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열악하게 공부한 분 계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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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 아버지 직업 특성상 학교를 이리저리 옮겨다니게 됨 결국 5학년 때 자퇴하고 초졸 검정고시.
- 아버지가 회사에서 은퇴하시고 주식으로 있던 돈 사라짐. 친구에게 큰 사기도 당함. 5인 가족이 18평 월셋방에 살게 됨.
중학교
- 난 기독교가 아닌데 가족이 기독교라서 강제로 미션스쿨 다니게 됨. 배우는 과목은 기독교 교리, 말씀 암송, 찬양 등등.... 비인가 대안학교라서 역시나 중졸 검정고시.
고등학교
- 학교가 불안불안 하더니 망하게 됨. (졸업했다면 해외 졸업장 돼서 그것만 보고 존버한 건데...) 어쩔 수 없이 고졸 검정고시.
- 반년간 자퇴생 센터를 전전하다가 그래도 대학은 가야되지 않을까 싶어서 알아보기 시작함.
- 검정고시로만 갈 수 있는 수시로는 강릉원주대가 최선이어서 수능 최저 있는 대학으로 눈길을 돌렸고, 45일 남기고 수능 공부를 시작함.
- ebs 강의를 듣기만 하며 공부. 최저만 맞추는 게 목표라 수학은 건드리지도 않음.
- 간당간당하게 최저를 맞춰서 인천, 전남, 충남, 경북 합격함.
- 수능이 생각보다 할만하다는 착각에 빠져서 재수 결심.
재수
- 검정고시 출신이라 시험 경험이 없었음. 얼마나 심각했냐면 시험이 언제 시작하고 시험시간이 몇 분인지도 여름까지 헷갈렸음.
- 차상위 계층이라서 단과는 커녕 프리패스도 못 샀음. 환급패스가 있다는 것도 몰랐고 검정고시 준비하다가 에듀라x이라는 사이트에서 60만원 사기를 당해서 프패 사기가 꺼려졌음. 그래서 문화누리카드로 구입한 책+ebs로 공부 시작
- 매일 6시에 일어나서 9시 반까지 공용도서관 재수를 시작. 정말 셀 수 없이 많은 빌런들이 있었음. 빌런 소개로만 세 페이지 쓸 듯.
- 구립도서관이라서 휴관일이 한 달에 6번은 있었음. 집에서 억지로 공부를 해봐도 두시간을 못 넘겨서 집공부는 포기함.
- 돈이 없어서 매일 밤 집에 돌아와서 도시락을 쌌고 1년 동안 같은 아침, 같은 점심이었음. 도시락 먹던 옥상 의자 뒤편에 거미가 있었는데 걔가 모기도 잡아주는 내 친구였음. 비오던 어느 여름날 사라졌지만...
- 당연하게도 취미 전부 포기함. 다도, 독서, 기타, 드럼, 칼리스데닉스 등등.... 고독했음.
- 큰 맘 먹고 산 2단 독서대 도둑맞았고, 중고로 수험서 구매했는데 3년 전 버전으로 사기맞았음. 범인 잡는 일에 쓸 시간이 없어서 울분을 삼켜야 했음.
- 무료 과외 신청했는데 사기였음. 한 겨울에 멀리 가서 두 시간동안 아파트 단지 입구에서 기다렸었음. 이 때 세상이 정말 싫어졌음. 이날 롯데 타워 처음 봤음.
- 9모 즈음에 여자친구가 메가스터디 패스를 사줌. 당연히 돈이 없어서 교재는 못 샀고, 강의에 피피티로 문제가 뜨면 멈췄다가 풀었음.
- 수능이 다가올수록 우울증이 심해지고, 체력도 부쳐서 계단 오르내리며 휘청거리게 됨. 삼수는 하다가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듦.
- 수능 보기 한 달 전에 차상위계층 해제됨. 동사무소에 물어보니까 빚을 갚아서 그렇다더라. 사금융권에서 빌린 돈은 갚아도 은행거래가 아니라 돈을 모아둔 것으로 처리가 돼서... 기회균등 전형은 날아감.
- 수능 1주 전엔 장염과 위염에 걸려서 12월 중순까지 낫지 않았음. 당연히 한 달 동안 오로지 흰 죽.
