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 [927839] · MS 2019 (수정됨) · 쪽지

2020-01-13 00: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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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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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여지선입니다.


마지막 불꽃! 겨울방학, 다들 공부 열심히 하고 계시나요? 이맘때쯤이면 재수를 결정한 친구들도 있겠지요? 재수라는 게 얼마나 아픈 건지, 너무나도 여러분의 마음에 공감이 돼요. 저는 현역 시절 수시에서 다 떨어지고, 정시로도 안 될 걸 알았기 때문에 제 방에서 처박혀서 2월 말까지 갇혀지냈었답니다. (그래서 일기도 1월이 없고! 2월부터 시작이예요.) 사실 9월 모의고사 전부터 친구 관계도 엉망이 돼서 시험을 망쳤다는 사실이 저에겐 이제 아무것도 남지 않은 것처럼 느껴졌기에 더 힘들었어요. 사실 대학 떨어진 것보다는 3년간 함께 지냈던 친구를 잃은 슬픔이 더 컸던 것 같아요. 누구의 잘못도 아닌 멀어짐이었거든요.


그런데 제가 불합격과 인간관계에 대한 상처에도 불구하고 다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 엄마 때문이었습니다. 제가 방에 누워있는데 엄마가 들어와서는 막 울면서 "언제까지 이러고 살 거냐"면서 이야기하셨어요. 대학 못 가도 괜찮다면서요. 아무튼 저의 비참함은 곧 살아야겠다는 생각으로 바뀌고 다시금 펜을 잡게 되었습니다.


저는 가정 형편으로 학원에 다닐 형편은 물론 독서실 갈 돈도 없어서 결국 동네 도서관에서 독학 재수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혼자'라는 사실이 사람을 미치게 만들더라고요. 그래서 정말 괴로웠습니다. 그런데 그 괴로움을 벗어날 수 있었던 순간이 바로 일기를 쓰는 시간이었어요.


저는 지금도 힘든 순간이 찾아오면 일기를 쓰고, 재수 시절의 일기를 찾아보곤 합니다. 한편으론 그 시간을 지나온 제가 기특하기도 하면서 재수하던 20살의 나에게 위로를 받기도 해요. 그래서 여러분에게 위로를 전하고자 저의 이야기를 같이 나누려고 해요. 완전히 여러분의 마음과 일치하지는 못해도, 한 문장, 한 글자라도 위로가 되었다면 성공했다고 생각해요. 때로는 나와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게 엄청난 위로가 되잖아요.


제가 여러분께 드리고 싶은 마지막 이야기는,, 재수의 시간은 너무나도 고통스럽고 무엇보다 외로운 과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되돌아보니 그래서 가장 빛나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겉으론 초췌하고 지쳐 보였지만 마음만은 뜨거웠던. 스무 살 꼬꼬마가 대학을 가겠다고 공부하다가 졸고, 다시 일어나서 공부하고, 강의 보면서 웃고. 그 순간이 정말 소중한 순간이었어요. 다시 그런 열정을 갖게 될 날이 올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여러분은 불합격한 재수생이 아닌, 누구보다 뜨거운 심장과 원대한 꿈을 가진 빛나는 사람입니다. 아무리 힘들더라도 그 사실을 잊지 마세요.


그럼 저는 이만 갈게요!

여러분께 위로를 줄 수 있는 한 문장이 꼭!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요.


힘내라는 말 밖에 할 수 없지만, 진심을 꾹꾹 담아 여러분께 보냅니다.

여러분은 소중한 사람이에요. 죽지 않고 살아내고 견뎌내는 하루하루가 되길.. 누구보다 빛나는 여러분! 파이팅!


살아!

눈부시게!





2018.02.12. 월요일

내 마음의 고향은 싸락눈 홀로 이마에 받으며
내가 그 어둑한 신작로 길로 나섰을 때 끝났다.
눈 위로 막 얼어붙기 시작한
작디 작은 수레 바퀴 자국을 뒤에 남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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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19. 월요일

길고 긴 외로운 시간.

또다시, 이번엔 완전히 홀로.

또다시 나는 그 헤어 나올 수 없는 터널로 들어간다.

내 발로 들어간다. 그렇기에 누구도 탓할 수 없다.

이번만은 그 끝에 빛이 있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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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21. 수요일 컨디션 난조 (생리와 우울)

아메리카노를 먹으며 인생의 쓴맛에 익숙해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오늘은 어쩌다 XX의 인스타를 보았는데 매우 행복해 보여, 1년 더 고독해야 하는 내가 매우 비참하여 슬픈 하루였다.

그윽한 풍경이나 제대로 맛을 낸 음식 앞에서 아무도 생각나지 않는 사람

그 사람은 정말 강하거나 아니면 진짜 외로운 사람이다

종소리를 더 멀리 보내기 위하여 종은 더 아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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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22. 목요일 날짜가 맘에 드는 날

나는 애들이 대학을 간 것이 부러운 것이 아니라

애들이 행복해 보이는 것이 매우 슬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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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24. 토요일

가만히 보면, 모두가 의외로 살아있다. 대학 시절 교수님께서 이런 말씀을 해주셨어요. 문학은 사실이 아니지만 그 어떤 사실보다 진실에 가깝다고요. 단편적인 사실을 보기보다, 그 너머의 진실을 보려는 노력이 필요하겠죠. 행복했으면 좋겠다. 우리처럼 평범한 사람들도 행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으면 좋겠다. 꼭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 찌질하다의 반대말이 뭔가. 특별하다? 잘 나간다? 바지통 6반으로 줄이고 머리에 젤 바르는 상남자 스타일? 아니, 찌질하다의 반대말은,

찌질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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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25. 일요일

불합격의 아픔은 너무나도 오래간다. 또다시 실패한다면 이 아픔은 더욱더 오래갈 것이다. 다 나의 능력이 모자란 탓이니 어쩔 수 없다. 늘 높게 뻗은 두 손보다 조금 위.

그들은 그렇게 멀리 있다. 1년 동안 아등바등 따라갔는데도 끝내 다다르지 못한다면 정말 슬플 것이다.

상처의 시절은 단단히 기억하지, 밀려온 진눈깨비조차 참 따뜻한 나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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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26. 월요일

친구들은, 아니 아이들은 어느 학교의 소속이 되었고, 입학식을 치렀고, 새로운 꿈을 꾸고, 새로운 공부를 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다들 새로운 세상에서 산다. 역시 세상은 나 없이도 잘 돌아간다.
지금 나는 내 인생에서 가장 슬프고, 어둡고, 길고, 외롭고, 고독하고, 아주 아주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그러니까 이 시기만 지나면, 이 터널만 지나면 아무렇지 않을 것이다.
나도 남들처럼 아주 괜찮은 삶을 살게 될지도 모른다. 어차피 끝내는 전부 잘 될 거라는 배우 박정민의 말처럼, 내가 아주 중요한 사람이라는 그의 말처럼, 지금 잘 하고 있다는 그의 말처럼.
나도 남들과 같은 그런 삶을 언젠가는 살게 될 것이다. 지금의 나는 그렇게 믿어야만 한다.
어차피 끝내는 전부 잘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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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14. 수요일

봄이 왔다. 오늘 도서관 안 가서 봄이 온 걸 알게 됐다. 따뜻했다. 창문을 열어도 춥지 않은 계절이다. 말하자마자 과거형이 되는 계절, 봄.

재수를 하면서 새로운 버릇이 생겼다. 이를 꽉 물고 있다. 턱이 아파서 알게 되었다.

또 오늘은 친구들의 최근 사진을 보고 또 나 혼자 시간 속에 갇혀있었다는 생각을 했다. 다들 시간이 지났으니 그만큼 변해있을 것인데 나는 내 마음대로 그때의 기억만 붙잡고 살고 있다.

