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의간 [681581] · MS 2016 · 쪽지

2020-04-03 16:3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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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특강 독서 정리법 - 배경지식X 개념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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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즈음부터 수능국어 난이도 급상승의 원인은


1. 영어 과목절대평가

2. 양질의 사설모의고사의 범람

3. EBS연계


등등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한 마디로 말하면 '수능의 고인물화'라고 본다. 이미 파헤쳐질 대로 파헤쳐진 시험이어서 그렇겠지.


 롤을 오래해 본 사람이라면 알건데, 시즌2 때 플레티넘을 찍고, 브실골에서는 양학을 하던 내가 이제는 브론즈 뚫기도 쉽지 않아. 


 요즘 브론즈들도 기본적인 개념 다 알고 라인전 잘하더라. 그만큼 롤도 고인물이 되어버렸듯이, 수능도 그렇게 되버렸어.


 하여튼 그러면서 난이도가 급상승하기 시작하는데, 그 주역이 된 영역이 독서 영역이었어.


 사실 문학이나 문법 영역은 난이도를 올리기가 쉽지가 않아. 


 문학은 전국 수십만의 수험생들이 모두 동의할 만한 선지를 정답으로 구성해야되기 때문에, 안정지향적의 출제가 나올 수 밖에 없고, 문법 영역 자체를 수능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논란이 있기 때문에 쉽게 출제할 수 밖에 없어. 


 물론 오답률 5위 안에 문법 문제가 한 두 문제가 포함되어 있긴 하지만 수험생들이 크게 비중을 둬서 공부하지 않기 때문일 뿐, 문제 자체는 크게 어려운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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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여튼 독서 난이도의 급상승은 두 가지의 형태로 구분할 수 있을 것 같아.


1. 정보량 치기 (복잡한 지문)

2. 어려운 개념 (어려운 지문)


 분명 구분해야 할 것은 어려운 것과 복잡한 것은 다른거지. 


 제작년 수능에서의 중력지문이나 가능세계같은 지문들은 대표적인 어려운 지문에 속해. 학생들에겐 시간을 들이더라도 이해가 쉽지 않은 지문이야.


 그래서 평가원에서 욕을 많이 먹어서 그런지 몰라도, 작년 수능에서는 복잡한 지문이 나왔어. BIS비율 지문이었는데, 이건 차근차근 적어서 정보를 처리하면 시간이 많이 걸릴 뿐이지 못 풀 만한 지문은 아니야.


 올해도 6평과 9평을 봐야겠지만, 저 두 선을 아슬아슬하게 줄타기 하면서 출제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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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훌륭한 많은 국어선생님들이 계시고, 각자가 비문학 독해 방법에 대해서 많은 방법들을 알려주시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일맥상통할지 몰라도 정말 100명이면 100명의 방법이 있더라.


 나도 동네에서 학원강사를 하고 있는 입장에서 연구도 많이 하고, 어떻게 학생들의 독해력을 올릴 수 있을까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했었어.


 이항대립, 첫 단락, 여러가지 문장 구조 등등도 언급했지만, 막상 내가 왜 비문학 독해를 잘했는지에 대해서 생각해보면 저런 것들이 아니었거든.




 15년 전의 이야기지만, 나는 학창시절 야자시간에 비문학 연습을 하면서 하나의 지문을 읽고 나면, 그 지식에 대해서 생긴 궁금증에 대해서, 집에서 인터넷으로 찾아보는 습관이 있었어. 예를 들어 '카오스 이론'에 대한 지문을 읽으면 집에 와서 검색해보면서 이런거구나 하면서 알아가곤 했어. 사실 국어는 애초부터 잘했기 때문에 공부를 잘하기 위함이 아니라 알아가는 즐거움과 호기심에서 했었지.


 근데 그 습관이 쌓이고 쌓이니까, 각 분야를 꿰뚫는 개념이라는게 생겼어. 


예를 들어 법학 지문이 나오면 


법의 판단 구조라는 건 결국


사람을 죽인 자는 사형에 처한다. - 대전제 (법률)


개똥이는 사람을 죽였다. - 소전제(사실)


그러므로 개똥이는 사형에 처한다 - 결론(판결)


일거 아니야.


연역 논증에  '사람을 죽인 자'에 '개똥이'가 해당되는지를 판단해야 하기 때문에 따라서 사례에 적용해보는 문제가 나올거고, 거기에서 '원칙'과 '예외'라는 사고가 어김없이 등장하겠지, 원칙적으로 사람을 죽인자는 무엇인데 예외적으로 정당 방위의 경우는 처벌하지 않는다. 뭐 이런식의 지문 패턴


 그래서 항상 법률 지문은 1. 사례 적용 2. 법 용어의 정의 3. 원칙과 예외의 사고 가 등장한다는 것.


그런것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독해가 점점 쉬워지기 시작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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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호프만 부호화 지문을 예로 들어 볼게



 

 첫 단락만 읽어도 어렵게 느껴지는 학생들이 많을거야, 그런데 사실 어려운게 당연해. 애초에 이 지문을 처음보는 학생은 '기호'와 '부호'에 대한 개념이 없으니까, 어려운 것이 당연하지. 이 지문만 가지고 기호와 부호의 개념을 이해해가는 학생이 많지 않을거라고 생각해.



