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대로읽기]내가 만난 이중섭 - 김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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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시 그대로 읽어라의 저자 슈곰입니다
이번엔 그대로 읽기와 문맥적 읽기 연습에 좋은 시를 분석해보려고 합니다
04수능에 나온 내가 만난 이중섭이라는 시인데 많이 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ㅎㅎ
먼저 분석해보시고 해설보세요~
내가 만난 이중섭 - 김춘수
광복동(光復洞)에서 만난 이중섭(李仲燮)은
머리에 바다를 이고 있었다.
동경(東京)에서 아내가 온다고
바다보다도 진한 빛깔 속으로
사라지고 있었다.
눈을 씻고 보아도
길 위에
발자욱이 보이지 않았다.
한참 뒤에 나는 또
남포동(南浦洞) 어느 찻집에서
이중섭(李仲燮)을 보았다.
바다가 잘 보이는 창가에 앉아
진한 어둠이 깔린 바다를
그는 한 뼘 한 뼘 지우고 있었다.
동경(東京)에서 아내는 오지 않는다고
내가 만난 이중섭 - 김춘수
광복동(光復洞)에서 만난 이중섭(李仲燮)은
머리에 바다를 이고 있었다.
▶중섭이는 머리에 바다를 이고 있어요
낯선 표현이 있네요
무슨 뜻인지는 판단할 근거가 없으니 더 읽어야 겠죠?
동경(東京)에서 아내가 온다고
바다보다도 진한 빛깔 속으로
사라지고 있었다.
▶동경에서 아내가 온다고!!!
여기 나오네요
바다를 이고 있는거
바다보다도 진한 빛깔 속으로 사라지는게
어떤 이유죠?
동경에서 아내가 오기 때문이죠
동경은 일본인거 다 아시죠?
일본에서 건너오니까
바다 생각만 하고 있는걸 바다를 이고 있다고 표현한 거죠
그럼 바다보다 진한 빛깔은 무슨 의미 일까요?
기다리는 마음이겠죠
눈을 씻고 보아도
길 위에
발자욱이 보이지 않았다.
▶근데 길 위에 발자국이 안 보이네요
기다리곤 있는데 아내가 오진 않는 가봐요
한참 뒤에 나는 또
남포동(南浦洞) 어느 찻집에서
이중섭(李仲燮)을 보았다.
바다가 잘 보이는 창가에 앉아
진한 어둠이 깔린 바다를
그는 한 뼘 한 뼘 지우고 있었다.
동경(東京)에서 아내는 오지 않는다고
▶이중섭을 다시 만났는데
이중섭은 이제 바다를 지우고 있습니다.
왜 지울까요?
동경에서 아내가 오지 않아서 지우는거죠
아까 바다의 의미가 머였죠? 기다림이죠
그럼 바다를 지우는 행위는
더 이상 기다리지 않는 다는거죠
이중섭에게 아내는 어떤 존재일까요?
오기를 기다리는 존재입니다.
표현법은 시각적 이미지와 상징 말곤 딱히 없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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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해설이네용. 좋아요 누르고감돠
덧붙이자면
눈을 씻고 보아도
길 위에
발자욱이 보이지 않았다.
는 시적화자가 말하는 것으로
표면에 드러난 화자가 이중섭과 헤어진 이후로
이중섭은 광복동에 다시 나타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아내가 오지 않는 것과는 전혀 의미가 없습니다ㅋ.
또 이 시의 표현법에는 도치도 있습니다~
그 해설은 저도 알고 있지만
문맥적으로 저처럼 해석할수도 있습니다~
진한 빛깔로 사라지는 것을 이중섭이 광복동에서 떠나는 모습으로 보고
발자욱이 보이지 않았다고 해석할수도 있지만
기다리는 모습을 진한빛깔로 사라진다고 표현하여
발자욱이 보이지 않는 걸 아내가 오지 않는다고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기존 입장은 모두 전자를 따르고 있지만
어차피 해설 다 긁어서 베껴쓰기해서 일률적인거고
저는 제해석이 더 타당하다고 생각해서 저렇게 해석했습니다 ㅎㅎ
마지막에 도치가 있는데 빠뜨렸네요 ㅎㅎ
감사합니다
저는 그 시구절이 전혀 슈곰님의 해설과는 의미가 통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었는데.. 하나 배워가네요ㅋ
다시 곰곰히 읽어보니까 슈곰님의 해설처럼 해석이 될 수 있네요~
아마 제가 2연 앞뒤의 유기성에 집착해서 '길' 과 '발자국' 라는 (한편으로) 이질적인 시어들을 선입견으로 받아들였네요..
예전의 정호승 시인도 해석에는 정답이 없다고 하셨죠ㅋ
아무래도 수험생이다보니까 문제푸는 기계화 되버린듯 해요 감수성을 잃은듯 ㅠㅠㅠ
같은 시도 반복해서 보면 다르게 다가올 때가 있죠
수험생들은 시를 감상할 여유가 부족한 게 현실인 것 같습니다
수능이 지나고 시를 보니까
시가 좀더 마음으로 느껴지는것 같네요 ㅎㅎ
눈을 씻고 보아도
길 위에
발자욱이 보이지 않았다
저는 이 부분을;
오지 않을 아내를 기다리는 이중섭에 대한 화자의 연민으로
생각하며 읽어요..
독자마다 다를 수 있고, 그것이 詩이겟지요..
공감합니다 ~~
전 그 부분을 앞부분과 연결되는 걸로 봐서
아내가 온다는 생각에 꿈에 부풀어 날아갈 듯한 가벼운 발걸음으로
걸어다니는 이중섭->발자욱이 보이지 않는다.
라고 생각했는데 어떤가요?
그 해석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3연은 다른연과 다르게 여러모로 해석의 여지가 많은 부분입니다
나머지연들을 제대로 파악했다면
거기에서 크게 어긋나지 않는 해석은 모두 가능하다고 봅니다
블랙우드님처럼 해석하니 시의 앞부분이 한결 산뜻해지는 느낌이네요 ㅎㅎ
상당히 타당성도 있구요
오히려 제 해석보다 더 타당성이 있는듯 합니다
화자의 시각에서 이중섭은 파란빛깔로 사라지고 있으니
발자욱도 보이지 않았겠죠
그걸 기쁨마음에 발걸음이 가벼운것과 연관시킨 것은 탁월한 견해라고 생각되네요
저도 이렇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바다보다 진한 빛깔속으로 사라지고 있었다'는
아내와 만날 것을 강하게 기다리며, 기대하여 이중섭이라는 사람이 그리움 자체가
되는 것으로 이해했습니다. 그러니 지상에 발자욱 조차 남기지 않는 거지요.
'바다'는 아내와 이중섭을 가로막는 실질적 장애물이며 추상적 장애물로 볼 수도 있지만,, 그리움,기대감의 형상화로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전 처음 이 시를 읽을 때 왜 자신들을 가로막는 바다를 머리에 이고 있을까 생각했었지요. 그런데 사랑하는 사람이 건너올 바다라면 그 바다도 아름다울 것이고 그리움이 바다처럼 크고 짙을 것이라고 이해,공감하게 되었지요.
다시 만난 이중섭은 아내와의 만남을 포기하고 기대감으로부터 빠져나온 것으로 보았어요. 여기서 바다를 지우는 것은 장애물 제거가 아닌 만남에 대한 기대가 사라지는 것이죠.
하지만 '바다가 잘 보이는 창가'에 앉아 있는 것은 아내에 대한 그리움이 여전한 것으로 볼 수 있어요. 아내가 바다 건너 있으니까요.
좋은 감상이네요
동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