또 요즘에는 그냥 XX대를 썼으면 어땠을까, 생각한다. 그곳에선 행복했을지도 모른다. 학력을 포기하면 다 행복해질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나는 언제쯤 이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난 이 지독한 입시에서 벗어나고 싶지만 또 새로운 세상을 산다는 게 매우 어렵다. 무섭게 느껴진다. 나는 어쩔 수 없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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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20. 화요일

그토록 원하던 어른이 될 시간이 생겼다. 지난주까지는 적응되지 않고 나만 열심히 안 사는 느낌, 아침에 일어나면 갈 곳이 없다는 한심함이 싫었지만 역시 나는 혼자에 적응을 잘하는 인간이다. 나는 지금 남들이 간절히 원하는 시간을 번 것이다. 대학교를 갔다면 이렇게 쉽게 1년 동안 어른이 될 준비를 하려고 쉬지 못했을 것이다. 나는 지금 혼자 있는 게, 조금 외롭기는 하지만 그래서 혼자 생각할 시간이 많은 것이 좋다.

나는 세상의 냉혹함을 한 번 경험했고 그 온도에 맞추기 위해. 살아남기 위해 더욱더 나 자신에게 냉정해질 것이다. 이전과는 다르게 말이다.

어른이 되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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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21. 수요일

어제는 잘 살아보자 다짐했으면서도 오늘은 또 무너진다.

이따금 아주 자주 오는 슬픔과 우울은

순식간에 나를 장악한다.


지금 나는 이리도 면역력이 없다. 순식간에 쓰러진다.

순식간에 코피가 터지고 순식간에 뼈가 부러진다.

그러나  나의 늙은 의사는 젊은이의 병을 모른다.

나한테는 병이 없다고 한다.

이 지나친 시련, 이 지나친 피로.

나는 성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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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05. 목요일
소설 속 주인공들은 대개 비극적 결말을 맞는다.
광장 속 명준은 자살을 하고 오발탄 속 철호는 삶의 방향 감각을 잃었으며 비오는 길의 병일은 자신만의 세계로 고립한다.

나도 조물주의 오발탄인 것일까.
나의 이야기도 자살로 끝을 맺는 것이 대개 그렇듯 완벽한 결말이 될 것이다.
그들은 지식인이었으나 나는 그마저도 되지 못하니
나는 조물주의 오발탄인 것이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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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06. 금요일

지금 나는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다.

없는 사람이 되고 싶다.

원래 없었던 사람이 되고 싶다.

흔적도 없이 사라질 수 있다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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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16. 수요일

때론 낮게 나는 새도 멀리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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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16. 토요일

성장과 교류를 원치 않는 이들을 위한 유예된 낙원. 그곳에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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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12. 목요일

산다는 것이 때론 술에 취한 듯 침묵해야 한다는 것을 모두들 알고 있었다. 오래 앓은 기침 소리와 쓴 약 같은 입술 담배 연기 속에서 그리웠던 순간들을 호명하며 나는 한 줌의 눈물을 불빛 속에 던져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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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16. 월요일

요즘 들어 깨달은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사람마다 자기의 그릇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사실을 떨쳐낼 수 없다는 것이다. 분수에 맞게 살라는 말을 싫어하던 내가 이런 말을 스스로 하다니. 나는 너무 넘치게 담고 싶었나 보다. 아무리 넘치게 담아도 다 넘쳐버릴 텐데. 바다를 담(닮)고 싶었다. 하지만 나의 그릇은 간장 종지랄까. 간장아, 내게로 와. 겨울의 나에게 가서 이야기해주고 싶다. "너의 그릇은 간장 종지란다. 더 담으려고 하면.. (이하 생략)" 이렇게 된 이상 아무 생각도 없이 얼어 죽을 만큼 차가운 겨울 바다에서 (여전히 수영을 못하니) 둥둥 떠다니고 싶다. 강 바람이라도 쐬고 싶구나. 다 여름밤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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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19. 목요일

어제 생활기록부 발급받고 선생님이 써주신 걸 보는데 작년의 추억이 차르-륵 파노라마처럼 지나가는 게. 도서관에서 울 뻔했다. 하지만 울지 않았지. 학생부는 생각만큼 비참해서 쓸 일이 있을진 모르겠지만, 작년은 마냥 끔찍했다고 생각했는데 꽤 행복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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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31.

한 3일 전에 최저 못 맞추는 꿈 꿨는데 자다가 깼다. 얼마나 악몽이었으면. 엄마한테는 괜찮은 척 체념했던 것 같다. 그런데 꿈 속의 나는 착잡한건지, 괜찮은 건지, 어디서 죽을지 찾고 있는 건지. 한강 대교 주변이었는데 아무튼 죽기 전에 깨서 다행. ? 슬픈 코미디 영화를 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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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18. 수요일

오늘 수능 보고 집에 와서 채점하는 꿈꿨는데 성적이 1 1 1 2 2 나왔다.

꿈에서도 작년에 채점할 때처럼 엄청 떨려서 막 안절부절 하다가 딱 등급 나오니까 너무 좋아서 울어버림. 국어 1등급 나온 거 처음이라서. 논술 시험 잘 못 봐도 될 성적이라서. 작년엔 너무 슬퍼서 울었는데. 역시 꿈은 꿈이다. 꿈꾸는 대로 다 되면 꿈 꿀 이유가 없다. 수능이 얼마 안 남았긴 한가보다. 작년에는 이런 꿈 안 꿨는데 요즘에는 수능 관련된 꿈 많이 꾼다. 이번에도 수능을 망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수능 성적에 아무렇지 않을 수 있으면 좋겠다. 빨리 현실을 받아들였으면 좋겠다. 나의 앞에 놓인 것들을 그냥 운명이라 받아들이고 싶다. 그럴 수 없겠지만 말이다. 어차피 나는 1등은 못 될 테니 행복한 N 등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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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15. 수요일

긴 터널은 끝이 있기에 견딜만하다.

진짜 끝이 있긴 있나 보다.

나도 알을 깨고 다른 세상으로 날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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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18. 토요일

나는 가을이 좋다. 무슨 시를 읽어도 다 잘 먹히는 계절. 그런데 처음으로, 간절히 여름을 되도록 길게 붙잡고 싶다. 다가올 괴로움이 무섭다. 시간이 가는 것도 싫다. 영원히 시간이 멈춰버렸으면 좋겠다. 하지만 이미 가을은 옆에 와있다. 아주 가까이. 언제나 그렇듯이 가을이 앉을 자리를 위해 여름은 떠나야 한다. 뜨거운 여름밤은 가고 남은 건 볼품없지만.

그래도 사랑하는 가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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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22. 수요일

#살아_눈부시게

작년 겨울에 나를 더 슬프게 했던 것 중에 하나는 나의 3년간 노력을 무안하게 만드는 사람들의 말이었다. 그냥 내가 더 노력을 안 하고 최선을 다하지 않은 결과라고. 그래서 나를 그렇게 괴롭혔다. 현실은 잔인했고 나는 나한테 더 잔인했다. 지금도 나를 가끔 죽이긴 하지만 그때는 죽여서 회 떠먹는다고나 할까.

대학에 떨어지고 나서도, 재수를 하면서도 가장 먼저 깨달은 것이 노력으로는 다 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엄청난 배신감이 들었다. 3년간의 믿음과 노력에 대한 무한한 신뢰가 무너졌다. 그 이후로 나는 "노력으로 다 극복할 수 있다"라는 말이 가장 잔혹하고 실 없는 얘기라고 생각했다. 그런 얘기 하는 사람이 너무나도 싫었다.

