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워너비 [404935] · MS 2012 · 쪽지

2012-04-12 22:38:13
조회수 1,468

학교 계속 다녀야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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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낮 1시경 집으로 왔습니다.



선생과 트러블이 있어서 말이죠.



쉬는시간에 영단어를 외우다가 수업이 시작됬습니다. 쉬는시간마다 5개씩 외우자는 계획때문에 4개밖에 외우지못해 1개를 금방 외우고 덮으려
했습니다.



국어시간이었는데 선생이 책 꺼내라 이러는 겁니다.



어차피 다 외웠고 책을 덮고 넣으려고 하는데... 와서 단어장을 잡더니 제 책상에 '쿵'소리가 나도록 내려치는거 아닙니까?



그래서 그냥 표정은 찡그렸지만 아무말도 안하고 국어 책을 꺼냈습니다. 그리고 반항심에 수학책을 꺼냈습니다. 국어 선생은 또 절
쳐다보더니



"저 자식, 다른 책 또 꺼내놨네." 이러는겁니다.



그래서 처음엔 그냥 넣자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넣으려는 순간...



"불만 있냐? 불만 있냐고?" 이러는 겁니다.



원래 학교를 혐오할 정도로 싫어하는 저로선 당연한 대답이 바로 튀어나왔습니다.



"네."



대답을 듣더니 열이 올랐나봅니다. 얼굴이 빨개져서 저를 앞으로 부르더군요. 그러면서 하는말이



"뭐가 불만이냐? 너가 다른책 봤잖아? 책 꺼내라고 한게 그렇게 잘못이냐?"



그래서 저는 태연히 대답했습니다.



"옆에 와서 조용히 말씀하시면 될 걸, 왜 내려 치셨습니까?"



이 말을 하고 나니 정말 화가 난듯 갑자기 제 명치를 온힘을 다해 주먹으로 치는겁니다. 지금도 쑤십니다. 물론 맞을 땐 참았지요. 괜히
맞고 약한 모습 보이기 싫어서 말입니다. 그러더니 나가서 무릎을 꿇으랍니다.



그래서 나갔습니다. 무릎 안꿇었습니다. 내가 왜 꿇습니까? 그런 사람이 말하는것 까지 들을 필요 있습니까?



그 양반이 절 보고 있었나 봅니다. 나오더니 멱살을 잡으면서 교무실로 끌고 가더군요.



단추가 떨어지고 넥타이가 찢어지도록 꿇어 앉히는겁니다. 괜찮았습니다. 참을만 하다 싶어서



저는 뭐 할 말 있냐는 듯이 쳐다 봤죠. 그러더니 그 양반은 눈 부라리면 어쩔건데 그러는겁니다.



그러면서 저를 발로 차더군요. 그래도 쳐다봤죠. 그러니깐



"이런 상놈의 새끼가 없네" 이러는겁니다. 뭐 물론 욕은 계속 들었습니다. 꿇어 앉혀논채로 뭘 가지러 가는겁니다. 매 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냥 교무실 문 열고 나왔습니다. 그리고 학교를 벗어났죠. 그 때 시간이 12시 15분이었습니다.



가방을 놔두고 왔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1시간 정도 밖에서 돌아다니다 친구한테 부탁해서 가방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집에 왔습니다.



여기까지 읽으신 분들은 저를 정말 한심하다 생각하시는 분이 여럿 있으실거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 성장배경을 어느정도 소개하려고
합니다.



어렸을 적 저는 기억력이 상당히 좋은 아이였습니다. 3살 때 부터 레고를 만지기 시작했고 근 300만원 가까이 샀었습니다.(저는 그렇게
많이 샀다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부모님 말씀이십니다.)



오줌을 싸도 레고에 매달렸던게 아직도 새록새록 기억납니다. 굉장히 밝은 아이였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사립어린이집을 다니다가 초등학교에 입학했습니다. 레고 못지 않게 좋아하던게 바둑이었는데 바둑은 6살 때 시작했었습니다.



초등학교 다닐 땐 공부와 전혀 관심이 없는 아이였습니다. 저는 프로 바둑기사가 될 줄 알았고, 실력도 늘어가고 대회에서 수상도 했었기에
당연히 기원에 들어가려했습니다. (*기원 : 프로바둑기사가 되기전에 연구생으로 있는 곳입니다. 여기서 시험 합격하면 프로되는데 프로 되는
인원수도 적고 경쟁이라서 굉장히 힙듭니다.)