정말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기초 개념 과외라도 들었다면, 중학교 과정이라도 제대로 끝냈다면, 휴일 없는 독서실을 끊을 수 있었다면, 교재를 마음껏 살 돈이 있었다면, 몸이라도 건강했다면, 경쟁자가 주위에 있었다면 더 잘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고.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아쉬움이 큽니다. ebs 꿈 장학생 신청해볼까 했는데 작년 수기 읽어보니까 저보다 받아야 될 사람이 많은 것 같아서 포기했습니다. 여기까지 읽으신 분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이 글에는 기만이나 각성의 의도가 담겨있지 않습니다. 익명으로 적나라한 노력의 나이테를 남기고 싶어서요. 현실에서는 부끄러워서 못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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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2
저는 공부하러 총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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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모집 조선의->조선치 바꾼 사람이 있는데 말이되나요..? 0
https://m.dcinside.com/board/sdijn/1783729?h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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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과목의 장점은 2
컨텐츠가 많다는거임 물론 많은걸 푼다고 1등급이 나오진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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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하나 확통런 치는게 좋을듯 미적 26 27때는 올해보다 더 난도대비 만표 손해 볼 수도 있을거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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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만돌아다녀봐도 우리나라 내수시장 멱살잡고 끌어올리는건 여자들임 남자들은 상대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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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인생 정상화될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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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선택과목제가 JOAT임 24미적3틀>=확통만점 25미적1틀>=확통만점 둘다 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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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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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수능 생1 노찍맞 만점 나름 자부심을 가지고 있던 과목이라서 그런지 조교떨했을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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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뭐하지 하씨뭐하지 ㅇㅅㅇ 뭐해야하나뭐해야하나너무너무나애매띠애매띠하네요 국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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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먹어야겟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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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실대>서울대임 11
왜냐면 서울대는 Seoul University이고 숭실대는 SoongS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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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난안할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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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모집 조언 제발 부탁드립니다 어디까지 쓸만한지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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ㄹ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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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라인이 계속 후퇴하는거 같은데 탈모약 먹기엔 좀 어?린 나이라 걱정되네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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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진동 5
국어 1등급 맞는 사람이 수능에서 3받을 수도 있다고 자꾸 겁주는데 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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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면 어디감? 취업까지 다 고려해서 중대 경영 vs 건대 전전 황밸이라길래( 전 글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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걍 적당히 무시하셈 그사람이 정해준데 갈거아니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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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쓴 글 하나로 대학가기..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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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공부질문 0
1-2월 계속 주간지 풀고 국어 인강을 들었는데 아직 국어 등급이 왓다리갓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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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통통이야 2
BMI 시발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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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하이의 비애 5
과외를 하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없음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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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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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적분 8등급 나오는 통통이라 울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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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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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개부엇네 0
하지만 담배는 몬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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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통의 비애 2
통통이는 통통이한테 과외받는게 맞나? 지방이라 공부잘새는 사람은 의대생밖에 없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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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원하던 시간이랑 거의 비슷하게잡음 이거거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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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나가면 신고한사람 복수해야되니까 그런거라함,,,ㅎ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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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십 머리아팧 1
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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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타나 커뮤 보면 혜택받았다, 운이 좋았다 하는데 수도권은 별 차이 없지 않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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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면세점 가면 반값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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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메이커가 루시드 안놀아줌 (멤버십에 사진도 첨부되어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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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싯 오드 퍼퓸 10만원 정도 함 자연의 향(?) 나는데 너무 내 취향임.. 킁킁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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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철학도로서 시도해봐야지ㅋㅋㅋ 근데 작년에 윤사 늦게 나왔다던데 올해도 그러면 어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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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사람에게 시련이 찾아올 확률이 있긴 한데 이때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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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2
다들 보기 먼저 읽어 아님 지문먼저 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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옯찐따라 울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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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맞지 음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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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예요? 의치한약수 스카이 등등.. 이름 날리는 일류 명문대에 가려고 다들 노력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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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고민이네 0
대체로 다른 시간으로 한 걸 그대로 들을거냐 아님 드랍하고 추가신청 때 원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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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타워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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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선상 대학이 뭐가 있을까요 댓글 SGY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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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수의대라는 목표가 물론 지금의 나한테는 턱없이 높다는걸 알 수 있음 그래도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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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ㅡㅡ 수특 독서 읽어야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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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흉악 여러분 얼굴같죠? 씹@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올해 뉴런 들으면서 좀 웃는거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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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세카 해야징 ㅎㅎ
학교가 망하기도하는구나
네 복잡한 사정이 얽혀있긴 했으나 저도 좀 많이 당황스러웠습니다 ㅎㅎㅎ...
수고 많으셨어요 앞으로는 조금더 쉬운 길을 걷기를 바랄게요 ㅎㅇㅌ!
감사드립니다 댓글 달아주신 분도 화이팅!
앞으로 좋은일이 있기를 빌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제가 뭐라고 ㅠㅠㅠㅠ 좋은 일만 생기세요
고생 많으셨습니다. 앞으로 다시 수능에 도전하든, 주어진 환경에서 새로운 목표를 찾든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와 역시 댓글에서부터 사려깊음이 보이시네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잠깐 여친뭐야 여친
친구가 없어서 여친이라도..... ㅎㅎㅎㅎ
해 명 해
꼭 잘되길 빌게요
감사합니다 댓글 달아주신 분도 하는 일 잘 되세요!
그럼모해 난 여친도없는걸.... ..ㅠㅠ
곧 생길 수 있어요
이야..다읽고 뱃지 봤을때 소름이 돋았습니다. 승리하셨네요. 응원합니다.
응원 감사드립니다 승리하세요!
힘내세유^.^
힘들게 살아온 만큼 정신은 많이 성장하셨을 것으로 믿어요. 앞으로는 꽃길만 걸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