오늘 김보통 씨께서 해주신 말 중에 맴도는 말 하나는 눈물을 흘리며 "노력도 형편이 되는 사람이 하는 거구나." 깨달았다는 것이었다. 그 말을 듣고 나서 눈물 날 것 같았다. 왜 그랬을까. 내가 노력을 안 한 게 아니었구나,라는 안도감이었을까. 나의 생각에 동조해주는 사람도 있구나,라는 감사함이었을까. 어쩔 수 없이, 또 나의 경험으로 절실히 공감하게 되는 현실에 대한 슬픔이었을까.

그래도 지금은 그때처럼 내 탓만 하면서 살고 있지는 않다. 고민에 "이번에도 수능을 망치면 뭘 하고 살아야 될지 모르겠다"라고 썼는데. 이번에 또 수능을 망치면 슬프긴 하겠지만 체념할 것이다. XX대 가서 요양하면서 살 것이다. 그리고 김보통 씨의 말처럼 되는 대로 살 것이다. 그렇게 되는 대로 살다가 언젠가 또 만날 것이다. 누군가 볼 때는 무책임하고 한심해 보일 수도 있지만 어쩔 수 없다. 이게 내가 살아가는 방식인 걸. 그의 유일한 친구의 말처럼 비좁은 천당 길을 가느니 드넓은 지옥 길을 활개치며 갈 것이다.

세상 사람 모두 다 도화지 속에 그려진 풍경처럼 행복하면 좋겠네. 언젠간 위로도 쓸모 없어지는 날이 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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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29. 수요일

되돌아갈 수도 없고 붙잡을 수도 없고 마냥 그리워해야만 하는. 인생에 단 한 번밖에 없는 순간이라는 게 무슨 말인지 이제 좀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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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31. 금요일

이맘때쯤.

작년이 그리워지네. 햇빛 들어오던 창가. 그래도 학교에 나갈 수 있었던 이유. 창가의 햇빛이 해방이었다. 면박 안 주고 친절했던 친구들도 그립다. XX의 딤섬 목베개도. 수능 가채점 표 내고 버스 타고 집 갈 때 본인은 괜찮은데 내가 걱정된다며 위로해주던 XX이도. 따뜻했던 양XX이. 손XX이가 건네주었던 코코넛 향 바나나칩도. 웃을 때 눈이 사라지는 XX이도. 유쾌한 XX이도. 생윤 필기 잘하던 XX이도. 초등학교 친구 XX이도. 옆자리 뒷자리 패밀리 XX랑 XX도. XX의 마른 팔에 감전되었던 때도. 토요일 오전 9시 송XX 선생님과의 수업도. 담임쌤의 실없는 농담도. 칠판 넘어서도 글씨 쓰시던 열정적인 송XX쌤도. 논술 방과 후 할 때 모기도. 향학당의 어둠도. 체육 시간의 준비 체조도. 그냥 다 꿈이었구나. 소란스러웠던 그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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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06. 목요일

9모 보았다. 너무 슬퍼서 울 뻔했지만.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는 받아들이기로 결정. 삼수까지 할 수는 없으니 지금 빨리 정신 차려서 70일 달려야 한다. 막판 스퍼트. 9모 덕분에 소주를 처음 먹어 봤다. 맥주잔에 피치 맛 얼음 동동 띄워서 소주 넣고 벌컥 벌컥 마시는 대로 들어오는 얼음을 우적 우적 씹어 먹었다. 근데 술 먹어서 그런지 진짜 너-무 졸려서 영화 보다가 말고 그냥 자버렸다. 근데 아침까지 너-무 졸리고 몸도 쑤시고 10시에 일어났다. 이때까진 슬펐으니까. 하지만 도서관 와서는 다시 열심히 하기로.

XX쌤 뵈러 갔는데. 선생님이 너무 반갑게 맞이해주시니 갑자기 눈물이 올라왔다. 죄송한 마음도 들고 왜 여태까지 한 번을 찾아가지 못했을까. 그런 생각도 들었다. 이번 수능은 잘 봐서 좋은 마음으로 다시 학교 가고 싶다. 꽃들에게 희망을. 작년 XX에게 줬던 책을 누군가에게 선물로 받다니. 이 책이 나에게 희망과 행운만을 가져다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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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07. 금요일

어제 시험 보고 원서 접수를 해야 하나 고민했다. 안 하면 안 했지 뭘 하고 나서 상처받기가 싫어졌다. 너무 쓰라리고 아픈 상처다. 박도경이 말했던 세상이 나한테 사망선고한 기분. 우주에서 방출된 기분. 쫓겨난 지구에서 아양 떨면서 빌붙어 살아야 하는 기분. 그런데 나에게는 선택권이 없다. 지금부터 대학 떨어지면 뭐 할지 생각해야겠다. 일단 돈을 벌어야 한다. 갑부의 딸로 태어나면 좋았을 것이다. 돈으로 다 해버리게. 오늘은 가고 싶었던 여대 2곳을 포기했다. 책자도 다 버렸다. 한 곳은 모의 논술까지 본 대학굔데. 현실에 맞춰 살아야 한다. 정말. 늘 높게 뻗은 두 손보다 조금 위. 세상의 눈높이 갈수록 에베레스트. 그냥 삼수만 피하기 위해서 생각해본 적도 없고 나의 미래와 관련이 하나도 없는 과를 넣어야 하나. 정말이지 나도 모르겠다. 대학에 간다는 거 나한테만 너무 어려운 일 같다. 나 같은 나약한 인간에겐 어울리지 않는다. 미래를 알고 싶다. 못하면 도전하지도 않게. 그래서 아프지도 않게. 재수해서 대학 어중간하게 가면 또 무슨 소리를 들어야 되나. 그냥 귀가 없어지면 좋겠다. 정신 병원에 자진 입원하고 싶다. 불합격하면 또 지금보다 더 고통스러울 것이다. 사람은 더 무서워질 것이다. 기쁨이가 길을 잃어버릴 것이다. 자책은 더 심해질 것이다. 낮과 밤이 사라질 것이다. 이 괴로운 몸살이 나으려면 대학에 붙어야 한다. 참으로 이상한 처방이다. 나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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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10. 월요일

오늘은 정말 행복한 꿈을 꾸었다.

정XX 선생님, XX, XX, XX이.

이제 내 마음의 고향은 고등학교 시절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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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12.

소신을 다 버렸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생각해보니 그렇지가 않은 것 같다. 마지막 순간까지 양보란 걸 모르는구나. 그냥 다 버리고 대학 붙을 거만 생각했어야했는데. 작년보다 나아진 걸 하나도 찾을 수가 없다. 이명학쌤 말대로 굳이 거치지 않아도 되는 일년을 보내고 있으면 뭔가 나아져야할텐데. 나는 19살도 아니고 그렇다고 20살인 것도 아니고. 도저히 갈 바를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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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22. 야간 열차 - 한 강

떠나리라는 것 때문에 동걸은 견딜 수 있었던 것이다. 이 세계에 속하지 않았으므로 그는 강할 수 있었다. 단 한 번의 탈출로 자신의 인생을 완성시켜줄 야간열차가 있으므로 그는 어떤 완성된 인생도 선망할 필요가 없었다. 살아가며 곳곳에서 만나게 되는 오욕들에도 그는 무신경할 수 있었다.

녀석은 외로워 하고 있었다. 술집 유리문을 열며 우리 앞에 나타나는 순간, 자리에 모인 녀석들의 안부를 물으며 웃음짓는 순간, 술잔을 기울이는 순간마다 동걸은 드러내지 않았으나 외로워하고 있었다.

