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은 간다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2904162
불완전하고 불안한 사랑이 집착으로 변하면 남는 것은 상처와 후회뿐이다.
사랑을 게임이라고 했을 때, 이기는 건 누가될까?
아마도 그건 상대방보다 조금이라도 덜 사랑하는 사람이 될 것이다.
사랑의 주도권을 이기는 것이라고 했을 때, 항상 덜 사랑하는 사람이 주도권을 쥐게 마련이다.
그래서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은 항상 불안하다.
언제 상대방이 떠나버릴지도 모르기때문에.
그래서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많이 표현하고 더 많이 주고 그러다보면 어느새 상대방은 부담스러워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더욱 더 많이 사랑한다는 것을 표현하려하고...
사랑은 어느새 집착으로 변질되어 버린다.
유지태와 이영애가 그것을 잘 보여주지 않는가.
항상 불안해하며 흔들리고 어긋나기 시작하는 사랑이 서서히 본질을 잃고서 집착으로 변해가기 시작할 때,
결국은 갈림길로 들어서게 된다는 것을 말이다.
상대방의 장점보다 단점이 더 잘보이기 시작하는 순간 사랑은 흔들리고, 슬슬 어긋나기 시작하는 거다.
아무리 천리만리길을 한밤중에 한달음에 달려와서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외쳐대도 돌아오는 것은 공허한 메아리 뿐일것이다.
한번 어긋나기 시작한것을 바로잡으려하면 할수록 상대방은 더 멀리 가버리려 한다는 것을 왜 그때는 몰랐을까?
사랑을 지키려는 노력이 사랑을 더더욱 빨리 끝장내버리는 것임을 왜 그때는 몰랐는가.
아이러니하게도 사랑이라는 게임에서는 사랑의 크기와 이기고 지는 것은 반비례한다.
왜그럴까?
그것은 사랑이 루저스 게임이기 때문일 것이다.어느 토크쇼에서 소개되었던 얘기처럼 사랑에 빠진 사람들이 서로 지려고 할 때,
그 사랑은 오래 유지가 된다고 한다. 나역시도 같은 생각이다.
어느 저녁에 있었던 모임에서 언뜻 이해하기 힘든 얘기를 들었던 적이 있다.
40대 초반인 선배 한분의 동창 부인이 상을 당해서 가봐야 된다고 하셨는데, 부인 상당한 경우에는 남편에게 위로가 필요없다는 거다.
내가 왜 그런지 이유를 물었더니 "아니, 장가한번 더가는데, 좋지 않겠냐?" 고 하시며, 원래 남자들 부인이 상을 당한 경우는 조사로 취급하지 않는다고 하더라.
참...사랑이란 것에 대한 아련한 환상같은 것이 완전히 조각나는 순간이었다.
남자와 여자가 사랑을 할 경우 대개는 남자가 먼저 접근하고
여자가 자신에게 접근하는 수많은 남자들중에서 취사선택을 함으로써 이뤄지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알고있다.
물론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내 경우를 말하자면 사실 솔직히 먼저 용기내서 과감하게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드러내는 여성에게서는 매력을 느끼기가 힘들다.
내가 "대쉬" 한 여성에게서 "나도 동감이야(Ditto)" 라는 것과 난 솔직히 모르고 있었는데,
상대편에서 먼저 "오래전부터 좋아하고 있었어요..." 라며 솔직한 감정을 용기내서 고백하는 것은 천지차이다.
후자의 경우는 고백을 받아서 기분이 좋다기보다 사실 당혹감을 느끼게된다.
마음은 다른 곳을 향하고 있는데 전혀 마음을 두지 않았던 곳에서 나를 향하는 마음에는 당황이 된다는 거다.
그렇다면 마음에 드는 남자에게 여성들은 어쩌란말인가?
그사람이 대쉬하기만을 홀로 손가락이나 빨면서 기다려야하나?
물론 요즘은 예전과 달라서 여성들도 직접적으로 의사표현을 하기도 하고 욕망을 직접적으로 과감히 드러내기도 하지만, 그래도 은근함이 주는 매력이 직접적인 것보다는 낫다.
그렇다. 은근히 풍기라는 거다.
"난 당신에게 관심이 있어요" 라는 뉘앙스를 은은하게 상대방이 알듯말듯
교묘하게 흘리는 여우의 기지를 발휘함으로써 아마도 원하는 남자를 서서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른바 유혹이라는 건데, 여자의 유혹에 남자가 어느새 사랑에 빠져버렸다는 착각에 대쉬를 하면
드디어 여성은 못이기는척 자신의 값어치를 높이며 원하는 것도 얻을 수 있는 일석이조를 누릴 수 있는거다.
"봄날은 간다" 에서의 이영애는 절대 "대쉬" 를 하지 않는다.
그저 "라면 먹고 갈래요?" 라며 은근히 유혹을 할 뿐이다.
그렇게 시작된 작은 유혹이 호감이 되고, 그것이 사랑으로 발전하고 결국에는 쓰디쓴 잔인한 이별이 될줄 그 누가 알 수 있을까?
항상 적당히 사랑하자.
자기만 혼자만 사랑하지 말고, 상대방에게도 사랑할 틈을 줘라.
혼자만 사랑하고, 혼자만 그 사랑을 계속해서 표현하다보면 당사자는 지칠것이고,
상대방은 부담스러워서 서서히 사랑이 어긋나게 될 것이다.
사랑은 일방통행이 아님을 쓰디쓴 이별이라는 수업료를 내고서야 깨닫게 되고 싶지 않다면, 적당히 사랑하자.