그 때가 6학년 무렵이었는데, 부모님이 결사 반대 하시는 겁니다. 절대 안된다고... 그 때부터 좀 삐뚤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중학교 들어가고 1학년 때, 초등학교 때 알았던 잘나가던 다른 학교 아이와 정말 친해졌습니다. 그닥 싸움에 재주가 없어 일진은 못됬지만,
흔히 말하는 날라리가 되었습니다. 걸리는게 없으니 마음이 편하더군요. 일진 아이들과 다 아는 사이고 친하니깐, 장난 쳐도 받아주고 그러는
사이였습니다.



정말 막 놀았습니다. 새벽에 들어오는 날이 허다할 정도로요. 그러다 2학기 기말고사 결과를 보고 정신을 차렸습니다. 304명중에
284등이었거든요.



그리고 공부를 다시 잡고 나서 같이 놀던 아이들과 사이가 소원해졌고, 그 아이들은 자주 연락도 안하고 문자도 씹는 저에게 서운했나 봅니다.
공부한다는 말도 안하고 그냥 무작정 연락을 끊었으니 그럴 수 밖에요. 어느 순간 저를 왕따로 만들 더군요.



흔히 말하는 뻰찌를 먹은겁니다. 거기다 평소에 싸움도 그닥 잘하는 편도 아니면서 괴롭히던 저를 싫어하던 애들은 기회다 싶었나봅니다. 싸움은
없었지만, 왕따 당했습니다. 참 한순간이다 싶었습니다.



2학년은 통째로 왕따로 1년을 보냈고, 3학년 땐 그나마 좀 나아졌습니다. 졸업할 때 3학년 때 성적으로만 전체 9등으로
졸업했지요.



하면 되는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고등학교에 올라왔습니다. 저는 예전처럼 막 사는 아이는 아니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감정이 하나씩 사라지고 있었습니다.



지금 제가 느끼는 감정이라곤 고작 희비 뿐입니다. 모든걸 사고에 의존하는 사람이 됬습니다. 유교사상 종교 개인의 특성 성격 주변 환경을
모두 무시하고 모든 걸 제 득이 되는 쪽으로 생각했지요.



1학년 처음 들어갔을 때, 반배치를 2번 봤는데 외국어는 두번 다 90점 이상이 나왔고, 수학도 75~85점 정도 나와서 심화반 진입엔
무리가 없어보였습니다. 그런데 아이고 이런, 국어가 40점 대더군요. 두번 다요.



참... 어렵더라고요. 그렇게 심화반에 떨어지고 한동안 방황했습니다. 하지만 곧 마음을 다잡고 공부해 심화반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정말 웃긴게 말이죠. 이 심화반이란 애들이 굉장히 보수적이란 겁니다. 새로 들어온 애를 잘 안받아 줍니다. 친한 애들은 반친구들
뿐인데 저희 반은 심화반이 저를 포함 3명 뿐이었습니다. 나머지 2명도 그다지 친한 아이들도 아니었죠.



주말에도 자습했습니다. 6시까지... 주말엔 심화반 친구가 없으니 점심을 어떻게 먹어야 할지 모르겠더군요. 막막 했습니다. 그렇게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었고, 어느 순간부턴 우울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때 쯤이었을 겁니다. 자퇴를 부모님께 처음 거론 한것이...



엄마한테 말했죠 그당시엔, 일단 엄마부터 설득 하자 이 심리였습니다. 3달간 졸랐습니다. 절대 안된다는겁니다. 결국 어쩔 수 없이 억지로
버텼고 갈수록 성적은 바닥에 떨어졌고, 언어 외국어가 1등급 뜨던게 4등급 까지 떨어졌습니다.



그나마 수리 과탐은 1등급을 유지해서 다행이었습니다.



그리고 작년 3월 대망의 사건이 터졌습니다.



평소 머리에 콤플렉스가 심하던 저로선, 단발은 상상하지 못할 일이었습니다.



결국 고등학교 들어와서 반삭을 했지만, 한동안 그걸로 인해 공부를 못했을 정도 였지요.



말만 그럴싸한 생활지도교사(사실상 폭력교사죠.)가 두발검사를 했지요. 일주일에 한번씩요. 그리고 수시로 눈에 띌 때 마다요.



머리 안자르면 운동장에서 체육 안하다고 협박했습니다. (저희 학교는 인조잔디로 된 운동장이라 축구하는 애들이 정말 좋아합니다.)