빽빽하게 차들이 늘어선 거리를 나는 걷고 있었다. 어디로 가야 하는 것일까. 나는 대답할 수 없었다. 대답하지 못한채로 나는 계속 발을 내디디고 있었다. 어디로 가고 있었나. 나는 갑자기 길을 잃은 사람처럼 왔던 길을 돌아 보았다. 돌아보면서도 발은 계속 앞으로 내디뎌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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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17. 수요일

Try Again - keane

고1 때 야자실에서 눈물 흘리던 나와 오버랩되는 지금의 나.

그래. 나 지금 아마 열심히 하고 있는가 보다. 잘 될 건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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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24. 수요일


재수를 시작할 때에도. 지금도. 반드시 기필코 성공하겠다는 생각은 한 적이 없다. 재수 성공률 2%. 그 안에 내가 속할 거라고 생각한 적도 없다. 뭔가 큰 걸 바라고 시작하지는 않았다. 나는 땅 끝으로 밀려간 것뿐이었다. 그래서 살아야 했다. 밀려오는 파도에 죽어버릴 수도 있었지만 그러기에는 용기가 없었다. 그저 이 길은 내 앞에 놓인 길이었나 보다. 내가 반드시 가야 할 길이었나 보다. 스물두 발자국 남은 지금은 그렇게 생각할 뿐이다.

결말이 해피엔딩이길 바라지만 그건 영화 속에서나 가능한 일이니까. 지금 나는 영화가 아니라 현실에 살고 있다. 해피엔딩은 바라지 않는다. 그저 내가 결말에만 가까이 가길 바라는 마음이다. 완전히 완결 짓지 않아도 좋으니. 이 길이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다. 유난히 나에게만 더 그런 것 같아. 그저 나에게 주어진 이 길이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그리고 내가 견뎌낼 수 있으면 좋겠다. 이번엔 길의 끝에서 쓰나미를 만날지라도. 그래도 나는. 수영 못하는 내가 살아남았으면 좋겠다.

수능. 이제는 공포와 죽음에 가까운 그것으로부터 나는 하루라도 빨리 벗어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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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06. 화요일

가슴이 쿵쿵 뛰고

얼굴은 뜨거워지고

가슴은 답답하고

머리는 핑핑 돌고

정말이지 너무도 불안하여

아무것도 할 수가 없는 요즘이다.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 싶은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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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08. 목요일

체력이 부칠수록. 내가 정말 되지도 않는 길을 억지로 왔구나. 그런 생각이 든다. 정말 내가 오지 않았어야 할 길이었다고. 나와는 어울리지 않는 길이었다고. 나에겐 감당하기 힘든 길이었다고.

하지만 재수에서 성공하면. 그래도 나는 이 길을 왔다고 말하겠지.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그래. 이 길은 처음부터 내가 올 수 있는 길이 아니었지.

할 것이다.

없는 힘 끌어다 쓰느라 힘든 요즘이다. 그래도 버텨야 하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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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12. 월요일 : 생일(生日)

오늘은 할머니가 아침에 미역국을 끓여주셔서 미역국을 먹었다. 그리고 병원 갔다가 오는 길에 스타벅스에서 케이크를 사 왔다. 근데 먹고 체한 거 같아서 약간 후회 중. ⸝⸝ʚ̴̶̷̆ ̯ʚ̴̶̷̆⸝⸝ 선물은 없어도 괜찮다. 어차피 3일 뒤에 받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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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14. 수요일

오늘은 하루 종일 눈물을 참느라 힘들었던 하루였다. 왜 이렇게 눈물이 나는지, 나도 잘 모르겠다. 외로웠던 시간이었다. 빛 한 줄기 들어오지 않는 터널을 혼자 걷는 기분이 어떤 건지. 하지만 그럼에도 계속 걸어야 하고 멈출 수 없고, 빛이 있을 거라 믿으며 가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마음과 몸으로 깨달았던 시간이었다.

도움이 필요했다. 나를 붙들어줄 손이 필요했다. 그런데 아무도 그래줄 수 없었다. 이것도 모두 내가 자초한 일이었겠지만. 그래서 더 원망할 수 없었다. 그래서 내 탓 밖에 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저 계속 갈 수밖에 없었다. 멈추면 죽고 싶다는 생각이 자꾸 들어서. 드러눕고 싶었다. 일어나고 싶지 않았다. 매일 아침 떠오르는 해가 야속했다.

그저 내 앞에 놓여있는 길이라고, 우연이 아니라 필연이라고. 반드시 가야만 하는 길이라고, 피할 수 없는 길이라고. 가지 않을 수 없는 길이었다고 나 자신을 달래 보아도 외롭고 힘든 길이었다. 매일매일이 고통스러웠다. 이 길의 끝이 없는 건 아닐까, 두려움에 떨면서 여기까지 왔다. 더 큰 세상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이 알을 깨야 한다고 생각하며 악으로 깡으로 버티었지만 정신과 몸은 점점 약해져가고.

죽기를 간절히 바랐던 지난겨울이었다. 어디서 죽을지 생각하는 건 꽤나. 시간이 잘 갔다. 그때는 그 생각만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죽음이라는 거 꽤나 가까운 곳에 있다는 생각도 했다. 그때의 나를 생각하면 너무나도 안쓰러워 안아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런데 그렇게 죽을 생각만 하면서 또 살다 보니 다시 어찌어찌 살아지더라. 나는 다시 평범한 삶으로 돌아오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다시 1년을 버텨서 여기까지 온 나 자신. 살아 있는 나 자신. 시험은 잘 못 쳐도 괜찮다. 살아있으니까. 그래 그거면 됐지. 살아있다는 것. 그 자체가 때로는 전부이기도 하니까. 수능을 망치면. 뭘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작년처럼 죽기만을 바라며 누워있지는 않을 거다. 그리고 몸을 생각해서라도 3번째 도전은 하지 않을 것이다. 나한테 해주고 싶은 말. 고생했던 나 자신. 이제 쉬어도 돼. 불쌍한 나 자신. 이제 행복해도 돼.

Today, I close the door of my past, open the door of future.

Take a deep breathe and step to a new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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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15. 목요일 (수능 끝)

나의 두 번째 수능은. 실패로 끝이 났다. 역시 영화와 현실은 다르다. 그리고 난 주연도, 조연도 아닌 엑스트라일 뿐. 내 손을 내가 잘라버리고 싶은 밤이다. 상처뿐인 수능. 나아지지 않은 나.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면 이렇게 아프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제 더 이상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사실이, 여기에서 멈추어야만 한다는 사실이, 이게 내 한계였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슬프다. 살기 싫은 데 살아야만 하는 삶이 다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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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24. 슬기로운 감빵 생활 중에서

교도소 체질이신가봅니다?
여기 생활이 즐거워 보여서요.
아니면, 아무 생각이 없으신건가?

나도 하나도 안 즐거운데.
나도 너처럼 매일매일이 억울하고 화나.
그런데 어떻게 계속 그렇게 살아.
계속 그렇게 못 살아.
내가 여기가 좋아서가 아니라,
살아야 하니까 이러는거야.
이렇게 하지 않으면 버틸 수가 없으니까.

유대위님, 대위님이 억울한 건 잘 알겠는데
살고 싶으면 그 화를 다스려야지.
안 그러면 못 버텨.
못 산다고.
그래서 하는 말인데,
그만 예민하게 굴고.
편지좀 써주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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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11. 화요일

합격.

이 두 글자를 보기 위해 일 년을 바쳤다. 나에게도 이 두 글자를 보는 날이 오는구나. 정말 끝이 없는 터널이라고 생각했는데 말이다. 이제 나는 또 다른 무간도로 들어갈 테지만. 일단 지금 나는. 내 인생에서 하나의 phase를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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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31.