-----------------------------------------------------------------------------------------------------------------------------------------------------
영화 봄날은 간다 베스트 리뷰인데 어느정도 공감가네요.ㅎ
특히 '자기 혼자만 사랑하지 말고, 상대방에게도 사랑할 틈을 줘라' 이부분과 은근히 풍기라는 부분ㅋㅋ
또 본인이 정말 생각치도 못한 사람한테 고백을 받았을때 느끼는 당혹감(?) 이부분 ㅋ
요즘 생활상담실에 사랑 고민관련해서 글들이 많이들 올라오는데
생활상담실에도 글 남겨보아요ㅎ
'자기 자신을 사랑할 줄 알아야 남도 사랑할 줄 안다'라는 말이 어느정도 맞는 말인듯~ㅎ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비온다.. 0
.,.
-
[스포] 25년 5월 고3 학평 국어 독서 과학·기술 지문 복습시 참조 0
안녕하세요, 디시 수갤·빡갤 등지에서 활동하는 무명의 국어 강사입니다. 어제...
-
좋은아침 입니다 2
다들 안녕히 주무셨나요
-
강기분 문학 0
문학은 강의 들어볼까 하는데 국어 인강은 처음이라… 강기분 문학 어떤가요 너무...
-
근데 유투브가 유독 모자란 애들이 많이 모이는건가..? 1
https://youtube.com/shorts/kXADSRsb8Iw?si=utp_g...
-
얼버기 18
-
잘 판단이 안서서 12번 부터 15번 초반부터 접근이 거의 다 막혔는데 이거 기출을...
-
수능판 떠난 뒤로는 평가원만 풀어보다가, 오르비에 칼럼 몇개 찌끄려보려고 교육청도...
-
나는 왜 살이 안찔까
-
이건 뭐 성장통도 아니고 뭘까요 새벽에 잠 다 깼네...
-
국밥시켯어 17
으흐흐
-
노곤한 느낌 자체가 안 듦 잠을 덜 자도 피곤한 느낌이 안 듦
-
이론적으로 명제논리만으로 컴퓨터를 만들수있음
-
아 미적 30번 1
왜 계속 난 공비가 2나오나 했더니 계수들을 반대로 해 놓고 인수분해하고 있었음 ㅅㅂ
-
맛점하셈 4
국밥 야미
-
뭐
-
맹닭 ㅋㅋ
-
안뇽 2
심심해서 인터넷 망령질하다 오랜만에 와봄
-
좆같다 진짜
-
이감 3-1 풀어보신분 있나요?? 난이도 어땠나유??
-
몇시간 정도일까요
-
수1 수2 n제 문제집 쉬운거 하나 적당히 어려운거 하나씩 추천해주세여
-
덕코가 부족해서 안전재산 몇개 넣어놓은 거임 언젠가 팔리더라고
-
맞팔구 1
-
기습 레어 특가 3
10만덕 이하 레어사면 반액 환급
-
맞팔구 0
맞팔해주셈
-
각자 장단점은 지금가면 배가 이제 안고프다 단점은 가는데 너무 무서워 5시에 가면...
-
통통통통통통통 2
사후르
-
어케하는게 조을까염 통통이 좀 약하긴함..
-
무슨 시험 기준임 2등급 떠있는데 2등급이 할 만한 질문 아닌 경우가 많은
-
칼국수로 3호점까지 내고 건물세운 개맛집 있는데 내일 포장해올까 근데 육수랑 만두...
-
[속보] 사상 첫 미국인 교황 프레보스트… 즉위명 ‘레오 14세’ 3
페루서 사목 활동 해와… 69세 “분열·갈등 아닌 화해와 연대로” 미국 출신으로...
-
못해서 어렵다고 대충 한 부분인데 진짜 졸라 약해짐 걍 힘들더라도 다 했어야했는데
-
제목은 그냥 내 미적 점수임 난 현역인데 방금 5모1컷이 수능이라면...
-
존나게 풀어놓고 풀이 크기 존나 줄이면 간결하게 푼 것처럼 보임
-
무지성으로 f(x)=ax^3+bx^2…로 잡는 사람이 실제로 많더라…
-
ㅇㅅㅇ 2
-
비율관계를 알아서 우리는 한줄컷 내지 모르면 엄청 돌아갈만 할수도 내일 과외생한테...
-
1. 자전거타는 초중고딩 2. 사업한다고 깝치는애들 3. 체대입시생
-
정답률 17퍼
-
술먹었는데 술이 아니기 때문이야
-
상위권 커뮤답구나
-
확통붕이들 특징 16
절댓값,루트 보는 순간 기절초풍 gg선언
-
국어 고수의ㅜ길 수학은 슬슬 감이 와 이제
-
다들 자냐 20
나도 자야되는데
-
https://orbi.kr/00073078527 잘 푸셨던데
-
어떨까 궁금했음 5모 한번 쫙 풀어볼까했는데 급성 스트레스성 폭식증 도질까봐 20...
-
왕따 같은 부적응 문제 건강 유학 같은 피치 못할 상황 하다못해 학교부터...
영화는 못보고 김윤아 노래만 감명 깊게 듣고 있는데 한 번 봐야겠어요...
어라 이거 그저께 본 영화인데 ㅋㅋ 추천
아 리뷰 공감간다. 내 첫연애가 왜 망했는지 얼굴도 모르는 사람한테 까발려졌네. 슬프닼ㅋㅋ
다음엔 잘해야지
봄날은간다
첫 연애 실패하고 다운받아보고 네이버리뷰까지 읽고 공감하고 위로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2년이 다 돼가네요ㅋㅋ
마지막에 게임 광고 겁나 깨네 ㅡㅡ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근데 별다른 기대는 하지마세요.
기대하고 보면 별로...입니다. 그냥보면 오히려 아~하구요.
'시월애'라는 영화도 추천하고프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