 그런데 사실 이 지문에 대한 개념은 그 해 수능완성에서 나왔던 개념을 가지고 있었다면 쉽게 풀 수 있었을거야. 기호는 a,b,c,d,e,f와 같은 인간어이고 부호는 컴퓨터가 이해하기 위한 기계어인 0과 1이라는 것을 말이야. 그래서 각 기호에 대응되는 부호를 할당하는 약속이 필요하다는 것 정도만 알아도 독해가 한층 쉬워지는거야. 거기다 심리적 안정감은 덤이겠지.




컴퓨터는 0과 1로 이루어진 이진수만 이해하고 처리하기 때문에 문자와 같은 기호들을 컴퓨터에서 사용하려면 이진수 형태의 부호로 바꾸어 주어야 한다. 이진수로 부호를 할당하는 방법에는 고정 길이 부호화와 가변 길이 부호화가 있다. 고정 길이 부호는 기호들을 일정한 길이의 비트*로 나타낸 것으로, 일정한 길이마다 끊어 읽기 때문에 n개의 비트로 최대 2n개의 기호들을 나타낼 수 있다. 미국의 표준 부호인 아스키 부호(ASCII)는 7비트의 조합으로 27인 128개의 영문자, 숫자, 특수 문자를 나타낸 것이다.(1-①)/고정 길이 부호로 이진 부호를 할당하는 방법


[출처] 2018.수능완성. 실전모의1회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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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수능을 예로 들어도 1. 레트로 바이러스 지문은 아예 수능완성에 거의 똑같이 있었던 지문이고 2. BIS지문도 6평에 나왔던 금융정책 지문에서 BIS에 대한 개념이 살짝 나왔었고, 3. 베이즈주의자 지문도 '필연성'과 '개연성'의 개념이고, 

'개연성은 곧 확률이다.' 라는 개념들이 있었다면 독해가 쉬웠을거야.





그런데 굳이 내가 '배경지식'이라는 말을 쓰지 않고, '개념'이라는 말을 쓰냐면 어떤 지문에서만 쓰이는 세부내용을 일일이 외우란 이야기가 아니라, 그 지문에서 사용되고 있는 핵심이 되는 지식을 정리해두란 말이야.



 예를 들면 올해


 2021년 수능특강 과학2번 지문에서 배울 수 있는 개념은 부피와 표면적 간의 관계가 핵심이고 그것을 정리해 두는거야. 올해 고3 현역들은 알건데 이 개념은 고2 모의고사에서 '북극의 빙하가 잘 녹지 않는 이유'에서도 쓰였지.


 수능특강 사회문화 4번 지문에서는 '예산선'과 '무차별 곡선'이 무엇인지? 에 대해서 정리해두는거지, 이 개념도 올해 현역들이 봤던 2019년 고2 3월 모의고사에서 똑같이 사용되었던 개념이야.


 수능특강 인문, 사회 4번 지문에서는 역사에 대한 관점 두 가지, 사실로서의 역사와 기록으로서의 역사의 개념.


이런 개념들을 정리해두고 그것이 쌓이면 독해력이 늘거라고 생각해.


 사실 독서 3지문 중에 2지문은 ebs연계잖아. EBS지문들만 잘 정리해서 2지문은 기본개념을 갖춘 상태에서 시험에 임하는거야. 그리고 이 과정에서 늘어난 독해력으로 나머지 비연계 1지문을 기본실력으로 푸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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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학생입장에서 이 지문의 핵심 개념이 무엇이고 그것을 정리해두기란 어려운 것 같아. 


 사실 핵심을 잘 설명해주고 정리해주는 강사의 강의를 듣는게 가장 베스트야. 


 차선은 스스로 최대한 지문을 완벽하게 이해해 보는 것. 

 

 최악은 지문을 읽고, 문제만 풀고 답만 맞춰보고 끝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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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상당히 길어졌는데 전달이 잘 되었을지 모르겠다. 


한 줄로 요약하면 


독서가 연계체감이 덜 된다고 소홀히 하지말자. 적어도 EBS 독서 지문들을 완벽하게 이해해두자.



가독성 좋게 글을 정리하고 싶은데 글 쓰느라 힘 다 빠짐. 그냥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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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법강의도 유튜브로 올리고 있는데 기초부터 하는거라 고3은 필요없겠지만


필요한 학생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


1강 - https://youtu.be/h8aa4d8H6L4


2강 - https://youtu.be/vKcIKWIkM9w


3강 - https://youtu.be/G4X8t7Z8XPU


4강 - https://youtu.be/MmIXeFV1SaQ


음운론은 총 6강으로 완강될 것 같은데, 


그 이후에 수능특강 독서 핵심개념 정리나 해볼까? 생각중이야 경제분야나 법분야만 뽑아서 말이야.


반응 좋으면 열심히 해볼게


모두 열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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