<2018 유감>

2018년이 끝난다. 새로이 시작하는 기분이다. 진짜 새해를 맞는 기분이다. 작년 이맘때쯤에는 계속 죽을 생각만 해서 그런지, 수능으로 모든 것을 종속해서 그런지. 나에게는 17년,18년이 마치 한 해처럼 느껴진다. 너무나도 힘들었지만, 버텨낸 나 자신. 너무나도 고생한 나 자신을 안아주고 싶다. 혼자만의 길을 걸어온 나. 그것만으로 나는 행복할 자격이 있는 사람이다.

 2018년. 너무나도 슬펐고, 외로웠고, 죽고 싶었지만. 또한 많은 걸 얻은 한 해였다. 세상에 혼자인 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누군가는 나의 존재를 기억하고 있었다. 나를 위해 기도하는 누군가가 있었다. 아마 앞으로 힘든 일이 있을 때에도, 너무나도 외로워 죽고 싶을 때에도, 나는 누군가가 나를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을 -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 기억하며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을 것이다.

사람은 사람을 통해 힘을 얻는다. 사람을 줄이면 삶. 삶 속에 사람이 있고, 사람 속에 삶이 있다. 어쩌면 사람을 줄이면 삶이 된다는 이 말은, 인간 간의 소통과 관계 맺음이 얼마나 숭고한 일인지를 알려주려는 뜻이 아니었을까. 나에게 2019년의 과제는 인간에 대한 애정과 연민을 회복하는 일이 아닐까. 공포를 극복하고 새로운 관계를 만드는 일이 아닐까. 예전의 관계를 회복하는 일이 아닐까. 예전의 나로 돌아가는 일이 아닐까. 오늘은 2018년의 마지막 날. 무엇을 새로 시작하기에, 마음먹기에. 슬픔에게 작별의 인사를 하기에.

참 좋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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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에는 인용구와 일기를 구분한 전문이 있습니다.

https://blog.naver.com/take_273/221769389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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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파인2 · 891740 · 20/01/13 00:21 · MS 2019

    99파이팅

  • 정월 · 927839 · 20/01/13 00:24 · MS 2019

    99 파이팅!
  • 리파인2 · 891740 · 20/01/13 00:26 · MS 2019

    혹시 요번에 대학 어디쓰셧나여..? 저두 요번에입학예정이라

  • 정월 · 927839 · 20/01/13 00:27 · MS 2019

    전 지금 동국대 재학 중이에요~!~! 내년에 2학녀누ㅜㅠ

  • 빨강눈 아이유 · 402055 · 20/01/13 00:22 · MS 2012

    정월아 고생한다 좀만 파이팅하자!

  • 정월 · 927839 · 20/01/13 00:25 · MS 2019

    빨강눈 아이유님도 파이팅입니다! :>

  • 송도유배자 · 844578 · 20/01/13 09:48 · MS 2018

  • Objective Thought · 687859 · 20/01/13 10:12 · MS 2016

    잘 읽었습니다.

  • 월태(月態) · 896331 · 20/01/13 10:27 · MS 2019

    잘읽었어요 삭제하시면 안돼요ㅠㅠ

  • 정월 · 927839 · 20/01/13 10:33 · MS 2019

    그럼요! 댓글 감사해요ㅠㅜㅜ

  • 몽쉘먹고싶다 · 925005 · 20/01/13 11:00 · MS 2019

    진짜 많은 것을 느끼게 하는 일기네요... 수시로 붙으신 건가요??

  • 정월 · 927839 · 20/01/13 11:01 · MS 2019

    넵! 저는 수시 논술로 붙어서 1.2월 맘 편하게 생활할 수 있었어요!

  • 몽쉘먹고싶다 · 925005 · 20/01/13 11:06 · MS 2019

    진짜 열심히 한 친구들 수능 망하고 논술 대박나는 경우가 많은데 하늘이 돕는 거라고 생각해요. 만족하실지는 모르지만 노력에 대한 대가를 받으신 것 같아요

  • 정월 · 927839 · 20/01/13 13:27 · MS 2019

    몽쉘먹고싶다님도 노력에 비례하는 결과 얻으시길 응원할게요ㅠㅠㅜ 맘대로 안 되는 게 입시라서,,ㅜㅠ 끝까지 하늘이 돕기를!

  • Chooooco · 901216 · 20/01/14 19:06 · MS 2019

    논술 어디로 다니셨어요?

  • 정월 · 927839 · 20/01/14 19:44 · MS 2019

    저 논술도 혼자 공부 했어요! 내 답 쓰고, 답안지 베껴쓰고. 운이 좋아서 붙었네요ㅜㅠ

  • 인쟈가쟈 · 823888 · 20/01/13 14:04 · MS 2018

    ‘나는 애들이 대학을 간 것이 부러운 것이 아니라
    애들이 행복해 보이는 것이 매우 슬픈 것이다.’
    아ㅠㅠ이 부분에서 너무 공감했어요..물론 전 대학을 간 것도 부러웠지만 대학 합격해서 맘껏 놀면서 행복해하는게 부럽더라구요

  • 정월 · 927839 · 20/01/13 15:07 · MS 2019

    맞아요. 일단 소속감도 없도 다른 친구들은 행복하게 노는 모습 보니 더 힘들었던 거 같아요ㅠㅠㅠ 공감 되는 한 문장이 있어서 정말 다행이에요!

  • FIFTINHO · 453673 · 20/01/13 14:08 · MS 2017 (수정됨)

    사랑스러움이 묻어나는 글이네요

  • 정월 · 927839 · 20/01/13 15:08 · MS 2019

    감사합니다!

  • 뭐야고대보내줘요 · 825590 · 20/01/13 16:22 · MS 2018

    저도 재수를 결정했는데 그냥 일기처럼 몇마디 끄적이는게 멘탈에 도움이 될거같아요. 감사합니다!

  • 정월 · 927839 · 20/01/13 17:41 · MS 2019 (수정됨)

    맞아요. 말 할 곳이 없는데 저렇게 글로 쓰면 후련해지는 것 같고. 정신 건강에 도움 되는 거 같아요.

    :>
  • 구름덕 · 856049 · 20/01/13 17:37 · MS 2018

    헐 저랑생일 같으세용
  • 정월 · 927839 · 20/01/13 17:45 · MS 2019

    어멈머멈머 이런 ㅇ우연이ㅣㅣ!!!!

  • R=VD 2020 고미디 정시 · 873890 · 20/01/13 18:12 · MS 2019

    일기 내용도, 일기 위의 여는 말도 참 힘이 돼요 ㅎㅎ 독재학원 13일찬데 제 수험생할의 가장 큰 패인이었던 조는 습관을 버리지 못하고 오늘도 흘려보내면서 자괴감에 빠졌어요 ㅠㅠ..

  • 정월 · 927839 · 20/01/13 18:42 · MS 2019

    졸음 참는 거 너무 어렵죠..ㅠㅜㅜㅠㅠ 저는 그럴 땐 30분 정도 자고 다시 공부했어요! 참다 보면 결국 꾸벅꾸벅 졸고 있는 나를 발견..ㅜㅠㅠ 오히려 푹 자고 일어나니 상쾌하고 잠도 안 오더라고요! 그리고 이제 13일 차시니까, 잠을 쫓는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가면 된다고 생각해요.

    독학 재수(ㅜㅠㅠㅠ)라서 혼자 있기 때문에 더 자괴감 들고 괴로우시겠지만 그렇지만 너무 스스로 자책하지 마시고 오늘은 잊어버리고 내일부터 다시! 저도 자주 그랬었는데, 자책하지마시고 지금 다시 공부하고 있는 자신을 불쌍히 여겨주세요. 그리고 위로해주세요. 독학 재수는 나를 믿으면서 같이 가는 거예요!

