. 마음이 너무 상하고 속상하고 서글프네요.

너무 갑갑하고 답답하고 화가나서 오르비에다 글을 올려봐요. 진짜 미쳐버리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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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스베이더 · 243365 · 12/06/05 11:38

    계속 지내기 힘들겠는데요; ㅠㅠ

  • 김도망 · 334475 · 12/06/05 11:44 · MS 2010

    쩌네,,,

  • 스반 · 349845 · 12/06/05 12:39 · MS 2010

    그 절에 계속 남아야할 이유가 남으셨나요? 왜 스트레ㅏ받으면서 까지 그런 환경에서 공부하셔야 하는지 이해가안가네요. 당장 나오세요

  • GeonuPark · 367317 · 12/06/05 12:55 · MS 2011

    어머니께서 몸이 편찮으셔서 절에 들어가게 되었다네요.

  • statesman · 369340 · 12/06/05 18:18 · MS 2011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kako90 · 344534 · 12/06/05 12:57 · MS 2010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당장은 자기 중심으로 생각하세요. 아닌건 싸그리 무시하시구요.
    남을 배려하고 그러는건 좋은데 우선은 내가 잘되고 편해야 합니다.
    그거땜에 주객이 전도되서 공부도 안되고 스트레스 받는데 계속 있을 이유가 없어보입니다.

  • statesman · 369340 · 12/06/05 18:19 · MS 2011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statesman · 369340 · 12/06/05 18:19 · MS 2011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고혜미 · 199265 · 12/06/06 06:53 · MS 2007

    많이먹어야똥만싸지ㅋㅋㅋㅋ

  • 고혜미 · 199265 · 12/06/06 06:54 · MS 2007

    절에서 지내는게 공짜인가요?

  • statesman · 369340 · 12/06/08 16:27 · MS 2011

    달달이 50만원씩 내고 잇습니다...

  • ♡쪼꼬미♡ · 386936 · 12/06/06 19:41 · MS 2011

    다른분들은 다 자기 일이 아니니까 신경꺼버리라고 하겠지만 그리고 자신도 머릿속으로는 신경끄자고 생각하면서도 안될거 잘알아요 어찌됐든 인간은 사회적동물이기 때문에 달리 절에서 나가고 어디서 할계획이없거나 자신감이 없으면 절에 계속 있으세요 최대한 마찰 피하구요 님도 계속 착한모습 보이려는 컴플렉스도 좀 있는것같아요 그런일있는데 자꾸 인사도 하고 순간순간 님한테 제일 무리가 안가는방향으로 처신하세요

  • statesman · 369340 · 12/06/08 16:28 · MS 2011

    갑갑하네요 ㅋㅋ....휴
    착한모습 컴플렉스라.... 그런생각까지는 안해봣는데 이렇게 보니 그런것 같기도 하네요.
    아 고민됩니다.

  • ♡쪼꼬미♡ · 386936 · 12/06/10 00:45 · MS 2011

    힘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