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귀환 [945827] · MS 2020 · 쪽지

2020-02-10 15:59:01
조회수 477

참 며칠전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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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역에서 지하철 기다리는데 어떤 할아버지께서 피를 조금 토하시는 거 같았다. 난 그때 UFC보느라 정신 없었는데 알고보니 나만 그 할아버지 근처에서 앉아 있었고 나머지 사람들은 슬금슬금 피하더라. 그러면 안되는 거 알면서도 나도 그랬다.

 근데 한 여성분이 그 할아버지꼐 가더니 결핵 있으신가요? 물으면서 대답을 못하시니까 119에 전화해주고 지하철 온거 안타시고 119오실 떄까지 기다리시더라. 나도 마음이 참 불편해서 내가 있던자리에 우두커니 서서 지하철 안타고 119와서 그 할아버지 모셔갈때까지 지켜만 보다 쓸쓸히 다시 내 갈 길을 갔다.


의대에 곧 진학을 해서 의사라는 직업을 가질 사람인 내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데서 느낀 무력감보다 그 여성분의 용감한 행동을 보고 그래도 언젠가 의사가 될 내가 다른 사람처럼 그 할아버지를 보고 좀 멀리 떨어져서 지켜보고 있었다는 데에 수치심을 느꼈다. 그날 저녁 좀 많은 생각이 들었다.


그날 있었던 내 행동, 그 죄 씼을 수 없는 것임은 명백하다. 그래서 혼자 다짐했다. 의사가 되면 국경없는 의사회에 들어가겠다고. 그러지 않으면 안될거 같으니까. 


그 할아버지가 만약 완쾌하시면 그분을 치료하신 의사보다 용감한 행동을 보여주셨던 그 여성분이 살리신거 아닐까?


그래서 목표가 생겼습니다. 국경없는 의사회에 들어가는 게 제 버킷리스트 1번에 쓰였네요 ㅎㅎ


느낀게 많아서 두서없이 글 한번 써봤네요 ㅎㅎ 저를 포함한 의대 진학하시는 많은 분들도 의사가 되더라도 병원 밖에서도 그런 용기있는 행동을 할 줄 아는 사람이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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