몇명은 멱살을 잡히고 끌려갔고, 뺨도 맞고 발로차이고 그랬습니다. 아슬아슬하게 자르고 다니던 저는 차마 그걸 더 이상 볼 수
없었습니다.



교육감 사이트에 신고했습니다. 근데 하필이면 비공개 설정을 안한겁니다. 비밀번호도 막 설정해서 까먹었습니다.



거기에 누가 덧글을 달았습니다. 저희 학교 같은 학년 이었습니다. 목요일 저녁 11시경에 썻는데 그 다음 날 바로 공문이 내려왔습니다.
솔직히 이정도의 속도는 믿기지가 않았습니다. 그 전에 저희 학교에 대한 글이 3,4개 더 있었습니다. 그것 때문에 내려왔다고 하는게 맞을
겁니다.



공문이 내려왔고 생활지도선생은 교장한테 엄청 깨졌지요. 생활지도교사는 원칙대로 한다면서 강당에서만 체육수업을 진행하는겁니다. 원칙대로
한다면 강당 운동장 왔다갔다 하면서 하는게 맞습니다. 그 분은 원칙의 뜻을 정말 자기 멋대로 해석 하신 분이었습니다.



강당에서 하는거에 대해서는 애들도 그렇게 불만을 표하진 않았습니다. 그런데 강당에서 하는 운동이 배구였습니다. 아시다 시피 배구하면 손목이
굉장히 아픕니다. 근데 한시간 내내 그걸 시키니, 손목이 부어오른 애들도 있었고, 인대가 늘어난 애들도 있었습니다.



굉장히 미안했지요. 다른 아이들에게... 결국 절친과 말할 때 신고에 대한 언급을 했습니다. 덧글을 쓴 애가 그 친구였습니다. 그 친구도
불만이 있었나보죠. 학교측에선 그거 때문에 난리가 났고 그 시간데 접속한 IP검사까지 했습니다. 그리고 제 절친이 썻을 거라는 추측까지
나왔습니다. 하지만 결국 아닌 걸로 밝혀졌고, 미궁에 빠졌지요. 그런데 지나가다 누군가 절친과 했던 신고에 대한 말을 들은것 같습니다.



익명의 보고자에 의해 저는 체육시간에 체육선생한테 40분동안 욕을 먹었습니다. 어디가서 우리 학교 나왔다고 하지마라. gae놈의 새끼야.
쌍놈의 새끼야. 별 욕 다 들었던 것 같습니다. 제 본문엔 선생님들을 욕하는 말이 그다지 없었으나 덧글이 정말 욕 천지였고, 그 선생은 제가
덧글도 쓴걸로 간주했습니다. 제가 안썼다고 극구 부인했지만 믿어주지 않았습니다.



결국 그 소문이 파다하게 퍼지면서 저는 공적이 됬습니다. 그래서 차라리 저를 때리길 바랬습니다. 하지만 결국 돌아오는건 싸늘한 눈초리
뿐이었습니다. 그게 절 더 힘들게 했고, 저는 5월 말 학교 탈출을 감행하기 시작했습니다.



1교시 끝나면 집에 와버리고 매일 그런 일상이 반복되었고, 피폐한 일상은 제 성적을 완전히 무너뜨렸습니다. 수리 탐구만 1등급나오고
나머지는 다 5~6등급이 나왔지요. 10월 달 결국 정신과 상담을 받았습니다. 평소 항상 우울했던 제가 왠지 모르게 신났습니다. 검사
당일은... 정말 쾌활하게 대답했고, 그 결과가 정상으로 나왔지요. 약간 실망한 감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줄기차게 일탈을 감행했고 결국 부모님께선 12월 자퇴를 허락해주셨습니다. 그닥 잘했다곤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학교에 있으면
정말 저를 갈기갈기 찢어놓는 것 같은데 어쩌겠습니까?



자퇴를 막상 하려니 아니다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모님을 위해서라도 다녀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겨울 방학 내내 괴로워 미쳤습니다.
그래도 참았습니다. 그런데 오늘 또 이런 사건이 터졌네요. 정말 이제는 학교를 가기가 싫습니다.



자퇴하면 자동재수가 될테지만, 중학교 때 공부 잡을 때 했었던 다짐인 서울대를 노릴 수 있게 될겁니다. 현재 내신이 굉장히 심각 하거든요.
수 탐을 제외하면 6~7등급에서 놉니다. 1년 더 하는건 참을 수 있는데 부모님께 미안합니다.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이에 대해 조언을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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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댓 · 331229 · 12/04/12 22:43 · MS 2010

    전학이라는 다른 방법도 있습니다...

