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용먹은사슴 [864868] · MS 2018 · 쪽지

2020-01-21 04: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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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아닌 칼럼] 반수하면서 느낀 점 - 약스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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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이 칼럼은 반수를 하면서 겪은 하나의 학생이 경험에 불가합니다. 


곧 설이 다가와서 제가 반수하기로 마음먹었던 시기가 생각나 이 칼럼을 쓰려고 합니다. 저는 건대에서 반수를 생각했고 한양대 공대로 논술을 통해 입학하게 됬습니다. 성대도 논술로 합격했지만 한양대가 더 매리트 있어서 한양대로 입학하려 합니다. 한양대가 누군가에겐 반수하면서 평생의 목표 대학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겐 반수를 위해 발판을 삼은 대학보다 낮은 대학일 수 있지만, 반수하면서 이건 빨리 했으면 하고 생각했던것이나, 이건 안했으면 좋았겠다라고 생각한 것만 작성했습니다.


1. 결심

반수의 조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나는 대학을 합격했다. (아니면 그냥 쌩재수.)

-나는 합격한 대학에 마음이 안든다. (본인의 실력보다 낮거나, 다녀보다 아닌 것 같다.)

-나는 반수를 하면 이 대학을 탈출할 각오가 되어있다.


보통 3번째 조건이 마음에 걸리시는 분들이 있는데, 이런 마음가짐 없이 반수한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반수를 하는 것 자체가 3번에 위배되는 얘기인 것 같지만, 마음가짐이 탈출할 것 같지 않다고 생각하면 대학 다니시면 됩니다. 반수는 탐구과목과 같습니다. 타임어택입니다. 짧은시간 안에 자신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개념을 익히고, 스킬을 다듬어야 하기 때문에 마음가짐이 곧지 않으면 6월 즈음 방학을 하고 본격적으로 치고 나가야 할 때 지치고 포기하기 쉽습니다. 


저 또한 각오가 충분히 되어있고, 굳은 생각으로 진행했지만, 6월에 징크스가 생기고 해이해지면서 부모님께 울면서 반수를 접는 것에 대해서 의견을 묻기도 했습니다. 


반수가 마렵다고 해도 각오가 되지 않았다면 즐거운 대학생활을 즐기고 수험생에서의 짧은 견문을 벗어나 자신에게 적합한 공부를 하고 사회 진출하시는 걸 추천합니다. 대학공부가 수험공부보다 즐거워요.


2. 시기

보통 반수하기로 마음먹는 시기는 둘로 나뉩니다. 입학 전, 입학 후.


만약 입학 전에 마음을 먹었다면 대학생활과 수험생활을 병행하는 밸런스가 매우 중요합니다. 또한 마음가짐이 흐트러지지 않게 집중해야합니다. 보통 반수하면 아싸되라는 말이 여기서 나온겁니다. 대학 1학년 1학기는 대학의 주요행사와 놀거리가 항상 가득한 시기입니다. 뭘해도 즐겁습니다. 레알로 즐겁습니다. 시험기간마저 즐겁습니다... 저도 아싸처럼 지내다가 중간고사가 되면서 친구만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차라리 아싸가 되어 학점만 챙기고 수험생활 열심히 하라는 겁니다. 아니면 그냥 시간이 물흐르 듯 지나가는 신박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수강신청 할것만 하고 그 외의 시간은 그냥 수험생활하는게 정신건강에 좋습니다...


혹시 학교를 다니다가 마음에 들지 않아 반수를 결심했다면 시간이 없을 시기입니다. 보통 4월에서 5월일겁니다. 당장 한 두 달 뒤에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첫번째 공식 시험인 6모가 오기 전에 개념이라도 한번 확인해서 6모가 허투로 쓰이질 않게 해야합니다. 6모가 가치있는 이유는 6모를 통해 반 남은 입시기간의 방향을 결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시간표는 이미 짜여있기 때문에 시간표 내의 시간은 그냥 평소처럼 지내되 그 외의 저녁시간은 모두 수험생활에 쓰는게 좋습니다.


