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부학일기]1. 축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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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부학일기]1축하해
선배가 말했다.
“포르말린*냄새 맡으면 원래 잠와.”
해부학실에 들어가기 전엔, 마스크가 필수다.
마스크를 끼지 않는 애들도 있는데
주로 두 부류이다.
“어짜피 시간 지나면 냄새에 익숙해져서 못느끼는데 뭐하러 마스크 낭비해?”라거나
“혹시 누구 마스크 2개인 사람없어?”하면서 마스크 동냥을 다니거나
마스크를 동냥하는 친구들은 대부분
짧은 점심시간동안 잠을 자느라
그리고
그 잠에서 헐레벌떡 깨서 해부학실까지 늦지 않기 위해 달려오다가
마스크를 깜빡했거나.
어쨌든, 해부학실을 들어가면
태어나서 단 한 번도 맡아본 적 없는 냄새가 가득하다.
시간이 되면 교수님이 들어오시고, 오늘 어떤 걸 하는 지 설명하신다.
미리 공부한 똑똑이들은 교수님이 말씀하시는 흐름을 잘 따라간다.
“오늘은 trapezius를 포함해서 등쪽 근육부터 볼거에요.
trapezius 아래의 제일 큰 근육, 흔히 광배근이라고 하는게 뭐죠?”
똑똑이들 “라티시무스 돌시요~”
“네 맞아요. Latissimus dorsi.* 두개 근육을 관찰했으면 ~~~”
전부 영어로된 의학용어이기때문에,
미리 외워오지 않으면, 알아들을 수 없다.
그나마 수업이라도 들었다면, 들어본 것 같지만, 어디있는지 모른다.
어쨌든 교수님은 이렇게 어디있는지도 모르는 근육, 혈관, 신경등의 위치를 설명해주신다.
설명이 끝나면, 각 조는 실습할 사람은 실습하러 나머지는 공부하러 간다.
사실 공부하기 위해 책상에 모여 앉았지만,
모이면 다들 세상 재밌다.
나는 어제 술자리에서 들었던 이야기를 풀기 시작한다.
어제 술자리에선, 선배를 만나면
선배는 나를 보며 세상 기쁘게 웃는다.
이유는 ‘후배님이 힘들어해서. ㅎㅎ’
“니가 벌써 해부를 하는구나~~~. 축하해~~~ㅋㅋㅋㅋ나는 너네가 입학했을 때부터 너네가 해부시작했다는 얘기가 너무 듣고 싶었엉~” 얄밉게 말한다.
정말 힘들었던 시기이기에 추억도 많고, 할 말도 많고,
이제 ‘진짜 의대생활’이 시작되는 ‘첫 순간’이니까.
————————————————————————————————————————————————————-
*포르말린 : 기증받은 시신에 세균, 곰팡이 등의 미생물의 성장을 억제하기 위해 처리 하는 약품. 무색이지만 자극적인 냄새가 나는 유해화학물질이다. 물론 선배의 말은 믿거나 말거나이다. 구글에 쳐보면 수면을 방해한다고 하기도 한다.
*trapezius muscle : 등세모근
*Latissimus dorsi : 넓은 등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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