  • 관악워너비 · 404935 · 12/04/12 23:00 · MS 2012

    같은 시내의 학교는 전학이 가능하다 하더라도 이러한 이유로 왔다는건 선생들 사이에선 다 알려지게 될겁니다.
    심지어 학생들 사이에서도 말이지요. 거기다가 타 학교 적응 하는게 쉬운것도 아니고요.

  • 문짝 · 246718 · 12/04/12 23:08 · MS 2008

    자퇴는 정말 신중히 하셔야 됩니다..;

  • Apatheia. · 370157 · 12/04/12 23:43 · MS 2011

    님 맘 모르는 것도 아닌데, 겪어보세요. 정말 그때가 다 추억이에요.. 전 그 향수에 젖어있음.. 같이 공부하던 친구들 , 지금도 자주 보지만 그땐 정말 즐거웠음.

    다 소중한 기억이 될텐데 굳이...

  • 루미나스 · 293682 · 12/04/12 23:56

    글쓴이의 상황에서는 소중한 기억으로 남는게 상당히 어려운 상황아닌가요;;;

  • 종합예술인 · 270667 · 12/04/13 00:13 · MS 2008

    고1때 자퇴했던 사람입니다.
    님 성격이 친구를 잘 사귀는 성격이라면 자퇴하셔도 됩니다.
    교대 진학하실거 아니면 진학이나 취직에 있어 불리함 없습니다.

    다만 고딩때 친구가 평생 남는데
    님 인생에 있어 평생 남을 친구가 없어진다는게 문제입니다.
    지금 친한친구가 있다해도 님 자퇴하고 나면 그사람하고도 자연히 멀어집니다.

    이상 12년전에 고등학교 자퇴하고 최근 취업한 사람의 조언이었습니다

  • 닥두잇 · 328305 · 12/04/13 01:23 · MS 2010

    힘내세요...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은 이것 밖에 없네요.. ㅠㅠ

  • 잉여구이냠냠 · 334475 · 12/04/13 10:59 · MS 2010

    전 저런선생 한번도 본적이 없어서 뭐라고 말씀드리기가 그렇네요 ㅠ
    글로만 보면 선생이 약간 이상하긴 한데 쌍방 의견이 중요하니 뭐라고 말씀드리기가 힘듭니다 ㅇㅇ
    여튼 잘 헤쳐나가시길 바래요 ㅠ
    이것도 지나가면 다 추억입니다 라는 생각으로 ㅇㅇ

  • Hedge · 378861 · 12/04/13 12:13 · MS 2011

    자퇴하세요

    학교생활이 불합리한 부분이 많죠.
    억지로 맞추는게 힘들다면 굳이 다닐 필요가 없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그리고 1교시 끝나고 집으로 오는게 일상화되었다면
    어차피 이미 출석부분에 무단조퇴 등으로 도배가되었을겁니다.
    학생부 비교과 부분의 출석부분에서 극심한 감점으로 어차피 대학가기 힘듭니다.
    이건 나중에 공부해서 점수 올린다고 커버될 부분도 전혀 아닙니다.

    자퇴하지 않는한 아무리 점수 잘나와도 대학가기는 어렵습니다.
    대학에 가고자 하는 뜻이 있고 목표가 있다면 자퇴 추천합니다.
    다만, 정상적으로 고등학교 나와서 대학보다는 다른 일들을 원한다면 자퇴는 신중히 고려하세요

  • 魔悍疹(마한진) · 325514 · 12/04/13 22:14 · MS 2010

    제가 그시기로 돌아가면 닥 자퇴할듯요. 물론 저의 이야기임. 님이랑 성격이나 배경이 다르니 참고하시구요.

    전 일찍 자퇴안한걸 후회하는 사람입니다. 내신도 개손해보고 수능도 손해보고..ㅋㅋ ㅠ

  • goranto · 396856 · 12/04/14 19:11

    자퇴가 현재 상황에 대한 불만족에서 나온 도피심리 인지 아니면

    님의 목표를 위한 결심인지 잘 생각해보세요. 최대한 객관적으로

  • mine agento · 406674 · 12/05/04 16:10

    본인이 일단 학교를 매우 싫어하시고, 그리고 출결의 문제도 있고 자퇴하시는 게 좋을듯요
    대신 자동재수가 되고 부모님께도 많이 미안하실테니까 원하는 대학 꼭 가시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