    고미디 정시님 파이팅!☆☆

  • 일리윤 · 930409 · 20/01/13 18:57 · MS 2019

    저는 재수학원 가는데 1,2월에는 몰랐다가 3월달에 학원가는데 애들 교복입은거보고 울면서 등원한적있어요 내가 입었던 옷에 그렇지 않은 신분인데 전의 공부를 다시 한다는게 정말 서럽더라구요. 그때 썼던 다이어리들 지금 봐도 절절합니다

  • 정월 · 927839 · 20/01/13 22:27 · MS 2019

    맞아요. 저는 그 소속감. 난 아무 데도 소속되지 못 했는데 그 친구들이 부럽고, 같은 공부인데도 현역 때와는 다른 중압감과 혼자서 가야하는 길이라는 게 너무 슬펐었어요..ㅠㅠㅠ 그래도 저희 외로운 만큼 성장했겠죠?♡

  • 제이아 · 944348 · 20/01/13 19:41 · MS 2019

    재수 결심하고 2월부터 시작할계획인데, 전 솔직히 고3때부터 재수가능성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받아들이고 있었고 재수해서 주변 친구들보다 훨씬 좋은대학 가야지 이러면서 나름 괜찮은척 하면서 살고있었어요. 근데 요며칠 주변 사랑하는 사람들과 제 재수때문에 마찰이 생기고 상처주고, 그리고 1년동안 그사람들을 못본다 생각하니 그게 너무 힘드네요. 그래도 정월님 일기내용 보고 위로와 힘이 되었어요 특히 수능 전날꺼ㅠㅜ너무 눈물나자나요ㅠㅠㅠ이제 마음다잡고 사랑하는사람들 다시 떳떳하게 기쁘게 만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려구요

  • 정월 · 927839 · 20/01/13 22:25 · MS 2019

    재수를 미리 알고 있었는데도 아픈 건 어쩔 수 없죠. 거기다 인간 문제까지 겹친다면..ㅜㅠ 저도 그 마음 너무너무 잘 알아요. 제가 멀어진 친구들 고등학생 때 제 전부였고 중학생 때부터 친구였던 사람도 있었는데 사람 일 정말 모르더라고요. 저를 멀리하는 걸 알았고 그래서 제가 먼저 이렇게 애매하게 지내는 게 싫다고 말했었네요..ㅠㅠㅜ

    대학도 떨어지고 친구들 보기도 민망해서 겨울방학 개학~졸업식에 학교도 안 가서 다른 친구들이랑 마지막 인사도 못 했는데 그 때문인지 꿈에 친구들이 나와서 너무 보고싶고 고통스러웠어요. 꿈에서 깨면 꿈에서 밖에 못 보는데, 다시 자고 싶고 현실이 꿈이면 좋겠고.

    그런데 재수가 끝나고 몇몇 친구들에겐 연락이 왔어요. 저를 기억해주는 친구들이 생각보다 많더라고요. 그게 재수를 성공했다고 생각은 안 했지만 살아갈 힘이 됐어요.

    제이아님은 지금 사람들을 너무 사랑하니까 조금 용기 내보시는 게 어때요? 저는 그때 친구들한테 다시 가까워지고 싶다고 말 못 한 게 아직도 후회가 돼요. 제 고등학교 생활의 전부였어서 그 친구들이 없으니 그때의 시간이 통째로 사라진 기분이 들어요. 다른 친구들은 그때 친구들과 새로운 추억도 쌓는데 저는 그 시절에 아직도 머물러있거든요. 그리고 계속 생각나면 공부에도 지장 있으니까,, 생각하면 슬프기만 하지 상황이 바뀌진 않거든요.

    아무튼! 제이아님 응원해요. 현명하게 헤쳐나가실 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 사람들이 아니어도 제이아님을 마음 속에 품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도 기억하셨으면 좋겠어요. 저도 재수 끝나고 생각치도 못한 친구들한테 연락 많이 왔거든요. 저는 마지막 인사도 못하고 핸드폰도 없애버려서 재수한다고 말도 못한 게 민망하고 부끄러워서 먼저 연락도 못 했거든요. 제이아님에게도 그런 사람이 반드시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제이아님 응원해요!!♡♡

  • 제이아 · 944348 · 20/01/13 22:38 · MS 2019

    사실 저도 친구들 얼굴보기 좀 그래서(친구들은 아무렇지 않을지 몰라도 제가 불편해서요ㅠ) 졸업식도 안가려고 마음먹고 방금 부모님께도 통보하고왔는데...여전히 가고싶은 생각은 없지만 그래도 정월님 댓글보고 용기가 좀 생기네요 재수학원 가기전에 소중한사람들 한번씩 만나서 얼굴보고 인사하고 1년뒤에 꼭 만나자고 하려구요 예비 재수생 하소연에 이렇게 따뜻한 장문답 남겨주셔서 감사해요ㅠㅠ진짜 큰 위로가되네여♡

  • 정월 · 927839 · 20/01/13 23:02 · MS 2019

    졸업식 꼭 가시길 바라요ㅜㅠㅠ 진짜ㅜㅠㅜㅠㅠ 저는 그때 졸업식 못 가서 재수해서 대학 붙고 후배들 졸업식 갔는데 여기에 내가 친구들과 함께 있었으면 좋았을까, 그렇게 후회되더라고요. 친구들이 졸업식에서 찍은 사진 보면 너무 부럽고 슬프고 그랬어요.

    졸업식 가야되는 민망함은 잠깐이지만 졸업식 안 간 슬픔은 너무 오래가는 것 같아요ㅜㅠㅠ 꿈에 엄마가 나와서 "네가 뭔데 내 딸 졸업식도 못 가게 하냐"고 해서 한 동안 죄책감에 시달리기도 했어요. ㅠㅠㅠㅠ

    저는 졸업식 날 아침 7시에 가서 졸업장이랑 졸업 앨범 받고 집 가기가 민망해서 273 타고 종점까지 갔다가 1시쯤 갔거든요ㅋㅋㅋㅋㅋ 선생님도 졸업식 하고 가라고 말렸었는데,, 재수가 끝나고 나서야 졸업식 날 가져갔던 가방 속 졸업 앨범과 졸업장을 열어볼 수 있었어요. 그때 그대로 한 번도 꺼내지 않았었거든요.

    아무튼! 오지랖 부려봤어요..ㅠㅜㅜㅜ 제이아님은 저와 다르게 졸업식을 가던, 가지 않던 후회하지 않는 선택 하시길!

  • 제이아 · 944348 · 20/01/13 23:18 · MS 2019

    으아악..지금은 너무가기싫은데 나중엔 그런생각 드나보네요ㅠㅠ좀더 솔직해져보자면 고3때 같은반애랑 사귀었는데 그친구가 자기가 공부방해해서 저 재수하는거같다고 죄책감든다고 자기는 앞으로도 제게 방해되는존재라며 헤어지자했거든요...싸우다가 결국엔 좋게 작별했고 저 재수성공하면 다시만나자고도 했는데 벌써 둘만도 아니고 다른친구들 다 보는데서 또 만나기 부담스러워요..그리고 저희학교 탑이 저포함 3~4명정도인데 그중에 1명만 대학 지원한데 다 합격해서 골라가고 나머진 재수...별로 안친한 애들이 수근거리는것도 듣기싫어서ㅠㅠㅠ그냥 1월말에 담임쌤 찾아가서 인사드리고 졸업장이랑 앨범만 받아오고싶은 마음이 아직도 크네요ㅠㅠ그래도 마지막 졸업식인데 가야하나..싶은 생각은 구석에서 스멀스멀...하소연이 긴데 지금 누구한테라도 털어놓고 위로받고싶어서요ㅠㅠ감사해요

  • 정월 · 927839 · 20/01/14 00:06 · MS 2019 (수정됨)

    그런 사연이 있었군요..ㅠㅠㅜㅜㅜ 저는 재수 끝나고 친구들과 연락하면서 생각보다 남들은 저의 쪽팔림, 민망함에는 관심이 없고 친구들의 마음은 내 생각보다 넓구나.ㅋㅋㅋㅋ 그걸 깨달았었어요. 제이아님은 저랑 다른 사정을 갖고 계시기 때문에 뭐라고 말하기는 힘들지만,, 사실 저는 졸업식을 안 가서 그런지 아직도 고등학교 생활의 마침표를 못 찍은 것 같아서 방황하고 있어요.

