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에 대한 제 견해와 수험생 분들께의 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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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저는 누가 들어도 알 만한 대학을 중퇴하고 교원대에 가는 사람입니다. 여기 분들은 자기가 어느 대학에 과연 갈 수 있을까, 수시가 유리하나 정시가 유리하나, 정말 열심히 하고 있고 한데 과연 제대로 원하는 학교 성적이 나올까 이런 고민을 안고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일단 사전적 의미의 대학은 ‘재사회화’ 공간입니다. 고차원적 지식도 탐구해야 하고, 전공 지식도 갈고 닦아야 하며, 친구나 선후배도 사귀면서 인성 생활태도 등도 개선하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질 배우며 ‘전인적 교육의 장’이며 다양한 요소들을 배우는 곳이 대학입니다. 그런데 한국은 타 국가와 달리 ‘출신 대학’을 중시하는 풍조가 아직까지 만연해 있습니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소위 스카이죠. 이 세개 대학 이름 대한민국에서 모르는 사람 거의 없다고 봅니다. 수험생들의 최대의 로망일 테고요. 그러나 왜 스카이가 좋냐, 스카이를 가서 뭘 할 거냐, 스카이가 정말 취업이 잘 되는가에 대해 답을 하라 하면 확실한 향후 10년간의 계획을 안 짜고 답을 못하는 수험생들이 많을 겁니다. 스카이가 좋은 이유는 ‘전문직으로 갈 수 있는 길이 보장되며, 대기업 취업에서도 학벌 파벌이 있고 공무원 사회에서도 암암리에 좋은 대학끼리의 라인이 있기 떄문이다’ 일 겁니다. 스카이 나온다고 100프로 성공한다는 보장 없습니다. 제가 아는 어느 고대 국문 출신 국어 선생님은 ‘학점이 나빠서 할 수 있는 일이 강사밖에 없었다’라 하더군요. 맞습니다. 그 대학에서도 학점을 잘 받고, 스펙 관리 엄청 하고, 치열하게 해서 공무원 시험이든 행시든 임용이든 ‘자격증’을 따낸 사람만이 또 승리합니다. 그 대학 역시 안에서 상대평가인 학점 경쟁이 이루어지고, 못한 사람은 거기에서도 도태되고 일자리의 기회가 줄어듭니다. 다만 그렇게 성공할 확률이 스카이 등 상위 대학에서 상당히 높게 차지하기에 좋은 대학을 가려 기를 쓰는 것이죠. 제 학교인 고대를 바탕으로 말씀드리자면 2학년 때 이중전공 신청 있고 합불 조사도 하는데 학점이 4.2 이상 되어야 비상경에서 경제경영 이중이 가능하다 합니다. 또 연고 비상경에서 취업(일반 대기업)은 힘들다는 게 유명하고, 서성한 상경대까지 나와야 취업이 비교적 쉽다는 것도 유명합니다. 학점 스펙 엄청 좋지 않은 이상 그 여러분이 가고 싶어하는 ‘ky’에서도 취업은 역시 힘들다는 거죠.
