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날다 [257626] · MS 2008 · 쪽지

2010-12-13 17:54:42
조회수 807

선택중심 교육과정이 만든 폐해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270093

'공통사회', '공통과학'을 아십니까?
2004수능까지는 공통사회, 공통과학이 있어서 고1과정의 사회와 과학은 문이과, 예체능을 막론하고
모든 학생들이 응시해야 했습니다. 그러고서 이과는 물2~지2 중 한 과목을 선택하고, 문과는 세지, 세사, 경제, 정치, 사문 중 한 과목을 선택했죠.

그런데 7차교육과정에 들어오면서부터, 우리나라의 교육은 수요자 중심 교육을 표방하게 됩니다.
이에 따라 사과탐에서도 학생들의 선택을 중시한다는 미명하에 공통사회 공통과학을 폐지하고,
수능에서 11개의 사탐과목과 8개의 과탐과목을 전부 학생의 "선택"에 따라 응시하도록 바뀌게 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집니다.
과탐은 원래 각 과목별로 영역이 분명하고, 교과목도 1,2로 명확히 나뉘므로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사탐에서 아주 큰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역사과vs지리과vs일반사회과의  교수,교사들이 서로 자기 과목군의 영역을 넓히려고 든 것입니다.
교과목을 최대한 세분화해서 관심있는 학생들의 이목을 끌고, 또 자신들의 영향력이 건재하는 수단으로 이용하려 한 것이죠.
그 결과, 그 전까지만해도 상식적으론 생각할 수 없었던  희한한  과목들이 생깁니다.
근현대사, 전통윤리, 경제지리, 법과사회- 이 F4가 바로 7차 교육과정이 만들어낸 사생아들인 것입니다.



근현대사나 경제지리는 각각 6차의 국사, 한지에서 떨어져 나온 과목으로서,
고교 과정에서 독립과목으로 다루기에는 그 내용이 지나치게 전문적입니다. 다양한 분야들에 대해
박이부정한  경험을 제공하는 고교 과정에서 과연 저런 것들이 독립적으로 다룰만한 주제인지 회의가 듭니다.
또한 이 과목들은 기본적으로 그 내용이 적을 수 밖에 없기 떄문에 나올 만한 내용이 빨리 고갈된 바람에,
지나치게 지엽적인 문제, 지나친 계산을 요구하는 문제로  변별력을 내게 되었습니다.
다행히도 이제 8차에서는 근현대사가 폐지되고 '한국사'과목으로 돌아오며
경제지리 또한 폐지된다고 하니 사필귀정이네요


법과사회는 6차 정치에 있었을 때에는 없었던 '민법', '사회법'이 추가되었는데, 이 부분은 사실상 학교 교육에서 커버할 수 없습니다.
사범대 사교과에 다니면서 듣는 법학 관련 과목이 얼마 안 됩니다. 기껏해야 헌법, 행정법 정도입니다. 
민법이 전선으로 있는 학교도 있으나 듣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현행법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현직 교사들에게 법사를 가르치라고 이런 과목을 무작정 만든 것은 에러입니다.


전통윤리는 교과목 확대의 명분이 없는 윤리교과에서 체면유지를 위해 만든 자충수 무리수입니다.
윤리와사상과 함께 수능 출제과목으로는 명시되어있으나 갈수록 직접반영율은 0%에 수렴하고 있습니다. 간혹 윤리와사상의 사상사와
엮일만한 일부 주제들이 간접출제되는 정도입니다.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미풍양속을 학생들에게 널리 가르친다는 명분으로 만든 과목이지만, 그 내용이 너무 쉽고 뻔하여
사실상 "착한 짓 많이 하자"가 주제인 중학교 도덕책이나 다를 바가 없는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수능 과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이죠



수요자 중심의 교육과정을 표방하여 선택과목을 늘리는 것..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