    제 생각은 졸업식을 안 가계 되신다면 고등학교 생활의 마침표를 찍을 수 있는 시간을 가지시면 좋겠어요! 저처럼 방황하고 슬프지 않도록..ㅜㅠ 저도 졸업식을 못 갔고 그 마음을 너무너무 잘 알기지만 각자의 사정이 있는 건데 섣불리 막 졸업식 가시면 좋겠다고 오지랖 부려서 죄송해요ㅜㅜㅜ

    선택이 어떻든 제이아 님은 저처럼 후회하지 않으시면 좋겠어요! 제가 워낙 감정에 쉽게 잘 빠지는 사람이라,, 사람들이 다 저 같지는 않거든요.ㅋㅋㅋㅋ 제이아 님께서는 현명한 선택 하시길 바라요!

    다음 댓글로 졸업식과 관련해서 쓴 일기 달아드릴게요! 안 간 사람의 심정...ㅋㅋㅋ큐ㅠㅠㅠ 제가 지금 제이아 님 상황이면 정말 정말 가기 싫을 것 같은데, 선택에 제 일기가 도움이 되면 좋겠어요!

  • 정월 · 927839 · 20/01/14 00:10 · MS 2019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제이아 · 944348 · 20/01/14 00:31 · MS 2019

    오지랖 괜차나요ㅠㅠ비슷한 상황 겪어보신분 얘기 듣는거 좋아요 진짜 공감되고 제 앞으로의 선택에 도움이 되주시고..저도 되게 감정적이고 특히 우울에 잘빠지는 편이라서...일기두 많이 공감되구ㅠㅠㅠ지금 제가 내린 결정은 담임쌤 찾아가서 인사드리고 졸업장받으면서 1인졸업식(?) 하면서 고등학교 생활 마무리하는거! 그게 제일 끌리는 방법이네요...거기다 진짜 친했던 친구들과 한번씩 만나려구요 뭐 혹시 졸업식 닥쳐서 진짜 가고싶다면 맘바꿔서 가긴 하겠지만..당장은 안그러고싶어요ㅠㅠ암튼 진짜 고민 들어주신것만으로도 정말 감사하고요 친절하게 답글남겨주시고 일기까지 더 보여주시다니 너무 감사해요♡♡큰 힘이 됐습니다!!

  • 정월 · 927839 · 20/01/14 00:35 · MS 2019

    네! 어떤 상황이든지 응원해요. 사실 저도 결국 졸업식을 안 갔기에, 제이아 님의 결정이 와닿네요.ㅜㅠㅠ 어떤 상황에서든 당당하고 용기 잃지 않으시길 바라요! 그럼 좋은 밤 되세요☆ :)

  • rlasu0218 · 910478 · 20/01/13 20:27 · MS 2019
    관리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민주여신 · 882730 · 20/01/13 22:36 · MS 2019

    혹시 동국대 어느 과세요...??

  • 정월 · 927839 · 20/01/13 22:37 · MS 2019

    비밀이에요!ㅋㅋㅋㅋ 저희 과가 소수 과라 학과 사람들한테 밝혀질까봐..ㅠㅜ 죄송해요ㅜㅠㅜ

  • 민주여신 · 882730 · 20/01/13 22:38 · MS 2019

    으엌....그렇군요.. 이번에 동국대 입학하게 되서요 ㅋㅋㅋㅋㅋ

  • 정월 · 927839 · 20/01/13 22:40 · MS 2019

    할헐헐헐 너무 축하해요! 신입생 소개 영상 중에 학교 건물 길 찾는 영상 추천해요..ㅋㅋㅋㅋ 그리고 저는 능금에 스팸 도시락 추천합니다♡ 즐거운 학교 생활 되시길 바라요!

  • 민주여신 · 882730 · 20/01/13 22:40 · MS 2019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구원부탁드립니다 · 884794 · 20/01/13 23:16 · MS 2019

    재수를 빨리 결정해서 12월달부터 공부를 하고 있는 재수생인데, 맨날 눈팅만하러 온 이곳에서 이런글을 끝까지 다 읽고 댓글을 써보기는 처음이네요. 저도 이 글을 보면서 저랑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많아서 더 공감이 가고 더 감정이 올라오는것 같아요. 내가 내 자신을 매일 매일 벼랑끝으로 몰아가고 죽이고 있었는지 몰랐네요 조금만 더 내 저신을 사랑해 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너무 잘 읽었고 나중에 시간이 날때마다 읽어보고 싶어요 정말. 저도 일기를 써보며 내년 이맘때쯤에 힘들어 하는 사람들에게 이렇게라도 공감해주고 위로해주고 싶다는 목표가 생긴것 같아요. 정말 잘 읽었고 너무너무 수고하셨어요

  • 정월 · 927839 · 20/01/13 23:55 · MS 2019 (수정됨)

    우선 이렇게 댓글 남겨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내가 내 자신을 매일 매일 벼랑 끝으로 몰아가고 죽이고 있었는지 몰랐네요. 조금만 더 내 자신을 사랑해 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부분을 읽으면서 저의 목표(위로) 보다 더 큰 생각을 하셨다는 게 너무 감동이었어요.

    저는 재수하면서 나를 가장 위로해줘야 할 사람은 '나'인데 저는 그러지 못했어요. 인간 관계와 가정 형편과 멍청한 내 머리, 쏟아지는 잠. 매일매일 어떻게 저를 그렇게 미워할 수 있었는지,,ㅜㅠ 현역 때와는 달리 시간이 많다보니 슬픈 생각도 너무너무 많이 들었었어요. 지금은 그때만 생각하면 그 시절의 나를 꼬-옥 안아주고 싶어요. 얼마나 외로웠고 얼마나 힘들었는지 아니까요. 구원부탁드립니다 님은 저와는 달리 자신을 잘 추스리고 더 사랑하시면서 재수 생활을 잘 견디시길 바라요!

    시간이 갈 수록 구원은 다른 사람이나 신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에서도 무너진 집에서 아이언 맨을 살리는 건 그 누구도 아니라 그의 또 다른 팔이었잖아요. 그러니! 구원부탁드립니다 님의 다짐처럼, 일기도 쓰고 때로는 쉬어가면서 재수 생활이 누구보다 의미있고 성장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대의 재수 생활이 무사히 잘 지나가기를 진심을 다해서 응원할게요!♡ 스스로를 더 이해하고 사랑하고 구원하는 시간이 되기를... :>

  • 구원부탁드립니다 · 884794 · 20/01/13 23:57 · MS 2019

    네네 좋은 말씀 너무 감사해요 ㅜㅜㅜ 정말 위로가 많이 되는 밤이네용 ㅎㅎ 좋은밤 되세요 ㅎㅎ

  • 젭알 · 893090 · 20/01/14 01:48 · MS 2019

    어휘력이 이정도여야지 일기 쓸 맛이 날듯요 ㅎㅎ
    멋있어요

  • 정월 · 927839 · 20/01/14 12:25 · MS 2019 (수정됨)

    아니에요ㅠㅜㅜㅠ 감정을 풀어서 쓰는 건 어휘력에 관계가 없어요!