3. 학원 - 1

보통 반수를 결심하면 고민하는 것 중 하나가 언제 학원을 등록할까? 입니다. 이런 고민 할 시간에 저는 학원 등록하는 걸 추천합니다. 반수를 할 때 가장 큰 위험요소는 "포기" 입니다. 반수는 재수보다 포기할 수 있는 퍼텐셜이 상당히 강합니다. 재수는 배수진을 치기 때문에 적어도 대학 입학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그러나 반수는 배수진이 아닙니다. 적어도 걸어 놓은 대학은 있습니다. 제 주변에서 반수한다고 해놓고 포기한 친구들이 수두룩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포기"를 강제할 가장 효율적인 수단은 학원입니다. 재수학원 등록하면 학교생활과 수험생활이 자연스럽게 분할되고, 담임 선생님과의 상담, 비슷한 처지의 친구들, 학원비 등의 이유로 포기하는게 쉽지 않아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입학하자마자 학원을 등록하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물론 대학 위치에 따라서, 시간 여유, 돈 여유 등등 조건에 따라서 학원 등록을 하지 못하는 사정이 있는 분들도 있지만, 이러한 조건이 만족한다면 그냥 고민하는 동안 독재든, 재종학원이든 가능한 학원을 알아봐 다니고, 대기를 걸어놓으세요. 


4. 학원 - 2

이제 학원에 갈 준비가 되었다면 가야하는 학원은 둘 중 하나입니다. 재종학원의 반수반, 아니면 독재학원. 저는 독재학원에 다녔습니다. 효율적인 시간 조절, 본격적인 반수시작 전의 구속력을 원했기 때문에 독재학원을 다녔습니다. 학원 캐바캐 사바사이기 때문에 제발 많이 알아보고 등록하세요. 되도록이면 큰 학원 추천합니다. ex) 강남대성, 러셀, 시대인재 등등 큰 학원은 많은 수험생에게 충분히 검증받았기 때문에 실패할 확률이 적습니다. 


혹시 지방의 대학을 다닌다면 지방에서 독재, 반수반을 다니다가, 휴학하면 서울로 올라오는 걸 추천합니다. 서울에서 반수생활하면서 상상도 못하게 많은 컨텐츠와 선생님들을 접했습니다. 저도 지방에서 할까 고민했었는데, 지방에서 하는 것보다 서울에서 하면 주변의 수험생의 마음가짐과 컨텐츠의 양으로 더 효율적이고 직접적인 개선이 가능합니다. 인강에서 받는 자료보다 현강에서 받는 자료는 수 배에서 수십 배 정도 더 방대합니다. 그만큼 선생님의 개념과 스킬을 체화하기 쉽습니다. 만약 혼자하는 걸로 부족한 부분이 있어서 인강을 알아보다 자신과 적합한 선생님을 찾았지만 성적이 쉽게 오르지 않는 것 같다면 빨리 학원 등록해보는걸 추천합니다.


5. 수강신청

대학을 입학했으니 수업을 듣긴 해야겠습니다. 근데 어떻게 시간표를 짜야하는지 쉽게 떠올리지 못하겠습니다. 저는 수업은 되도록 조금만, 팀플이 없고, 수험생활과 직접적인 과목을 듣는 것을 추천합니다. 재수생보다 뒤쳐지는 시간싸움에서 수업시간이 많아지면 그만큼 손해겠죠? 수업시간은 되도록 최소한으로 잡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리고 팀플이 없는 수업을 추천합니다. 팀플이 있다면 귀찮은게 배 이상으로 쌓입니다. 먼저 팀플 중에는 수업시간 외에 더많은 시간을 대학생활에 할애합니다. 그리고 시간 잡을 때에도 매우 귀찮습니다. 저의 경험으로는 팀플하려고 같이 만나려고 시간표를 조율하려고 하면 매우 난처했습니다. 신입생이 만들 수 있는 시간표가 아니기 때문에 반수하는게 바로 들통날 것 같아 언제언제 시간이 빈다라고만 말하고 돌려 말했습니다. 이런 상황은 안만드는게 좋습니다. 그리고 수험생활과 직접적인 과목을 듣는 것을 추천했는데, 이과이고 수업을 들어야 한다면 미분적분학 추천합니다. 미분적분학을 배우면 수학적 견문도 넓어지고, 논술에서의 테크닉도 느는 것 같습니다. 이처럼 피할 수 없으면 그냥 수험생활에 유익한 과목을 듣는 게 바람직합니다.


