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OM [348584] · MS 2010 (수정됨) · 쪽지

2020-01-22 18:53:56
조회수 969

(국어) 본문을 읽고 밑줄표시를 어떻게 해야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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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읽으면서 본문에 어디에다 밑줄을 긋고 어떤 표시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전혀 모르겠어요ㅜㅜ’


이와 같이 고민하는 수험생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사실 수험생들은 이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아도 됩니다. 왜 그러냐구요? 매우 능숙한 독자가 되었을 때에는 그냥 읽으면 자연스럽게 추상적인 차원에서 개념들이 잘 분류되거든요. 그냥 읽으면 글에서의 핵심 쟁점이 무엇인지 명료하고, 그 과정에서 제시되는 '세부 정보'들은 핵심쟁점과의 명확한 관련성 하에서 이해됩니다. 상위 0.5% 안에 드는 학생들에게는 과도한 밑줄 표시는 독해속도를 저하하는 요인으로밖에 작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수험생들이 지향해야 할 목표는 그렇게 되는 거예요.



미숙한 독자들은 많은 문장을 읽어본 적이 없어, 조금만 문장의 구조가 복잡해져도 그 의미를 파악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문장들을 적절히 이해했다고 하더라도 파악한 많은 정보들을 체계적으로 구분하고 분류하지 못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에는 밑줄과 동그라미, 괄호 표시 등으로 제시된 내용을 ‘눈에 보이게’ 갈라 놓는 것이 제시문의 의미 파악에 도움이 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실전 시험에서는 밑줄 표시를 신경 써서 하기 쉽지 않습니다. 결코 쉽지 않아요. 뭐가 지나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후다닥 읽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저도 시험장에서 글을 읽을 때에는 마음이 조급해지는데요. 시간제약이란 그렇게 무거운 것입니다. 



수능 국어 등 언어능력시험에서 궁극적으로 중요한 것은

1)핵심쟁점을 명료하게 파악하는 것 (결국 하고싶은 말이 무엇인지??)

2)그 과정에서 제시되는 모든 세부정보를 핵심쟁점과 관련지어 이해하는 것

입니다. 2)의 과정에서 여러 세부내용들에 대한 기억은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국어영역에서 최상위권을 지향하는 수험생들(상위 0.5%이내)에게는 저는 오히려 7~9월부터 본문에 표시하는 양을 줄일 것을 권합니다. 정말 필요한 부분 정도(뭐 가령 비문학에서 가장 대립적인 문단만 구분하는 표시를 한다든지, 소설에서 Scene별로 가르는 경계선 표시를 한다든지, 인물정도만 동그라미로 체크한다든지...)에만 체크하고 빠르게 읽어나가는 것이 더 좋습니다. 본문에 표시하는 행위는 생각보다 시간을 많이 잡아먹습니다. 



우리의 안구의 도약-정지 운동은 생각보다 그 속도가 빠릅니다. 우리의 의미구성 속도 또한 손으로 표시하는 것과는 비할 바 없이 빠릅니다. 그 속도에 인위적으로 제약을 가할 필요 없습니다.



학습 과정에서 본문에 표시하는 것은 많은 도움을 줍니다. 이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도구적이고 수단적인 의미로써만 유용합니다. 결국 시험장에서 수험생들은 빠르게 읽으면서 동시에, 추상적인 차원에서(눈에 보이지 않게, 머릿속에서) 제시된 개념들을 명확하게 분별하면 충분합니다. 그리고 그 모든 과정에서는 본문의 쟁점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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