또한 우리나라는 학연 지연이 유명한데 학연 같은 같은 라인 연줄 때문에 명문대를 어떻게든 가려 합니다. 아버지가 고대 갈 때 말씀하시더군요 고대는 선후배간 땡겨 주는게 강하다고. 맞습니다. 제가 18년에 고대 휴학하고 쉴 때 15학번 학생부회장 선배님이 톡으로 ‘교우회장님이 연말행사 관해 물어보신다고’ 하더군요. 저는 행사에 불참했지만 유명한 사실로 고대 교우회가 엄청 선후배간 돈독하다 했는데 그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여기부터는 제 반박입니다. 애초에 대학을 잘 못 가고 낮은 레벨을 가면 갱생의 기회가 별로 없습니다. 로스쿨 시험을 볼 때 출신 대학을 조사한 결과 상위 대학부터 차지했는데, 문제는 홍대 숭실대 등 인서울 중하위 대학의 법학과 학생들은 0.1프로 내외밖에 비율이 안 되었다는 겁니다. 은행 등에서 입사 시험을 칠 때 몇몇 대학은 단지 ‘학교 이름’으로 자르거나 마이너스 점수를 줬다 합니다. 그 사람의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을 한 번에 대체해 버리는 것이 ‘대학 이름’이 된 겁니다. 실제로 제가 학원알바 등을 오래 했는데, 제가 가면 ‘고대’ 그 하나만 잘 보고 뽑아 준 학원도 있었고 고대에서 뭘 배우는지 과목 이런 것에는 전혀 관심이 없더군요. 대학을 간다는 것이 여러분도 입시를 치르고 있지만 바로 원하는 성적이 열심히 공부한 것에 비해 비례를 안 할 수도 있는 상황(수능)에서, 그런 ‘학교 이미지’로 개인의 달란트라든가 다른 누구보다의 특장점을 가진 부분마저 간과되어 버리는 겁니다. 해외는 위의 사례와 전혀 반대입니다. 일본 미국, 특히 미국의 경우 취업에서 명문대 몇 개만 대우해 주고 이런 부분이 별로 없습니다. 주로 포트폴리오를 보며 학교 이름보다도 대학 시절 한 활동이라든가 동아리 활동 등 체험 활동, 인성(주변 대인관계를 알아본다고 하죠) 등을 더 중요시합니다. 본인의 달란트를 학교 이름이 굳이 아니어도 살릴 기회가 상당히 많다는 겁니다.
또한 한국 대학의 경우 커리가 거의 짜여 있어 다양한 경험을 자기 뜻대로 자유롭게 하고 순수 학문을 배우며 즐거워할 기회가 별로 없습니다. 특히 요즘은 상경계통 취업이 잘 되어 경영 경제 공부를 인문대인데도 하기에 바쁘지, 역사나 철학 등에는 경시하는 풍조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미국은 liberal arts college가 따로 있을 정도이고, 중고등학교 때 지리 과목을 중시하고 특히 화이트클래스 계층의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고전 인문철학 도서를 많이 읽힌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현실에 맞지 않는 갑갑한 얘기다라고 느낄 수도 있으나 현실적 문제에 대학생들은 더더욱 당면해 있기에 고전인문서 등으로 창의인성 교육을 받지 못한 채 사회에 나가게 되는 겁니다.
따라서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출신 대학도 어느 정도 평가 요소에 반영되되 본인의 달란트와 능력도 결코 취업에서, 그리고 취업한 후에도 취업한 집단에서 경시되어서는 안 된다고요. 동아리나 봉사 활동 같은 여러 활동들, 원만한 대인관계 능력 및 외국어 프리토킹 등 실무 능력 등이 될 겁니다. 또한 두 번째는 대학에서 인문학 공부를 좀 시키는 풍조가 다시 생겨났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중학교 때 읽었던 ‘리딩으로 리드하라’ 란 책에서는 인문학 서적 읽는 것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예로 과거 7~80년대 한국 대학에서도 인문학에 대한 열정이 뜨거워 선배들이 후배에게 대학 입학 첫날 ‘논어’와 플라톤의 ‘국가론’을 권했다고 합니다. 고 신해철만 해도 비트겐슈타인의 책을 들고 다닐 정도로 철학 학도였고(서강대), 당시 대학생들은 순수 학문을 탐구하고 즐기는, 캠퍼스의 낭만이 있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힘든 현실에 치인 나머지 대학도 ‘취업을 위한 도구’로 전락되어 있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조금 현실과 괴리된 바보 같은 너무 이상만을 좇는 사람처럼 느껴질진 모르겠으나 학생들은 대학을 선택할 때 취업이 잘 되는 학교를 골라 제 주변에도 공부를 엄청 잘해 상위권 대학을 가지 못한 상당수가 간호학과를 지방대에서 전공하고 있습니다. 또 ‘취업사관학교’ 이런 말을 대학 앞에 붙여 홍보하는 대학들도 여럿 봤고요. 각박한 현실에서 살아남으려 전인적 교육을 외면한 채 취업만을 바라보는 제 또래 분들을 보며 힘들었습니다. 저 역시 원래 꿈이 중학생 때 언어학자였으나 현실에 가로막혀 취업이 잘 되는(물론 적성에도 맞았지만) 교사 쪽으로 꿈을 바꿔 현재 교원대에 갑니다. 어머니나 형은 또 제가 고등학교 때 국어를 그닥 잘하지 않았고 모의고사 수능도 당시에 국어 점수가 좋지 않았다는 이유로 니가 무슨 언어학자냐 이렇게 조소 비슷하게 하더군요.
