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쥐조련사 [810117] · MS 2018 (수정됨) · 쪽지

2020-03-06 23:11:32
조회수 13,727

전 엄마가 재수하라고 해서 재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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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그대로예요.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서 재수했죠.


.

.


요즘 재수수기들보면  되게 멋있고 극적이지 않아요?


보통은 이런식이죠


'난 고1때부터 의사가 되고 싶었다. 근데 수능때 미끄러져서 치대 점수가 나왔다. 수능 점수를 받는 순간 동맥부터 모세혈관까지 피가 거꾸로 치솟는 기분이더라. 어짜피 다니지도 않을 치대를 걸어놓고 2월부터 다시 수능 공부를 시작했다. 공부가 힘들고 어려울 때마다 내가 다시 치대로 돌아가면 어떻게 될까?라는 상상을 해보았다. 그랬더니 진짜 치가 떨리더라. 내가 가야할 곳은 의대라며 자기자신에게 계속 최면을 걸었다... 그 결과, 나는 지거국 의대에 합격 할 수 있었다.'


아니면 



'고3때 지리선생님을 만나면서 내 목표는 서울대 지리교육과로 정해졌다. 그래서 노베에서부터 계속 실력을 끌어올렸다.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수능때 역대급으로 처참한 점수를 받고 결국 고려대 경영학과에 입학하게 된다. 나는 내심 "고려대도 괜찮은 학교야. 고려대도 다닐만하지"라며 스스로를 위로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내가 관심없었던 경영공부는 머리로는 이해할 수 있었지만 가슴으로는 받아들일 수 없었다. 매일 반복되는 어긋남과 가치관의 혼란 속에 나는 자퇴라는 길을 선택하게 된다....'



 뭐 대충 이런 내용?



저는 저런 분들과는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1. 재수를 내 손이 아닌 부모님의 손에 붙들려서 하게 된 것.


2. 수능 보기 전까지 의사가 되고 싶었던 적이 한번도 없다는 점.


3. 그러다 보니 재수생활 동안 스트레스 거의 안받고 공부했다는 점. 


이런 부분에서 말입니다


그러다 보니 아마 저보고 재수수기를 쓰라고 한다면


ㅈㄴ 멋없을 겁니다.


드라마틱한 요소들도 없어서 읽고 나시면 카타르시스를 못 느끼실 수도 있습니다.



근데 그 재미없어보이는 재수수기를 지금부터 쓰려고 합니다.


물론 제가 쓰는 거니까 진짜 재미없지는 않을 테지만


제가 이 수기를 쓰려고 하는 목적은 크게 두가지 이유때문입니다.



첫째, 세상엔 열심히 노력해서 극적으로 내가 원하는 것을 얻은 사람 뿐만 아니라 나같이 평범하게 공부한 사람도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함이고요,


둘째로는 혹여나라도 위에 나온 1,2,3 중 하나라도 해당되는 오르비언이 있을까봐 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아 그리고 요즘 수기들 보면 막 자기 고1, 고2부터 시작하던데;; 저는 그런 시간 순서가 아닌


위에 나온 1,2,3을 기준삼아 1편 2편 3편으로 나눠서 얘기 해 볼 생각입니다.


그럼 제 수기를 보기 위해 처음부터 정주행 해야 하는 그런 불상사(?)는 안일어나겠죠?


안멋있는 수기인 만큼 안많은 관심 부탁드리며


저는 수기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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