6. 학교생활

저는 대학친구 중에 9월 모평 기념으로 위문(?)하러 와줄만큼 친한 대학 친구들이 있습니다. 저는 대학친구들과 소통하면서 수험 스트레스를 푸는 편입니다. 보통 학교생활을 하게되면 미터, 새터, 오티, 엠티, 체육대회, 축제 등 엄청나게 많은 학우들과의 어울림을 갖는 자리가 생깁니다. 이걸 다 하면서 수험생활하는 것은 보통 무리가 있는 일이니까 새터나 오티 정도만 갖다 오는 걸 추천합니다. 새터랑 오티 다녀오면서 친해지는 친구가 생기고 시간표가 겹쳐서 친해지는 친구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이런 경우에 자신이 반수한다고 떠벌리지만 않으면 교우관계에서 반은 성공한겁니다. 자기가 다니는 학교가 맘에 안들어 반수한다는 말을 들으면 좋을 사람은 1도 없기 마련! 혹시 휴학 전 부랄친구가 있다면 학기 말에 자기가 반수한다고 조심스럽게 말하면서 휴학하면 좋을 듯 합니다. 반수에서 학교생활은 조용히, 얌전하게 하는게 좋은 것 같습니다.


7. 논술

다시 말하지만 저는 논술로 대학을 갔습니다. 현역은 학종으로, 재수는 정시를 준비했고 대학은 논술로 합격했습니다... 좀 다사다난 하지만 논술로 대학을 간 만큼 논술에 대해 말 할게 있다면, 시간이 조금 여유가 있다면 논술 하세요. 저도 논술이 대학 붙게 해줄줄은 몰랐습니다. 기회는 많을 수록 좋기 때문에 논술 대비는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학기중에는 논술 단과를 듣는걸 추천합니다. 6월 이후로 가면 논술할 시간이 줄어들고 수능 준비에 열을 올리기 때문에 6월 이후로 논술을 대비하는건 조금 힘들어 보입니다. 그래서 저는 학기중에는 독재와 논술을 병행하는 스케줄을 이용해 수험생활을 했습니다.


8. 연계교재

보통 반수하면 연계교재 풀랴, 기출 풀랴, 선생님 교재, 과제 푸느라 정신이 없을 겁니다. 이때 연계를 놓치는 분들이 많아서 한번 적어봅니다.


-국어: 사설 선생님들이 정리한 교재를 보거나 간쓸개를 하는 걸 추천합니다. 근데 정리한 걸 맹목적으로 받아들이지는 마세요...(김상훈 T 현강생입니다... 39번 틀렸어요. 그래도 쌤덕분에 4에서1로 오름.)


-수학: 한번쯤은 풀어보는걸 추천합니다. 한번 돌리기만 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영어: 풀 시간이 없으면 사설 선생님들이 정리한 교재 보세요. 이명학 EO공감, 조정호 우선순위 등등 사설 선생님들이 해석한 문장들이 이해가 안가는 지문들이 평가원에 나오지만 외우면 장땡입니다. 


-탐구: 저는 연계대비는 했는데, 국어 영어 만큼 큰 도움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냥 3~4번 돌려보세요. 학원에 다닌다면 알아서 대비시켜줍니다.


그냥 생각난대로 한번 적어본 칼럼 아닌 칼럼이었습니다. 혹시 보고 정리되지 않거나 궁금한 점이 있으면 댓글로 질문 주세요. 이상 건대에서 반수해서 한양대로 입학하는 새내기가 감히 써보는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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