저는 제 또래 분들이 현실에 치인다는 생각을 여러 번 합니다. 현실은 상경 경영 경제만을 주로 인정하다 보니 실제로 국문 영문 등의 공부를 하기 위해 관련 학과에 진학했음에도 취업할 만한 자리가 거의 없는 겁니다. ‘문송합니다’라는 말까지 나오며 한탄하는 인문학도들을 보고(어느 다큐에서도 서강대 철학 졸업학번 즈음의 고학번 분들이 동기들 취업 안 되었다고 한숨쉬는 장면이 나오더군요) 대학을 가는 것은 진짜 자기가 원하는 공부를 하고 싶어서 가는 게 아니라 취업을 위해 가는 것이다, 그리고 명문대를 갈 정도로 실력이 한국에서는 인정받는데도 설 자리를 과도한 경쟁 떄문에 만들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까웠습니다.
여기 계신 수험생 분들은 성적이 나오는 것에 따라 학교와 전공을 선택할 겁니다. 자신이 정말 하고 싶으신 일을 하세요. 위의 제 푸념을 현실에서 아무리 얘기해도 사회는 좀처럼 안 달라지겠지만, 본인이 원하는 공부를 하는 것이 가장 행복할 겁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만큼 세상에서 뿌듯한 경우는 없을 겁니다. 제 푸념이 세상에 먹히려면 저희가 기득권이 되는 때까지 기다려야겠고 아직 멀어 현실을 고려하시고 아직은 ‘중경외시’ 이상 나와야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에 원서를 낼 수 있다는 사실은 있으므로 일단은 그 이상 가려 최대한 노력하십시오. 정 안 되면 그 학교, 자리에서 자기가 최대한 할 수 있는 능력을 발휘하고 과톱이 되든 스펙을 엄청 관리하든 하시면 될 겁니다. 본인이 최선을 다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고, 또 나중엔 사회가 변하겠지란 희망을 가지고 지금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임하신다면 무엇이든 잘 되고 자신에게도 뿌듯할 겁니다. 또한 자신의 목표 의식을 가지고 향후 10년과 미래에 어떻게 살 것인지를 미리 계획하시고 사십시오. 제 고등학교 때 국제고에서 고등학교를 어떻게 보내고 대학에 가서 어떻게 할 것인지를 미리 계획하고 온 친구들은 대부분 서울대 등 남이 부러워하는 학교를 간 것뿐만이 아니라 실제로 자신의 계획에 맞춰 삶을 열심히 살아가고 있습니다. 따라서 수험을 어떻게 준비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30~40대까지의 인생 계획을 중장기적으로 보고 ‘꿈과 희망’을 갖고 긍정적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 역시 좋을 것 같습니다.
우리 사회의 풍토, 취업 등 현실만을 중시하는 풍조가 바뀌길 기대하며 이 글을 마치겠습니다. 수험이란 긴 레이스를 달리기 시작하신, 엄청난 용기와 결단을 하신 여러분을 진심으로 응원하며 잘 되시길 바라겠고, 원하시는 일을 하시며 행복한 인생을 멋지게 꾸려가실 수 있길 빕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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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죠 그런데 현실은 더더욱 힘든 것이 아시겠지만 로스쿨을 좋은 높은 로스쿨을 갈수록 변호사 시험에 붙기 유리하고 또 변호사 시험 붙어도 좋은 로펌 가기는 또 힘드니까요
제가 말씀드렸겠지만 우리나라는 정말 경쟁에 경쟁을 물고 끝이 없는 사회이다 보니 현실을 말하는 것도 지겹네요. 다들 아는 갑갑한 현실을. 모든 일들이 너무 바늘구멍이라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