  • 몽쉘먹고싶다 · 925005 · 20/01/14 02:00 · MS 2019

    밤에 생각나서 또 들어와보고 또 울컥하네요. 현실에 이런 친구가 있었다면 좋은 사람인줄 바로 알아보고 친해졌을텐데... 단어 하나 하나에서 진중한 무게감과 따뜻함이 느껴져요.

    이렇게 자신을 성찰하고, 위기를 극복한 뒤에는, 나아가 자신을 아끼고 사랑할 수 있는 능력
    그 깨달음을 바탕으로 다른 사람을 위로하고 다독이는 따뜻함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을 글로 써내는데, 그 글이 너무 좋아서 잠 못든 몇 사람을 새벽에 불러들이는 솜씨라면

    간장 종지가 아니라 항아리에 담아야 될 것 같아요

  • 정월 · 927839 · 20/01/14 12:33 · MS 2019 (수정됨)

    몽쉘 님, 어제 밤에 몽쉘 님의 글을 읽고 저도 눈물이 날 뻔 했어요. 저의 재수 생활을 저렇게 과대 포장해서 말씀해주시다니.ㅎㅎㅎ 저렇게 정제된 언어로 묵직하게 전달하는 건 정말 어렵잖아요. 너무 힘이 됐어요! 또 저의 일기가 몽쉘 님께 힘이 되고 도움이 돼서 정말 다행이에요.

    재수 끝자락에서 저는 '내 그릇은 간장 종지'라고 생각하지 않고 물은 바다로 흘러 가니까 담을 생각하지 말고 바다로 향하자, 그렇게 생각 했었어요. 그릇에 담아가며 나만의 편협한 세계에만 살기엔 세상이 의외로 아주 가끔은 살만 한 거든요. 그릇에 담지 말고 내가 나가 버리자ㅡ 그런 생각? 제가 가지고 있는 환경이 별로 좋지 않다보니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아요. 몽쉘 님께도 수능이라는 세계에서 벗어나 자신이 정의하는 또다른 세계로 향하는 시간이 꼭 오기를 간절히 응원할게요!♡

    재수 일기 추가로 공개한 부분이 있어요! 그 부분도 몽쉘 님께 위로가 되기를..ㅜㅠ 언제든지 힘들 때 또 댓글 남겨주세요! 기다릴게요! +_+

  • Leewoogeun · 946291 · 20/01/14 11:57 · MS 2020

    공감됩니다....

  • 정월 · 927839 · 20/01/14 12:33 · MS 2019

    공감 돼서 정말 다행이예요ㅜㅠㅜ

  • 이숨숨 · 920612 · 20/01/14 13:41 · MS 2019

    올해 재수를 결정하게 되었는데요 저도 고등학교 3년을 함께한 친구들과 수능이 끝나고 멀어지게 되었어요.. 그 친구들이 제 연락을 피하는걸 느끼고 제가 먼저 애매한 관계 싫다고 말해서 결국 친구관계를 끝내게 되었어요. 2월부터 재수를 하는데 벌써 너무 힘드네요. 정월님! 재수해서 대학교 가면 거기서 친구들을 다시 사귈 수 있겠죠? 3년간 제 전부라고 생각했던 친구들이 사라지니 앞으로 대학교 가서 친구를 사귈 수 없을까봐 걱정되네요.. 편샹 혼자로 남을까 걱정도 되고요ㅠㅠㅠ

  • 정월 · 927839 · 20/01/14 13:54 · MS 2019 (수정됨)

    그럼요. 세상에 널린 게 사람인데요. 그리고 의외의 사람들이 이숨숨 님을 기억 하고 있을 거예요. 분명히! 대학 가면 동아리, 학과 등등 사람 만날 기회는 널렸어요.

    제가 인간 관계 때문에 고생하고 나니까 올 사람은 분명히 온다는 생각이 들어요. 다가가지 않아도요. 물론 사람들이 나에게 올 때 밀어내지 않을 용기도 필요하고요. 고등학교 때 선생님이 하셨던 말씀이 있는데, 사람은 외로운 만큼 성숙한대요. 저는 그 말이 맞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혼자의 시간동안 더 단단해지고 견딜 수 있는 힘이 생기거든요.

    무엇보다 결국 인생 끝까지 살아내는 사람, 내가 같이 살아야할 사람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나' 잖아요. 저는 다른 사람의 사랑을 기다리느니 내가 나 먼저 사랑해주어야지. 그렇게 생각했었어요.

    이숨숨 님 지금은 너무너무 외로우시고 힘드시겠지만, 저는 지금 그때의 친구들에게 아무 감정이 남아있지 않아요. 이숨숨 님에게도 그런 시간이 빨리 오기를 기도할게요!

  • 구르미슬 · 920612 · 20/01/14 19:04 · MS 2019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정월 · 927839 · 20/01/14 13:54 · MS 2019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시냇물31 · 881286 · 20/01/14 16:27 · MS 2019

    잘 읽고갑니다. 재수하는 친구들과 작년 한해가 생각나는 글이네요 ㅠㅠ

  • 정월 · 927839 · 20/01/14 17:07 · MS 2019

    공감 됐다니 다행이에요ㅜㅠㅜ

  • Chooooco · 901216 · 20/01/14 19:21 · MS 2019

    감사합니다. 저도 저번 현역때 수능 준비하면서 인관관계가 틀어져서 엉망진창이 되버렸기에 수능도, 진실한 관계도 얻은 것 하나 없는 사람이 되버린 것만 같아 슬펐어요. 물론 지금도 재수 준비하려구 마음 다잡으려고 합니다. 처음에는 내가 수능을 열심히 준비하지 못했으니 더 최선을 다 해봐야 겠다고 다짐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이 약해지고 재수학원알아보니 더 재수가 싫어지더라구요. 사람 좋아해서 외로움 많이 타는데 외로움은 사람을 성숙하게 한다는 말이 정말 와닿았어요. 쪽지 봐주시면 감사할거같아요

  • 정월 · 927839 · 20/01/14 19:47 · MS 2019

    네! 확인할게요 :)

  • 재종좀 · 853955 · 20/01/15 00:52 · MS 2018

    재수 n수 안해본사람들이 바라보는 재수는 아무걱정없이 공부만하면되는거라고 생각하는데 막상해보면 알수없는 우울의 끝자락을 달리고 그 누구보다 외로운 나 자신과의싸움..

  • 정월 · 927839 · 20/01/15 10:25 · MS 2019

    맞아요. 정말.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공부 1년 더 하는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공부 보다는 외로움과의 싸움이죠..ㅜㅠㅜ

  • swkmiki123 · 843005 · 20/01/15 16:26 · MS 2018 (수정됨)

    와 너무 공감되네요 일기쓰는거 참으로 좋은 것 같아요. 내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고 오래돼 기억이 가물가물한 일기들을 다시 읽을 때마다 추억도 생각나고 흐뭇해지는 기분이 들 때가 많거든요. 재수삼수때는 일기장에다 손으로 지우개 사용하면서 연필로 직접 썼는데ㅋㅋ 요즘은 시간이 없어서 컴퓨터로 치고.. 금새 3일 정도 밀렸네요ㅠ 외로움을 일기로 극복하는 방법도 있었군요 보기 좋고 멋있습니다 정월님 :)

  • 정월 · 927839 · 20/01/15 18:48 · MS 2019

    맞아요. 일기 쓰는 거 진짜 좋죠. 2020년에도 열심히 써봐요 :)